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31, 2013

美 섬유 바이어, 국산 레이스 및 Fleece에 높은 관심 ......... KOTRA

美 섬유 바이어, 국산 레이스 및 Fleece에 높은 관심



세계 패션 중심지 뉴욕에서 최근 개최된 ‘2013 F/W Texworld USA' 전시회장을 방문한 미국 섬유 바이어 대상 인터뷰 결과, 국산 레이스 및 Fleece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파악됨.


 o ‘2013 F/W Texworld USA' 전시회 특이사항
  - 올해 전시회에는 작년과 달리 고급 직물류 업체보다 일반 브랜드 의류용 섬유업체가 많이 참가했으며, 화려한 색상의 원단과 홈텍스타일(Home Textile) 제품이 바이어의 눈길을 끌었음.

  - 해외 참가업체를 살펴보면, 중국 업체가 전체 참가업체의 60%를 차지하며 꾸준한 강세를 보였으며 대만, 터키, 인도, 일본, 콜롬비아, 모리셔스 업체들은 국가관을 구성해 참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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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9, 2013

세계 최고 섬유 강국 이탈리아의 원동력은? ① .......... KOTRA

세계 최고 섬유 강국 이탈리아의 원동력은? ①

- 이탈리아, 화학산업 발전이 세계 섬유 강국 도약의 밑거름 -
- R &D와 인적자원에 대한 활발한 투자로 화학산업 성장 이뤄 -



□ 유럽 3대 화학산업 강국 이탈리아

 o 이탈리아가 생산하는 화학제품은 전체 유럽 관련 산업에서 10.1%를 차지
  - 29.0%를 점유한 독일과 15.4%의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는 3번째 화학산업 강국임.

유럽 화학산업 국가별 점유 현황
자료원: Federchimica

□ 이탈리아 화학산업 현황

 o 이탈리아 주요 산업 중 하나인 화학산업

  - 2012년 이탈리아의 화학산업시장은 630억 유로 규모이며, 생산액은 530억 유로, 수출액은 253억 유로, 수입액 356억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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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8, 2013

미래 신성장동력 기술섬유


미래 신성장동력 기술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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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섬유산업은 저임금의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지난 1910년대에 들어서면서 산업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특히 섬유산업은 1987년 수출역사상 단일산업으로는 처음으로 수출실적 1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1987년부터 2002년까지 매년 100억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2000년대 들면서 세계 섬유산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 섬유산업은 의류용 섬유와 산업용 섬유로 뚜렷이 양분되고 현재 중저가 의류용 섬유는 후발개도국이, 고가 의류용 섬유 및 산업용 섬유는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이 주도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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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4, 2013

우리말, 3.0 읽기 2013-07-2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24.(수요일)
3.0은 [삼쩜영]이나 [삼쩜공]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 가나다전화(1599-9979)에서는
[삼점영]이나 [삼점공]으로 읽어야 한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정부 3.0'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국가가 가진 정보를 널리 써먹고, 정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새로운 정부운영 형태로 정의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3.0을 어떻게 읽으시나요?
삼쩜영? 삼점공? 삼쩜빵?

먼저
얻은 점수가 없는 영점(零點)은 [영쩜]으로 읽습니다.
그리고 이를 속되게 이르는 '빵점'도 [빵쩜]으로 읽습니다.
숫자 뒤에 '점'이 오면 [쩜]으로 읽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숫자 0은 [영]으로 읽어야 바르지만 [공]이라 읽어도 됩니다.
따라서 3.0은 [삼쩜영]이나 [삼쩜공]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제가 아는 전문가에게 여쭤본 것과 제가 알고 있는 것을 합친 겁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 가나다전화(1599-9979)에서는
점을 [쩜]으로 읽을 아무런 근거가 없기에 당연히 [점]으로 읽어야 하고,
0은 [영]으로 읽어야 하나 [공]으로 읽어도 되기에
3.0은 [삼점영]이나 [삼점공]으로 읽어야 한다고 합니다.
어제 제가 전화해서 여쭤본 것입니다.

이쯤 되면 헷갈립니다.
[삼점영]으로 읽어야 하는지 [삼쩜영]으로 소리 내야 하는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칠칠치 못한...]

조금 전에 칠칠치 못한 제가 컴퓨터 자판기에 커피를 엎질렀습니다.
평소에 워낙 덤벙대다 보니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지만...

옆에서 한 술 더 뜨네요.
정희 씨가 말하길,
제가 술기운이 떨어져서 그런다나... 어쩐다나...
약기운 떨어져서 그런다고 하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오늘은,
제가 숙맥, 바보, 천치, 등신, 맹추, 먹통이, 얼간이, 맹꽁이, 멍청이, 머저리, 칠뜨기, 득보기, 바사기, 째마리, 멍텅구리, 어리보기라는 것을 보여준 기념으로 우리말 편지를 하나 더 보냅니다.

'칠칠맞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주로 '않다', '못하다' 따위와 함께 쓰여서,
'칠칠하다'를 속되게 이를 때 씁니다.

사실 '칠칠하다'는 그림씨(형용사)로 좋은 뜻의 낱말입니다.
"일 처리가 민첩하고 정확하다",
"주접이 들지 않고 깨끗하다."는 뜻이죠.

따라서,
저처럼 덤벙대다 커피를 엎지르면
'칠칠맞게 커피를 엎지른다'고 하면 안 되고,
'칠칠치 못하게 커피나 엎지른다'고 해야 합니다.

칠칠하다가 좋은 뜻인데,
일 처리가 민첩하고 정확하다고 비꼬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렇지 못하다고 나무라야 하니,
칠칠치 못하다고 해야 맞죠.

저는 칠칠하지 못해
가끔 커피나 엎지르는
칠칠치 못한 사람입니다. ^^*

Jul 23, 2013

우리말, 영계로 복달임 2013-07-2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24.(수요일)
흔히 영계라고 하면 young을  떠올려서 어린 닭쯤으로 생각하시는데요.
'연계'가 소리 내기 쉽게 '영계'로 바뀐 겁니다.
영계는 틀린 말도 아니며 속어도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이곳 세종시도 비가 오네요.
덕분에 오늘은 좀 덜 더울 것 같습니다.

어제는 중복이었습니다.
이곳 식당에서 삼계탕을 주셔서 복달임을 제대로 했습니다. ^^*

1.
어제 점심때 먹은 닭은 영계였습니다.
흔히 영계라고 하면 young을  떠올려서 어린 닭쯤으로 생각하시는데요.
영계의 말뿌리는 연계(軟鷄)입니다.
병아리보다 조금 큰 어린 닭으로 살이 부드러워서 그렇게 썼을 겁니다.
이 '연계'가 소리 내기 쉽게 '영계'로 바뀐 겁니다.
영계는 틀린 말도 아니며 속어도 아닙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영계'를 찾아보면
"병아리보다 조금 큰 어린 닭"이라는 풀이도 있고,
"비교적 나이가 어린 이성의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도 있습니다.
사람에게 쓸 때는 별로 좋은 뜻이 아니지만,
닭을 이를 때는 쓸 수 있습니다.

2.
우리 선조는
복날 그해의 더위를 물리치는 뜻으로 고기로 국을 끓여 드셨는데 그걸 '복달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복달임하다'고 하면
"복날에 그해의 더위를 물리치는 뜻으로 고기로 국을 끓여 먹다."는 뜻이 됩니다.

저는 어제
영계백숙으로 복달임했습니다. ^^*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좋은 일이 많아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하고많은 사람 가운데서]

제가 이곳 농촌진흥청 본청으로 옮긴 지 벌써 15개월이 넘었네요.
없는 실력에 가방끈이라도 늘이려고 학교만 다니다
졸업하자마자 연구소로 바로 들어가서 행정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는데,
이곳에 와서 행정 일을 제대로 배우고 있습니다.

근데
갈수록 일이 어렵고 힘드네요.
제가 눈치가 그리 없는 것도 아니고 일의 벼리를 잘 못 잡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일에 치여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때는 누군가를 원망하기도 합니다.
하고많은 사람 중에 왜 내가 잡혀(?) 왔는지...
그 많고 많은 사람 다 놔두고 왜 내가...

오늘은 일이 좀 덜 떨어지고 쉬운 일만 떨어지길 빕니다. ^^*

"수효나 분량, 정도 따위가 일정한 기준을 넘다"는 뜻의 낱말이 '많다'입니다.
이를 반복한 '많고 많다'도 비슷한 뜻입니다.
이 '많고 많다'와 같은 뜻의 그림씨(형용사)가 '하고많다'입니다.

다만,
'하고많다[하고만타]'는 한 낱말이라서 붙여 쓰고,
'많고 많다'는 한 낱말이 아니라서 띄어 씁니다.
하고많은 것 가운데서 왜 하필이면 썩은 것을 골랐느냐
많고 많은 것 가운데서 왜 하필이면 썩은 것을 골랐느냐처럼 씁니다.

오늘도 또 기쁜 마음으로 일을 시작해야겠죠?
많고 많은 사람 가운데서 뽑혀(?) 왔으니,
하고많은 일도 척척 해 낸다는 소릴 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

우리말123

Jul 22, 2013

우리말, 자동차와 개미지옥 2013-07-2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23.(화요일)
자동차는 우리말의 개미지옥 같다.
차에 오르는 순간, 우리말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멀쩡한 차 열쇠는 어디 가고 '차키'가 나타난다.
안녕하세요.

