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31, 2016

우리말) 감치다 2016-03-31

아름다운 우리말
2016. 3. 31.(목)
우리말에 '감치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음식 맛이 맛깔스러워 당기다."는 뜻으로 많이 알고 있지만,
"어떤 사람이나 일, 느낌 따위가 눈앞이나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감돌다."는 뜻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목요일입니다 .^^*
어제는 오랜만에 예전에 같이 일했던 후배들과 한잔했습니다.
갑자기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별다른 인사도 못 하고 나왔는데,
어제는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주고, 많이 들어주기도 하면서 새벽까지 정다운 시간을 이어갔습니다. ^^*

우리말에 '감치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음식 맛이 맛깔스러워 당기다."는 뜻으로 많이 알고 있지만,
"어떤 사람이나 일, 느낌 따위가 눈앞이나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감돌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때의 일이 두고두고 머릿속에 감치고 잊히질 않는다, 큰길에 나서자 나는 어느새 그녀가 누나처럼 따뜻하게 감쳐 오는 것을 느끼며...'처럼 씁니다.

자리를 옮기고 나서 늘 감치고 떠오르던 후배들과의 자리...
오랜만에 편한 마음으로 함께하는 자리였습니다. ^^*

여러분도 그런 동료나 후배가 있지 않나요?

고맙습니다.

보태기)
좋은 자리에서 한잔할 때는 가끔 건배사를 하는데요.
어제 제가 한 건배사는 '변사또'였습니다.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또만나자~
^^*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올림, 드림, 배상]



안녕하세요.



비가 오네요.

더위가 한풀 꺾이려나 봅니다.



문화관광부 소속 정부기관인 국립국어원에서는

맞춤법을 만들고 사전을 만드는 일도 하지만,

표준 화법을 정하는 일도 합니다.



편지를 쓸 때 맨 밑에 누구누구 '드림'이나 '올림'을 쓰는데,

어떻게 써야 하는지가 표준 화법에 나와 있습니다.



표준 화법에 따르면

윗사람에게 편지를 쓸 때 서명란에 'OOO 올림'과 'OOO 드림'을 쓰고,

동년배에게 보낼 때는 'OOO 드림'을,

아랫사람에게는 'OOO 씀'을 쓰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절하며 올림'의 뜻으로 '배상(拜上)'이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쓸 수는 있지만 한자보다는 우리말이 더 낫겠죠.



어떤 책에 보면

드림은 동년배 또는 손아랫사람에게 쓰고,

손 윗사람에게는 올림을 써야 한다고도 하는데,

표준화법에 따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손 윗사람에게는 드림과 올림을 모두 쓸 수 있습니다.



내친김에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문장의 끝에는 점(온점)을 찍는데,

명사형으로 끝난 문장도 사건이나 생각 따위를 차례대로 말하거나 적은 서술의 한 방식이며 문장의 마침이므로

'OOO 드림.'처럼 온점을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좀 어색하긴 하지만 맞춤법은 그렇습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Mar 30, 2016

우리말) 머와 뭐 2016-03-30

안녕하세요.

오늘도 날씨가 무척 좋을 것 같네요.

저는 일터에 오갈 때 늘 손에 책을 들고 있습니다.
예전에 말씀드렸듯이 책 제목이 보이지 않게 종이로 싸서 가지고 다닙니다.
어제 퇴근하면서 책을 들고 가는데, 누군가 "그게 머야?"라고 묻더군요.
책인 줄 뻔히 알면서 그렇게 묻는 것을 보면, 아마도 어떤 책인지를 묻는 것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애덤 그랜트의 오리지널스입니다."라고 말해줬습니다.
요즘 제가 그 책을 읽고 있습니다.

'뭐'는 모르는 사실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지시 대명사인 '무엇'의 준말입니다.
'머'는 '뭐'의 구어적 표현으로, 표준말입니다.
그래서,
"그거 뭐야?"라고 해도 되고 "그거 머야?"라고 해도 바릅니다.

'뭐'건 '머'건
늘 책을 가까지 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틀린 말 몇 개]



안녕하세요.



오늘도 무척 더울 거라고 하네요.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빕니다.



토요일 밤 10:10, KBS1에서 "고참님"이라고 했습니다.

고참은 こさん[고산]이라는 일본말에서 온 낱말로, 국립국어원에서 선임으로 다듬은 말입니다.



일요일 아침 MBC 8:17에 '뱃속'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뱃속'은 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뱃속이 편안하지 않다, 그 사람 뱃속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처럼 씁니다.

창자가 있는 배의 속은 '배 속'이 맞습니다.



어제 일요일 오전에 늦잠을 자다 고향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른 고향 친구 한 명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고...

이제 겨우 40대 중반인데, 벌써 심장마비를 걱정하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애들이 이제 겨우 초등학생과 중학생인데, 그 녀석들을 두고 어찌 눈을 감았나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침에 받은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보니,

우리가 보낸

하루하루를 모두 더하였을 때

그것이 형체 없는 안개로 사라지느냐,

아니면 예술 작품에 버금가는 모습으로 형상화되느냐는

바로 우리가 어떤 일을 선택하고 그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에 달려 있다.

