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29, 2012

우리말, 고운때 2012-11-3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30.(금요일)
우리말에 '고운때'라는 게 있습니다.
"보기에 흉하지 아니할 정도로 옷 따위에 조금만 묻은 때."라는 뜻을 지닌 이름씨(명사)입니다.
어머니는 젊은 시절에 입었던 고운때가 앉은 한복을 딸에게 물려주셨다, 옷에 어찌나 까탈을 부리시던지 고운때만 묻어도 벗어 내놓으니...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터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애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곧바로 고향에 가야 해서 하루 쉬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오랜만에 아들 녀석과 같이 목욕탕엘 다녀왔습니다.
서로 등도 밀어주고, 장난도 치면서 오랜만에 느긋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아들과 같이 목욕탕에 가는 게 살면서 느끼는 재미 가운데 아마 두세 번째는 될 것 같습니다. ^^*

우리말에 '고운때'라는 게 있습니다.
"보기에 흉하지 아니할 정도로 옷 따위에 조금만 묻은 때."라는 뜻을 지닌 이름씨(명사)입니다.
어머니는 젊은 시절에 입었던 고운때가 앉은 한복을 딸에게 물려주셨다, 옷에 어찌나 까탈을 부리시던지 고운때만 묻어도 벗어 내놓으니...처럼 씁니다.

아침에 아들녀석 옷을 보니 고운때가 앉은 게 보여서 참 좋았습니다.
열심히 놀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

주말 잘 보내시길 빕니다.
저는 고향에 가서 어머니 방에 비닐도 쳐 드리고, 보일러도 좀 손봐드리고 올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를 쉴게요. ^^*

Nov 28, 2012

우리말, 지르신다 2012-11-2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29.(목요일)
우리말에 '지르신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신이나 버선 따위를 뒤축이 발꿈치에 눌리어 밟히게 신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동사)로
그 여자는 지르신은 버선까지도 예뻤다, 누가 내 구두를 지르신었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식당에서 잃어버린 신발을 찾았습니다.
어제 식당 주인 전화를 받고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던 신발을 가지고 식당으로 갔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 저와 함께했지만, 헤어진다고 하니 좀 서운하더군요.
그래서 구둣방에 가서 곱게 닦아서 종이봉투에 담아서 가지고 갔습니다.
제가 가져간 신발을 드리고 잃어버린 제 신발을 받았습니다.

근데 아뿔싸!
집에 와서 보니 제 구두 뒤축이 구부러져 있는 겁니다.
얼마나 황당하던지요.
저는 그 사람 구두를 깨끗하게 닦아서 가져다 드렸는데,
그 사람이 제 구두를 뒤축을 구부려 아무렇게나 신고 다녔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어떻게 남의 신발을 이렇게 함부로...
정말 화가 나더군요.

우리말에 '지르신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신이나 버선 따위를 뒤축이 발꿈치에 눌리어 밟히게 신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동사)로
그 여자는 지르신은 버선까지도 예뻤다, 누가 내 구두를 지르신었다처럼 씁니다.

몹시 못마땅하고 언짢기는 하지만,
제가 화를 내봐야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구두만 불쌍한 거죠.
쩝...

오늘도 즐겁게 웃으시면서 잘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지난주, 이번 주, 다음 주]

안녕하세요.

주말 잘 쉬셨나요?

지난주에 잘 쉬셨어야, 이번주에 열심히 일하실 수 있고, 그래야 다음주에 또 노실 수 있는데...^^*

우리말에서 띄어쓰기가 어렵다는 분이 참 많으십니다.
제가 생각해도 어렵습니다.
원칙이 있기는 하지만 예외가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앞에서 지난주, 이번주, 다음주를 썼는데요.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지난주'는 붙여 쓰고, '이번 주'와 '다음 주'는 띄어 써야 합니다.
'지난주'만 한 단어로 보고 사전에 올렸으므로 그 낱말은 붙여 쓰고,
'이번 주'와 '다음 주'는 한 단어로 보지 않아 사전에 올리지 않았으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쉽게 받아들이실 수 있나요?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을 뒤져보면,
'지난주'와 '다음주'는 한 낱말로 봐서 사전에 올렸습니다. 붙여 써야 하는 거죠.
그러나 '이번 주'는 한 낱말로 보지 않았습니다. 띄어 써야 합니다.
이것은 받아들이실 수 있나요?

띄어쓰기 이야기할 때,
한 단어로 인정받아 사전에 올라 있으면 붙여 쓰고 그렇지 않으면 띄어 쓰라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그럼, 띄어쓰기를 잘하려면 사전을 다 외워야 하나요? 그래요?

소나무 잎인 '솔잎'은 붙여 쓰고,
단풍나무 잎인 '단풍잎'도 붙여 쓰는데,
오동나무 잎인 '오동 잎'은 왜 띄어 쓰죠?
싸리 잎, 상추 잎, 배추 잎은 학자들이 사전에 올리지 않아서 띄어 써야 한다고요?

그래서 '어제저녁'은 붙여 쓰면서
'오늘 저녁'과 '내일 저녁'은 띄어 쓰나요? 그래요?
누가 시원하게 말씀 좀 해 주세요~~~

우리말123

Nov 27, 2012

우리말, 현찰 박치기 2012-11-2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28.(수요일)
우리말에 '박치기'가 있습니다.
레슬링 선수 김일이 하는 이마로 세게 받아치는 것도 박치기지만,
물건을 사거나 팔 때, 현금과 바꾸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도 박치기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일터에 나오는데 하늘이 너무 어두워서 깜짝 놀랐습니다.
다시 저녁이 된 줄 알고 퇴근할 뻔했습니다. ^^*

요즘 사람 만날 일이 좀 많습니다.
일터가 곧 세종시로 옮기기에 그 전에 서울에서 만나야 할 분들과 자리를 함께하느라 그런 자리가 잦습니다.
사람을 만나면 돈이 드는데요.
저는 카드를 쓰지 않고 되도록 현금을 씁니다. 그래야 좀 아낄 수 있거든요.

우리말에 '박치기'가 있습니다.
레슬링 선수 김일이 하는 이마로 세게 받아치는 것도 박치기지만,
물건을 사거나 팔 때, 현금과 바꾸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도 박치기입니다.
또,
배의 널빤지 따위의 틈을 물이 스며들지 아니하도록 박으로 메우는 일도 박치기라고 합니다.

오늘 저녁에도 사람을 만나는데,
아마 오늘도 제가 현찰 박치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파트너와 동반자]

안녕하세요.

어제부터 뉴스에 '파트너'라는 낱말이 많이 나오네요.
'정치적 파트너, 소중한 동반자'...

파트너(partner)는
잘 아시는 것처럼
"상거래나 춤, 경기, 놀이 따위에서 둘이 짝이 되는 경우의 상대편"이라는 뜻입니다.
함께 갈 파트너를 찾다, 그의 새 파트너는...처럼 씁니다.
또, 부부의 한쪽에서 본 다른 쪽, 곧, 배우자를 이를 때도 씁니다.