오늘이 중복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부터 무척 덥네요.

오늘은
한글학회 성기지 연구원님이 며칠 전 얼숲(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소개합니다.


자동차는 우리말의 개미지옥 같다.
차에 오르는 순간, 우리말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멀쩡한 차 열쇠는 어디 가고 '차키'가 나타난다.
의자의 깔개는 '시트'로 둔갑하고
그 흔한 거울조차 갑자기 '미러'가 된다.
아무도 영어로 읽지 않는 숫자마저도
자동차에 붙으면 쏘나타 '쓰리'가 되고 에쓰엠 '파이브'가 된다.
우리 손으로 만든 자동차들이 지구촌을 내달리고 있다.
이제라도 자동차에 우리말을 태워주자.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금새와 금세]

어제 제가 엄살을 좀 부렸더니,
많은 분이 걱정해 주셨네요.
여러분의 답장을 받으니 금세 힘이 솟습니다.
일이 아무리 많아도 여러분의 사랑을 믿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저는 복이 참 많습니다. ^^*

어제 보내주신 사랑에 제가 금세 힘이 솟았기에,
오늘은 금세를 알아볼게요.

금세는 "지금 바로"라는 뜻으로 '금시(今時)에'가 줄어든 말입니다.
소문이 금세 퍼졌다, 약을 먹은 효과가 금세 나타났다처럼 씁니다.

이 '금세'의 '새'를 '사이'의 준말 정도로 생각해
'금새'라고 쓰시는 분이 계십니다.
아닙니다.
'금세'는 '금시에'가 줄어서 된 낱말이므로 '금세'가 맞습니다.

금새는
"물건의 값"을 뜻하는 이름씨로
물건 값의 비싸고 싼 정도를 이릅니다.

'에'와 '애' 소리를 달리 내지 못해 벌어진 일이겠지만,
금세와 금새는 소리(발음)도 다르고 쓰는 것도 다릅니다.

제가 뭘 금세 잊어먹긴 하지만,
우리말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마음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건 결코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한 말씀 해 주시면
아무리 힘이 없다가도 금세 힘이 나거든요. ^^*

우리말123

우리말, 노느다와 나누다 2013-07-2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22.(월요일)
다만, '나누다'에는 말이나 인사를 주고받는다든지 즐거움이나 고통을 함께한다는 뜻도 있지만, '노누다' 그런 여러 가지 뜻은 없습니다.
그저 물건 따위를 여러 몫으로 갈라 나눈다는 뜻뿐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오랜만에 목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애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셋째는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해서 뭔지 모를 말을 열심히 쫑알거리고 있고,
첫째와 둘째는 동생 챙기느라 사과하나도 같이 나눠 먹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의좋게 죽 자라면 좋겠습니다.

셋째와 나이 차이가 좀 나서 그런지
언니와 오빠가 동생을 참 잘 챙깁니다.
어제 오후에 방울토마토를 먹는데, 두 개가 남으니 첫째가 동생들을 먼저 챙겨주더군요.
그 모습이 보기 좋아, 제가 먹으려고 남겨둔 것을 첫째에게 줬습니다. ^^*

우리말에 '노느다'는 움직씨(동사)가 있습니다.
"여러 몫으로 갈라 나누다."는 뜻으로
어젯밤 늦게까지 빚은 만두를 집안 식구들과 함께 노나 먹었다처럼 씁니다.
많은 분이
'노느다'는 잘 모르시고 '나누다'만 쓰십니다.

"하나를 둘 이상으로 가르다."는 뜻으로 사과를 세 조각으로 나누다처럼 쓰는 게 '나누다'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나누다'나 '노누다' 모두 맞는 말입니다.

다만, '나누다'에는 말이나 인사를 주고받는다든지 즐거움이나 고통을 함께한다는 뜻도 있지만, '노누다' 그런 여러 가지 뜻은 없습니다.
그저 물건 따위를 여러 몫으로 갈라 나눈다는 뜻뿐입니다.

가르다, 나누다, 노느다, 쪼개다... 비슷한 뜻이지만 조금씩 다릅니다.

사과 한 조각도 노나 먹고,
기쁨도 함께 나누며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깜빡과 깜박]

"아빠,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했잖아요!"
"아 참, 아빠가 며칠 전에 까마귀 고기를 먹었더니 깜빡했네. 미안하다. 지금 사러 가자!.
"아빠가 고기 드시고 깜박했다고?"
"응, 아빠가 까마귀 고기 먹고 깜빡했어'"
"아빠, 까마귀 고기 먹으면 깜박해?"
"그럼 ^^*"

어제 딸내미와 나눈 이야기입니다.
차에서 동생과 다투기에, 시장에 가서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꾀어서 조용하게 만들었거든요.

저는 까마귀 고기를 먹고 '깜빡'했다고 했는데,
소리를 제대로 못 내는 제 딸은 아빠가 까마귀 고기를 먹고 '깜박'했다고 하네요.
저는 이런 때 이렇게 생각합니다.
'역시 내 딸이야. 깜빡과 깜박이 같은 뜻인 것을 이미 알고 다양한 낱말을 쓰고자 깜빡이라 안 하고 깜박이라 하는군.'

이렇게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가 아직 어려(겨우 42개월) 소리를 똑바로 내지 못하는 구나...'

너무 팔불출인가요?
'깜빡'은
1. 불빛이나 별빛 따위가 잠깐 어두워졌다 밝아지는 모양. 또는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모양.
2. 눈이 잠깐 감겼다 뜨이는 모양
3. 기억이나 의식 따위가 잠깐 흐려지는 모양
을 뜻합니다.

'깜빡'과 뜻은 같지만 '깜박'보다 좀 센 느낌이죠.

모음조화에 따라
껌뻑, 껌벅이라 해도 되고,
'끔벅'이라고 하셔도 됩니다.
다 같은 뜻입니다.

우리말123

Jul 21, 2013

우리말, 벌써와 벌써부터 2013-07-1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19.(금요일)
'벌써'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벌써부터'는 과거, 현재, 미래에 모두 쓴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뉴스를 보니 어른들 잘못으로 또 젊은 사람들이 죽었네요.
해병대캠프를 한답시고 구명조끼도 없이 보트를 타다 파도에 휩쓸려 다섯 명이나 실종되었군요.
언제까지 이런 일이 일어날 건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아침에 나오다 보니 오늘도 무척 덥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여름이니까 더우려니 하고 생각하시면서 더위를 잘 즐기시길 빕니다. ^^*

오늘 오후에 일이 있어 회사에 하루 연가를 내고 어제저녁에 집에 왔습니다.
덕분에 아침에 애들과 같이 목욕탕에도 다녀왔고,
오늘부터 사흘 내리 애들과 놀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렙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어느새, 이미 오래전에라는 뜻을 지닌 어찌씨(부사)가 '벌써'입니다.
'벌써'와 '벌써부터'를 가르지 않고 쓰는 때가 많은데요. 실은 조금 다릅니다.

벌써 10년이 지났다, 벌써 일어났어?, 벌써 숙제를 다 했어?처럼 '벌써'는 상황이나 일이 끝났을 때 씁니다.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 없다, 나는 그 일을 벌써부터 알고 있었다에 쓰인 '벌써부터'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일의 상황이나 진행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벌써'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벌써부터'는 과거, 현재, 미래에 모두 쓴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에
벌써 목욕탕에 다녀왔고,
애들과 같이 놀 생각에 벌써부터 들뜹니다. ^^*

주말 잘 쉬세요.

고맙습니다.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를 붙이지 않겠습니다.
하루쯤 빼먹는 재미도 있어야 하지 않나요? ^^*

Jul 17, 2013

우리말, 소강과 주춤 2013-07-1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18.(목요일)
아마 '소강상태에 접어들다'는 말도 저희 집 애들은 알아듣지 못할 것 같습니다.
굳이 이렇게 어려운 한자말을 가져다 쓸 게 아니라,
'세차게 내리던 비가 잠시 주춤했다'고 하면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거칠게 내리던 비가 어제 오후부터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하네요.
더는 큰 피해 없이 물러가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며칠 전에 애들과 같이 수원에 있는 서호를 돌다가 '탐조대'를 보고 애들이 저에게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습니다.
새가 놀라지 않도록 숨어서 새를 보는 곳이라고 일러 줬더니,
어른들은 왜 그리 어려운 말을 쓰냐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소강상태에 접어들다'는 말도 저희 집 애들은 알아듣지 못할 것 같습니다.
소강(小康)은 병이 조금 나아진 기색이 있음 또는 소란이나 분란, 혼란 따위가 그치고 조금 잠잠함이라는 뜻입니다.
굳이 이렇게 어려운 한자말을 가져다 쓸 게 아니라,
'세차게 내리던 비가 잠시 주춤했다'고 하면 어떨까요?
'소강'은 모를 수 있어도 '주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요.

