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6, 2014

우리말, 얌치 같은 계집애? 2014-10-0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0. 6.(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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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갑자기 쌀쌀해진 아침입니다.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얌치 같은 계집애?-성기지 학술위원

요즘 뉴스를 듣다 보면 염치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염치’라는 말의 뜻은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사람들끼리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는 누구나 염치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사회가 건강하게 움직인다. 한자말에서 온 이 ‘염치’는 소리가 변하여 ‘얌치’로 쓰이기도 한다. ‘염치’와 ‘얌치’는 뜻이 같은 말이므로 ‘얌치’라고 해도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 하는 참 좋은 마음을 가리킨다. ‘염치’나 ‘얌치’나 이 사회에 꼭 필요한 덕목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는 흔히 부끄러움도 모르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얌치’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도 “얌치 같은 계집애!”란 대사가 가끔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우리말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 사례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얌치가 없는 사람이고, 얌치가 없는 사람을 우리는 ‘얌체’라고 한다. “얌체 같은 계집애!”라고 하든지, “얌치없는 계집애!”라고 해야 한다.

‘얌치’나 ‘염치’는 좋은 뜻을 가진 말이다. 거기에 ‘없다’를 붙여 써야 부정적인 말이 되는 것에 주의하자. 국어사전에서도 “체면을 차릴 줄 알거나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없다.”는 뜻을 ‘염치없다’에 달아 놓았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팽개치다]

안녕하세요.

'팡개질'이라고 아세요?
먼저,
'팡개'는 "논밭의 새를 쫓는 데에 쓰는 대나무 토막"입니다.
한 끝을 네 갈래로 갈라서 작은 막대를 '十' 자로 물려 묶은 것을 흙에 꽂아
그 사이에 흙이나 돌멩이가 찍히게 만들어 이 흙이나 돌멩이를 새에게 던집니다.
그게 '팡개질'이죠.

이 낱말이 바뀌어 '팽개치다'는 낱말이 되었습니다.
"짜증이 나거나 못마땅하여 물건 따위를 내던지거나 내버리다."는 뜻과
"하던 일 따위를 중도에서 그만두거나 무엇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아니하다."는 뜻입니다.
그는 처자식을 팽개치고 홀로 달아났다, 김 씨는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팽개치고...처럼 씁니다.

'내팽개치다'는 낱말도 있습니다.
"냅다 던져 버리다."는 뜻과, "돌보지 않고 버려 두다."는 뜻이 있습니다.

제가 오늘 이 낱말을 소개한 까닭이 있습니다.
어제 제 일터에서 몇 분이 퇴출 대상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습니다.
현장지원단으로 가셔서 3개월 뒤 다시 평가를 받게 됩니다.

가슴 아픈 것은
현장지원단으로 가시는 분들을 우리 손으로 골랐다는 겁니다.
어찌 보면 내 손으로 그분들을 내팽개친 겁니다.
그게 가슴 아픈 겁니다.
죄송합니다.

어떤 정치인 말씀대로 부디 살아 돌아오시길 빕니다.
3개월 동안 마음 가다듬으시고
농민을 섬기고 국민을 모시는 마음을 다잡고 돌아오시길 빕니다.
부디 내팽개쳐지지 마시고 꼭 살아 돌아오기길 빕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동안 아픈 가슴 부여잡고 기다리겠습니다.
꼭 돌아오십시오. 건강하고 밝은 얼굴로 꼭 돌아오십시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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