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29, 2014

우리말, 찌게와 찌개 2014-10-29

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29.(수요일)
어떤 낱말을 이름씨 꼴로 만드는 게(명사화) '게'나 '개'입니다.
딱히 어떤 규칙이 없이 '게'나 '개'가 쓰여 그저 외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는 좀 추웠지난 낮에는 날씨가 참 좋네요. ^^*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로 갈음합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찌게와 찌개]

안녕하세요.

어제는 대학교 후배가 와서 오랜만에 김치찌개로 점심을 함께했습니다.

"뚝배기나 작은 냄비에 국물을 바특하게 잡아 고기˙채소˙두부 따위를 넣고, 간장˙된장˙고추장˙젓국 따위를 쳐서 갖은 양념을 하여 끓인 반찬"은
'찌게'가 아니라 '찌개'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시죠?

네이버 웹문서에서 찌개를 검색하니 1,255,357건이 나오고
찌게로 검색하니 430,265건이 나오네요.
다행입니다. ^^*

어떤 낱말을 이름씨 꼴로 만드는 게(명사화) '게'나 '개'입니다.
아래 나온 것 가운데 어떤 게 맞는지 맞혀보실래요?

병따개/병따게, 덮개/덮게, 지우개/지우게, 가리개/가리게, 마개/마게, 베개/베게
지개/지게, 집개/집게, 족집개/족집게

어떤 게 맞는지 찾으셨어요?

실은 딱히 어떤 규칙이 없이 '게'나 '개'가 쓰여 그저 외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말 그대로 관습법이죠. 그저 외울 수밖에...

오늘 편지는 참 무책임하네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Oct 28, 2014

우리말, 밀월여행 2014-10-2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28.(화요일)
밀월여행을 몰래 다녀오는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꿀 밀(蜜) 자를 은밀할 밀(密) 자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무척 춥네요. ^^*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학술위원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어떤 분이 저와 성기지 님이 친척 관계인지 물어보시더군요.
친척은 아니지만, 창연 성은 본이 하나라서 친척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서너 번 만나뵌 적이 있습니다. ^^*

밀월여행-성기지 학술위원

가을은 곡식뿐만 아니라 여름내 공들였던 사랑의 수확물을 거둬들이는 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가을에는 유난히 혼례를 치르는 연인들이 많다. 게다가 가을은 여행하기가 좋은 계절이라서, 신혼여행 중에 새 생명을 잉태할 확률도 높다. 우리는 혼인식이 끝나고 신혼여행을 하던 중에 바로 임신해서 낳은 아기를 ‘허니문베이비’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말에도 허니문베이비와 뜻이 같은 말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혼인하자마자 임신해서 낳은 아기를 ‘말머리아이’라고 하였다. 이 말은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는 표준말이다. 허니문베이비보다는 ‘말머리아이’가 정겹고 살갑다.

혼인식을 치르고 난 바로 다음의 즐거운 한두 달을 뜻하는 말이 바로 ‘밀월’이다. 이 밀월 기간에 가는 여행을 ‘밀월여행’이라고 하는데, 신혼여행도 혼인하자마자 가는 여행이므로 밀월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밀월은 영어 ‘허니문’에서 온 말이다. ‘honey’가 꿀이고 ‘moon’이 달을 뜻하는 말이라서, 꿀 밀(蜜) 자와 달 월(月) 자를 써서 밀월이라고 한 것이다. 혼인한 직후의 꿀같이 달콤한 때를 비유하는 말이다. 그런데, 밀월여행을 몰래 다녀오는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꿀 밀(蜜) 자를 은밀할 밀(密) 자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또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헛소리를 했네요.
몇 년 고자누룩하더니 또 가납사니처럼 떠듭니다.
(고자누룩하다 : 한참 떠들썩하다가 조용하다.)

정신 좀 차리라고 틈날 때마다 되채도 모르네요.
(되채다 : 혀를 제대로 놀려 말을 또렷하게 하다.)

저런 마구발방을 언제까지 봐줘야 하죠?
(마구발방 : 분별없이 함부로 하는 말이나 행동)

저렇게 시룽거리는 것을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하냐고요.
(시룽거리다 : 경솔하고 방정맞게 까불며 자꾸 지껄이다.)

그냥 얼넘길 일이 아니지 싶습니다.
(얼넘기다 : 일을 대충 얼버무려서 넘기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웃자고 하는 소립니다.

일본이 저렇게 독도를 탐내면 그냥 줘버립시다.
독도도 주고, 울릉도도 주고, 쓰시마섬도 주고... 다 줍시다.
그리고 일본을 가져옵시다.
어때요? ^^*

Oct 27, 2014

中직물시장 불황 걷혔다. ........ 국제섬유신문

中직물시장 불황 걷혔다.“차별화 전략 올인 하면 시장은 넓고 노다지 보인다”


년 침체 구조조정 끝내고 의류직물 시장 활기 회복세 뚜렷
내년 S/S용 오더 지난해보다 30% 증가 의류경기 활기 예상
후가공ㆍ본딩ㆍ2중직ㆍ자카드ㆍ교직물 강세 ‘PVㆍ텍스월드’ 재판
30D 치폰도 3000TM 사가공 바이오 가공하면 가격 배 높아

<상하이 조영일 발행인 延着>한국 섬유소재산업이 중국에서 다시 희망을 쏘았다. 지난 3년간 경기불황 속에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중국 섬유의류 경기가 회복국면을 보이면서 내년 S/S용 원단 오더량이 커지고........................