한자가 글자에 뜻을 담고 있어 글자 수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러나 글자 수 줄이는 것보다 우리 얼을 제대로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좀 다른 이야기인데요.
얼마 전에 예쁜 엽서를 보고 애 엄마가 "밑그림이 참 예쁘다."라고 말하니,
옆에 있던 딸내미가 "맞아요. 엄마, 바탕이 참 곱네요."라고 말을 받았습니다.
그런 딸내미를 보면서 어른으로서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어렸을 때는 이렇게 좋은 우리말을 쓰는데, 자라면서 오히려 우리말을 잃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침부터 더울 것 같네요.
비가 주춤할 때 미뤘던 일도 하시면서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갈걍갈걍]

오늘이 어버이날입니다.
다들 부모님 가슴에 꽃 달아드리고 나오셨죠?
멀리 계신 부모님께는 전화라도 드렸을 것이고요.

저도 이제 슬슬 부모가 되어가나 봅니다.
지난 주말에 광주에 갔었는데,
이제 겨우 23개월 된 아들 녀석이 많이 아프더군요.

잘 놀고 평소 튼실하던 애가 갈걍갈걍하게 힘을 못 쓰니 보기에 참 안타까웠습니다.
급기야, 지난 주말에는 병원 응급실에서 밤을 새웠습니다.
(튼실하다 : 튼튼하고 실하다.)
(갈걍강걍 : 얼굴이 파리하고 몸이 여윈 듯하나 단단하고 굳센 기상이 있다.)

낮에는 잘 놀던 애가 저녁때는 잔지러지더군요.
자반뒤집기를 하며 토끼잠을 자다 잠투정을 하고...
(잔지러지다 : 몹시 자지러지다.)
(자지러지다 : 병이나 탈이 나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오그라지다.)
(자반뒤집기 : 몹시 아플 때에, 몸을 엎치락뒤치락하는 짓.)
(토끼잠 : 깊이 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잠.)
(잠투정 : 어린아이가 잠을 자려고 할 때나 잠이 깨었을 때 떼를 쓰며 우는 짓.)

아무 힘 없이 추레한 모습으로 "아빠..."라고 하는데...
(추레하다 : 겉모양이 깨끗하지 못하고 생기가 없다.)

그래도 병원에서 주사 몇 대 맞더니,
새벽잠을 잤고,
이제는 설렁설렁 발싸심을 하기 시작하는 걸 보니 살아났나 봅니다. ^^*
(새벽잠 : 날이 샐 무렵 깊이 자는 잠)
(발싸심 : 팔다리를 움직이고 몸을 비틀면서 비비적대는 짓)

부모가 뭔지...
저에게 이 녀석이 왔으니,
건강하게 잘 키워야 할텐데...
제가 그럴 깜냥이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Jul 16, 2013

우리말, 사날 2013-07-17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17.(수요일)
사흘이나 나흘을 뜻하는 낱말이 '사날'입니다.
사흘+나흘에서 겹치는 흘자를 한 번만 써서 '사나흘'이고
이를 줄여 '사날'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수요일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저는 월요일 아침에 수원에서 세종시로 오는데요.
가끔은 일요일에 올 때가 있습니다.
회사에 일이 있다거나, 다른 데 들렀다 회사에 올 때가 그렇습니다.
이번 주에도 일요일 오후에 세종시로 왔습니다.
애들과 떨어져 사날 정도 지나면 애들이 눈에 선 한데,
오늘 유난히 애들이 보고 싶네요.
이번 주에는 금요일에 연가라도 내고 내일쯤 수원에 가야할까 봅니다. ^^*

우리말에
사흘이나 나흘을 뜻하는 낱말이 '사날'입니다.
사흘+나흘에서 겹치는 흘자를 한 번만 써서 '사나흘'이고
이를 줄여 '사날'이라고 합니다.
나흘이나 닷새는 '나달'이라고 합니다.
'나닷'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소리내기 쉽게 '나달'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애들을 본 게 3~4일 전이다'고 해도 되고,
'애들을 본 게 사날 전이다.'고 써도 됩니다.

이번 주도 반이 지납니다.
하루 이틀만 더 일하면 쉴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오늘도 열심히 일합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천벌받을...]

오늘 아침 뉴스도 가슴 아픈 소식이 있네요.
또 어린이를 납치했다가 붙잡혔군요.

도대체 왜 죄 없는 어린이를 납치하는 겁니까?
납치당한 충격을 애들은 평생 씻지 못하고 살텐데...
아무리 돈이 궁하기로서니 애들을 납치하여 흥정을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합니다.

가끔 드리는 말씀이지만,
어린이 납치, 성폭행, 먹는 것으로 장난치는 놈들은 큰 벌을 내려야 합니다.

오늘은 그런 벌 이야깁니다.
'버력(을) 입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 버력을 입을 놈'처럼 쓰죠.

'버력'은
"하늘이나 신령이 사람의 죄악을 징계하려고 내린다는 벌."을 말합니다.
따라서
'저 버력을 입을 놈'하면,
'저 천벌을 받을 놈' 정도 되겠죠.

제발 다시는 어린이 납치라는 뉴스가 나오지 않기를 빕니다.

우리말123

우리말, 가슴을 에이는이 아니라 가슴을 에는 2013-07-1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16.(화요일)
큰 슬픔을 두고 가슴을 에는 슬픔이라고 합니다.
이 낱말을 '에이는'이라고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슴을 '에는'이면 되지 '에이는'이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요. ^^*

오늘 편지는 예전에 보낸 편지로 갈음하겠습니다.
한 재벌 회장이
아들이 밖에서 맞고 들어왔다고
때린 사람들을 찾아가 보복 폭행을 했을 때 썼던 편지입니다.
5년쯤 전에 있었던 일인데,
그 회장님이 지금도 교도소에 계시지 않나요?

자식 사랑이 뭔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가슴을 에이는이 아니라 가슴을 에는]

경찰이 어제 한 재벌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네요.
삐뚤어진 자식사랑인지,
자발없고 미욱한 어른의 치기 어린 행동인지는 모르지만,
곰비임비 일어나는 국민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할 수 없기에 벋대지 못했을 겁니다.
(자발없다 : 행동이 가볍고 참을성이 없다.)
(미욱하다 : 하는 짓이나 됨됨이가 매우 어리석고 미련하다.)
(곰비임비 : 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계속 일어남을 나타내는 말.)
(벋대다 : 쉬이 다르지 않고 고집스럽게 버티다.)

그래서 옛 성현들이 애들 싸움에 어른이 끼어들면 안 된다고 했나 봅니다.
아무리 가슴을 에는 아픔이 있어도 습습하게 참아야 했습니다.
(습습하다 : 마음이나 하는 짓이 활발하고 너그럽다.)

애들 싸움에 부모가 경찰서에 가는 것을 보니 제 마음도 아프네요.
흔히,
큰 슬픔을 두고 가슴을 에는 슬픔이라고 합니다.
'에다'는 "칼 따위로 도려내듯 베다",
곧, 예리한 연장으로 도려낸다는 뜻입니다.

이 낱말을 '에이는'이라고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이'가 들어갈 아무런 까닭이 없습니다.
가슴을 '에는'이면 되지 '에이는'이 아닙니다.
괜히 '이'가 들어가서 우리글을 이상하게 만든 겁니다.
그런 게 또 있습니다.
날이 개다를 날이 개이다고 하고,
설레는 마음을 설레이는 마음이라고 하는 경웁니다.
모두 '이'가 들어가면 안 됩니다.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데,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Jul 14, 2013

우리말, 호우는 큰비로 써야 합니다 2013-07-1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15.(월요일)
 ≪조선왕조실록≫ 통틀어 ≪순종부록≫에 단 한 번 나오는 이 “호우(豪雨)”는 분명히 우리가 쓰던 우리말이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중부지방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렸습니다.
이제 좀 그치길 빕니다.

오늘은
조금 전에 읽은 오늘치 얼레빗 편지를 소개하겠습니다.

['호우'는 '큰비'로 써야 합니다]
요즘 뉴스는 쏟아지는 장맛비 소식으로 넘쳐납니다.
그런데 “서울·경기 호우특보…150mm↑”, “중부지방 호우특보…남부지방 폭염특보 ”, “[날씨] 수도권 호우특보…최고 150mm 더 온다”, “서울 밤사이 200㎜ 호우…최고 150㎜ 더 올 듯” 같은 제목에서 보듯 텔레비전이건 신문이건 너도나도 “호우” 타령이지요.

≪조선왕조실록≫에서 “호우(豪雨)”를 찾아보면 ≪순종부록≫ 16권(1925) 7월 20일)에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올 뿐입니다. 그런데 이 ≪순종부록≫은 일본인들의 손으로 간여하거나 쓰였기 때문에 크게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때문에 ≪조선왕조실록≫ 통틀어 ≪순종부록≫에 단 한 번 나오는 이 “호우(豪雨)”는 분명히 우리가 쓰던 우리말이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대신 “대우(大雨)”를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아보면 무려 960번이나 등장지요.

한자 “豪”는 호걸 또는 귀인으로 긍정적인 뜻을 가지고 있지만, 큰비가 사람들에게 호인이나 귀인 같이 좋은 손님일 수는 없습니다. 큰비를 뜻하는 아름다운 우리 토박이말에는 무더기비, 자드락비, 채찍비, 억수, 달구비 같은 말들이 있지요. 이런 아름다운 많은 토박이말을 놔두고 굳이 일본말 쓰레기를 쓰는 까닭을 차마 일본이 좋아서는 아니라 믿고 싶습니다, 제발 이제는 “호우(豪雨)”라는 말보다는 큰비나 무더기비로 고쳐 썼으면 좋겠습니다.