라는 글이 있네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지 싶습니다.



그 친구 만나러 영안실로 가는데 마침 CD에서 정태춘의 사망부가라는 노래가 나오더군요.

아래에 붙입니다.



내 친구 기룡이의 명복을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사망부가(思亡父歌)

정태춘





저 산꼭대기 아버지 무덤

거친 베옷 입고 누우신 그 바람 모서리

나 오늘 다시 찾아가네

바람 거센 갯벌 위로 우뚝 솟은 그 꼭대기

인적 없는 민둥산에 외로워라 무덤 하나

지금은 차가운 바람만 스쳐갈 뿐

아, 향불 내음도 없을

갯벌 향해 뻗으신 손발 시리지 않게

잔 부으러 나는 가네



저 산꼭대기 아버지 무덤

모진 세파 속을 헤치다 이제 잠드신 자리

나 오늘 다시 찾아가네

길도 없는 언덕배기에 상포자락 휘날리며

요랑 소리 따라 가며 숨 가쁘던 그 언덕길

지금은 싸늘한 달빛만 내리비칠

아, 작은 비석도 없는

이승에서 못다하신 그 말씀 들으러

잔 부으러 나는 가네



저 산꼭대기 아버지 무덤

지친 걸음 이제 여기 와

홀로 쉬시는 자리

나 오늘 다시 찾아가네

펄럭이는 만장너머 따라오던

조객들도 먼 길 가던 만가소리

이제 다시 생각할까

지금은 어디서 어둠만 내려올 뿐

아, 석상 하나도 없는

다시 볼 수 없는 분 그 모습 기리러

잔 부으러 나는 가네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Mar 29, 2016

우리말)바람만바람만 2016-03-30


우리말)바람만바람만

오늘은 오랜만에 가족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풀렸죠?
오늘은 애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일터에 나왔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짜리도 자전거, 여섯 살배기 꼬맹이도 자전거, 그리고 저도 자전거. ^^*
애들이 앞에 가고 저는 뒤에서 애들이 잘 가는지 지켜보면서 기분 좋게 일터에 나왔습니다.
우리말에 '바람만바람만'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바라보일 만한 정도로 뒤에 멀리 떨어져 따라가는 모양."을 이르는 어찌씨(부사)인데요.
'바람만바람만 뒤따라가다, 바람만바람만 뒤를 밟았다.'처럼 씁니다.
아침에
애들과 함께 자전거 타는 사진을 붙입니다.
고맙습니다.

Mar 24, 2016

우리말) 누룽지와 눌은밥 2016-03-25

안녕하세요.

기분 좋은 금요일 아침입니다. ^^*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누룽지와 눌은밥-성기지 운영위원



음식점에 따라 밥을 먹은 뒤에 입가심으로 구수한 국물이 있는 ‘눌은밥’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음식점에서는 이를 두고 ‘누룽지’라 하는데, 그렇게 먹는 것은 누룽지가 아니라 눌은밥이다. 누룽지는 밥이 솥바닥에 눌어붙어 딱딱하게 굳은 것을 말하고, 눌은밥은 솥바닥에 눌어붙은 밥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을 말한다. 흔히 식사 후에 입가심으로 먹는 구수한 국물이 있는 밥은 누룽지가 아니라 눌은밥이다.

가끔 ‘생선을 졸이다’, ‘사과를 설탕물에 졸이다’고 적는 경우가 있는데, 올바른 표기가 아니다. ‘졸이다’는 ‘마음을 졸이다’처럼 조마조마한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양념을 한 고기나 생선을 국물과 함께 바짝 끓여서 양념이 배어들게 한다든지, 채소나 과일을 설탕물에 넣고 계속 끓여서 단맛이 배어들게 하는 것은 모두 ‘조리다’라고 해야 한다. 음식점에서 ‘고등어 졸임’이라 써 붙인 것은 ‘고등어 조림’이라 고쳐 적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음식점 차림표를 보면 잘못된 표기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가장 흔하게 보이는 것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에서 ‘찌개’를 ‘찌게’로 적어 놓은 차림표이다. ‘찌개’는 동사 ‘찌다’(→익히다)의 어간 ‘찌-’와, 간단한 기구 등의 뜻을 가진 접미사 ‘-개’가 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ㅔ]와 [ㅐ] 의 발음을 잘 구별하여 소리내지 못한 까닭에, ‘찌개’를 ‘찌게’로 적는 잘못이 생긴 듯하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문제를 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떻게 된 게 7:30에 일터에 나왔는데도

책상에 앉은 게 지금 이시간입니다. 쩝...



오늘은 문제를 내겠습니다.

예전에는 문제를 내기 하루 앞서 말씀을 드리고, 다음 날 문제를 내면서 맨 먼저 답을 보낸 분께 선물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어쩔 수 없이 오후에 편지를 보는 사람도 있는데 일찍 보낸 사람에게만 선물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 많으셨습니다.