유니클로의 세계 1위- 꿈인가 현실인가
“우린 불황 몰라요…차별화로 승부하죠”

우리말, 치 2014-10-27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27.(월요일)
‘치’는 의존명사로 “어떠한 특성을 가진 물건 또는 대상.”을 뜻합니다.
이때는 앞말과 띄어 씁니다.
이놈은 어제 치보다 훨씬 크다, 굴비는 영광 치가 제일 좋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무척 쌀쌀하네요.
내일은 온도가 더 낮아질 거라고 합니다.

1. 어제 어떤 분이 이런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잘 지내시죠?
바쁘신가 봐요.
3일째 계속 우리말 편지 제일 위 네모칸에 "벗개고 웃날드는 것을..." 이게 적혀 있네요.
그리고,
오늘 치 우리말 편지는 - 오늘치
평소에 자주 안보던 - 안 보던
조심해라 처럼 써야 -조심해라처럼

가끔 이렇게 틀린 거 보이면 답장을 해야 하나 망설이는데 오늘은 그냥 보내요. ^^;;
알아서 읽지! 이러시는 거 아니죠? ㅎㅎ
늘 잘 읽고 있어요. 감사해요.

이렇게 댓글을 달아서 꼬집어 주시면 좋습니다.
그래야 같이 공부할 수 있으니까요?
거듭 고맙습니다.

2. 오늘은 책을 한 권 소개합니다.
이수열 선생님이 쓰신 '우리말 바로쓰기'입니다.
지난 1999년에 초판을 낸 뒤 꾸준히 깊고 보태서 이달 초에 개정 증보판을 냈습니다.
늘 곁에 두고 볼만한 책입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치’는 의존명사로 “어떠한 특성을 가진 물건 또는 대상.”을 뜻합니다.
이때는 앞말과 띄어 씁니다.
이놈은 어제 치보다 훨씬 크다, 굴비는 영광 치가 제일 좋다처럼 씁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엉터리 말 몇 개]

안녕하세요.

주말 잘 쉬셨나요?

지난 토요일 낮 12:23, MBC, "야식"이라 했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야식은 일본어 夜食(やしょく,[야쇼쿠])에서 온 말로 국립국어원에서 '밤참'으로 다듬었습니다.
제발 사전 좀 보고 방송에서 떠들고, 사전 좀 보고 자막을 쓰기 바랍니다.

토요일 낮 1:06, EBS, 진행자가 "야채 샐러드"라고 했는데 자막에는 '채소 샐러드'라고 나왔습니다.
엉터리 말을 쓰는 사람은 방송국에서 부르지 않아야 합니다.

토요일 낮 1:19, KBS2, 잉꼬부부라 말하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잉꼬-부부 (←&일inko[鸚哥]夫婦)
「명」 다정하고 금실이 좋은 부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원앙 부부'로 순화.
로 나와 있습니다.
방송국 직원 여러분, 국어사전 좀 보세요. 부끄럽지도 않나요?


일요일 아침 8:39, MBC, '브랜디등'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그 밖에도 같은 종류의 것이 더 있음을 나타내는 말."인 '등'은 앞말과 띄어 씁니다.
'브랜디등'이라고 하면 불을 켜서 어두운 곳을 밝히는 등이 됩니다.

어제는 5·18 민주화운동 28주년이었습니다. 기념식을 세 방송사에서 중계하더군요.
MBC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이라 쓰고,
SBS에서는 '5. 18 민주화운동'이라 썼으며,
KBS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이라 썼습니다.

맞춤법 규정에 보면
가운뎃점은 '특정한 의미를 가지는 날을 나타내는 숫자에 쓴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보기로 3·1 운동과 8·15 광복을 들었습니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도 '3·1절 3월 1일'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시작한 민주화 운동은 '5·18 민주화운동'이 맞습니다. 가운뎃점을 써야 합니다.
기념식 중계방송을 끝내면서 KBS에서는 '제 28회'라고 하더군요.
수사 앞에 붙어 "그 숫자에 해당하는 차례"를 뜻하는 '제(第)'는 앞가지(접두사)이니 붙여 써야 바릅니다.
'제28회'가 맞습니다.

설마 지금도
5·18 광주사태나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말씀하시는 분은 안 계시겠죠?
5·18 민주화운동은 독재정권에 맞서 일어선 우리나라의 민주화운동입니다. 광주만의 일이 아니기에 광주를 뺀 5·18 민주화운동이라고 한 겁니다.

우리말 편지에서
방송에 나오는 엉터리 말을 꼬집는 것을 그만두고,
잊히는 우리말, 없어지는 아름다운 우리말이나 소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며칠 전에,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린다고 했죠?

좀 바꿀게요.
방송 진행자가 바르고 방송 자막이 발라야 나라가 오르고,
방송이 엉터리면 나라가 내립니다. ^^*
제발 책임감을 좀 느끼면서 방송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Oct 26, 2014

성기학 회장 "정부가 어떻게 섬유산업 살립니까…답은 시장과 공장밖에 없죠"

기학 회장 "정부가 어떻게 섬유산업 살립니까…답은 시장과 공장밖에 없죠"



“사양 기업은 있어도 사양산업이란 것은 없습니다. 섬유가 왜 사양산업입니까. 사람이 옷 안 입고 살 수 있습니까?”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67·영원무역 회장)은 섬유산업 하면 꼭 따라붙는 ‘사양산업’이라는 표현이 나오자 이렇게 되물었다. 그는 “한국은 섬유산업의 무한한 잠재력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성급히 사양산업이라는 딱지를 붙였다”고 했다....................