좋을 글을 얼레빗으로 소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월요일입니다.
즐겁게 시작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가댁질]

벌써 금요일입니다.
저는 이번 주말에 제부도에서 중학교 친구들을 만나 오구탕을 치며 놀기로 했습니다.
식구와 함께 가서 오랜만에 애들과 함께 바닷가도 거닐며 한가하게 머리 좀 식혀볼 생각입니다.
토요일 오후에 제부도에 들어가자마자 짐을 풀고 바로 바닷가로 나가 백사장에서 애들과 뛰어놀 생각입니다.

여기서 문제를 낼게요.
애들이 노는 것을 보면,
한 명은 앞서서 뛰고, 다른 한 명은 뒤에서 쫓아가며 이리저리 뛰어노는데요.
"아이들이 서로 잡으려고 쫓고, 이리저리 피해 달아나며 뛰노는 장난"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 뭘까요?

오늘은 문제가 좀 어려운가요?

여기서 답을 말씀드릴게요.
바로 '가댁질'입니다.

아이들이 물가에서 물장구와 가댁질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땀을 씻고 때를 밀고는 깊은 곳에 들어가 물장구와 가댁질 이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왜 문제를 내자마자 답을 말했냐고요?
제가 선물을 드릴 돈이 없어서...^^*

주말 잘 보내세요.

우리말123

美 의류업체 사이에서 온쇼어링 바람 불어 ............... KOTRA

- 메이드인 USA 프리미엄과 해외 인건비 상승에 따라 미국 현지생산 늘려 -
- Brooks Bros. 등 대형업체 움직임에 중소기업도 동참 -



□ 의류업계에서 온쇼어링 늘고 있어 주목

 ○ 온쇼어링 증가세
  - 그동안은 미국기업이 생산비 절감을 이유로 중국 등에서 제품을 생산했지만, 최근 온쇼어링(미국기업이 생산시설을 중국 등 타국에서 자국으로 다시 옮기는 현상) 추세가 이어지고 있음.
  - 제조업 관련 연합인 Reshoring Initiative에 따르면 2010년 이래로 200개 이상의 업체가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동시켰으며, 이에 따라 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됨.
  - 컨설팅업체인 Boston Consulting Group의 Senior Partner인 Hal Sirkin은 2020년까지 온쇼어링이 증가하면서 그 파급효과로 수백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언급함.

 ○ 의류업체도 이제 온쇼어링
  - 지난 20년 동안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겼던 의류업체가 최근 수년간 생산시설의 일부를 미국으로 다시 옮기고 있음.
  - USA Today에 따르면 Brooks Bros.와 American Apparel 등 대형업체를 비롯해 중소기업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한 결과 지난 수년간 1000개가량의 관련 직업이 미국에서 창출됨.
  - 이러한 수치는 1990년대 이후 사라진 80만 개의 관련 직종과 비교하면 작은 숫자에 불과하지만, 업계에서는 온쇼어링 추세가 향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함.
  - 노동집약산업이라는 특성상 의류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비는 방글라데시,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보다 높음. 하지만 소비자들이 미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돈을 더 지불할 의향이 있고 아시아 국가의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업체가 미국으로의 회귀를 고려 중이라고.................... 

Jul 12, 2013

우리말, 마음눈 2013-07-1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12.(금요일)
우리말에 '마음눈'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마음속에 있는 눈으로
"사물의 참모습을 똑똑히 식별하는 마음의 힘"이라는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금요일입니다. ^^*

저는 아침에 5시쯤 일어납니다.
눈뜨자마자 몸을 좀 뒤척이며 정신을 차리고,
바로 머리맡에 있는 책을 들고 책을 읽습니다.
가끔은 침대에 앉아 벽에 기댄 채 읽기도 하고,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앉아 침대에 기댄 채 읽기도 합니다.
그렇게 30분 정도 책을 읽은 뒤 씻으러 들어갑니다.

그러나 화요일과 금요일은 다릅니다.
5:15에 문화방송에서 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강의를 듣거든요.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멋진 강의를 듣고 마음눈을 깨치는 것 또한 삶에서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김창욱 교수가 나와서 늦게 깨달은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괜히 혼자 눈물 훔치며 잘 들었습니다.
그렇게 좋은 강의는 책 못지않게 큰 감동을 줍니다.

우리말에 '마음눈'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마음속에 있는 눈으로
"사물의 참모습을 똑똑히 식별하는 마음의 힘"이라는 뜻입니다.
준말은 '맘눈'이며 한자말로는 심안(心眼)입니다.

살면서
사물을 살펴 분별하는 깜냥을 갖춰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려면 많은 책을 보고, 좋은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게 좋다고 봅니다.

주말에 좋은 사람 많이 만나시고,
좋은 책 많이 읽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생채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거울을 봤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눈이 퉁퉁 부어있더군요.

실은
어젯밤 늦게까지 텔레비전을 봤습니다.
SBS에서 방송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었는데요.
왼팔이 없이 태어났고 지금은 두 발마저 오그라들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11살 대광이 이야기였습니다.
곱상한 얼굴에 자기 아픔은 뒤로하고 엄마를 먼저 걱정하는 깊은 마음과 해맑은 웃음을 보인 대광이...

이런 대광이를 설명하면서
마음속 깊이 '생채기'가 있다고 하더군요.
아닙니다.
생채기가 아닙니다.
'생채기'는
"할퀴거나 긁히거나 해서 생긴 작은 상처"를 뜻합니다.
곧, 손톱에 약간 긁힌 게 생채기입니다.
이런 생채기와 대광이가 겪는 아픔을 같이 견줄 수는 없습니다.

상처를 갈음하는 순 우리말로 생채기를 쓴 것은 좋은데,
알맞게 써야 합니다.

지금도 대광이의 맑은 눈과 해맑은 웃음이 떠오르네요.
여러분도 060-700-0100으로 전화하시면 한 통에 1,000원을 도울 수 있습니다.

끝내기 전에 하나 꼭 짚고 싶은 게,
희귀병입니다.
희귀병이 아니라 희소병이라고 그렇게 떠들어도 아직도 희귀병, 희귀질환이라고 하네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를 붙입니다.

Jul 10, 2013

우리말, 속앓이 2013-07-1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11.(목요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판에서 '속앓이'를 찾아보면 '속병'을 보라고 나옵니다.
그리고 '속끓임'은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속앓이와 속병은 그 뜻이 똑 같이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미국에서 우리나라 비행기 사고가 있었는데요.
뉴스를 보니
미국 측에서 조종사 실수로 몰아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직 블랙박스를 제대로 분석하지도 않았고, 이제 겨우 조종사와 관제사들 면담을 하고 있는 수준인데 어떻게 벌써 사고 원인이 분석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부러 조종사 실수로 몰아가는 게 아닌지 걱정됩니다.

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다치신 분도 계십니다.
그분들 가족이 받는 고통이 오죽 클까요.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승무원이나 기장 가족들의 속앓이도 이만저만한 게 아닐 겁니다.
아마 우리는 절대 상상하지 못할 큰 고통인지도 모릅니다.
결코 남 이야기를 함부로 할 일이 아닙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판에서 '속앓이'를 찾아보면 '속병'을 보라고 나옵니다.
그리고 '속끓임'은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속앓이와 속병은 그 뜻이 똑 같이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전에서 '속병'을 찾아보면,
1. 몸속의 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
2. '위장병'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3. 화가 나거나 속이 상하여 생긴 마음의 심한 아픔
이라고 나옵니다.
1, 2번은 말 그대로 병입니다. 3번 풀이와는 좀 다르죠.
3번 풀이가 '속앓이'와 비슷할 겁니다.

제 생각에는
'속앓이'를 사전에 올려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우리말이 더 풍성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속끓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전에 올려야 합니다.

이번 비행기 사고로 속끓임을 하고 속앓이를 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특히 기장 가족이 그러겠죠.
아무쪼록 잘 풀리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우리말에 '끌탕'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속을 태우는 걱정"이라는 뜻으로
이번 비행기 사고로 끌탕 중인 사람이 많다처럼 씁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손수 만든 꽃]

안녕하세요.

오늘이 스승의 날입니다.
벌써 15년쯤 전이지만, 한때는 저도 학생들이 손수 만든 선물도 받았었는데...^^*

오늘은 '손수'를 알아볼게요.
'손수'는
"남의 힘을 빌리지 아니하고 제 손으로 직접."이라는 뜻의 어찌씨(부사) 입니다.
아버지는 손수 밥을 지어 아이들을 먹였다, 선생님께서 손수 가꾸신 텃밭처럼 씁니다.

이처럼 '손수'는
누군가 직접 손으로 뭔가를 했을 때 존대하면서 말하는 것입니다.
곧, 자기가 한 일에는 '손수'를 쓰지 않습니다.
자기가 말하면서 자기를 높이면 안 되잖아요.
따라서, 제가 손수 운전해서 왔습니다, 제가 손수 만든 꽃입니다처럼 쓰면 안 됩니다.