그래서 제 맘대로 이렇게 바꿨습니다. ^^*

문제는

제가 내고 싶을 때 내겠습니다.

그리고 선물도 댓글을 다신 분 가운데서 제가 드리고 싶은분께 드리겠습니다.

다만, 선물을 드리고 그 다음날 왜 그분께 선물을 드렸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문제를 내겠습니다.

어제와 그제는 무척 더웠습니다.

오늘도 그렇게 더울 것 같습니다.

밖에 나가면 손바닥만한 그늘만 있어도 그 밑으로 들어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가끔, 하늘에 새가 날아갈 때 그 그림자가 순식간에 앞을 스치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그렇게 아주 작은 그늘, 마치 날아다니는 새만큼 아주 작게 지는 그늘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좀 뚱겨 드리자면,

하늘에 솔개가 날아갈 때도 그런 그늘이 생깁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구실 2016-03-24

아름다운 우리말
2016. 3. 24.(목)
안녕하세요.

아침에 SBS 뉴스에서 사진과 함께 소개한 기사입니다.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할머니들이 기뻐하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는데,
그 까닭은
자신들을 강제 동원했던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기 때문입니다.
돈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로 열서너 살밖에 안 되는 소녀들에게 위험한 업무를 시킨 것은 비인도적 불법행위이므로
소송을 낸 할머니 5명에게 위자료 약 5억6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입니다.
그러나 미쓰비시는 재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상고를 했습니다.
이제 이 소송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아야 하는데, 미쓰비시의 변호를 맡은 곳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법무법인인 김앤장이라고 합니다.

'의리'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입니다.
'대의'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키고 행하여야 할 큰 도리이고,
'명분'은 각각 이름이나 신분에 따라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또는 일을 꾀할 때 내세우는 구실이나 이유 따위입니다.
그래서 '대의명분'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키고 행하여야 할 도리나 본분, 또는 어떤 일을 꾀하는 데 내세우는 합당한 구실이나 이유입니다.

제가 보기에
어떤 의리, 대의, 명분 따위를 다 들이대도
김앤장이 미쓰비시를 변호하는 것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SBS 뉴스에서는 사진과 함께 소개한 기사 끄트머리에서 이런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사람을 죽인 살인범도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권리는 있고, 그 변호를 맡았다고 변호사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일본 전범기업 변론을 맡았다고 해서 무조건 잘못이라고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 1위 법률 사무소라면, 다른 대형 로펌들은 왜 이들 사건을 맡지 않았는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대한민국 최고 법률 서비스를 하필이면 할머니들에 대한 강제 동원 피해를 부정하는 미쓰비시를 위해 제공하는 것이 불가피한 일이었을까요?

위에 있는 자막을 읽으면서 화가 났습니다.
김앤장에서 무슨 핑계를 어떻게 댈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법률 회사가 사회적 책임과 역사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구실'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온갖 세납을 통틀어 이르던 말"로 '구실을 물다, 백성들은 가난하지만 이 구실을 못 바치고는 견디지 못하게 되는 까닭에…'처럼 씁니다.
지금은 뜻이 늘어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맡은 바 책임"을 이릅니다.
'사람 구실, 아비 구실, 제 구실을 다하다'처럼 씁니다.

무생물인 회사도 제 구실을 다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회사를 이루는 구성원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제 구실을 다 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회사라면, 그회사는 당연히 사회적 책임과 구실을 다할겁니다.
만약 그렇지 못한 회사가 있다면...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엉이야벙이야]



안녕하세요.



하는 일도 없이 벌써 7월이 끝나가네요.

맡은 일을 대충 하기는 싫어 꼼꼼히 보다 보니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일이 많다고 어영부영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엉이야벙이야하고 넘길 수도 없고...



우리말에 '엉이야벙이야'라는 어찌시(부사)가 있습니다.

"일을 얼렁뚱땅하여 교묘히 넘기는 모양."을 뜻합니다.

자신의 실수를 엉이야벙이야 넘기려는 것은 옳지 못하다처럼 씁니다.



'엉이야벙이야'가 입에 익지 않고 소리내기가 좀 어색하죠?

그럴 때는 '엉야벙야'라고만 하셔도 됩니다.

'엉야벙야'가 '엉이야벙이야'의 준말이거든요. ^^*



제 나이가 한창 일할 때라서 세월을 엄벙뗑 보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엉야벙야 보내기는 더더욱 싫고...

그냥 열심히 있는 힘껏 사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Mar 23, 2016

우리말) 손목시계 2016-03-23

아름다운 우리말
2016. 3. 23.(수)
그래서 '손목시계'라고 하는데요. 예전에는 '팔목시계', '팔뚝시계'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손목시계'하나만 표준어로 봅니다.
안녕하세요.