Oct 22, 2014

우리말, 무데뽀? 2014-10-2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22.(수요일)
벗개고 웃날드는 것을 보니 오늘은 비가 그칠 것 같습니다. ^^*
(벗개다 : 안개나 구름이 벗어지고 날이 맑게 개다)
(웃날 : 흐렸을 때의 날씨를 이르는 말)
안녕하세요.

이제는 비가 그치겠죠? ^^*

오늘은 중앙일보에 나온 기사를 같이 읽겠습니다.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41021002504565&RIGHT_COMM=R3

[우리말 바루기] 무대포(?) 정신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사옵니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앞두고 선조에게 올린 장계(狀啓)다. 전투에 임하는 비장한 각오를 담고 있다. 그는 고작 12척의 배로 133척의 일본 전선을 무찔렀다. 어찌 보면 무모하다시피 한 전투였다. 냉정한 현실 인식과 치밀한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무조건 하면 된다는 소위 '무대포 정신'으로 임했다면 참혹한 패배를 낳았을지도 모른다.

당시 승리는 철저한 준비 덕분이지만 실제로는 화포, 즉 대포도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천자·지자총통 등 조선의 화포가 일본군에 비해 사정거리가 길었기 때문에 일본 함선을 격파할 수 있었다.

이처럼 전투의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한 무기가 대포이다 보니 '무대포'를 얘기할 때는 당연히 대포가 연상된다. 적을 무찌를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인 대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무모하게 상대에게 달려드는 행위가 떠오른다. 조선 수군을 무시하고 상대적으로 열세인 대포를 가지고 전투를 벌인 일본군이야말로 '무대포 정신'으로 달려든 셈이다.

그러나 '무대포 정신'이란 말 속의 '무대포'는 글자 그대로 '대포가 없다'는 우리말과는 거리가 있다. '무대포'의 어원은 일본어 '무철포(無鐵砲)'다. 여기에서 철포(鐵砲)는 소총 등 총포류를 이르는 말이다. '무철포(無鐵砲)'는 일본식 한자어로, 앞뒤 생각 없이 행동하는 모양을 뜻한다. 일본식 발음 무데뽀(むてっぽう)에서 '무대포'라는 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무데뽀'라는 말을 표제어로 올리고 '깊이 생각하는 신중함이 없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 설명해 놓았다. 따라서 사전에 맞게 적으려면 '무데뽀'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무데뽀'인지 '무대포'인지 헷갈린다. 무모하게 달려드는 것을 생각하면 '무대포'가 맞을 듯도 해 '무대포'로 적는 사람이 적지 않다. 어차피 일본식 한자어의 일본식 발음에서 온 말이라면 문맥에 맞게 '막무가내'나 '무모'라는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대포 정신'은 '막무가내 정신'이라고 하면 된다.

배상복 기자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틀린말 몇 개]

안녕하세요.

어제 보낸 편지에서 제가 또 실수를 했군요.
... 얼굴과 손을 보니 검버섯이 유달리 만이 보이더군요...라고 했습니다.
'많이'인데 '만이'라고 쓴 거죠.
제가 이렇게 덜렁댑니다. ^^*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스승의 날이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의 생신을 기념하여 5월 15일로 지정했다는 것을 아세요?


어제는 오전에 갑자기 부여로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차 속에서 라디오를 듣는데 왜 그리 귀에 거슬리는 게 많은지요.

10:37, KBS 라디오, 입맛 돋구다고 했고, 엑기스라고 했습니다.
입맛이 당기는 것은 돋구다가 아니라 돋우다이고,
엑기스는 extract를 일본어 투로 읽은 겁니다. 진액이 맞습니다.

11:08, KBS 라디오, 우박으로 적과 피해를 봤다고 했습니다.
적과(摘果)는 과일나무에서 열매가 너무 많이 달리지 않도록 몇 개를 솎아 주는 것인데,
농촌진흥청에서 '열매솎기'로 다듬었습니다.

11:57, MBC 라디오, 시간이 짧게 걸린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적게 걸리는 것일 겁니다.

가면서 탄천휴게소를 들렀는데,
'비지니스서비스센터'라고 써 있더군요.
business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우리말로 쓰면 비지니스가 아니라 비즈니스입니다.
'즉석 호도과자'라는 것도 보이네요.
'호도'가 아니라 '호두'입니다.

오후 4:44, MBC 라디오, 밭에 곡식을 넣는다고 했습니다.
사람의 식량이 되는 쌀, 보리, 콩, 조, 기장, 수수 따위가 곡물과 곡식입니다.
밭에다 뿌려 자라게 하는 것은 씨입니다.

4:48, MBC 라디오, 애기라고 했습니다.
어린 젖먹이 아이는 아기입니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아이이고 이 아이의 준말이 애입니다.
애기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오면서 안성휴게소에 들렀습니다.
'돈까스'라고 쓴 게 보였습니다. '돈가스'이고, 이마저도 '돼지고기 튀김'으로 다듬은 말입니다.

제 병도 중병입니다.
틀린 낱말을 들으면 귀가 아프고,
엉터리 글을 보면 눈이 아픕니다.
큰일입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Oct 20, 2014

우리말, 비가 그치겠죠? 22014-10-2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21.(화요일)
벗개고 웃날드는 것을 보니 오늘은 비가 그칠 것 같습니다. ^^*
(벗개다 : 안개나 구름이 벗어지고 날이 맑게 개다)
(웃날 : 흐렸을 때의 날씨를 이르는 말)
안녕하세요.