흔히 쓰는 이 '파트너'는 국립국어원에서 동료, 짝, 협조자로 다듬었습니다.
공부 많이 하신 분들이 정성들여 그렇게 다듬었습니다. 그러면 쓰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제가 워낙 속이 좁고 간이 작아서 그만 쓸게요.
다만,
저라면,
제 아내를 제 파트너라고 소개하지 않을 것이고,
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을
동료나 짝, 짝꿍이라고 하지 파트너라고는 하지 않을 겁니다.

제 일터에서 저와 함께 일하는 해진 씨는
제 파트너가 아니라 제 동료이자 짝꿍입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Nov 26, 2012

우리말, 차가 밀리다와 길이 막히다 2012-11-27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27.(화요일)
정리하자면,
길이 막히면 더는 앞으로 나갈 수 없고,
길에 차가 많아 움직이는 속도가 더딘 것은 차가 밀리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무척 추울 거라고 해서 겁을 먹고 왔는데, 생각보다 그리 춥지는 않네요. ^^*

지난 금요일 오전에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길이 막히다고 하면 안 되고, 차가 밀린다고 해야 한다고 했는데,
교통방송에서 길이 막힌다고 해서 방송국으로 전화했더니, 국립국어원에서 그렇게 써도 된다고 했다면서
어떻게 된거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가 직접 들은 게 아니라서, 교통방송에서 뭐라고 했고, 국립국어원에서는 뭐라고 답변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막히다'는 '막다'의 피동사로
길이 막히면 그 길로는 갈 수가 없으며, 하수구가 막히면 물이 빠지지 않습니다.

길에 차가 많아 움직이는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은,
차가 밀린다고 해야 바릅니다.
'밀리다'는 어떤 이유로 뒤처지게 되다는 뜻이므로
교통사고로 차가 밀려 제시간에 약속 장소에 이르지 못했다고 쓰는 게 바르거든요.

또,
국립국어원 답변에 보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교통’을 ‘교통의 중심지, 이 동네는 교통이 편리하다’ 등과 같이 ‘자동차ㆍ기차ㆍ배ㆍ비행기 따위를 이용하여 사람이 오고 가거나, 짐을 실어 나르는 일‘로 제시하고 있으며, ’길‘은 ’사람이나 동물 또는 자동차 따위가 지나갈 수 있게 땅 위에 낸 일정한 너비의 공간‘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 정체가 된 상태’를 의미할 때는 ‘길이 막히다’로 표현하시기 바랍니다.(온라인가나다. 답변일자 2011.06.20.)
라고 나와 있는데,
이 또한 틀립니다.

정리하자면,
길이 막히면 더는 앞으로 나갈 수 없고,
길에 차가 많아 움직이는 속도가 더딘 것은 차가 밀리는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베스트 셀러]

안녕하세요.

벌써 토요일 입니다.
이곳 강릉의 가을산이 참 멋지네요. ^^*

며칠 전에 제가 책을 냈다는 말씀을 드렸었죠?
그동안 보낸 우리말 편지를 묶어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라는 책을 냈습니다.
뿌리와 이파리라는 곳에서 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봄과 여름을 엮어 1권, 가을과 겨울을 엮어 2권으로 냈습니다.
그 책이 이번에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에 뽑혔습니다.

쑥스럽지만 제 책을 좀 많이 사 주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뻔뻔하지만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 책을 팔아서 생긴 수익금 가운데 글쓴이 몫은 몽땅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제가 돈 벌고자 책을 쓰지 않았고,
책을 팔아 번 돈을 제 주머니로 챙기지 않기에 떳떳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베스트 셀러'라는 말을 들어보셨죠?
"어떤 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물건"이라는 뜻이고,
국립국어원에서 '인기 상품'으로 다듬었습니다.
베스트 셀러 책은 '인기 도서'로 다듬을 수 있겠네요.

비슷한 말로
"낙양의 지가를 올린다"는 익은말(속담)이 있습니다.

중국 진나라 때 좌사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얼굴이 못생긴데다 말까지 더듬어 밖에 나오기를 꺼렸습니다.
그러나 그는 글쓰기에 뛰어난 깜냥이 있었습니다.
몇 년을 고생하며 위, 오, 촉 세 나라를 노래한 삼도부라는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이 워낙 뛰어나
많은 사람이 이 책을 베껴갔는데, 그러다 보니 진나라 도읍인 낙양의 종잇값이 뛰어올랐다고 합니다.
여기서 나온 말이,
낙양의 지가를 올린다는 말입니다.

요즘의 베스트 셀러에 해당하는 익은말 같아 소개했습니다.

제가 쓴 책이
낙양의 지가를 올릴 수 없고,
서울의 종잇값을 올리기에도 모든 면에서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많이 좀 사서 봐 주시고, 선물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래야 우리말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책을 내 주신 출판사에도 조금이나마 도움되죠.

여러분은 모르시죠?
저는 지금 얼굴이 빨개진 채 쥐구멍을 찾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세아. 올 수출 12억 5천만불 돌파............국제섬유신문

세아. 올 수출 12억 5천만불 돌파

작년비 12%↑ 창업 이후 최대 규모
난공불락 글로벌 니트의류수출 밴더


세계 최대 글로벌 의류수출밴더인 세아상역(대표 김태영)이 전반적인 세계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의류수출이 작년보다 크게 늘어 연말까지 거의 13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의류수출기업 중 난공불락의 1위를 마크하고 있는 세아상역은 올 3분기까지 9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해 작년 동기 8억 9000만 달러 대비 8%수준의 성장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세아는 올 연말까지 목표한 13억 달러보다는 다소 미달된 12억 5000만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세아상역의 수출은 11억 2000만달러로서 올해가 12%정도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세아의 이같은 실적 증가는 글로벌 재정위기로 세계적인 수요 감소와 미국경기 또한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에서 바이어들의 심한 가격저항을 뚫고 여전히 난공불락의 글로벌 1위 밴더로서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는 점에서 저력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세아는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버티칼 시스템을 갖춘 매머드공장을 비롯 지난 10월 4일 가동을 시작한 아이티공장을 포함.............................

Nov 25, 2012

자장면과 짜장면 ^^ 2012-11-26




http://twitpic.com/bfw37k  

우리말, 흐리멍텅 -> 흐리멍덩 2012-11-2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26.(월요일)
'흐리멍덩'보다 '흐리멍텅'이 더 분명하게 들리긴 하지만,
사전에는 '흐리멍덩'만 표준말로 올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금요일에 방ㅅㅇ 님께서 그날 아침에 라디오에서 들은 말을 전해주셨습니다.
금요일 아침 6시 30분경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날씨를 전하는 유진 리포터가 '체감온도'라고 하지 않고 '느낌온도'라고 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조금씩 바꿔가려고 힘쓰는 모습이 참 좋다는 말씀도 같이 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월요일입니다.
주말에 너무 열심히 놀아서 아직 정신이 덜 돌아온 건 아니죠? ^^*
정신이 맑지 못하고 흐리거나,
옳고 그름의 구별이나 하는 일 따위가 아주 흐릿하여 분명하지 아니한 것 따위를 두고
'흐리멍텅하다'고 하는데요.
이는 표준말이 아닙니다.
'흐리멍덩'이 표준말입니다.
'흐리멍덩'보다 '흐리멍텅'이 더 분명하게 들리긴 하지만,
사전에는 '흐리멍덩'만 표준말로 올라 있습니다.