사람은, 특히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몸집이 좀 있어야 품이 난다고 하는데, 저는 요즘 갈수록 살이 빠지네요.
(품 : 행동이나 말씨에서 드러나는 태도나 됨됨이)
어디 아파서 그런 것은 아니고, 그저 밥을 조금씩 먹었더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먹는 음식의 양을 줄인 게 벌써 5년이 넘었네요.
그래서 요즘은 적게 먹는 게 훨씬 편합니다. 아마 위가 충분히 줄어들었나 봅니다.

오늘 아침에는 손목에 시계를 차는데, 시계가 손목에서 한 바퀴 도네요. 시계가 무겁게도 느껴지고... ^^*
이제는 살을 좀 찌우고 싶은데, 위가 줄어들어서 그런지 공기 한 그릇을 다 먹으면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적게 먹게 되고...

일반적으로 시계는 손목에 찹니다.
그래서 '손목시계'라고 하는데요. 예전에는 '팔목시계', '팔뚝시계'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손목시계'하나만 표준어로 봅니다.
뜻이 같은 낱말이 여러 개 있을 때 그중 가장 많이 쓰는 낱말 하나만 표준어로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시계. 해가 뜨고 지고, 겨울이 오고 봄이 오는 것을 사람이 알기 쉽게 잘게 나눠 놓은 게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잘 알 수 있게 만든 것이 시계이고요.
우리는 그 시계가 알려주는 시간에 따라 움직입니다.
내가 편하고자 만든 게 시간이고 시계인데, 우리는 그 시간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뭔가 앞뒤가 바뀐듯...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감기다]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보통이 아니겠네요. 무척 더울 것 같습니다.



어제 제 일터에서 큰 행사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그분들 해장국까지 챙겨 드리고 나니 지금 이 시간이네요.



어제저녁에 손님들과 같이 저녁을 먹었는데, 음식이 맛있어 너무 많이 먹었나 봅니다. 지금까지 배가 부르네요. ^^*

우리말에 '감기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먼저 다 아시는 '감다'의 피동사로

줄에 발이 감겨 넘어질 뻔했다처럼 쓰죠.



그 뜻 말고도,

옷 따위가 몸을 친친 감듯 달라붙다,

음식 따위가 감칠맛이 있게 착착 달라붙다,

사람이나 동물이 달라붙어서 떠나지 아니하다,

음식을 너무 먹어 몸을 가누지 못하다

는 뜻도 있습니다.



어제저녁에 먹은 음식이 혀에 착착 '감기는' 바람에

배불리 먹었더니 음식에 '감기어서' 움직이기 거북하네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Mar 22, 2016

우리말) 마라고/말라고 2016-03-22

아름다운 우리말
2016. 3. 22.(화)
'말다' 뒤에 간접적으로 인용됨을 나타내는 '-라고'를 합칠 때는 '말라고'로 씁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네요. ^^*

제 일터에서는 가끔 고라니가 뛰놉니다.
아마도 예전에 고라니 놀이터였던 데를 다져서 회사 건물을 올린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고라니 터전을 빼앗은 거죠. ^^*

가끔 밖을 내다볼 때 고라니가 뛰어다니는 것을 보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절대 같이 뛰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애들 놀란다고... ^^*

오늘은 마라고/말라고를 갈라 보겠습니다.

'말다'의 어간 '말'에 명령형 어미 '-아라'를 합쳐 '마, 말아, 마라, 말아라'로 씁니다.
'말다' 뒤에 간접적으로 인용됨을 나타내는 '-라고'를 합칠 때는 '말라고'로 씁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고라니와 같이 뛰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가 바릅니다.

같이 뛰지 마라고...가 아니라, 같이 뛰지 말라고...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졸리다와 졸립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7:25에 SBS 뉴스에서

'프랑스 제 20회 열기구 축제'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수사 앞에 붙어 "그 숫자에 해당하는 차례"를 뜻하는 '제'는 앞가지(접두사)이므로 뒤에 오는 말과 붙여 써야 합니다.

(아마도 이 말을 백 번은 한 것 같은데... 아직도 뉴스 자막에 이런 게 나옵니다.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오늘도 덥겠죠?

요즘 아침에 일찍 나오고 저녁에는 늦게 들어가다 보니 낮에 졸릴 때가 잦습니다.

가끔은 점심 먹고 낮잠을 좀 자기는 하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네요.



흔히 졸리다를 졸립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제저녁에 방송한 우리말 겨루기에서도 어떤 분이 졸립다를 표준말로 선택해서 틀렸습니다.



그러나

"자고 싶은 느낌이 들다."는 뜻의 낱말은 '졸리다'로

졸리어, 졸려, 졸리니 따위로 씁니다.



본디

졸리다는 졸다에 피동접미사 '리'가 붙어 만들어진 낱말이긴 하지만,

지금은 피동의 뜻이 없습니다.