스승의 날 정성을 담은 선물을 선생님께 드리는 것은 좋은 풍습입니다.
혹시 멀리 계셔서 뵐 수 없다면 누리편지(이메일)라도 드려보세요.
선생님이 손수 답장을 보내주실 겁니다. ^^*

우리말123

우리말, 만날과 맨날 2013-07-1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10.(수요일)
"매일같이 계속하여서"라는 뜻을 지닌 어찌씨(부사)는 '만날'이 표준말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만날'보다 '맨날'을 더 쓰기에 이제는 '맨날'도 표준말로 올렸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만날'이라고 해도 되고 '맨날'이라고 해도 됩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어제 편지 댓글을 소개해 드립니다.
'누구'는 사람에게만 쓸 수 있지만,
'아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처럼 사물에도 쓸 수 있다는 글을 보시고 주신 댓글입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에서 '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명사인 것 같습니다.
사물이라고 규정짓기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아무 의자나 가지고 와서 앉아라.'라고 했을 때, '의자'는 명확히 사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 맞습니다. '의자'를 써서 보기를 드는 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아침부터 날씨가 푹푹 찌네요.
어제는
퇴직하신 선배님과 저녁을 함께하고자 오랜만에 주중에 수원에 갔습니다.
금요일 밤에 집에 오시던 아빠가 뜬금없이 수요일 저녁에 집에 들어오니 애들이 무척 놀라면서 반가워하더군요.
큰딸은 매주 한 번씩 이렇게 주중에 올라와 달라고 하고,
둘째는 맨날 이렇게 집으로 퇴근해달라고 하고...  ^^*

"매일같이 계속하여서"라는 뜻을 지닌 어찌씨(부사)는 '만날'이 표준말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만날'보다 '맨날'을 더 쓰기에 이제는 '맨날'도 표준말로 올렸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만날'이라고 해도 되고 '맨날'이라고 해도 됩니다.
'만날'의 만은 한자 萬에서 왔습니다. 큰 수를 뜻하겠죠.

만날이 들어간 익은말(속담)에 '만날 뗑그렁'이란 게 있습니다.
생활이 넉넉하여 만사에 걱정이 없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어제 오후에 농협 은행에 다녀왔습니다. 돈을 좀 빌릴 일이 있어서요.
남들이 저를 딸깍발이라고 하는데요. 딸깍발이라서 좀 불편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딸깍발이 : 가난한 선비를 낮잡아 이르는 말)
저는 언제나 만날 뎅그렁하는 그런 삶을 살 수 있을까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바리캉, 포클레인, 제록스, 스카치테이프, 나일론, 무스, 본드, 스티로폼]

안녕하세요.

제가 야한 생각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머리가 잘 자라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도 이발관에 다녀왔습니다.

남자들이 이발관에 가시면 대부분 바리캉으로 밑머리를 치고 윗머리는 가위로 자르죠?
오늘은 그 바리캉 이야기부터 들어가 볼게요.

흔히 바리깡이라고도 하는 이 머리 깎는 기구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이발기'로 다듬었다고 나와 있으며,
프랑스 낱말인 bariquant에서 왔다고 나와 있습니다.
누군가는 Bariquand et Marre라는 제작소 이름에서 왔다고도 합니다.
머리 깎는 기계를 만드는 회사의 이름이 일반명사로 쓰이는 거죠.

이렇게 회사 이름이 일반명사로 쓰이는 게 우리 주위에 많습니다.
'포클레인(Poclain)'은 굴착기를 만드는 프랑스 회사 이름이고,
'제록스(Xerox)'는 미국에서 만든 복사기 이름입니다.
'스카치테이프(Scotch tape)'는 상품 이름이고,
나일론(nylon), 무스(mousse), 본드(bond), 스티로폼(styrofoam)도 모두 상품 이름에서 왔습니다.

앞에서 나온
바리캉, 포클레인, 제록스, 스카치테이프, 나일론, 무스, 본드, 스티로폼은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있습니다.

사전에 올라있지는 않지만
'포스트잇'도 미국 3M사의 한 문방구 이름이고,
저희 어머니가 잘 쓰시는 '봉고'는 기아자동차의 승합차 모델 이름입니다.

이렇듯 제품이름이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게 우리 주변에는 참 많습니다.

여러분 차에 길도우미인 내비게이션을 달고 다니시나요?
흔히 이 내비게이션이 GPS신호를 받는다고 하죠?

이것도 미국이 1970년대 군사용으로 개발한 위성항법시스템의 한 이름입니다.
지구 위에서 위치를 알 수 있는 위성항법시스템은 세 가지가 있는데,
미국에서 만든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유럽연합에서 만든 갈릴레오(Galileo),
러시아에서 만든 글로나스(GLONASS, The Russian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가 그것입니다.
이 가운데 우리는 미국이 만든 GPS를 가장 많이 쓰다 보니
위성항법시스템이 곧 GPS인것처럼 일반명사가 되어버린 거죠.

사실 상품 하나만 잘 만들어 놓으면
이렇게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름을 날릴 수 있는데...
우리는 어디 그런 상품 좀 없나요?

우리말123

Jul 8, 2013

우리말, 누구와 아무 2013-07-0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9.(화요일)
'누구'는 사람에게만 쓸 수 있지만,
'아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처럼 사물에도 쓸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뉴스를 들으니 며칠 전 미국 공항에서 일어난 항공기 사고에서 승객들을 헌신적으로 구조한 승무원 이야기가 많네요.
어찌 보면 승무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는 하지만, 죽음 앞에서 그렇게 의연하게 대처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승무원들은, 누구나 그 위치에서는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오늘은 승무원들께 고마운 마음을 갖고
'누구나'와 '아무나'를 갈라보겠습니다.

'누구'는
저 사람이 누구입니까?처럼 의문문에서 잘 모르는 사람의 정체를 물을 때 씁니다.
또, 누구든지 할 수 있다처럼 특정한 사람이 아닌 막연한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 대명사로도 쓰입니다.
끝으로 누구를 만나느라고 좀 늦었어처럼 가리키는 대상을 굳이 밝혀서 말하지 않을 때도 씁니다.

'아무'는
아직 아무도 안 왔다처럼 어떤 사람을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르는 인칭 대명사로 쓰이는데,
흔히 부정의 뜻을 가진 서술어와 호응하나,
'나', '라도'와 같은 조사와 함께 쓰일 때는 긍정의 뜻을 가진 서술어와 호응하기도 합니다.
이 일은 아무라도 할 수 있어처럼 쓰이는 게 그런 때입니다.

'누구'는 사람에게만 쓸 수 있지만,
'아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처럼 사물에도 쓸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사람의 본분을 다해야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러는 것은 아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죽음 앞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할 일을 다하는 승무원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우리 삶을 잘 다져나갑시다.

모름지기 사람은 누구든지 그래야 한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하양과 하얀색]

어제는 오전에 이천에 들렀다 오후에는 청주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차를 몰고 밖으로 나갔는데 여기저기 핀 꽃들이 참 예쁘더군요.
고속도로 주변에는 하얀 쌀밥을 얹어놓은 듯한 이팝나무가 유난히 많았습니다.
가끔은 하얀 조팝나무 꽃도 보이고,
군데군데 새하얀 아까시나무 꽃도 보이고,(아카시아 나무 꽃이 아닙니다.)
어떤 때는 하얗고 귀여운 찔레꽃도 보였습니다.
시내에 들어서니 쥐똥나무 꽃도 하얀색이더군요.

어제 본 꽃은 유난히 하얀색의 꽃이 많았습니다.
오늘은 '하얀색'과 '하양'을 알아보겠습니다.

하얀 빛깔을 나타내는 낱말은 '하양'입니다.
하얗다에서 온 이름씨(명사)죠.
하양에 이미 하얀 빛깔이라는 뜻이 있으므로 그 뒤에 굳이 '색'을 붙여
'하양색'이라고 할 까닭이 없습니다.

꼭 '하양'과 '색'을 함께 써야 한다면,
'하얀색'으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하얀'은 '하얗다'의 활용형으로 이름씨와 붙여 쓸 수 있습니다.

노랑, 파랑, 빨강 따위도 마찬가집니다.
노란색, 파란색이 맞고,
노랑, 파랑이 맞으며,
빨강, 빨간색이 맞습니다.

우리말123

우리말, 블랙박스 2013-07-0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8.(월요일)
이렇게 영어 표현을 우리가 옮겨다 쓰는 낱말이 꽤 많습니다.
hot potato에서 온 '뜨거운 감자'도 재밌는 뜻을 담고 있고,
밀월(honeymoon), 청신호(green signal), 적신호(red signal), 병목현상(bottleneck), 채찍과 당근(stick and carrot), 공공연한 비밀(open secret), 마지막 카드(last card) 따위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지난주에 보내드린 보라색을 다룬 편지를 보시고 보내주신 댓글을 소개합니다.