빨리 정신을 가다듬고 열심히 일하자고요.
그래야 주말에 또 놀죠.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알밤]

안녕하세요.

언젠가 건강하게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이 제철에 나는 과일을 많이 드시는 거라는 말씀 드렸었죠?
기회가 되면 과일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

밤,
산에서 나는 밤 이야기 좀 할게요.
언젠가 밤 속껍질을 뭐라고 하는지 문제를 낸 적이 있습니다.
답은 보늬였습니다.

밤 송이에 알이 두 개만 여물어 들어 있으면 '두톨박이',
세 톨이 들어 있으면 '세톨박이'입니다.
세톨박이 밤의 양쪽 가에 박힌 밤톨이 '가톨'이고,
알이 잘고 납작하게 생긴 밤은 '빈대밤'이며,
잘 아시는 "밤송이에서 빠지거나 떨어진 밤톨"이 알밤입니다.

여기서 문제를 내겠습니다.
"밤이 잘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상태. 또는 그런 밤"를 뭐라고 할까요?

맨 처음 문제를 맞히시는 한 분께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가끔,
도대체 갈피표가 뭔데 그걸 보내주느냐는 분이 계십니다.
갈피표는
"읽던 곳이나 필요한 곳을 찾기 쉽도록 책갈피에 끼워 두는 것"입니다.
흔히 이것을 책갈피라고 하는데,
책갈피는 "책장과 책장의 사이"이고,
그 사이에 끼우는 것은 책갈피가 아니라 갈피표가 맞습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문제를 내고 그 문제를 맞히시는 분께 드리고자 갈피표를 만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Nov 21, 2012

우리말, 애꿎다/애먼 2012-11-2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22.(목요일)
'애먼'을 '어만'이라고 쓰시는 분이 많으신데,
표준국어사전에 '어만'은 사투리로 나와 있네요.
안녕하세요.

일터에 잘 나오셨나요?
저는 집에서 6:40분쯤 나오는데, 오늘은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고 해서 좀 일찍 나섰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버스가 몽땅 멈췄는지는 몰라도,
자기네 이권싸움에 애꿎은 시민이 피해를 보면 안 된다고 봅니다.
애먼 국민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다행히 지금은 버스가 다니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말에 '애꿎다'라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아무런 잘못 없이 억울하다."는 뜻도 있지만,
(주로 '애꿎은' 꼴로 쓰여) 그 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뜻도 있습니다.
애꿎은 사람을 잡아 가두다, 애꿎은 문짝만 걷어찼다처럼 씁니다.
버스가 다니지 않아 애꿎은 시민이 골탕먹으면 안 되겠죠.

'애먼'이라는 매김씨(관형사)도 있습니다.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억울하게 느껴지는."이라는 뜻도 있지만,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엉뚱하게 느껴지는."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애먼 짓 하지 마라, 해야 할 일은 제쳐 놓고 애먼 일을 붙들고 있다처럼 씁니다.

'애먼'을 '어만'이라고 쓰시는 분이 많으신데,
표준국어사전에 '어만'은 사투리로 나와 있네요.

다시는 대중교통이 멈추는 일이 없길 빕니다.
다른 사람 밥그릇 싸움에 애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되잖아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비리와 비위]

안녕하세요.

어제 문제 답은 '방망이'입니다.
편지 끝에서 살짝 뚱겨드렸었는데... 눈치채셨었죠? ^^*

방방이에는
두드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어떤 일에 대하여 필요하고 참고될 만한 사항을 간추려 적은 책"이라는 뜻과,
"시험을 치를 때에 부정행위를 하고자 글씨를 잘게 쓴 작은 종이쪽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야기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제 귀나 눈을 의심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국가 세금을 관리해야 할 국세청장이 뇌물을 받고......
유공자 업무를 보는 보훈처 차장이 유공자로 거짓 등록하고......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검찰이 떡값을 받았다고 하고......

제 할 일 다 안 하고 노는 공무원도 문제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다니는 공무원들도 큰 문제입니다.
세금으로 월급받으면서 그런 짓을 하면 백성은 누굴 믿고 살아야 할까요?
어느 그늘에 들어가야 비를 피할 수 있죠?

이런 못된 공무원들이 뉴스에 나올 때면 '비리 공무원'이라는 낱말이 나옵니다.
아닙니다. '비리 공무원'이 아니라 '비위 공무원'입니다.

비리(非理)는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입니다. 사회의 비리를 파헤쳐야죠.
비위(非違)는 "법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뇌물 받은 국세청장과
유공자로 거짓 등록한 보훈처 차장은
공무원으로서의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했을 뿐만 아니라,
법을 어긴 겁니다.

공무원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면 '비리' 공무원이지만,
돈 받고 일을 봐 주는 공무원은 공무원의 도리를 떠나 뇌물을 받았으니 마땅히 '비위' 공무원이 맞습니다.

삐딱선을 좀 타 볼까요?
'도리'는 "사람이 어떤 위치에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바른길"입니다.
그렇다면,
뇌물 받은 국세청장을 '비리 공무원'이라고 하면,
뇌물 받은 게 바른 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죄도 아니라는 말이 됩니다.
그런가요?
돈 받은 국세청장에게 할 일을 다 하지 못했다고 욕만 하고, 벌을 줄 수는 없는 건가요?
그래요?

아닙니다.
돈을 받은 국세청장은 '비리'를 저지른 게 아니라 '비위'를 저지른 겁니다.
죄를 지은 거고,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합니다.

글을 쓰다 보니 슬슬 열을 받네요. 쩝...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Nov 20, 2012

우리말, 찝찝하다/찜찜하다 2012-11-2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21.(수요일)
흔히 '찝찝하다'만 쓰시는데, 비슷한 뜻을 지닌 '찜찜하다'도 있습니다. ^^*
그리고 '찝찝하다'는 속어이고, '찜찜하다'는 표준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저녁에 식당에서 제 구두를 잃어버렸습니다.
제가 맨 뒤에 나왔는데, 누군가 제 구두를 신고가서 남은 게 하나밖에 없더군요.
어쩔 수 없이 그 구두를 신고 왔지만 개운치는 않았습니다.
아침에 일터에 나오면서도 그 구두를 신고 왔는데 영 찜찜하네요.

우리말 그림씨(형용사)에 찜찜하다와 찝찝하다가 있습니다.
찝찝하다는 "(속되게) 개운하지 않고 무엇인가 마음에 걸리는 데가 있다."는 뜻이고,
찜찜하다는 "마음에 꺼림칙한 느낌이 있다."는 뜻입니다.