아마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생각하다."는 뜻의 '그리다'를 떠올려 그 그림씨(형용사)인

'그립다'를 떠올리시는 것 같은데,

'그립다'는 있어도 '졸립다'는 없습니다. ^^*



졸리다는 움직씨(동사)이지만,

요즘은 그림씨(형용사)로도 많이 씁니다.



잠을 못 잤으니 졸리는 것은 마땅합니다.(움직씨)

어제도 늦게 들어갔더니 지금도 졸리네요.(움직씨)

졸린 제 표정을 남들이 보면 아마도 웃을 겁니다.(그림씨)



고맙습니다.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Mar 21, 2016

'촌스럽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는 풀이만 있습니다. 여기에 "여유를 찾아 시골로 향하는 사람들"이나 그런 추세라는 풀이를 더 넣어야 합니다. 그런... 2016-03-18

안녕하세요.

월요일 아침입니다.
저는 주말에 구례에 가서 산수유 꽃을 좀 보고 왔더니, 쉬었다는 기분이 들지 않아 아침에 일터에 나오기가 좀...
그렇다고 고문하는 수준까지는 아니고요. ^^*

고문(拷問)은 "숨기고 있는 사실을 강제로 알아내기 위하여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며 신문함."이라는 뜻입니다.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고문'의 뜻풀이게 '정신적 고통'은 들어 있지 않았는데, 지난가을에 그 뜻을 더 넣었습니다.
그렇죠.
고문은 육체적인 고문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문도 고문입니다.
이렇게 사전은 우리 삶과 함께 바뀌어 갑니다. ^^*

즐겁게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고문에 시달리지 않는 즐거운 한 주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또 말씀드립니다.
사전은 이렇게 삶에서 쓰는 낱말의 뜻풀이를 추가합니다.
'촌스럽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는 풀이만 있습니다.
여기에 "여유를 찾아 시골로 향하는 사람들"이나 그런 추세라는 풀이를 더 넣어야 합니다.
그런 풀이가 없다면, 지금처럼 귀농귀촌 인구가 꾸준히 느는 것을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귀농하시는 분들은 결코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해지고자 농촌을 찾아가는 분들이 아닙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믿음으로 믿으므로]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이번 주에도 비가 내린다고 하네요. 걱정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부대끼면서 사는 게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무엇보다도 믿음이 중요할 것입니다.

사랑과 믿음으로 서로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오늘은 '믿으므로'와 '믿음으로'를 갈라보겠습니다.



먼저,

'-므로'는 까닭이나 근거를 나타내는 연결어미입니다.

네가 나를 믿으므로 나도 너를 믿는다처럼 쓰면,

네가 나를 믿는 것이 원인(까닭)이 되어 나도 너를 믿는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상대가 힘이 센 선수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그는 부지런하므로 성공할 것이다,

비가 오므로 외출하지 않았다 처럼씁니다.



'-으로'는 이름씨에 토씨(조사)가 붙은 겁니다.

사랑과 믿음으로 만났다, 믿음으로 풀 수 있다처럼 씁니다.

여기서는 '으로'가 무엇을 가지고의 뜻이죠.



따라서,

'믿으므로'는 믿기 때문에라는 까닭이 들어가고,

'믿음으로'는 믿음을 가지고의 뜻이라고 보시면 가르기가 쉽습니다.



저는 여러분 넓은 마음을 '믿으므로' 가끔 편지를 쓰지 못해도 이해하시리라 봅니다.

제가 가끔 편지를 쓰지 못하는 날이 있어도 '믿음으로' 지켜봐 주십시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섬유수출 ‘봄이 오는 소리’ ...... 국제섬유신문

섬유수출 ‘봄이 오는 소리’성수기 가격 안 올라도 물량은 많이 나간다
....꿈쩍 않던 원사와 직물수출이 서서히 증가하는 모습이 뚜렷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다만 아직은 막혔던 물량이 움직인데 반해 가격은 꿈쩍 하지 않고 있으나 환율 덕에 채산을 보전하고 있어 업계에 가느다란 희망의 불빛이 비치고 있다.............

성수기 초입 ‘부도 경계령’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내리 불황 국면에 시달려온 대구경북 섬유산지에 최근 비록 가격은 제자리걸음이지만 수출 오더가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지역 내에 쌓여있던 재고가 상당부분 소진되는 등 봄기운이 완연한 것과 반비례해 그 동안 장기불황으로 인한 누적적자가 한계상황을 벗어난 기업이 많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서울시, 봉제업체 작업환경 개선 확대 .... 한국섬유신문

서울시, 봉제업체 작업환경 개선 확대

예산·지원업체 작년보다 2배이상 늘려
4개 지역으로 나눠 권역별 지원 강화


....서울디자인재단은 동대문패션지원센터, 중랑패션지원센터, 성동패션지원센터, G밸리 등을 중심으로 서울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거점별로 의류제조 업체를 지원한다. 작업환경 개선사업은 업체별 최대 300만원 범위에서 작업장 환경 개선 및 노후설비 교체를 지원한다. 서울시가 90% 비용을 댄다. 장비임대지원사업은 120만원 내에서 봉제장비 3대를 4개월간 이용할 수 ...............

