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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주말에 텔레비전에서 본 잘못된 말 몇 가지 짚어 보겠습니다.
토요일 아침 08:38, KBS1에서 사회자가 "그닥 도움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요즘 누리집에서 "그러한 정도로는 또는 그렇게까지는"이란 뜻을 나타내는 부사 '그다지'를 '그닥'으로 쓰는 일이 잦더군요.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표준어인 '그다지'로 써야 합니다.
토요일 저녁 7:41, KBS2에서 "나름 잘나가는 가수"라고 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나름'은 의존 명사입니다. 의존 명사는 의미가 형식적이어서 다른 말 아래에 기대어 쓰는 게 일반적입니다. 나름이다, 나름대로, 나름이지, 나름으로처럼 쓰는 게 좋다고 봅니다.
같은 방송에서 누군가 '어메니티'라고 이야기하니까 자막에 '즐길거리'라고 다듬어서 나왔습니다. 참 좋습니다. ^^*
일요일 아침 7:40, KBS2에서 산악인 엄홍길 씨 이야기를 다루면서 '고난이도 동작'이라고 자막이 나왔습니다. 난이도는 쉽고 어려운 정도인 난도와 이도를 합친 말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어떤 기술이 해내기 매우 어려운 상태임을 뜻할 때 '고난도의 기술' 또는 '난도 높은 기술'은 맞지만 '고난이도'로 쓰는 건 틀립니다. 그러나 '고난도의 기술'이나 '난도 높은 기술'이라는 말보다는 '어려운 기술', '까다로운 기술', '하기 어려운 기술'이라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요일 아침 8:46, MBC에서 출연자가 "집하고 배는 틀리다."라고 말했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집과 바다에 있는 배는 서로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겁니다.
오늘도 여전히 더울 거라고 합니다. 사람에 따라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도 있고, 좀 덜 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건 누군가 틀린 게 아니라 각자 다른 겁니다. 오늘은 나와 다른 남을 더 생각하는 하루로 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어메니티는 여러가지 뜻을 포함한 낱말로 단순히 즐길거리라고만 번역할 수는 없지만, 방송에서는 즐길거리 위주로 나와서 그렇게 번역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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