흔히 '찝찝하다'만 쓰시는데, 비슷한 뜻을 지닌 '찜찜하다'도 있습니다. ^^*
그리고 '찝찝하다'는 속어이고, '찜찜하다'는 표준말입니다.

지금 신고 있는 구두를 앞으로 쭉 신어야 하는데... 좀......
지금은 구두를 벗고 슬리퍼를 신고 있습니다. 영 거시기해서...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에두르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무척 춥네요. 드디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나 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가슴이 답답한 때가 참 많습니다.
며칠 전에 편지에서 소개한 비리나 비위 공무원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통령 선거판 때문이기도 합니다.
때가 때라서 그런지 뉴스의 거지반이 선거이야기더군요.

정치를 하는 분들이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면,
아리송할 때가 참 많습니다.
도대체 맞다는 소린지 틀리다는 소린지,
하겠다는 소린지 안하겠다는 소린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소린지 잘났다고 큰소리치는 소린지......

대놓고 바로 말하지 않고 돌려서 이야기하는 것을 나타내는 우리말이 참 많습니다.
움직씨(동사)로는 '에두르다'가 있습니다.
"바로 말하지 않고 짐작하여 알아듣도록 둘러대다."는 뜻으로
기분 상하지 않을 테니 에두를 것 없이 바로 말해라처럼 씁니다.

'비사치다'는 낱말도 있습니다. 움직씨입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에둘러 말하여 은근히 깨우치다."는 뜻입니다.

어찌씨(부사)도 있습니다.
'들떼놓고'라는 낱말인데,
"꼭 집어 바로 말하지 않고"라는 뜻으로
그는 할 말이 있는 표정이더니 들떼놓고 얼버무린다처럼 씁니다.

혹시 이런 낱말을 더 알고 계시면 알려주세요.
내일 편지에서 소개해 드리고 작은 선물도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Nov 19, 2012

우리말, 이 프로그램은 19세 미만의... 2012-11-2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20.(화요일)
'이 프로그램은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시청할 수 있습니다.'라고만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겨울 들어 오늘이 가장 추운 것 같습니다.
늘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오늘은 한자로 들어가 볼까요? ^^*

여러분은 空山木落雨蕭蕭를 뭐라고 해석하실 것 같아요?

이걸 한 분이 ‘텅 빈 산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라고 번역했다고 합니다.
스승이 이걸 보시고,
空자를 가리키시면서 여기에 ‘텅’이 어디 있나? 그냥 ‘빈’이지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나뭇잎’에서도 모든 잎은 다 나무에 달리므로 ‘나무’를 빼고 ‘잎’만 쓰고,
‘떨어지고’에서는 ‘떨어’를 빼고 그냥 ‘지고’라고 번역하고,
‘부슬부슬 내리고’에서는 ‘부슬부슬’만 쓰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차 떼고 포 떼고 나니 남는 건
‘빈 산 잎 지고 비는 부슬부슬’이었다고 합니다.

글을 쓸 때 쓴 걸 또 쓰지 않고, 줄일 수 있으면 되도록 줄이는 게 좋다는 멋진 보기입니다.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이 프로그램은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라는 자막이 담긴 화면이 먼저 나오고 방송을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 '이 프로그램은'이라고 시작했으므로
뒤에 '-있는 프로그램입니다.'라고 '프로그램'을 또 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냥,
'이 프로그램은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시청할 수 있습니다.'라고만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한 소리 또 하고 한 말 또 하는 게 아니라,
꼭 필요한 말만 하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위에 있는 시는
조선 선비 권필이 스승 정철의 산소에 들러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한 것입니다.
<과송강묘유감(過松江墓有感)>
공산목락우소소(空山木落雨蕭蕭) 상국풍류차적료(相國風流此寂蓼)
초창일배난갱진(招愴一杯難更進) 석년가곡즉금조(昔年歌曲卽今朝)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보람]

안녕하세요.

무척 춥네요.

오늘 아침 7시 46분 MBC 뉴스 끝머리에 "많이 춥죠?"라고 했습니다.
추위나 더위에는 '많이'를 쓰지 않습니다.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어찌씨(부사)는 '상당히'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오늘 아침, 많이 추운 게 아니라 무척 추운 겁니다.

아침에 나오면서 보니
은행잎이 거의 다 떨어지고 없더군요.
예쁜 녀석 몇 개 골라 책에다 꽂아두려고 했는데...

흔히,
책을 읽다가 읽던 곳이나 필요한 곳을 찾기 쉽도록 책갈피에 끼워두는 것을 두고
책갈피라고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겁니다.
책갈피는 책장과 책장 사이입니다.
그 책장과 책장 사이, 곧 책갈피에 은행 잎이나 단풍잎을 끼워 놓을 수 있지만,
끼워진 그것은 책갈피가 아니라 갈피표입니다.

갈피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겹치거나 포갠 물건의 하나하나의 사이. 또는 그 틈."으로 책장과 책장 사이가 그 갈피죠.
다른 하나는,
"일이나 사물의 갈래가 구별되는 어름"으로
일의 갈피를 못 잡다, 도무지 갈피가 안 잡혔다처럼 씁니다.

갈피표를 보람이라고도 합니다.
보람에는
"어떤 일을 한 뒤에 얻어지는 좋은 결과나 만족감. 또는 자랑스러움이나 자부심을 갖게 해 주는 일의 가치."라는 뜻도 있지만,
"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기 위하여 표를 해 둠. 또는 그런 표적."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바로 갈피표죠.

연말에는 내년 수첩을 얻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수첩에 보면 쓰던 곳을 알 수 있게 박아 넣은 줄이 있습니다.
그 줄은 '보람줄'입니다.

저는 꾸준히 우리말 문제를 내서 여러분께 갈피표를 나눠드리겠습니다.
그 갈피표를 여러분이 '보람(갈피표)'으로 쓰시는 게 곧 제 '보람(기쁨)'입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내년 섬유수출 호전 기대......국제섬유신문

내년 섬유수출 호전 기대

한ㆍ터키 FTA발효 美ㆍ중국시장 완만한 상승
올해 수출목표 미달 불가피. 작년 수준 턱걸이


섬유수출이 심상치 않다. 연말을 앞두고 정부가 수출을 독려하고 없던 예산을 새로 만들어 해외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는 등 전방위 노력을 경주해도 수출이 작년보다 증가는커녕 오히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경부와 섬유산업연합회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말 현재 섬유수출은 130억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2.1%가 감소했다.
10월 한 달 섬유수출도 12억 3000만달러에 머물러 작년 동월보다 6.8%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섬유수출 독려를 위해 이달 초 윤상직 차관주재로 신성통상 본사에서 중견 수출업체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수출증대
..................