Mar 17, 2016

우리말) 제비추리와 제비초리 2016-03-18

아름다운 우리말
2016. 3. 18.(금)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제비추리와 제비초리-성기지 운영위원
국산 소고기 값이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한다. 비싼 한우와 인연이 없던 서민들의 가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파는 한우불고기버거 값이 덩달아 오르고 나니, 학생들에겐 적잖은 부담이 되었다. 소고기 가운데 이름이 헷갈리는 부위가 있는데, 바로 ‘제비추리’이다. 제비추리는 소의 안심에 붙은 고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돼지고기의 갈매기살(가로막 부위의 살)이 갈매기와는 무관한 것처럼, 제비추리도 제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제비추리가 실제 혼동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발음이 비슷한 ‘제비초리’와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제비초리’는 소고기가 아니라, 사람의 뒤통수 한가운데에 뾰족하게 내민 머리털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방에 따라서 ‘제비꼬리’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 제비초리는 사람마다 있는 게 아니라서, 없는 사람도 많다. 또한 제비초리가 뒤통수 한가운데가 아니라 뒤통수 양쪽 아래로 뾰족하게 나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소고기를 가리키는 제비추리는 어느 소에나 다 있다.

우리말 ‘초리’는 ‘가늘고 뾰족한 부분’을 나타내는 접미사로 쓰인다. 그래서 ‘눈초리’라고 하면, 눈이 귀 쪽으로 가늘게 째져서 뾰족하게 보이는 끝부분을 나타내게 된다. 이러한 우리말의 쓰임을 잘 기억하면 ‘제비추리’와 ‘제비초리’를 혼동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직수굿하다]



안녕하세요.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그날치 편지를 못쓰고 예전의 편지를 부쳤더니 편지에 쓰시라고 총알(?)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고맙습니다. ^^*

아래는 어제 조카가 보낸 편지입니다.





삼촌 요즘 바쁘신가봐요~?

나도 바쁘긴 하지만.. ㅎ

오늘 쉬는 날이어서 책을 읽다가.. 또 낯선 말을 발견해서...~

'직수굿하다'

나는 생소한데...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만... 잘 안 쓰는 말인 것 같아서~

'말들은 함께 마차를 끄는 일을 직수굿하게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놀이를 하듯 일을 하게 되었다.'

출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43쪽-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바쁘신 삼촌을 대신해서 우리말 화젯거리 하나 보내드립니당^^

참.. 조카손녀(?) 생기신 거 축하드려요~

저는... 별로 ... ㅎㅎ





대전에 사는 조카인데,

우리말편지를 받으시는 분과 잘 사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직수굿하다'는 그림씨(형용사)로 [직쑤구타다]라고 읽습니다.

"저항하거나 거역하지 아니하고 하라는 대로 복종하는 데가 있다."는 뜻으로

다시 말하면, 풀기가 꺾여 대들지 않고 다소곳이 있다는 뜻입니다.

아버지의 말씀에 직수굿한 자세를 보이다처름 쓰죠.



이 말은 실은 저 어렸을 때 할머니에게 많이 듣던 말입니다.

틈만 나면 깝신거리며 여기저기 나대고 다녀서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죠.



오늘따라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고 싶네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우리말) '잎새'도 표준말입니다 201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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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2016. 3. 17.(목)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네요.
집을 나서다 보니 이제는 이파리가 나오고 꽃이 핀 게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바야흐로 봄입니다. ^^*

잘 아시는 것처럼 '잎새'가 표준말에 올랐습니다.
이제는 이파리, 잎, 잎사귀, 잎새 뭐든 다 쓸 수 있습니다.

갑자기 윤동주 님의 서시가 떠오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한가하다와 느긋하다]


안녕하세요.



새벽 5시에 나와 급한 불 좀 끄고 나니 지금 이 시간이네요.

좀 한가로이 살고 싶은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 ^^*



저는 요즘 중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아내와 함께 공부하는 것도 사는 재미 가운데 하나더군요. ^^*

어제 들은 이야기입니다.

요즘 중국은 간자체라는 한자를 쓰는데, 이 글자체에는 중국의 문화와 중국의 넋이 들어 있지 않다고 하여

다시 예전의 글자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의 글자는 바로 우리가 쓰는 그런 복잡한 한자를 말합니다.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쓰는 말과 글에는 우리의 삶과 넋이 오롯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말을 쓰면 그 순간만큼은 우리를 짓밟은 일본의 넋이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이고,

좋은 우리말을 두고 한자를 쓰면 아직도 중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 옛날이 생각나고,

언죽번죽 영어를 쓰면 내 넋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겁니다.



앞에서 느긋하고 한가로이 살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겨를이 생겨 여유가 있다."는 뜻의 한가는 막을 한 자(閑)와 겨를 가(暇) 자를 쓴 한자말입니다.

이보다는 '한갓지게'나 '느긋하게'가 더 좋습니다.