오늘까지 비가 내린다고 했죠?

오던 비가 그치어 떨어지는 속도를 '빗밑'이라고 합니다.
빗밑이 가볍다, 빗밑이 무겁다, 빗밑이 재다처럼 씁니다.

아직 빗기운이 그치지는 않았으나 좍좍 내리다가 그친 비는 '웃비'라고 합니다.
웃비가 걷힌 뒤라서 해가 한층 더 반짝인다처럼 씁니다.

벗개고 웃날드는 것을 보니 오늘은 비가 그칠 것 같습니다. ^^*
(벗개다 : 안개나 구름이 벗어지고 날이 맑게 개다)
(웃날 : 흐렸을 때의 날씨를 이르는 말)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저승꽃과 검버섯]

안녕하세요.

오늘 치 서울신문에 보면
'각각 생일이 빨라 실제로는 한 살 씩 터울이 있고...'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생일이 '일러'가 맞고,
'터울'은 한 어머니의 먼저 낳은 아이와 다음에 낳은 아이와의 나이 차이를 뜻합니다.
아무에게나 '터울'이라는 낱말을 쓰면 어머니를 욕 먹일 수 있습니다. ^^*
'씩'은 앞말에 붙여 써야 합니다.

말 나온 김에 어머니 이야기로 편지를 풀어볼까요? ^^*
며칠 전에 고향에 갔다가 어제 새벽에 올라왔습니다.
부랴사랴 올라오느라 밝은 불빛 아래서 어머니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올라왔습니다.
(부랴사랴 : 어찌씨, 매우 부산하고 급하게 서두르는 모양.)

저는 두 달에 한 번꼴로 고향에 가는데,
이번에 어머니 얼굴과 손을 보니 검버섯이 유달리 많이 보이더군요.
저게 다 누구 때문에 생긴것인데... 라는 생각을 하니......

흔히 나이 드신 어르신의 살갗에 난 거무스름한 얼룩을 '저승꽃'이라고 합니다.
저승에 가실 때가 다 된 분의 살갗에 생기니 그런 험한 이름을 달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썩 달갑지 않은 이름입니다.
사전에도 없는 낱말입니다.
노인의 살갗에 생기는 거무스름한 얼룩은 '저승꽃'이 아니라 '검버섯'입니다.
검버섯을 병원에서는 '지루각화증'이라고 한다네요.

이번에 고향에 간 게 아버지 제사 모시러 간 길이라 어머니에게 있는 검버섯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나 봅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제는 잘 걷지도 못하시는 어머니를 홀로 남겨놓고 또 차를 몰았습니다.
일터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우리말, 웨하스 2014-10-21

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20.(월요일)
일본어 찌꺼기 묻어 있는 과자 이름은 어찌해야 할까. 표기를 몽땅 바꾼다? 사전이 받아들인다? 다듬어 쓴다?
결정은 사전 편찬자의 몫이다.
안녕하세요.

가을비가 내리네요.
비거스렁이를 할 것 같으니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비거스렁이 :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

오늘은
오늘 치 한겨레 신문에 나온 강재형 아나운서의 글을 함께 읽고자 합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60412.html

웨하스
‘다쿠아즈’, ‘카스타드’, ‘갸또’, ‘후렌치파이’, ‘칙촉’, ‘엄마손파이’…. 지난주 회의 탁자에 놓여 있던 과자 이름이다. 바른 외래어 표기를 국립국어원에 물었더니 ‘정답’이 돌아왔다. ‘다쿠아즈’(dacquoises, 달걀흰자에 설탕을 섞은 머랭 사이에 버터크림을 발라 겹친 디저트), ‘커스터드’(custard, 우유나 달걀노른자에 설탕 따위를 섞어 크림처럼 만든 과자), ‘가토’(gateau, 케이크·과자), ‘프렌치파이’…. ‘칙촉’은 촉촉한 초콜릿 과자로 운율을 맞추기 위한 것, ‘엄마손 파이’는 ‘엄마손’이 들어간 게 아니라(‘애플파이’ 같은 게 아닌!) ‘엄마의 정성’으로 만든 것을 드러내기 위한 이름일 것이다.

과자 이름에 눈길이 간 까닭은 지난주 ‘웨하스 파동’이 우려된다는 얘기를 한 뒤끝이기 때문이다. 웬 ‘웨하스 파동’? <표준국어대사전>은 ‘웨하스’를 ‘웨이퍼의 잘못’으로 단언한다. ‘웨하스’(ウエハ-ス)는 유럽에서 건너온 과자 ‘웨이퍼’(wafer)의 일본 발음을 딴 것이기 때문이다. 웨이퍼는 ‘집적회로를 만들 때 쓰는 실리콘 단결정의 얇은 판’처럼 얇은 조각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반도체에서는 ‘웨이퍼’, 과자에선 ‘웨하스’로 통하는 ‘두 얼굴의 wafer’와 비슷한 팔자인 게 또 있다.