성선생님, 우리말 편지 고마운 마음으로 잘 받아보고 있습니다.
매사냥과 관련하여 말씀드릴것이 있는데, 매사냥이 몽골의 지배를 받던 고려때 들어왔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고려보다 이전인 삼국시대때, 특히 백제 쪽에서는 매사냥이 매우 성행했으며, 얼마전, '무한도전' TV특강에서도 우리가 몽골에 전해준 풍습에 떡과 매사냥이 있다고 방송했답니다.
보라, 아리랑 등 몽골어와의 연관성이 있는 단어는 많지만, 그 전달 방향은 확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수고하시고요
무더운 여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런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보라색의 말뿌리(어원)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보라매에서 왔다는 게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매사냥이 우리나라에서 몽골로 갔는지, 몽골에서 우리나라로 왔는지 학자들에 따라 의견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좋은 댓글을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며칠 전 안타까운 항공기 사고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분이 병원에 계신다고 하는데, 빨리 낫기를 기원합니다.

아침 뉴스에서 들으니
비행기 있는 블랙박스를 가져가서 해독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든 일이 잘 풀려
사고 원인도 분석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단단히 잡도리할 일입니다.

블랙박스(black box)는
"비행기나 차량 따위에 비치하는 비행 또는 주행 자료 자동 기록 장치"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는 낱말입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비행기에서 거둔 블랙박스는 실은 검은색이 아니라 주황색입니다.
그런데도 블랙박스라고 합니다.

이렇게 영어 표현을 우리가 옮겨다 쓰는 낱말이 꽤 많습니다.
hot potato에서 온 '뜨거운 감자'도 재밌는 뜻을 담고 있고,
밀월(honeymoon), 청신호(green signal), 적신호(red signal), 병목현상(bottleneck), 채찍과 당근(stick and carrot), 공공연한 비밀(open secret), 마지막 카드(last card) 따위가 있습니다.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지면서 다른 나라에서 쓰는 표현을 가져오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이런 낱말은 될 수 있으면 본래 뜻에 맞게 써야 좋다고 봅니다.
그러나 또 달리 보면,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낱말에 우리 문화를 담아 우리식으로 바꿔 써도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이번 주 내내 비행기 사고 소식이 나올 것 같습니다.
더는 인명피해가 없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고마움과 감사]

안녕하세요.

텔레비전 연속극 좋아하세요?
저는 참 좋아합니다. 보면서 울기도 잘하죠. ^^*
삼사 년 전에는 '꽃보다 아름다워'를 무척 재밌게 봤었습니다.
고두심 씨가 나와 치매 걸린 어머니를 연기했던 드라마 있잖아요.

그제 밤에는 MBC 휴먼드라마 '안녕, 아빠'를 보면서 한 시간 내내 울었습니다.
새벽에도 애들 얼굴이 떠올라 잠이 오지 않더군요.
실은 제가 눈물이 무척 많답니다. 생긴 거와 다르게... ㅠ.ㅠ.

지난주까지는 '고맙습니다'를 참 재밌게 봤습니다.
에이즈에 걸린 꼬마와 치매 걸린 할아버지가 나와 따뜻한 가족 사랑을 보여준 연속극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웃음과 감동, 따뜻한 눈물을 한꺼번에 가져다준 참 좋은 드라마였죠.

게다가 제목이 '감사합니다'가 아니라 '고맙습니다'여서 더욱더 좋았습니다.

흔히 감사합니다가 고맙습니다보다 더 격식을 갖춘 말이라고 생각하시는 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감사(感謝)'는
"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을 뜻하는 이름씨(명사)입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다, 감사의 인사를 올리다처럼 씁니다.
어떤 분은 일본말 かん-しゃ[간샤]에서 왔다고 하시지만
제 생각에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감사를 일본에서 그렇게 읽을 뿐이죠.

'고마움'은
"고맙게 여기는 마음이나 느낌"이라는 뜻의 이름씨입니다.
고마움을 느끼다, 고마움을 알다, 고마움을 나타내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감사와 고마움은 뜻은 거의 같습니다.
다만, 하나는 한자어이고 하나는 순 우리말이라는 게 가장 큰 다른점이죠.

소리내기를 보면,
입술을 다물며 소리 내는 'ㅂ' 받침이 두 번이나 들어가는 '고맙습니다'보다는
'감사합니다'가 더 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느끼는 감정을 보면,
딱딱한 감사합니다보다는
부드러운 고맙습니다가 훨씬 좋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텔레비전 뉴스를 끝내면서,
"감사합니다."라고 하지 않고 "고맙습니다."라고 하나 봅니다.

어느 책을 보니,
'고맙다'의 말뿌리(어근) '고마'가 "신에 대한 존경"이라서
'고맙다'가 '존귀하다, 존경하다'는 뜻이 있다고 하더군요.
곧, '신과 같이 거룩하고 존귀하다, 신을 대하듯 존경하다'는 뜻이라는 거죠.
근거가 있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굳이 나쁜 뜻 같지는 않습니다.

또, 누군가는
'감사합니다'는 여러 사람을 상대로 할 때 쓰고,
'고맙습니다'는 한 사람을 상대할 때 쓴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 맞는 말이 아닙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감사하다'라는 말을 옳은 말로 알고 '고맙다'는 말을 젊은이들이 어른에게 쓰기에는 건방진 말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가능하면 고유어를 써서 '고맙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감사합니다.도 잘못된 표현은 아닙니다.
라고 말합니다.

한 국어학자는
'고맙다'는 그림씨(형용사)로 같은 뜻의 한자말로 '감사하다'가 있는데
이는 그림씨로 쓰일 때는 '고맙다'와 뜻이 같지만 움직씨(동사)로 쓰일 때는 다르다.
'감사하다'가 그림씨로 쓰일 때는 '감사한 은혜,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이 쓰고,
움직씨(남움직씨, 제움직씨)로 쓰일 때는 '고마워하다', '고마운 마음으로 인사하다'라는 뜻으로 쓰이니,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처럼 써야 옳다.
그러나 이를 명백하게 구별해 쓸 자신이 없으면,
어떤 경우에나 '고맙다, 고맙소, 고맙습니다'라 하면 절대로 실수할 염려가 없다.
라고 하십니다.

복잡한 것 다 버리고 이렇게 정리합시다.
"고맙게 여기는 마음이나 느낌"이라는 뜻의 낱말은
'고마움'과 '감사'가 있는데,
감사는 한자어이고 고마움은 순 우리말이니
되도록 고마움이라는 낱말을 씁시다.

어때요?

이번에 큰 인기를 받고 마감한
'고맙습니다'라는 연속극의 제목이 만약 '감사합니다'였다면 어땠을까요?
이렇게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

우리말123


[이 편지에 달린 댓글]

안녕하세요?
매일 우리말편지를 보내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그동안 제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틀려서 그런 건 아니구요.
오늘 보내주신 편지에 나와 라는 말이 두 번이나 제 눈에 띄더군요.
글이 뭔가 어색할 때는 불필요한 단어를 빼면 깔끔해지잖아요.
그럼, 내내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1.고두심 씨가 나와 치매 걸린 어머니를 연기했던 드라마 있잖아요.
→고두심씨가 치매 걸린 어머니를 연기했던

2.그제 밤에는 MBC 휴먼드라마 '안녕, 아빠'를 보면서 한 시간 내내 울었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울었다는 말보다 훌쩍거렸다는 말이 맞을 것 같아요. 아무리 울보 어른이지만 울었다고 하니 좀 ……>

새벽에도 애들 얼굴이 떠올라 잠이 오지 않더군요. 실은 제가 눈물이 무척 많답니다. 생긴 거와 다르게... ㅠ.ㅠ.지난주까지는 '고맙습니다'를 참 재밌게 봤습니다.

3.에이즈에 걸린 꼬마와 치매 걸린 할아버지가 나와 따뜻한 가족 사랑을 보여준 연속극이었습니다.
<에이즈에 걸린 꼬마와 치매 걸린 할아버지의 따뜻한 가족 사랑을 보여준>

한ㆍ중 FTA 섬유산업 ‘대재앙’ ............. 국제섬유신문

한ㆍ중 FTA 섬유산업 ‘대재앙’

박ㆍ시진핑 자유무역협정 합의 협상 ‘급물살’예고
관세 폐지품목 90%이상. 섬유 양허 제외 벽에 부딪혀
국내 섬유산업 ‘계란으로 바위치기’ 초토화 불 보듯
산업부 1단계 협상 8~9월 마무리. 업계 대책 시급


지난 6월 한ㆍ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ㆍ중FTA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이 확실시 된 가운데 농수산물과 함께 초토화가 우려되는 국내 섬유산업의 생존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Jul 4, 2013

우리말, 보라 2013-07-0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5.(금요일)
보라매의 앞가슴에 난 털이 보라색인데 난 지 1년이 안 된 새끼를 잡아 길들여서 사냥에 썼다고 합니다.
이 보라매를 몽골어로 보로(boro)라고 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보라'라는 낱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금요일입니다. 오늘 집에 갑니다. ^^*

아래에 붙일 예전에 보낸 편지가 좀 길어서
오늘은 우리말 편지를 쓰지 않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보라]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식구와 함께 영동에 다녀왔습니다. 영동이 포도로 유명하잖아요.
그곳에 와인 코리아라는 농업회사에 다녀왔습니다.
가서 포도주도 좀 마셔보고 애들이 마실 것과 아내가 좋아하는 포도주도 몇 병 사왔습니다.

포도주색이 보라색이죠? 오늘은 보라색 이야기 좀 해 볼게요.