저는 한갓지고 느긋하게 살고 싶습니다. ^^*



스스로 얼마나 마음을 쓰느냐에 따라 우리말을 찾아 쓰고 다듬을 수 있다고 봅니다.

더 나은 말과 더 깨끗한 말, 더 고운 말을 찾아 쓰고자 힘쓰는 것은

내 삶과 내 넋을 깨끗하게 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Mar 16, 2016

우리말) 홧홧 2016-03-16

아름다운 우리말
2016. 3. 16.(수)
안녕하세요.

일터를 옮기고 보니 술자리가 더 많아졌습니다.
떠난다고 한 잔, 새로 왔다고 한 잔, 반갑다고 한 잔, 서운하다고 한 잔...

며칠 이어서 술을 마셨더니 지금도 얼굴이 홧홧하네요.

우리말에 '홧홧'이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달듯이 뜨거운 기운이 이는 모양."을 이르고
'미순이는 얼굴이 홧홧 달아오르는 것을 두 손으로..., 석유 냄새와 열기가 홧홧 치미는 횃불들 사이에...'처럼 씁니다.

움직씨(동사)로는 '홧홧하다'로 쓰고 [화톼타다]로 읽습니다.
그림씨(형용사)로도 씁니다.
'이순신 장군한테 기생을 들킨 원균은 처음엔 얼굴이 약간 홧홧했으나...'처럼 씁니다.

어제, 아니 오늘 새벽에 들어갔는데,
오늘 저녁에도 또 마셔야 합니다.

저는 술자리를 즐기지 않는데...
지금도 얼굴이 홧홧 달아올라 있는데...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체면치레]



안녕하세요.



오늘도 비가 온다죠?

이제는 그만 와도 좋으련만...



아침에 일찍 나와서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우리말 편지를 보내지 않은 게 생각납니다.

부랴부랴 쓰자니 실수할 것 같고... 그렇다고 안 쓰자니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으시고...



오늘은 그냥 체면치레라도 하고자 '체면치레'를 알아보겠습니다. ^^*



'체면치레'는

"체면치레에 불과한 일이나 체면치레로 하는 말"입니다.

내 잘났다 네 잘났다 하는 놈들은 그나마 체면치레라도 하지만...처럼 씁니다.

이를 예절과 연관시켜서 기억하셔서 그런지 '체면치례'라고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체면치레'의 '치레'는

잘 손질하여 모양을 내거나, 무슨 일에 실속 이상으로 꾸미어 드러낸다는 뜻으로 예절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체면치레'는

체면(남을 대하기에 떳떳한 도리나 얼굴)을

잘 다듬어 있는 것 이상으로 꾸미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에 우리말 편지 쓸 시간이 빠듯하기에

이렇게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습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Mar 15, 2016

우리말)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말 2016-03-15

아름다운 우리말
2016. 3. 15.(화)
안녕하세요.

저는 책을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극도 좋아합니다. ^^*
어제 본 육룡이 나르샤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멋진 말이 나와서 소개합니다.

이방원이 왕자의 난을 일으켜 정도전을 죽이는 장면입니다.
이방원이 정도전에게 "요동정벌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정도전이 "그 또한 살아남을 자가 결정할 일이다. 생자가 고민하고 생각해 시대를 이끌어나가는 것이다. 망자가 시대를 이끌어서야 되겠느냐. 고단하구나 방원아"라고 말합니다.
이방원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끝내 칼을 뽑아 정도전을 죽입니다.
그러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쥐새끼처럼 도망갔다는 것은 뺍시다."라고 말합니다.
한때 스승이었던 정도전을 배려하는 말입니다.

모름지기 말은 이렇게 상대방을 배려해야 합니다.
그냥 입으로 나온다고 다 뱉으면 안 됩니다.
하지 않아도 될 말은 빼고, 꼭 할 말만 하되, 되도록 좋은 말로 남을 먼저 생각하고 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틀린 자막 몇 개]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보내드린 편지에

예전에 보내드린 편지 내용에 '은행 잎'이 사전에 올라 있지 않다고 말씀 드렸는데,

지금 보니 올라 있네요.

2007년 이후에 인터넷 사전에 올렸나 봅니다.



며칠 전에 보낸 편지에서 비의 종류를 소개해 드렸는데,

소낙비, 안개비, 보슬비, 가랑비, 이슬비도 있다는 댓글을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토요일 아침 6:47, KBS2에서 '제 13회'라고 했습니다.

수사 앞에 붙어 '그 숫자에 해당하는 차례'를 의미하는 '제(第)'는 접두사이니 붙여 써야 바릅니다.



일요일 아침 8:48분부터 MBC에서 나온 자막입니다.

'서재필씨'라고 했는데,

호칭은 이름과 띄어 써야 바릅니다. '서재필 씨'가 맞습니다.

'한선배'와 '안기자'라는 자막도 나왔는데,

마찬가지 성과 호칭을 함께 쓸 때도 띄어 씁니다.