‘대장균 후레이크’로 세간을 시끄럽게 한 ‘시리얼’의 한 종류는 ‘(콘)플레이크’(flake)가 맞고, 1961년에 첫 제품이 나온 ‘크라운 산도’는 ‘-샌드’(sand)로 적어야 외래어표기법에 맞는다. 포르투갈에서 전래한 ‘카스테라’는 ‘카스텔라’(castela)가 되어야 하고. 일본어 찌꺼기 묻어 있는 과자 이름은 어찌해야 할까. 표기를 몽땅 바꾼다? (관용 표현이니) 사전이 받아들인다? ‘설기과자’(카스텔라), ‘켜과자’(웨이퍼)처럼 다듬어 쓴다? 결정은 사전 편찬자의 몫이다. 사전을 손본다면 ‘카스텔라’의 포르투갈어 표기로 밝힌 ‘castella’도 바로잡아야 한다.

강재형 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졸리다와 졸립다]

안녕하세요.

오늘 새벽 3시에 해남 고향에서 나와 차로 열심히 달려서
조금전에 일터에 나왔습니다.
오늘은 낮에 좀 졸 것 같네요. ^^*

"자고 싶은 느낌이 들다."는 뜻의 낱말을 '졸리다'입니다.
아마 이것을 모르는 분은 안 계실 겁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졸리다'를 안 쓰고 '졸립다'를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 졸리다."라고 말하면 될 텐데, "아 졸립다."라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졸려서, 졸리니, 졸리거든은 또 똑바로 씁니다.
이상하게 '졸립다'만 그렇게 씁니다.

제 생각에,
오줌 마렵다, 위력이 실로 놀랍다, 어르신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그립습니다처럼
마렵다, 놀랍다, 그립다가 입에 배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게 입에 익어서 그렇더라도,
현재는 '졸리다'만 표준어이고 '졸립다'는 표준어가 아닙니다.

네이버 웹문서에서
졸립다를 검색하니 48,273건이 나오고,
졸리다를 검색하니 51,762건이 나오네요.
거의 비슷하게 쓰고 있나 봅니다.

따뜻한 봄이라 졸리는 것은 어찌 보면 마땅합니다.
정 졸릴 때는 잠시 눈을 붙이는 것도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게 아닐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Oct 19, 2014

우리말, '소근소근'과 '궁시렁거리다 2014-10-17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17.(금요일)
궁시렁거리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 말은 ‘구시렁거리다’로 해야 맞다.

안녕하세요.

아침마다 이번 가을들어 가장 춥다고 하네요.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나봅니다.
건강 잘 챙기면서 삽시다. ^^*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고자 합니다.


'소근소근'과 '궁시렁거리다'-성기지 학술위원

어린이 책에서 “별들만이 소근소근 속삭이는 밤하늘에”와 같은 문구를 본 적이 있다. 또, “인부들이 한 곳에 모여 수근거리고 있다.”처럼 쓰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모두가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낮은 목소리로 말을 주고받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그러나 ‘소근소근’이라든지 ‘수근거리다’는 말은 모두 바른말이 아니다. ‘소근소근’은 ‘소곤소곤’으로 써야 하고, ‘수근거리다’도 ‘수군거리다’로 바로잡아야 한다. ‘수근덕거리다’도 마찬가지로 ‘수군덕거리다’로 써야 한다. 작은 발음 차이 때문에 틀리기 쉬운 말 가운데 하나이다.

받침소리를 잘못 내는 경우도 있다. ‘궁시렁거리다’란 말도 그러한 사례이다. 무언가 못마땅하여 군소리를 듣기 싫도록 자꾸 한다는 뜻으로 많은 사람들이 ‘궁시렁거리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 말은 ‘구시렁거리다’로 해야 맞다. “뭘 그렇게 혼자 구시렁거리고 있니?”가 올바른 표현이다. 말하는 사람이 어린아이인 경우에는 ‘구시렁거리다’의 작은 말인 ‘고시랑거리다’로 표현할 수도 있다. 또, “얼른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몸을 움직여 비비대는 것”을 ‘뭉기적거리다’ 또는 ‘밍기적거리다’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때에도 역시 발음에 주의해서 올바로 말하면 ‘뭉그적거리다’가 바른말이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문제를 냈습니다]

아침 7:33 KBS 뉴스에서 '시작한지'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지'가 어떤 일이 있었던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동안을 나타낼 때는 앞말과 띄어 씁니다.
그를 만난 지도 꽤 오래되었다, 집을 떠나온 지 어언 3년이 지났다처럼 씁니다.

벌써 금요일입니다.
세상이 바삐 돌아가니 저도 덩달아 정신없이 사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 다잡고 건강도 잘 챙겨야지 싶습니다.

우리말에 '참'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거짓에 맞서는 참도 있지만,
"일을 하다가 일정하게 잠시 쉬는 동안"
"일을 시작하여서 일정하게 쉬는 때까지의 사이"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동안이나 끼니때가 되었을 때에 먹는 음식"
"길을 가다가 잠시 쉬어 묵거나 밥을 먹는 곳"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문제를 내겠습니다.
건물에 오르다 보면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때가 잦습니다.
거의 모든 계단은 층을 반쯤 올라가서 약간 넓은 공간을 두고 방향을 바꿔 다시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바로 그 공간,
"층계의 중간에 있는 좀 넓은 곳"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오늘 문제를 낸 것은
살아가면서 넉넉함을 찾고
가끔은 눈을 들어 멀리 초록으로 물든 산도 좀 보고 살자는 뜻에서 입니다.

단숨에 층계를 다 오르려 용쓰지 말고
힘에 부칠 즈음 잠시 쉬는 느긋함도 갖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나서 또 가고... 그러다 힘들면 또 좀 쉬고... 뭐 이렇게 살면 어떨까 싶습니다.