'보라'의 말뿌리(어원)는 몽골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한때 몽골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때 여러 가지 몽골 풍습이 유행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매를 길들여서 사냥을 하는 매사냥이었다고 합니다.
사냥을 잘하기로 소문난 매가 바로 해동청이라는 송골매와 보라매입니다.
보라매의 앞가슴에 난 털이 보라색인데 난 지 1년이 안 된 새끼를 잡아 길들여서 사냥에 썼다고 합니다.
이 보라매를 몽골어로 보로(boro)라고 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보라'라는 낱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송골매는 몽골어 songhol에서 왔다고 하네요.

몽골의 지배를 받을 때 생긴 낱말 가운데 재밌는 게 '시치미'입니다.
누가 시치미에 대해 재밌게 써서 보내주시면 우리말 편지에 소개하겠습니다.
우리말 편지를 받으시는 분 가운데는 우리말을 무척 잘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모른 척 '시치미' 뚝 떼지 마시고 재밌게 글을 써서 보내주시면 우리말 편지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마땅히 선물도 있습니다. ^^*

오늘 편지를 마치면서 춘향가 가운데 옥중가 한 대목을 소개할게요.
원님 수청을 거부하고 옥에 갇혀 쑥대머리로 이도령을 기다리는 춘향의 애달픈 마음을 노래한 것입니다.

갈까부다, 갈까부다. 임 따라서 갈까부다. 천리라도 따라가고 만리라도 갈까부다.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는, 수지니, 날지니, 해동청, 보라매 다 쉬어 넘는 동설령 고개라도 임 따라 갈까부다.
하늘의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어도 일년 일도 보련마는, 우리 임 계신 곳은 무슨 물이 막혔기에 이다지도 못 보는고.
이제라도 어서 죽어 삼월 동풍 연자되여 임 계신 처마 끝에 집을 짓고 노니다가 밤중이면 임을 만나 만단정회를 허고지고.
누 년으로 꼬염 듣고 영영 이별이 되려는가?”

역시 판소리는 전라도 말로 해야 낭창낭창하게 제 맛이 날 텐데,
그냥 글로 쓰니 맛이 떨어지네요. ^^*

여기에 나온 낱말 가운데,
'수지니'는 "사람의 손으로 길들인 매나 새매",
'날지니'는 "들에서 사는 매"로 '산지니' "산에서 자라서 해가 묵은 매나 새매"와 같은 뜻입니다.
여기에는 없지만,
'육지니'는 "날지 못할 때에 잡아다가 길들인, 한 살이 되지 아니한 매"를 뜻합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판소리 노랫말은 맞춤법에 맞게 고치지 않았습니다.

Jul 3, 2013

우리말, 후덥지근과 후텁지근 2013-07-0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4.(목요일)
이렇게 소리와 뜻이 비슷한 낱말로는
후더분하다/후터분하다, 덥수룩하다/텁수룩하다, 고린내/코린내, 구린내/쿠린내 따위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장마라고 하는데 비는 별로 오지 않았죠?
오늘 저녁에는 다시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비가 오려고 그런지 무척 후텁지근하네요.

"조금 불쾌할 정도로 끈끈하고 무더운 기운이 있는 모양"은 '후텁지근'입니다.
1999년 전에는 '후텁지근'만 사전에 올라 있었지만, 그 뒤로는 '후덥지근'도 비슷한 뜻으로 사전에 올라 지금은 둘 다 씁니다.
'후덥지근하다'고 하면 "열기가 차서 조금 답답할 정도로 더운 느낌이 있다."는 뜻입니다.

후덥지근과 후텁지근 모두 바른 낱말이고, 뜻도 거의 비슷합니다.
억지로 가르자면,
기온이 높아 무더운 것만 말하면 '후덥지근'이고,
기온과 습도가 모두 높아 끈끈한 느낌까지 있으면 '후텁지근'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소리와 뜻이 비슷한 낱말로는
후더분하다/후터분하다, 덥수룩하다/텁수룩하다, 고린내/코린내, 구린내/쿠린내 따위가 있습니다.

비록 날씨는 후텁지근할지라도 마음만은 솜털처럼 가볍게 하면 자주 웃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일이 많아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좋은 일이 자주 생긴다고 합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면서 보냅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보릿고개와 총체보리]

안녕하세요.

보릿고개 아시죠?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의 넘기 어려운 고개라는 뜻으로,
묵은 곡식은 거의 떨어지고 보리는 아직 여물지 아니하여 농촌의 식량 사정이 가장 어려운 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바로 요즘이 그 보릿고개입니다.

여러분은 보리 하면 떠오르는 게 뭔가요?
대부분 보릿고개와 보리밥이죠?
먹을 게 없었던 우리네 부모들의 아픔이죠.
쌀밥을 먹을 수 없을 때 주린 배를 채우고자 먹었던 보리가
요즘은 참살이(웰빙)바람을 타고 당뇨병 같은 성인병에 좋은 건강식으로 노릇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생각보다 소비가 많지 않아 땅을 놀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리를 많이 심어 보리쌀을 많이 만들어 봐야 찾는 사람들이 없으면 팔 수 없으니 농민들이 보리를 심지 않게 되는 거죠.

그랬던 보리가 요즘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먹으려고 심었던 보리를 지금은 가축을 먹이려고 키웁니다.

보리의 이삭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할 때, 바로 요즘,
줄기와 잎은 물론 알곡까지 다 거둬들여 소가 먹기 좋게 만들어 놓습니다.
이런 보리,
곧, '줄기와 잎은 물론 알곡까지 다' 소먹이로 쓰는 보리를
영어로 whole-crop barley라고 하는데 이를 우리말로 바꾼 게 '총체보리'입니다.
보리 줄기와 잎, 알곡까지 '총체'적으로 다 쓴다는 뜻이죠.
총체(總體)가 "있는 것들을 모두 하나로 합친 전부 또는 전체."라는 뜻이잖아요.

보릿고개를 넘기며 배고파했던 시절이 불과 30여 년 전인데,
지금은 그 보리를 소에게 먹이고 있습니다. ^^*

이 총체보리는,
농민은 보리를 재배해서 돈을 벌어 좋고,
소를 키우는 축산농가는 소에게 좋은 먹이를 먹여 고급 한우를 생산할 수 있어 좋고,
정부는 소먹이를 수입하지 않아도 되므로 외화를 절약해서 좋고,
국민은 혹시 있을지 모를 광우병 같은 가축전염병을 걱정하지 않아서 좋고...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사조입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돈 줍고...

요즘은 농업도 이렇게 바뀌고 있답니다.

더 자세한 것은 1544-8572로 전화하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1544-8572는 '일어서서 바로처리'한다는 농촌진흥청 민원인 전용 전화입니다.
정부민원안내 전화상당실 110으로 전화하셔도 됩니다. ^^*

우리말123

Jul 2, 2013

우리말, 아등바등 2013-07-0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3.(수요일)
힘에 겨운 처지에서 벗어나려고 바득바득 애를 쓰는 것을 두고는 '바동거리다'나 '버둥거리다'고 한다는 겁니다.
모음조화에 따라 '바동(버둥)거리다'로 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부터 비가 와서 그런지 오늘은 좀 덜 덥네요. ^^*

가끔 드리는 말씀이지만,
여름에 더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더위에 너무 힘들어하지 마시고 이 더위를 즐기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더위를 이기려고 너무 아등바등하면 나만 힘들잖아요.

흔히 무엇을 이루려고 애를 쓰거나 우겨대는 모양을 일러 '아둥바둥'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아등바등'이 바릅니다.


헷갈리는 것은
힘에 겨운 처지에서 벗어나려고 바득바득 애를 쓰는 것을 두고는 '바동거리다'나 '버둥거리다'고 한다는 겁니다.
모음조화에 따라 '바동(버둥)거리다'로 씁니다.

'아등바등'이 맞고, '바동(버둥)거리다'가 바르고...

좀 헷갈리지만,
우리가 영어 공부하면서 스펠링을 외웠듯이,
우리말도 철자를 외워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자린고비]

안녕하세요.

내일 초파일이 아버님 제사라서 저는 오늘 저녁에 고향에 갑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네요.

어떤 못된 불효자식이 있었습니다.
딸 부잣집의 외아들로 태어나 온갖 귀여움은 다 받고 자랐고,
누나들은 대학을 안 보냈지만 그 아들만은 대학에 보냈습니다.
그 아들이 대학 3학년 때 환갑을 맞아 잔치를 벌였는데,
마침 잔치 하루 전날 영장 받고 군대에 들어가버렸습니다.
복 없는 아버지는 딸만 일곱을 세워놓고 환갑 상을 받으셨죠.
그 못된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다 공부 좀 더 해보겠다고 사표 내고 대학원에 들어갔습니다.
빨리 장가가서 대를 이으라는 부모님 뜻을 저버리고 제 욕심 채우겠다고 대학원에 들어간 거죠.
대학원 석사 졸업식 때 부모님이 오신다는 것을,
"박사과정에 합격했으니 박사 졸업식 때 오세요. 지금은 몸도 불편하신데..."라며 말렸는데,
박사과정에 들어가고 100일 만에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장가가는 것도 못보고, 박사모 쓰는 것도 못보시고...
위암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36kg밖에 안 나가는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에 가서 등 밀어드린 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에 간 것이었고,
목욕탕에서 나와 아버지가 좋아하는 낙지를 사 드린 게 아버님께 마지막으로 사드린 점심이랍니다. 물론 단 한 점도 못 드셨지만......
그래서 그 아들은 지금도 아버지 제사상에 낙지를 꼭 올립니다.