Nov 18, 2012

우리말, 낙엽과 진 잎 2012-11-1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19.(월요일)
말라서 떨어진 나뭇잎인 낙엽이 일본에서 만든 낱말이라고 하네요.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사전에도 '진 잎'으로 다듬었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주말에 워낙 재밌게 논 것을 시샘이라도 하는지
월요일 아침부터 일이 많네요. ^^*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로 우리말 편지를 갈음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낙엽은 진 잎으로...]

안녕하세요.

어젯밤에 첫눈 보셨나요?
아침에는 수북이 쌓여 있을 눈을 기대했는데...쩝...
오늘 저녁은 기대해도 되나요? ^^*

이제 가을은 지나갔죠?
가을이라는 낱말보다는 겨울이라는 낱말이 더 어울리는 날씨입니다.

저도 며칠 전에 알았는데요.
낙엽,
말라서 떨어진 나뭇잎인 낙엽이 일본에서 만든 낱말이라고 하네요.
일본어 사전을 뒤져보니,
落葉(らくよう[라꾸요우])이라고 나옵니다.
또,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사전에도 '진 잎'으로 다듬었다고 나오네요.
'지다'에는 "꽃이나 잎 따위가 시들어 떨어지다."는 뜻도 있으니 '진 잎'이라고하는 것도 좋네요.

저는 낙엽이 일본에서 만든 낱말인지도 몰랐고,
국립국어원에서 이미 다듬은 말인지도 몰랐습니다.
방송사나 신문사에서 일하시는 분도 그걸 모르시나 봅니다.
방송에서 자주 들리고 신문에서도 자주 눈에 띄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가랑잎'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활엽수의 마른 잎"으로
가랑잎 바스락거리는 소리, 가랑잎을 긁어 불을 피웠다, 바람 부는 거리에 가랑잎 구르는 소리가 가득하다처럼 씁니다.
이 '가랑잎'의 준말이 '갈잎'입니다.

저부터 앞으로는
낙엽을 쓰지 않고 '진 잎'이나 '가랑잎', '갈잎'을 쓰겠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저녁에는 멋진 눈을 기다려도 되는 거죠?
첫눈을 볼 마음에 벌써 설레입니다. 아니요. 설렙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Nov 15, 2012

루마니아, 섬유 바이어들에게 듣는다 ............KOTRA


- 품질, 가격 뛰어나 거래조건 충족, 국산제품에 만족 –



□ 산업개요

 ○ 루마니아의 전반적인 섬유산업 생산량은 2011년 기준으로 2010년보다 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남. 의류생산 또한 1.5%가 감소해 산업 자체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짐. 이러한 생산량 저하는 최근에 급격히 악화된 전반적인 유럽 경기 침체에 직격탄이 영향이겠지만, 산업 그 자체적으로는 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매우 저조하기 때문이라고 산업계 자성의 소리가 높음. 루마니아에는 다수의 외국인 섬유 투자기업이 활동 중에 있는데, 이들은 신기술 투자보다는 기존 자신들이 사용하던 기계나 장비, 시스템을 루마니아로 가져와 사용하거나 설치 후, 경기 변동을 주시하며 당분간 놀리는 경향이........

Nov 14, 2012

우리말, 올겨울과 이번겨울(2) 2012-11-1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15.(목요일)
'올겨울'은 2012년 1월도 '올겨울'에 들어가고,
지금 같은 2012년 11월도 '올겨울'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지금은 '이번 겨울'이라고 해야 정확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를 보시고 김ㄷㅇ 님과 권ㅇㅅ 님께서
아래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 보내신 분의 허락을 받고 여기에 옮깁니다.

1.
올겨울 말씀은 너무 예민하신 것 같은데요.

겨울은 당연히 해를 건너 있는 것이고요.(앞선 해 끝, 새해 앞)

올겨울이라고 하면 통상 '오는 겨울'이라는 뜻으로 쓰는 것이 정착된 습관이 아닐까요?
곧, 이번 겨울이라는 뜻으로. 올 초의 겨울은 '지난 겨울'이고요.

'올'을 구지 '이번'으로 국한해 정의해서 '올 겨울'을 이번 해 겨울, 따라서 올 초의 겨울과 올 말의 겨울 모두를 가리킨다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강박관념 같습니다만.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말은 습관대로 자리잡게 내 버려두는 것도 한 방편이라고 생각됩니다.

사람들이 '올겨울'이라고 할 때에는 당연히 '이번 겨울'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겨울'이라는 말이 더 깔끔하고 예쁘게 들리네요...


2.
정말 그럴까요?
단어의 논리로는 그렇지만
사람의 심정으로는 아니잖아요.

올겨울이라고 하면 앞으로의 날만 말하지 않을까요?
누가 지난 1월을 얘기하면서 지난 겨울이나
작년 겨울이라고 하지 않고
올겨울이라고 할까요? ㅋ

이번 겨울이라는 말보다
올겨울이라는 말이 더 쓰고 싶은데요.
그렇게 해 주세요~~~~예?
(저의 떼쓰기 작전에 넘어가지 않으시겠죠만.. 호호)



이런 편지를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궁싯궁싯]

안녕하세요.

오늘도 눈이 좀 내렸죠?
강원도는 눈이 많이 내렸다는데,
제가 사는 곳에는 '자국눈'만 있네요.
자국눈은 "겨우 발자국이 날만큼 적게 내린 눈."을 뜻하는 우리말입니다.

아침 7:47 KBS1에서 적설량을 말하면서 화면에 Cm가 나왔습니다.
자막을 내 보내는 KBS 기계가 잠시 고장 났었나 봅니다. cm라고 써야 하는데 Cm라고 쓴 걸 보면...^^*

어제도 늦게까지 일하고 새벽에 들어갔는데,
늦게 잠자리에 들어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더군요.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리다 깊은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무슨 걱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저는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며 삽니다. 실제로도 그런 것 같고요. 저는 아무 걱정 없습니다. ^^*

오늘도 문제를 하나 내겠습니다.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에
"잠이 오지 아니하여 몸을 한 번 뒤척이는 모양."을 뜻하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두 글자(??) 입니다.
우리나라 말에서는 그 두 글자를 반복한 ????을 씁니다.

보기를 들자면,
북한에서는 '또록'처럼 두 글자를 쓰고, 남한에서는 '또록또록'처럼 그 글자를 반복해서 씁니다.
(또록이 북한말이라는 게 아니라 그런 보기를 든 겁니다. ^^*)

움직씨(동사)도 있습니다.
"잠이 오지 아니하여 누워서 몸을 이리저리 뒤척거리다."는 뜻으로
'??거리다'나 '??대다'는 낱말을 씁니다.
??거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다, 공연히 갈피 없는 생각에 ??거리며 밤을 지샜다처럼 씁니다.

잠잘 때뿐만 아니라 깨어 있으면서도 어찌할 바를 몰라 이리저리 머뭇거릴 때도 '??대다'고 합니다.
한 학생이 대답을 못하고 ??거린다, 그는 잠시 ??거리다가 면접관을 향해 꾸벅 인사를 했다처럼 씁니다.

이 낱말이 뭘까요?

