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2, 2013

우리말, 눈썹과 눈썰미 2013-07-0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7. 2.(화요일)
두 눈썹 사이에 잡히는 주름은 눈쌀이 아니라 눈살입니다.
뱃살과 같이 눈에 붙은 살이니 눈살이라고 해야 맞겠죠.
눈곱은 점액이나 기름 덩어리를 뜻하는 곱에서 왔습니다. 곱은 곱창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눈에 있는 물질이니 눈곱이죠.
안녕하세요.

오늘은 비가 오면서 더위가 한풀 꺾일 거라고 하네요. ^^*

어제, 제가 미국에서 잠시 공부할 때 모셨던 지도교수님을 만났습니다.
오후에 세종청사를 안내해드리고,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교수님을 처음 뵌 게 벌써 14년 전이더군요.
오랜만에 영어를 써서 말이 잘 안 나왔는데, 술이 좀 들어가니 영어가 술술(?) 잘 되더군요.

교수님께서 저를 보고 하시는 말씀이,
당신은 머리가 많이 빠지고 배도 나왔는데,
저는 어떻게 이렇게 머리와 눈썹이 까맣고 배도 나오지 않았느냐면서 그 비결이 뭐냐고 물으시더군요.
특히 무척 진한 제 눈썹을 보시면서 부러워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연구하지 않고 조금 게으르게 살면 이렇게 머리가 세지 않고 배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교수님은 그냥 웃으셨지만, 저는 진심이었습니다. ^^*
요즘 머리 쓰는 연구 안 하고, 너무 아등바등하지 않으니 맘이 편해서 그런지 정말 머리가 세지 않더군요. ^^*

우리가 자주 쓰면서도 흔히 틀리는 낱말에 눈살, 눈썹, 눈곱, 눈썰미 따위가 있습니다.
ㄱ인지 ㄲ인지, ㅅ을 써야 하는지 ㅆ을 써야 하는지 헷갈리는 것이죠.

두 눈썹 사이에 잡히는 주름은 눈쌀이 아니라 눈살입니다.
뱃살과 같이 눈에 붙은 살이니 눈살이라고 해야 맞겠죠.
눈곱은 점액이나 기름 덩어리를 뜻하는 곱에서 왔습니다. 곱은 곱창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눈에 있는 물질이니 눈곱이죠.

두 눈두덩 위나 눈시울에 난 털은 눈썹입니다.
이건 어떻게 푸는 게 좋을지 모르겠네요.
눈썰미도 마찬가지로 영어 철자를 외우듯 그냥 외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눈썹과 눈썰미,
눈살과 눈곱...

이 글을 쓰면서 앞에 있는 거울로 제 얼굴을 보니 정말 눈썹이 진하네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머드러기와 지스러기]

안녕하세요.

우리 과에 같이 일했던 효주 씨가 이번 주까지만 나오고
다음 주부터는 여기보다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긴다고 하네요.
아직 미처 정이 들지도 못했는데 떠난다니 아쉽습니다.
다른 곳에 가서도 맡은 일 잘하고 뜻하는 바를 꼭 이루길 빕니다.

이제 다른 사람을 뽑아서 같이 손발을 맞추면서 일해야 합니다.
순자 씨가 알아서 좋은 사람을 뽑으시겠죠? ^^*

'머드러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을 뜻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여럿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사람을 이르죠.

면접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다들 고만고만해 보이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빼어난 사람이 보이게 마련입니다.
바로 그런 사람이 머드러기입니다.

이 머드러기를 뺀 다른 사람, 그 나머지는 '지스러기'라고 합니다.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머드러기를 뺀 나머지가 지스러기고,
여러 사람 가운데서 우리 과에 와서 함께 일 할 머드러기를 뺀 다른 사람이 지스러기입니다.

순자 씨!
좋은 머드러기를 뽑아주실 거죠?

그나저나
저를 남들이 지스러기로 보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저도 남들에게는 머드러기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데 아무래도 자신이 없네요.

우리말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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