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8, 2013

우리말, 누구와 아무 2013-07-0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9.(화요일)
'누구'는 사람에게만 쓸 수 있지만,
'아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처럼 사물에도 쓸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뉴스를 들으니 며칠 전 미국 공항에서 일어난 항공기 사고에서 승객들을 헌신적으로 구조한 승무원 이야기가 많네요.
어찌 보면 승무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는 하지만, 죽음 앞에서 그렇게 의연하게 대처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승무원들은, 누구나 그 위치에서는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오늘은 승무원들께 고마운 마음을 갖고
'누구나'와 '아무나'를 갈라보겠습니다.

'누구'는
저 사람이 누구입니까?처럼 의문문에서 잘 모르는 사람의 정체를 물을 때 씁니다.
또, 누구든지 할 수 있다처럼 특정한 사람이 아닌 막연한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 대명사로도 쓰입니다.
끝으로 누구를 만나느라고 좀 늦었어처럼 가리키는 대상을 굳이 밝혀서 말하지 않을 때도 씁니다.

'아무'는
아직 아무도 안 왔다처럼 어떤 사람을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르는 인칭 대명사로 쓰이는데,
흔히 부정의 뜻을 가진 서술어와 호응하나,
'나', '라도'와 같은 조사와 함께 쓰일 때는 긍정의 뜻을 가진 서술어와 호응하기도 합니다.
이 일은 아무라도 할 수 있어처럼 쓰이는 게 그런 때입니다.

'누구'는 사람에게만 쓸 수 있지만,
'아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처럼 사물에도 쓸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사람의 본분을 다해야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러는 것은 아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죽음 앞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할 일을 다하는 승무원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우리 삶을 잘 다져나갑시다.

모름지기 사람은 누구든지 그래야 한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하양과 하얀색]

어제는 오전에 이천에 들렀다 오후에는 청주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차를 몰고 밖으로 나갔는데 여기저기 핀 꽃들이 참 예쁘더군요.
고속도로 주변에는 하얀 쌀밥을 얹어놓은 듯한 이팝나무가 유난히 많았습니다.
가끔은 하얀 조팝나무 꽃도 보이고,
군데군데 새하얀 아까시나무 꽃도 보이고,(아카시아 나무 꽃이 아닙니다.)
어떤 때는 하얗고 귀여운 찔레꽃도 보였습니다.
시내에 들어서니 쥐똥나무 꽃도 하얀색이더군요.

어제 본 꽃은 유난히 하얀색의 꽃이 많았습니다.
오늘은 '하얀색'과 '하양'을 알아보겠습니다.

하얀 빛깔을 나타내는 낱말은 '하양'입니다.
하얗다에서 온 이름씨(명사)죠.
하양에 이미 하얀 빛깔이라는 뜻이 있으므로 그 뒤에 굳이 '색'을 붙여
'하양색'이라고 할 까닭이 없습니다.

꼭 '하양'과 '색'을 함께 써야 한다면,
'하얀색'으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하얀'은 '하얗다'의 활용형으로 이름씨와 붙여 쓸 수 있습니다.

노랑, 파랑, 빨강 따위도 마찬가집니다.
노란색, 파란색이 맞고,
노랑, 파랑이 맞으며,
빨강, 빨간색이 맞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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