맨 처음 맞히시는 분께 작은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최고급 위스키 세계 최대 소비국’은 불길한 前兆다 (조선)...KDI사설요약

각자의 삶만 해도 견디기가 어렵다는 요즘인데......
대통령 후보라는 것들은 아예 제쳐두고,  
이 글들을 보고 가슴아파하며 걱정하는 공무원, 지방의원, 국회의원들이 몇이나 있을지 

  1. 모르겠네요?
주말에 시제에 참석해서 "우리 국민들을 보살펴 주시고, 다시 한번 힘을 주소서"하고
빌어야 하겠습니다.


KDI사설 요약본





日 몰락의 교훈
‘최고급 위스키 세계 최대 소비국’은 불길한 前兆다 (조선)
우리나라가 11년째 고급 위스키 소비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해. 韓 명품시장은 2006년 이후 매년 12% 고속성장해왔는데, 이런 모습은 日이 장기불황에 빠지기 직전과 닮은꼴
  • 90년대 들어 日에선 명품 소비가 급증했고 골프장이 호황을 누렸으며, 사치 풍조는 한때 日의 미덕으로 일컬어지던 중산층 국민의 검박한 생활태도까지 흔들어놔
  • 그러고 얼마 후 거품이 꺼지면서 日경제에 사상 최장기 불황이 닥쳐와. ‘급속히 고령화되는 韓이 성장엔진이 꺼진 日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경고가 예사말처럼 들리지 않아
한국, 일본의 실패마저 따라가나 (중앙)
日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9%, 연율로는 3.5% 감소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공공투자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수출과 설비투자, 민간소비가 모두 쪼그라든 것
  • 日경제는 부동산ㆍ주식 거품 붕괴에 이어 엔화 강세의 쓰나미가 밀려온 게 실패 원인으로,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 급격한 고령사회가 치닫는 점이 우리와 닮은꼴
  • 日의 비극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기업과 정규직 귀족노조들의 근로의식을 고취시키고, 끊임없는 도전으로 미래의 먹거리를 발굴하며, 수많은 중견기업과 강소기업을 키워내야
현재의 일본서 미래의 한국 본 FP 기고문 (세계)
대니얼 앨트먼 뉴욕大 교수가 美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韓경제가 머지않아 20년 동안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日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분석해
  • 韓은 전반적으론 日보다 20년 뒤에 있지만 도시화와 인구고령화는 15년쯤 뒤처져 있어. 韓 경제성장률도 2019~2025년에는 1.2%으로 전망돼 저성장의 늪이 앞에 있어
  • 그나마 다행인 것은 日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을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으로, 이런 훈수가 차기 대통령을 맡겠다고 아우성치는 정치인들의 귓전에 울리는지 궁금해
한국 장기불황, 일본만큼만 돼도 다행이다 (한경)
美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韓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데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척되는 등 그 양상이 20년 전 日을 닮아간다며 저성장 구조에 대해 경고해
  • 그러나 日은 장기불황을 견뎌내고 있는 부품 소재업체들이 즐비한 데 비해 韓은 캄캄해.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지정학적 리스크나 정치 불안이 상존해
  • 문제는 대중정서가 정치를 파괴적 힘으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그나마 국부를 지탱해온 대기업 체제를 해체하는 데 정치가 총동원돼. 이런 식이라면 日을 따라만 가도 다행
무상보육 예산
“무상보육 때문에 재정파탄” 구청장들의 호소 (중앙)
서울의 구청장들이 2013년도 무상보육 예산 편성을 전면 거부했다고 해. 정치권이 무리하게 내놓은 무상보육 확대 공약에 따른 추가부담액을 못 내겠다고 선언한 것
  • 그러나 정치권은 이련 현실을 도외시하고 있고, 대선 주자들도 무상보육 확대를 포함한 각종 복지공약을 쏟아내면서도 정작 재원조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이 없어
  • 정치권과 대선후보들은 서울시 구청장들의 호소를 잘 새겨듣기 바라고, 사탕발림의 복지공약을 내놓을 때는 그 재원을 어느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조달한 것인지 밝혀야
이대로면 내년 후반기 보육예산은 ‘0원’ (한국)
서울시 24개 구청장들이 국고보조금을 지방과 같은 50%까지 높이지 않으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무상보육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며 무상보육 예산지원 증액을 촉구하고 나서
  • 내년에 서울 자치구들이 부담해야 할 보육예산은 올해보다 930억 원 늘어난 3,400억 원에 달하지만 이대로라면 내년 상반기에는 보육료가 바닥나 서울지역의 보육대란이 우려돼
  • 예산 부족에 따른 무상보육의 위기를 여기저기서 정부만 몰아부칠 일이 아니라, 국회나 정부, 지자체 모두 무분별한 복지 확대에 앞서 재원마련 방안부터 찾아야
복지경쟁 후보들 지자체 재정파탄 보고 있나 (서울)
글로벌경제가 향후 10년 이상의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美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韓이 성장둔화와 고령화로 저성장에 빠진 日을 닮아가고 있다고 경고해
  • 세계경제가 위기상황인데도 국내 대선 후보들은 재원 마련 대책도 없는 복지공약을 마구 쏟아냈고 참다못한 서울시 구청장들이 보육예산 930억의 추가분담을 거부해
  • 최근 3년간 세입은 0.59% 증가한 반면 사회복지비는 34.6% 증가해 지방재정은 파탄상태. 차기 대통령은 당선되는 날부터 경기 부양에 매달려야 할 상황임을 후보들은 직시해야
무상 보육에 반기 든 지자체, 대선 후보는 답 있나 (세계)
서울시 24개 구청장이 내년 보육예산을 올해만큼만 반영하고 추가 분담금(930억원)은 짜지 않겠다고 선언해. ‘공짜점심’은 없다는 세상사의 이치가 어김없이 작동한 결과
  • 무상복지 실행은 쉬운 일이 아닌 것으로, 국민이 감당할 능력을 가졌는지를 먼저 따져보고 기꺼이 감당할 의사가 있는지도 더불어 헤아리고 복지전달체계도 손봐야
  • 사회복지 문제가 이렇듯 간단하지 않은데도 대선후보들은 앞 다퉈 공짜 공약을 쏟아내. 대선후보들은 당장 구청장들의 반기에 어떤 답을 내밀 수 있는지 밝혀야
“보육예산 편성 거부” 구청장들의 소리 들어라 (국민)
대선후보들의 감당하기 어려운 공약발표가 점입가경에 이르러.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복지공약들을 무슨 돈으로 대주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어
  • 당장 서울시 구청장들이 내년 보육예산 편성을 거부하고 나서. 무상보육은 지자체 재정고갈 등 문제점을 드러냈음에도 與野는 그동안 고집을 부려왔지만 제대로 시행이 어렵게 돼
  • 돈 몇 푼 주겠다는 식의 접근은 저출산을 해소 못해. 출산율을 높이고 여성 인력을 더 많이 노동시장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제도와 사회 풍토를 개선하는 게 중요해
경제 일반
한국경제 정신 바짝 차리라는 잇단 경고음 (서경)
韓경제의 장기 성장률 추락을 경고하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 美 컨퍼런스보드는 2019~25년 韓 평균 성장률이 1.2%로 급락한다고 했고, OECD는 2030~60년 연성장률을 1.0%로 예측해
  • 외국 기관들의 전망 중에는 충격적인 부분도 있지만 기조 자체는 국내 기관들의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어. 그러나 미래는 우리 스스로의 대응 여부에 달려 있어
  • 우리 경제의 미래를 무조건 비관할 것은 아니며 지금 걱정해야 할 건 차기 정부의 정책노선으로, 대선후보들은 성장은 뒷전에 놓고 포퓰리즘적 공약들을 앞세우고 있어
“브릭스 끝났다, 희망은 미국뿐” 이라는 경고 (한경)
美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 보드는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中ㆍ印ㆍ브라질의 향후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서 브릭스가 더 이상 세계경제를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해
  • 주목되는 것은 中경제의 저임금, 집약적인 투자를 통한 선진국 따라잡기 전략이 한계에 처할 것이란 분석. 하지만 그렇다고 세계경제가 유럽과 日을 바라볼 상황도 못 돼
  • 남은 것은 美뿐으로, 美에서는 셰일가스 혁명이 일어나고 있고, 석유생산량도 2020년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칠 것이라고 전망돼. 이런 거대한 흐름을 놓치면 韓도 끝장