'한 선배'와 '안 기자'가 맞습니다.

정리하면,

성과 이름, 성과 호는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따위는 띄어 씁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던가'라는 자막이 나왔는데,

'-던'은 과거형에 쓰고,

조건에는 '-든'을 씁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든가 (말든가)'처럼 쓰셔야 바릅니다.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Mar 14, 2016

부부간의 사랑을 이를 때는 '금실'과 '금슬' 모두 쓸 수 있습니다. ^^* 2016-03-14

아름다운 우리말
2016. 3. 14.(월)
지금은 부부간의 사랑을 이를 때 '금슬'도 바르고 '금실'도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알파고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괜히 구글 선전만 해주는 것 같아서...

내리 세 판을 졌던 이세돌 사범이 드디어 한 판을 이겼습니다. ^^*
세 판을 진 뒤, "인간이 진 것이 아닌 이세돌이 졌다."는 말을 했을 때는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역사에는 사람이 진 게 아니라 인류의 진보로 기록될 것이지만, 지는 순간은 힘들었을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어제는 이겼습니다. 괜히 눈물이 글썽이더군요. ㅠㅠ
오늘은 쉬고 내일 다섯째 판이 있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

어제 오전에 텔레비전을 보는데 타이타닉에 탔던 한 부부가 살 수 있는 보트를 포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했다면서 '금슬 좋은 부부'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금슬'은 비파 금 자(琴)와 거문고 슬 자(瑟)를 써서 "거문고와 비파를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이 말은 거문고와 비파의 음률이 잘 어울린다는 뜻인 '금슬지락(琴瑟之樂)'에서 왔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음운 변화와 뜻이 바뀌면서 지금은 "부부간의 사랑"을 나타낼 때 '금실'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말인 '금슬'과 함께 '금실'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문고와 비파를 나타낼 때는 원래대로 '금슬'을 써야 합니다.)

금슬 좋은 부부.
둘 사이에 얼마나 다정하면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저도 금슬 좋은 부부인지를 생각해봅니다. ^^*

고맙습니다.


보태기)
제 기억에 2~3년 전까지만해도 부부간의 사랑을 이를때는 '금실'만 바르고 '금슬'을 틀렸습니다.
근데 지금은...
어쨌든, 지금은 부부간의 사랑을 이를 때 '금슬'도 바르고 '금실'도 맞습니다. ^^*
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외래어표기법 받침]


안녕하세요.


해남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는데,

이곳 수원은 햇볕이 쨍쨍 이네요.


기획실에 있다 보면 이곳에서 나가는 거의 모든 문서를 다 보게 됩니다.

그 문서에 쓰인 글의 문법이 거의 다 맞지만,

가끔 맞춤법에 맞지 않는 낱말이나, 앞뒤가 맞지 않는 어색한 월이 들어 있기도 합니다.

특히 자주 틀리는 게 바로 외래어 쓰기입니다.

외래어표기법이 엉망이라서 그런다고 볼 수도 있지만,

어찌 되었건 공무원이 만드는 공문서에 맞춤법이 틀린 게 들어 있으면 안 된다고 봅니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외래어를 우리말로 나타낼 때 받침은 딱 7개만 쓰게 되어 있습니다.

ㄱ, ㄴ, ㄹ, ㅁ, ㅂ, ㅅ, ㅇ 이렇게 일곱 개입니다.

ㄷ을 받침으로 쓰지 않습니다.

이것만 봐도 '로케ㄷ'이 아니라 '로켓'이 맞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ㄷ을 쓰지 않는 까닭은,

뒤에 다른 말이 붙었을 때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rocket를 로켓으로 쓰면 뒤에 '을'이 와도 [로케슬]로 소리 내면 되지만,

로케ㄷ으로 쓰면 뒤에 '을'이 왔을 때 [로케들]로 소리내야 됩니다.

옳은 소리(발음)는 [로케슬]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외래어를 우리말로 나타낼 때 받침은 일곱 개만 씁니다.

ㄷ을 받침으로 쓰지 않는다는 것을 꼭 알아두십시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Mar 13, 2016

자주 틀리는 맞춤법 총정리 2016-03-12

자주 틀리는 맞춤법 총정리


러시아 의류시장 지각변동 '움직이는 실용 소비자를 잡아라' ................. 한국섬유산업연합회(by KOTRA)

- 최근 1년 사이 중가 브랜드 시장점유율 약 10% 감소 -
- 소비자들, 저가 브랜드 시장으로 이동 중 -

□ 러시아 경제지표 변화 속에서 의류 소매 수치는 이 시장의 높은 가능성 시사

 ○ 의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의류 가격 상승
  - 2015년 –3.9%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2014년 1.3% 성장률에 비해 경제가 전반적으로 움츠려든 분위기였음.
  - 2015년 러시아 물가 성장률은 12.9%였으나, 의류 원자재(직물·고무 등)는 가격이 16% 상승했고 의류 상품은 평균 14%의 가격 상승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