맨 처음 문제를 맞히신 분께 우리말 편지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Oct 15, 2014

우리말, 왠/웬 2014-10-1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13.(월요일)
'왠지'만 '왠'을 쓰고,
다른 것은 모두 '웬'을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웬'만해서는 틀리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됩니다.
왠지 이번 주는 좋은 일이 자주 일어날 것 같지 않나요? ^^*
웬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그냥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네요.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왠'와 '웬'을 헷갈리시는 분이 많습니다.

문법을 따지면 여러 가지로 설명을 할 수 있겠지만,
가장 쉽게 보면,
'왠지'만 '왠'을 쓰고,
다른 것은 모두 '웬'을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웬'만해서는 틀리지 않습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고 합니다.
웬만하면 봐주고, 어지간하면 그냥 넘어가 주며,
웬만큼 했으면 이해해 주는 게 어떨까요?
그렇게 살면 왠지 좋은 일이 찾아올 것 같지 않나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족적과 발자취]

안녕하세요.

아침 7:05 MBC 뉴스에서 '시비거리'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의 내용이 될 만한 것."은 '시빗거리'가 맞습니다.

7:17 KBS 뉴스에서는
"많이 더워졌다"라고 했습니다.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어찌씨(부사)는 '많이, 적게'가 아니라,
'상당히' 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며칠 전에 박경리 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우리나라 문학의 큰 별이 지셨네요.
현대 문학에 큰 발자취를 남기고 가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왜 뉴스에서는 '발자취'라는 말을 쓰지 않고 다들 '족적'이라는 낱말을 쓸까요?
선생님은 분명히 현대 문학에 큰 '발자취'를 남기셨는데 왜 언론에서는 '족적'을 볼까요?

언론이 이러니 철없는 학자들도 따라가
사전에 '독서'는 올리고 '책읽기'는 올리지 않으며,
'비포장도로'는 올리고 '흙길'은 빼는 바보 같은 짓을 한 거겠죠.

우리나라,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책읽기'와 '흙길'은 없습니다.
쩝...

박경리 님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말123

Oct 9, 2014

‘夏爐冬扇’<하로동선>은 공멸이다. .......... 국제섬유신문


 ‘夏爐冬扇’<하로동선>은 공멸이다.

넌덜머리나던 세월호특별법이 타결되면서 5개월 이상 무위도식하던 국회가 밥값을 하기 시작했다. 10월 첫날부터 득달같이 계류중인 90개 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했고, 이번 주부터 국정감사를 실시하는 등 늦게 잡고 되게 치는 모습이다.

만나면 개처럼 으르렁거리고 쌍욕에 삿대질을 서슴지 않던 국회가 개과천선한 모습에 국민들은 다소 안도감을 찾는다. 야당부터 환골탈태하며 민생에 앞장서야 하고, 여당도 이제 더 이상 세월호 탓으로 둘러대지 말고 경제회생에 획기적인 대안을................

우리말, 딴지와 딴죽 2014-10-1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10.(금요일)
.

안녕하세요.

한글날 잘 보내셨나요?

1. '한글날'은 '한글의 날'이 아닙니다.
'어버이날', '어린이날'처럼 쓰는 게 바릅니다.
'스승의 날'도 '스승날'로 바꾸고,
'성년의 날'과 '부부의 날'도 '성년날'과 '부부날'로 고쳐 부르는 게 더 우리말답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스승의 날'에 ‘딴지’를 거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의’를 너무 자주 쓰는 것에 ‘딴죽’을 거는 것뿐입니다.^^*

2. 딴지를 건다-성기지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
‘딴지를 건다’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다. 신문 기고란을 읽다 보면, “글쓴이도 이 표현에 딴지를 걸 생각은 없다.”는 말이 가끔 눈에 띄곤 하는데, 이 말은 사실 잘못 쓰고 있는 것이다. ‘딴지’가 아니라, “글쓴이도 이 표현에 딴죽을 걸 생각은 없다.”와 같이 ‘딴죽’이라 해야 한다. 이미 동의하거나 약속한 일에 대하여 딴전을 부리는 것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은 ‘딴지’가 아니라 ‘딴죽’이라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딴지’는 없고 ‘딴지치기’가 있다. 딴지치기는 옛사람들이 즐기던 놀이문화인 돈치기의 하나라고 한다. 동전을 벽에 힘껏 부딪치게 한 후, 동전이 벽에서 더 멀리 튀어나온 사람부터 돈이 떨어진 자리에 서서, 그 돈으로 다음 자리에 떨어진 돈을 맞혀서 따먹는 놀이라고 한다. 이 놀이를 ‘따니’라고도 하는데, 요즘에는 거의 볼 수 없는 놀이라 그런지 ‘따니’라는 말이 무척 낯설다.

자기가 하는 말에 자꾸 딴죽을 거는 사람이 있으면 참 얄미울 것 같다. 얄미운 마음이 심해지다 보면 한 번씩 노려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눈을 치뜨고 노려보는’ 행위를 ‘치떠보다’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것도 바른 말이 아니다. 표준말은 ‘치떠보다’가 아니라 ‘칩떠보다’이다. “그렇게 칩떠보면 어쩔 거야?”처럼 말해야 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틀린자막 몇 개]

연휴 잘 보내셨나요?

지난주 토요일 8:12 SBS '뱃속에 오이 있다.'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뱃속은 "'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고,
창자가 있는 배의 속은 '배 속'이라 써야 합니다.

일요일 7:19 SBS에서
애를 밴 배부른 여자더러 '임산부'라하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임산부는 애를 밴 여자와 애를 낳은 여자인 "임부와 산부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고,
애를 밴 여자는 '임신부'입니다.