칼럼

Nov 13, 2012

우리말, 올겨울과 이번겨울 2012-11-1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14.(수요일)
'올겨울'은 2012년 1월도 '올겨울'에 들어가고,
지금 같은 2012년 11월도 '올겨울'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지금은 '이번 겨울'이라고 해야 정확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저녁에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는데 보셨나요?

아침 뉴스를 들으니
오늘이 '올겨울' 들어 가장 춥고, 주말에는 더 추워질 거라고 합니다.

'올겨울'은 2012년 1월도 '올겨울'에 들어가고,
지금 같은 2012년 11월도 '올겨울'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지금은 '이번 겨울'이라고 해야 정확합니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울 거라고 합니다.
겨울이라 추운 것은 당연합니다.
추위를 잘 즐기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날떠퀴]

안녕하세요.

어제는 제가 운이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세 가지밖에 섞지 않았고, 4차대전까지밖에 치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저녁 약속까지 없습니다.
살다 보니 이렇게 운이 좋은 날도 있네요. ^^*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참 많은데, 특히 저에게 술을 주지 않은 사람을 무척 좋아합니다. 제발...^^*

"그날그날의 운수"라는 뜻으로 '날떠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오늘따라 날떠퀴가 좋을 걸 보니 눈먼 돈이라도 주우려나보다...처럼 씁니다.

여러분 오늘 아침 기분이 어때요?
왠지 날떠퀴가 좋을 것 같지 않으세요?
오늘도 많이 웃으시고,
행복한 일 많이 만드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Nov 12, 2012

우리말, 자배기 2012-11-1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13.(화요일)
자배기는
"둥글넓적하고 아가리가 넓게 벌어진 질그릇."을 뜻하는 이름씨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우산을 가져오지 않아 일터에 나오며 비를 좀 맞았는데, 지금은 날씨가 갰네요. 다행입니다.
그래도 내일부터는 더 추워진다고 합니다. 늘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자배기에 담긴 진흙 오리구이를 앞에 두고 30년 전 이야기에 푹 빠져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배기'를 들어보셨나요?
뚝배기, 오모가리는 들어보셨죠?

자배기는
"둥글넓적하고 아가리가 넓게 벌어진 질그릇."을 뜻하는 이름씨입니다.
금순네는 자배기에다 바지락을 쏟아 담고...
갑득이가 자배기 속의 국밥을 게염스러운 눈으로...처럼 씁니다.

어제저녁에 먹은 오리고기가 자배기에 담겨있어서 오늘 그 낱말을 소개합니다. ^^*

복이 와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합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면서 지냅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빗밑이 재다]

안녕하세요.

소설 추위는 빚내서라도 한다는데,
오늘은 소설이 빚을 내지 않았나 봅니다. ^^*
추위가 한풀 꺾인 것 같죠?
오늘 비가 오는 곳도 많지만 다음 주 중반까지는 비교적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비거스렁이'라는 낱말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비가 갠 끝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입니다.

'빗밑'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비가 그치어 날이 개는 속도"를 뜻합니다.
빗밑이 재다처럼 쓰죠.
'재다'가 "동작이 재빠르다."는 그림씨(형용사)니까,
빗밑이 재다고 하면 비가 그치어 날이 개는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 됩니다.
이럴 때 '빗밑이 가볍다'고도 합니다.
"오던 비가 그치고 날이 개는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죠.

반대는 '빗밑이 무겁다'고 합니다.
'무겁다'에 "동작이 느리고 둔하다."는 뜻이 있으므로,
빗밑이 무겁다고 하면,
오던 비가 그치고 날이 개는 속도가 느리다는 뜻이 됩니다.

오던 비가 개면서부터 아주 멎을 때까지의 과정을 이렇게 나타낼 수도 있는 우리말이 참 멋지지 않나요?

'빗밑'과 비슷한 낱말이 '비끝'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비끝'이 없지만,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에는 '빗밑'과 같은 뜻의 낱말로 '비끝'을 올렸습니다.

저는 내일 새벽에 고향에 갑니다. 시제를 모셔야 하거든요.
오늘 저녁에 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일을 일찍 끝내기는 어려울 것 같아
내일 아침 일찍 가기로 했습니다.

그나저나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야 할텐데...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Nov 11, 2012

우리말, 찬쓰가 아니라 찬스 2012-11-1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12.(월요일)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fighting은 파이팅으로 써야 하고, chance는 찬스로 써야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새롭게 떠나는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어제저녁에 도전 골든벨이라는 방송을 봤습니다.
끝에 혼자 남은 학생이 '찬스'를 쓰고자 판을 들었는데, 거기에 '찬쓰'라고 써 있었습니다.
그 뒤쪽에 앉은 학생들은 혼자 남아 고생하는 친구를 응원하면서 '화이팅'이라고 쓴 판을 들고 있었고요.

외래어는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말로 국어처럼 쓰이는 낱말을 뜻합니다.
버스, 컴퓨터, 피아노 따위가 그런 낱말인데요.
외래어는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적어야 합니다.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fighting은 파이팅으로 써야 하고, chance는 찬스로 써야 바릅니다.

도전 골든벨이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이므로,
학생이 '찬쓰'라고 쓴 판을 들면,
'찬스'로 바꿔서 다시 들게 하고 녹화해도 될 것 같습니다.
뒤에 있는 학생들이 '화이팅'이라 쓴 판을 들고 있으면,
'파이팅'으로 바꿔 들게 한 뒤 녹화해도 되고요.