자린고비라는 말이 있습니다.
몹시 인색한 사람을 이르는 말인데요.
'자린'은 절이다에서 왔습니다.
옛날에 어떤 부자가 제사 때마다 쓰고 태워 없애는 지방 종이가 아까워
지방을 기름에 절여 썼다고 합니다.
자린고비는 "기름에 절인 고비"라는 말입니다.

고비는 지방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현고(顯考), 돌아가신 어머니는 현비(顯)라고 하는데,
현고의 '고'와 현비의 '비'를 따서 고비(考)라고 하였다네요.
따라서,
자린고비는
"부모님 제사에 쓰는 지방 종이도 아까워 기름에 절여 쓰는 사람"입니다.
아껴쓰는 것도 좋지만 이것은 좀 심하죠?

돌아가신 분께 기름에 절인 지방을 쓰건 좋은 종이를 쓰건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자연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함께 있을 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해 드리는 게
걸게 차린 제사상보다 백배 천배 가치 있는 일일 겁니다.

이 불효자는 오늘도 낙지를 사들고 아버님께 잘못을 빌러 갑니다.

우리말123

우리말, 눈썹과 눈썰미 2013-07-0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2.(화요일)
두 눈썹 사이에 잡히는 주름은 눈쌀이 아니라 눈살입니다.
뱃살과 같이 눈에 붙은 살이니 눈살이라고 해야 맞겠죠.
눈곱은 점액이나 기름 덩어리를 뜻하는 곱에서 왔습니다. 곱은 곱창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눈에 있는 물질이니 눈곱이죠.
안녕하세요.

오늘은 비가 오면서 더위가 한풀 꺾일 거라고 하네요. ^^*

어제, 제가 미국에서 잠시 공부할 때 모셨던 지도교수님을 만났습니다.
오후에 세종청사를 안내해드리고,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교수님을 처음 뵌 게 벌써 14년 전이더군요.
오랜만에 영어를 써서 말이 잘 안 나왔는데, 술이 좀 들어가니 영어가 술술(?) 잘 되더군요.

교수님께서 저를 보고 하시는 말씀이,
당신은 머리가 많이 빠지고 배도 나왔는데,
저는 어떻게 이렇게 머리와 눈썹이 까맣고 배도 나오지 않았느냐면서 그 비결이 뭐냐고 물으시더군요.
특히 무척 진한 제 눈썹을 보시면서 부러워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연구하지 않고 조금 게으르게 살면 이렇게 머리가 세지 않고 배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교수님은 그냥 웃으셨지만, 저는 진심이었습니다. ^^*
요즘 머리 쓰는 연구 안 하고, 너무 아등바등하지 않으니 맘이 편해서 그런지 정말 머리가 세지 않더군요. ^^*

우리가 자주 쓰면서도 흔히 틀리는 낱말에 눈살, 눈썹, 눈곱, 눈썰미 따위가 있습니다.
ㄱ인지 ㄲ인지, ㅅ을 써야 하는지 ㅆ을 써야 하는지 헷갈리는 것이죠.

두 눈썹 사이에 잡히는 주름은 눈쌀이 아니라 눈살입니다.
뱃살과 같이 눈에 붙은 살이니 눈살이라고 해야 맞겠죠.
눈곱은 점액이나 기름 덩어리를 뜻하는 곱에서 왔습니다. 곱은 곱창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눈에 있는 물질이니 눈곱이죠.

두 눈두덩 위나 눈시울에 난 털은 눈썹입니다.
이건 어떻게 푸는 게 좋을지 모르겠네요.
눈썰미도 마찬가지로 영어 철자를 외우듯 그냥 외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눈썹과 눈썰미,
눈살과 눈곱...

이 글을 쓰면서 앞에 있는 거울로 제 얼굴을 보니 정말 눈썹이 진하네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머드러기와 지스러기]

안녕하세요.

우리 과에 같이 일했던 효주 씨가 이번 주까지만 나오고
다음 주부터는 여기보다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긴다고 하네요.
아직 미처 정이 들지도 못했는데 떠난다니 아쉽습니다.
다른 곳에 가서도 맡은 일 잘하고 뜻하는 바를 꼭 이루길 빕니다.

이제 다른 사람을 뽑아서 같이 손발을 맞추면서 일해야 합니다.
순자 씨가 알아서 좋은 사람을 뽑으시겠죠? ^^*

'머드러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을 뜻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여럿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사람을 이르죠.

면접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다들 고만고만해 보이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빼어난 사람이 보이게 마련입니다.
바로 그런 사람이 머드러기입니다.

이 머드러기를 뺀 다른 사람, 그 나머지는 '지스러기'라고 합니다.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머드러기를 뺀 나머지가 지스러기고,
여러 사람 가운데서 우리 과에 와서 함께 일 할 머드러기를 뺀 다른 사람이 지스러기입니다.

순자 씨!
좋은 머드러기를 뽑아주실 거죠?

그나저나
저를 남들이 지스러기로 보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저도 남들에게는 머드러기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데 아무래도 자신이 없네요.

우리말12

Jul 1, 2013

우리말, 기상과 기후 2013-07-0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1.(월요일)
기상(날씨)은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햇살이 쨍쨍한 등의 그날그날의 날씨 상태를 뜻합니다.
기후는
날마다 기상 변화를 장기간에 걸쳐 평균을 낸 값으로 보통 30년 단위의 평균 날씨를 뜻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날씨가 무척 덥겠죠?

오늘은 날씨 이야기를 해볼게요.
흔히 우리는 날씨를 기상이라고 하고, 가끔은 기후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기상과 기후는 다릅니다.

기상은 날씨로 영어로는 weather입니다.
기상(날씨)은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햇살이 쨍쨍한 등의 그날그날의 날씨 상태를 뜻합니다.
기후는 영어로는 climate인데,
날마다 기상 변화를 장기간에 걸쳐 평균을 낸 값으로 보통 30년 단위의 평균 날씨를 뜻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하며 여름에는 고온다습하고, 겨울철에는 한랭건조하다는 표현은 기후를 설명한 것이고,
오늘은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내리고 무덥겠다고 하면 그건 기상(날씨)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오늘 날씨는 무척 더울 것 같습니다.
이것도 당연히 기상을 설명한 겁니다.

더위 잘 즐기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바리바리 싸 주신...]

안녕하세요.

월요일 아침부터 기분 좋은 소식이 들리네요.
전도연 씨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김영 선수가 LPGA에서 우승을 했네요.
여성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남자들은 뭐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늑대주연상(?)이라도 만들어야 할지...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여자 이야기로 시작할게요. 바로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아버님 제사를 모시고 올라오는데 아니나다를까 어머니가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 주시네요.
그동안 그렇게 주고도 뭐가 부족했는지 볼 때마다 뭔가를 주십니다.
한 차 가득...

흔히 뭔가가 무척 많을 때 '바리바리'라고 합니다.
이 '바리'는
" 마소의 등에 잔뜩 실은 짐을 세는 단위"입니다.
우리나라 고유 단위죠.
나무 한 바리, 콩 두 바리처럼 씁니다.

대개 소나 말의 등에 짐을 실으려면 오른쪽과 왼쪽에 하나씩 싣고,
가운데 하나를 더 얹습니다.
그것이 '한 바리'입니다.
그런 뜻이 바뀌어 지금은 어떤 운송수단에 짐을 가득 실은 것을 바리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바리를 반복해서 바리바리라고 하면
"여러 바리"가 됩니다.
마소 여러 마리 등에 잔뜩 실은 짐,
곧, 많은 짐을 강조해서 나타내는 낱말이죠.

따라서
저희 어머니가 뭔가를 바리바리 싸 주신 것은
여러 가지의 많은 것을 싸 주셨다는 뜻입니다.
주로 먹을 것이지만...^^*

부모가 뭔지...
새삼 어머니의 고마움을 생각합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더불어 세상의 모든 여자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___^*

우리말123

국내 원단산업 ‘空洞化’ 재촉 ............... 국제섬유신문

국내 원단산업 ‘空洞化’ 재촉

美의류바이어 밴더에 오더수행 5주프로그램 강요
초스피드 딜리버리 요구, 봉제 소싱기지 버티칼시스템 압력
니트ㆍ우븐원단, 국내 생산으론 딜리버리 불가. 투자 검토


미국의 의류 수입 바이어들이 구매 선인 의류수출밴더들과 거래과정에서 오더 발주 후 딜리버리 시한을 급속히 단축하면서 해외 소싱기지 내 버티칼시스템 구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한국 내 원단업체들의 밴더 거래가 갈수록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또는 중견 의류수출 밴더와 거래하고 있는 편직원단 및 우븐직물 전문업체들이 밴더들의 봉제 소싱기지인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지로 대거 동반 이전할 수밖에 없어 국내 산업의 空洞化현상이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우려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