같은 방송 7:44
'따 논 당상'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따로 떼어 놓은 당상이 옳고
따 놓은 당상이라고도 쓸 수 있다고 사전에 나와 있으나 이 또한 '따 놓은' 이라고 써야지 '따 논'이라고 쓰면 안 됩니다.

월요일 아침 6:58 SBS 뉴스에서
'제 86회 어린이날'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제와 86은 붙여 써야 합니다.
'제86 회'가 맞고,
숫자 뒤에 오는 단위는 붙여 쓸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제86회'로 써도 됩니다.

월요일 저녁 6:55 KTV에서 '설레임이 있다'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다."는 뜻의 낱말은 '설레다'이고
이의 명사형은 '설렘'이지 '설레임'이 아닙니다.

월요일 저녁 7:07 KBS 뉴스에서 진행자가 기자에게 '많이 막히냐'고 물어봤습니다.
주말에 차가 한꺼번에 몰려 차가 잘 나가지 않는 것은 막히는 게 아니라 밀리는 겁니다.
막힌 길은 갈 수 없고, 밀리는 길은 천천히 라도 갈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Oct 7, 2014

우리말, 네이버 카페 하나 소개합니다 2014-10-0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7.(화요일)
오늘은 네이버에 있는 카페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국립국어원 김형배 박사님이 운영하는 카페로 우리말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를 보시고 어떤 분이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제가 '어떤 분'이라고 한 것은, 제가 그분 이름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저 전자우편 주소만 있네요. ^^*


안녕하세요?
우리말 표현 중 고쳤으면 하는 부분이 있어서 의견을 씁니다.
갑자기 쌀쌀해진 아침입니다. 처럼 명사로 끝내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자연스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오늘 아침 갑자기 쌀쌀해졌습니다 또는 요즘 아침 무렵은 갑자기 쌀쌀합니다. 또는 쌀쌀해졌습니다. 등으로 서술형으로 끝나는 것이 의미도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제 의견이기만 한 것은 아니고, 어느 글쓰기 책에서도 본 것 같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되도록 그렇게 또렷하게 쓰도록 힘쓰겠습니다.

오늘은 네이버에 있는 카페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국립국어원 김형배 박사님이 운영하는 카페로 우리말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http://cafe.naver.com/hanmal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짜뜰름짜뜰름]

요즘 우리말 편지 내용이 좀 칙칙했었나 봅니다.
어제는 세 분이나 수신거부를 하셨네요.

5월입니다. 기분 좋게 시작해야죠? ^^*

오늘은 저희 집 애들 이야기로 들어갈게요.
애들은 다 사탕을 좋아하나 봅니다.
저희 집 애들도 사탕을 무척 좋아합니다.
이 썩는다고 겁을 줘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사탕처럼 생긴 비타민을 사줍니다.
근데 이게 사탕보다 비쌉니다.
말단 공무원 월급에 자주 사줄 수 없겠더군요.
어쩔 수 없이 하루에 몇 개씩 정해놓고 조금씩 줍니다.
그것도 찾지 않으면 안주고, 착한 일 하면 하나 더 주고...^^*

우리말에
'질금'이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물건이나 돈 따위를 조금씩 쓰거나 나누어서 주는 모양"으로
가게 주인은 물건값이 오를 것 같자 물건을 질금 내어 놓았다처럼 씁니다.
이보다 더 센 느낌의 낱말이 '찔끔'입니다.

'질름'도 같은 뜻입니다. 센 느낌의 낱말은 '찔름'입니다.
잘금/짤금, 잘름/짤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비슷한 움직씨(동사)가 '짜들름거리다'입니다.
"물건이나 돈 따위를 조금씩 자주 쓰거나 여러 번 나누어 주다."는 뜻으로 '짜들름대다'에서 왔습니다.
이보다 좀 센 말이 '짜뜰름거리다'입니다.

이를 어찌씨(부사)로 만든 게 '찌들름찌들름'과 '짜뜰름짜뜰름'입니다.
이의 움직씨(동사)가 짜들름짜들름하다와 짜뜰름짜뜰름하다입니다.
설마 그런 낱말이 정말로 있느냐고요?
사전을 한번 찾아보세요. ^^*

제가 요즘 애들에게
비타민 사탕을 짜뜰름짜뜰름 주고 있습니다. 짜뜰름거리는 거죠? ^^*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며칠 전에 어느 지방 신문사에서 글을 하나 써 달라기에 아래 글을 써서 보내드렸습니다.
우리말과는 별로 관계가 없지만......

Oct 6, 2014

우리말, 얌치 같은 계집애? 2014-10-0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6.(월요일)
.
안녕하세요.

갑자기 쌀쌀해진 아침입니다.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얌치 같은 계집애?-성기지 학술위원

요즘 뉴스를 듣다 보면 염치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염치’라는 말의 뜻은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사람들끼리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는 누구나 염치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사회가 건강하게 움직인다. 한자말에서 온 이 ‘염치’는 소리가 변하여 ‘얌치’로 쓰이기도 한다. ‘염치’와 ‘얌치’는 뜻이 같은 말이므로 ‘얌치’라고 해도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 하는 참 좋은 마음을 가리킨다. ‘염치’나 ‘얌치’나 이 사회에 꼭 필요한 덕목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는 흔히 부끄러움도 모르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얌치’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도 “얌치 같은 계집애!”란 대사가 가끔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우리말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 사례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얌치가 없는 사람이고, 얌치가 없는 사람을 우리는 ‘얌체’라고 한다. “얌체 같은 계집애!”라고 하든지, “얌치없는 계집애!”라고 해야 한다.