방송 녹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제가 멍청한 소릴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말못할 어려운 사정이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어쨌든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fighting은 파이팅으로 써야 하고, chance는 찬스로 써야 바릅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찬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르지 못한 낱말입니다.
'기회'로 바꿔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드러눕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고향에 다녀왔는데 올라오는 길에 차가 참 많이 밀리더군요.
낮 12시에 집을 나섰는데 밤 10시에 수원 집에 들어왔습니다. 무슨 명절도 아니고......

지금도 피곤하네요. 그저 어디에 드러눕고만 싶습니다. ^^*

흔히,
어딘가에 편하게 누운 것을 보고 '들어눕다'나 '드러눕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것을 갈라보죠.
어떤 게 맞을까요?

너무도 쉽게,
'들어눕다'는 낱말은 없습니다. '드러눕다'가 바릅니다.

'들어 눕다'는 아마도 들어서 눕히는 것일 겁니다.
"편하게 눕다"는 '드러눕다'입니다.

드러내다, 들어내다도 같습니다.
'드러나다'의 사동사는 '드러내다'입니다.
'들어내다'는 "물건을 들어서 밖으로 옮기다."는 뜻입니다.

아침부터 여기저기서 찾고 정신이 없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Nov 8, 2012

우리말, 내년부터 한글날 쉽니다(2) 2012-11-0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9.(금요일)
제 생각에,
이번에 한글날이 공휴일이 된 데는 여러 분이 힘을 쓰신 공로지만 특히 한글문화연대의 힘이 컸다고 봅니다.
어제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가 보낸 편지를 붙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에서
내년부터 한글날이 쉬는 공휴일로 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한글날은 그냥 노는 날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를 기리는 날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 생각에,
이번에 한글날이 공휴일이 된 데는
여러 분이 힘을 쓰신 공로지만
특히 한글문화연대의 힘이 컸다고 봅니다.

어제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가 보낸 편지를 붙입니다.


안녕하세요? 이건범입니다.

줄기차게 주장하며 운동을 해 왔는데, 기어이 한글날이 공휴일 된다네요. 1991년부터 공휴일에서도 빠져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져가던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다시금 공휴일로 지정하기 위해 꽤나 애를 썼습니다. 제가 12년 동안 몸담고 있는 한글문화연대의 모든 분들이 함께 노력했고, 주변에서도 힘찬 응원이 있었습니다.

올 3월말부터 시민, 노동, 교육단체들을 모아
<한글날 공휴일 추진 범국민연합>을 만들어 거리서명과 온라인서명을 받았고, 행정안전부에 수차례 요청도 했죠. 국회의원들이 가세하면서 정부의 기류도 점점 바뀌었고, 마침내 경제단체들 외에는 모두 찬성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마지막 한 점을 찍기 위해 저 혼자 10월 23일 오전에 경총회관 앞에서 경총의 반대입장을 거두어달라는 도끼상소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말 절절한 마음으로. 곧 문광부 장관께서 공식적으로 행안부에 한글날 공휴일 지정을 요청했고, 행안부 장관께서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11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96%가 찬성하여 한글날 공휴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요. 마침내 11월 8일 행정안전부가 한글날 공휴일 지정 입법 예고를 한다는군요.

믿기지가 않습니다.
정말로 한글날이 공휴일로 바뀌네요. 그저 하루 놀자고 했던 운동이 아닙니다. 한글날을 잊지 말아야 우리말글과 스스로의 관계를 되짚어볼 기회가 생기고, 그래야 원활하고 효율적이며 민주적인 의사소통까지 나아가니까요.

그런 기회가 필요하고, 마치 결혼기념일을 기억하듯이 한글날을 기억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반드시 공휴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더구나 한글날은 우리나라 국경일 가운데 유일하게 문화국경일이라 우리 국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기회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글날 공휴일 지정이 제가 대표로 일하고 있는 한글문화연대의 운동목표는 아닙니다.
"국어는 인권이다"라는 말이 제가 올 9월에 한글문화연대 대표로 취임하면서 내건 구호입니다. 의무교육을 마친 국민이라면 단 한 사람이라도 언어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정부와 언론, 방송, 정치인, 금융 등 공공영역에서 사용하는 말 가운데에는 쓸데없이 영어가 너무 많이 들어가고, 이런 경향은 심지어 시민운동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쉬운 우리말로 고쳐서 누구도 피해를 보거나 자신을 비하하는 일이 없도록 국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더 힘을 모아 주십시오.
한글문화연대의 회원이 되어 주세요. 늘 마음만 있었지 한글문화연대 누리집에 접속하여 회원가입하는 걸 잊어먹는 분은 이 편지를 받자마자 꼭 아래 주소로 접속하여 회원이 되어 주세요. 고맙습니다.

한글문화연대 회원가입 : www.urimal.org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괴팍한 성질]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기분 참 좋죠?
여수가 마침내 2012년 세계엑스포 개최지로 결정되었습니다.
참으로 반갑고 기쁜 소식입니다. ^^*

이 기분이 오늘도 죽 이어지길 빕니다.

살다 보면 두 사람의 싸움을 말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쪽과 저쪽의 뜻을 잘 버무려 서로 조금씩 양보하게 하면 좋죠.
그러나 성격이 좀 괴팍한 사람들은 끝까지 양보하지 않는 때도 있습니다.
어제 제가 그런 일을 겪었습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데...

"붙임성이 없이 까다롭고 별나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는 '괴팍'입니다.
이 괴팍은 乖愎에서 왔습니다.
어그러질 괴(乖) 자와 괴퍅할 퍅(愎) 자입니다.
괴팍이 아니라 괴퍅인거죠.

표준어 규정 제2장 발음 변화에 따른 표준어 규정, 제2절 모음 제10항에 보면,
다음 단어는 모음이 단순화한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에 따라,
괴퍅은 괴팍으로,
미류나무는 미루나무로,
으례는 으레로,
켸켸묵다는 케케묵다로,
허위대는 허우대로 쓰는 게 바릅니다.
본래는 거듭홀소리(이중모음)였으나 사람들이 홑홀소리(단모음)으로 쓰니 표준어를 바꾼 겁니다.

그러나
"성격이 까다롭고 고집이 세다"는 뜻의 그림씨 강퍅은 강팍으로 바꾸지 않았습니다.
굳셀 강(剛) 자와 괴퍅할 퍅(愎) 자를 쓰니,
괴퍅을 괴팍으로 바꾸듯이 강퍅을 강팍으로 바꿔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성질이 엉큼하면서 까다롭고 고집이 세다."는 뜻의 암퍅(暗愎)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교만하고 독살스럽다."는 뜻의 오퍅(傲愎)도 그대로 오퍅이 표준어입니다.

퍅성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너그럽지 못하고 까다로워 걸핏하면 화를 내는 성질"의 뜻의 이름씨입니다.

한자를 가지고 이렇게 줏대 없이 노는 표준어 규정을 보면,
퍅성이 절로 납니다.
그렇지 않나요?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