‘얌치’나 ‘염치’는 좋은 뜻을 가진 말이다. 거기에 ‘없다’를 붙여 써야 부정적인 말이 되는 것에 주의하자. 국어사전에서도 “체면을 차릴 줄 알거나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없다.”는 뜻을 ‘염치없다’에 달아 놓았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팽개치다]

안녕하세요.

'팡개질'이라고 아세요?
먼저,
'팡개'는 "논밭의 새를 쫓는 데에 쓰는 대나무 토막"입니다.
한 끝을 네 갈래로 갈라서 작은 막대를 '十' 자로 물려 묶은 것을 흙에 꽂아
그 사이에 흙이나 돌멩이가 찍히게 만들어 이 흙이나 돌멩이를 새에게 던집니다.
그게 '팡개질'이죠.

이 낱말이 바뀌어 '팽개치다'는 낱말이 되었습니다.
"짜증이 나거나 못마땅하여 물건 따위를 내던지거나 내버리다."는 뜻과
"하던 일 따위를 중도에서 그만두거나 무엇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아니하다."는 뜻입니다.
그는 처자식을 팽개치고 홀로 달아났다, 김 씨는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팽개치고...처럼 씁니다.

'내팽개치다'는 낱말도 있습니다.
"냅다 던져 버리다."는 뜻과, "돌보지 않고 버려 두다."는 뜻이 있습니다.

제가 오늘 이 낱말을 소개한 까닭이 있습니다.
어제 제 일터에서 몇 분이 퇴출 대상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습니다.
현장지원단으로 가셔서 3개월 뒤 다시 평가를 받게 됩니다.

가슴 아픈 것은
현장지원단으로 가시는 분들을 우리 손으로 골랐다는 겁니다.
어찌 보면 내 손으로 그분들을 내팽개친 겁니다.
그게 가슴 아픈 겁니다.
죄송합니다.

어떤 정치인 말씀대로 부디 살아 돌아오시길 빕니다.
3개월 동안 마음 가다듬으시고
농민을 섬기고 국민을 모시는 마음을 다잡고 돌아오시길 빕니다.
부디 내팽개쳐지지 마시고 꼭 살아 돌아오기길 빕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동안 아픈 가슴 부여잡고 기다리겠습니다.
꼭 돌아오십시오. 건강하고 밝은 얼굴로 꼭 돌아오십시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Oct 5, 2014

우리말, 내일/모레/내일모레 2014-10-0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2.(목요일)
'내일모레'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냥 '모레'라고 쓰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다른 하나는 '어떤 때가 가까이 닥쳐 있음을 이르는 말'로
나이 서른이 내일모레다, 입학시험이 내일모레인데 놀고만있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국회가 정상화되니 갑자기 제가 바빠졌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에 이곳에서 국정감사를 하게 됐는데, 의원님들이 제 일터에서 개발한 기계를 보러오신다네요.
내일, 모레, 글피... 이번 주말을 정신없이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의 바로 다음 날은 '내일'입니다.
내일의 다음 날은 '모레'이죠.
그럼, 두 낱말을 합친 '내일모레'는 뭐죠?

'내일모레'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냥 '모레'라고 쓰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다른 하나는 '어떤 때가 가까이 닥쳐 있음을 이르는 말'로
나이 서른이 내일모레다, 입학시험이 내일모레인데 놀고만있다처럼 씁니다.

내일은 개천절이라 일터에 나오지 않고,
모레는 토요일이라 쉽니다.
그러나 내일모레 국정감사라서 저는 일터에 나와야 합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맑다와 곱다]

안녕하세요.

어제저녁 7시 10분쯤 KBS2에서 '맑은 육수'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그 육수는 마산 아귀찜을 만들면서 여러 번 거른 된장 물을 쓴다는 것을 소개하면서 나왔는데,
아무리 봐도 '맑은 육수' 같지는 않았습니다.

'맑다'는
"잡스럽고 탁한 것이 섞이지 아니하여 환하고 깨끗하다."는 뜻으로
물이 맑다, 맑은 공기를 마신다처럼 씁니다.
뭔가 속이 훤히 보이거나 또렷할 때 쓰는 말입니다.
반대말은 '탁하다' 정도 되지 싶습니다.

텔레비전에 나온
된장을 세 번 걸러 건더기가 없는 된장 물(육수)은 맑은 게 아니라 고운 겁니다.
'곱다'는
"만져 보는 느낌이 거칠지 아니하고 보드랍다."는 뜻으로
고운 모시, 고운 소금, 가루를 곱게 빻다처럼 씁니다.
반대말을 '거칠다'정도 될 겁니다.

맑다와 곱다도 가르지 못하는 KBS2 방송,
그때 방송하시는 분들의 정신이 맑지 않았나 봅니다.
그렇죠? ^^*

그렇다고 사람이 맑지 않다거나 심성이 거칠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

참,
어제 방송에서 아나운서나 자막은 꼬박꼬박 '아귀'라고 하는데,
인터뷰하는 분들은 모두 '아구'라고 하더군요.
표준말과 현실이 이렇게 다릅니다.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강남에서 건너온 콩이 '강남콩'이 아니라 '강낭콩'이 되었듯이,
아귀도 소리내기 편하게 아구라고 한다면
이 또한 복수표준어로 인정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