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28, 2016

우리말) 대보름날 윷놀이 2016-02-26

아름다운 우리말
2016.2.26(금)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올해 한글문화연대 정기총회가 열린 2월 22일은 정월 대보름 곧 '대보름날'이다. 대보름날에는 전통적으로 귀밝이술을 마시고 부럼을 깨무는 풍속이 전해지고 있다. 부럼은 대보름날 새벽에 까서 먹는 호두나 밤, 잣, 땅콩 들을 한데 묶어서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을 깨물면 이가 단단해지고, 까먹고 난 깍지를 버리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믿어 왔다. 그래서 '부럼'이라는 말도 부스럼의 준말이다.

대보름날에는 마을마다 윷놀이 대회가 열린다. 그런데 해마다 윷놀이 대회를 알리는 동사무소(아직 '주민센터'는 적응이 안 된다.)나 면사무소의 현수막에는 낯선 용어가 등장한다. '척사 대회'란 말이 그것이다. '척사'는 우리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는 말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도대체 왜 이 말이 우리 국어사전에 올라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척사'의 '척'은 던질 척(擲) 자이고, '사'는 윷 사(柶) 자이다. 윷놀이를 뜻하는 일본식 한자말인데, 이 말은 일제 때 관에서 쓰던 말이 아직까지 순화되지 않고, 그대로 역시 관에서만 써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척사 대회'를 '윷놀이 대회'로 고쳐 적는 동면 주민센터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듯하다.

윷가락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가축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도'는 돼지이고, '개'는 개, '윷'은 소, '모'는 말을 뜻한다고 한다. 가운데 '걸'에 대해서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양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도, 개, 걸, 윷, 모'는 '돼지, 개, 양, 소, 말'이 되어, 뒤로 갈수록 걸음이 빠른 차례가 된다. 그래서 진행해 나가는 칸 수를 그에 맞춰 정해 놓은 듯하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비의 종류]

안녕하세요.

주말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별 피해 없으시죠?

오늘은 어떤분이 보내주신 비의 종류를 소개하는 것으로 우리말 편지를 갈음합니다.



보내주신 분 : mjmj???@hanmail.net

어느 종씨가 올린 글인데요. 비가 쏟아지는 이때 비에 관한 특집은 어떨까 해서요 ^^*

가루비 - 가루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비.
잔 비 - 가늘고 잘게 내리는 비.
실 비 - 실처럼 가늘게, 길게 금을 그으며 내리는 비.

싸락비 - 싸래기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비.
날 비 - 놋날(돗자리를 칠 때 날실로 쓰는 노끈)처럼 가늘게 비끼며 내리는 비.
발 비 - 빗발이 보이도록 굵게 내리는 비.
작달비 - 굵고 세차게 퍼붓는 비.
달구비 - 달구(땅을 다지는 데 쓰이는 쇳덩이나 둥근 나무 토막)로 짓누르듯 거세게 내리는 비.

여우비 - 맑은 날에 잠깐 뿌리는 비.
먼지잼 - 먼지나 잠재울 정도로 아주 조금 내리는 비.
개부심 - 장마로 홍수가 진 후에 한동안 멎었다가 다시 내려, 진흙을 씻어 내는 비.
바람비 - 바람이 불면서 내리는 비.
도둑비 - 예기치 않게 밤에 몰래 살짝 내린 비.

누 리 - 우박.
궂은비 - 오래 오래 오는 비.
보름치 - 음력 보름 무렵에 내리는 비나 눈.
그믐치 - 음력 그믐께에 내리는 비나 눈.
웃 비 - 비가 다 그치지는 않고, 한창 내리다가 잠시 그친 비.
해 비 - 한쪽에서 해가 비치면서 내리는 비.
꿀 비 - 농사짓기에 적합하게 내리는 비.
단 비 - 꼭 필요할 때에 알맞게 내리는 비.
목 비 - 모낼 무렵에 한목 오는 비.
못 비 - 모를 다 낼 만큼 흡족하게 오는 비.

약 비 - 요긴한 때에 내리는 비.
모다깃비 - 뭇매를 치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
우레비 - 우레가 치면서 내리는 비.
마른비 - 땅에 닿기도 전에 증발되어 버리는 비
오란비 - 장마의 옛말

건들장마 - 초가을에 비가 내리다가 개고, 또 내리다가 개곤 하는 장마.
일 비 - 봄비. 봄에는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비가 와도 일을 한다는 뜻으로 쓰는 말.
잠 비 - 여름비. 여름에는 바쁜 일이 없어 비가 오면 낮잠을 자기 뜻으로 쓰는 말.
떡 비 - 가을비. 가을걷이가 끝나 떡을 해 먹으면서 여유 있게 쉴 수 있다는 뜻으로 쓰는 말.
술 비 - 겨울비. 농한기라 술을 마시면서 놀기 좋다는 뜻으로 쓰는 말.
비 꽃 - 비 한 방울 한 방울. 비가 시작될 때 몇 방울 떨어지는 비.
소낙비 - 소나기
안개비 - 내리는 빗줄기가 매우 가늘어서 안개처럼 부옇게 보이는 비
보슬비 - 바람이 없는 날 가늘고 성기게 조용히 내리는 비
가랑비 - 가늘게 내리는 비. 이슬비보다는 좀 굵다
이슬비 - 아주 가늘게 내리는 비. 는개보다 굵고 가랑비보다는 가늘다
는개 - 북한 문화어, 안개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Feb 24, 2016

우리말) 초치 2016-02-2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2. 25.(목요일)



안녕하세요.

어제는 오랜만에 편하고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면접도 잘 마쳤고방송도 무난하게 끝냈습니다. ^^*

오늘 아침 뉴스에 보니 대부분 언론에서 '외교부중국대사 초치'라는 제목이 보입니다.
외교부가 우리나라 국방 문제를 언급한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따졌다는 기사입니다.

'초치'
주로 외교에서 쓰는 말로 상대에게 항의의 뜻을 전달할 일이 있을 때 불러들인다는 뜻입니다.

언론에서 굳이 이런 낱말을 써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외교부에서 그런 낱말을 써서 언론이 그대로 받아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언론은 흔히 말하듯 중학생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수준에서 글을 써야 합니다.
그래야 일반 사람들이 그 뜻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만 쓰는 낱말을 쓰면 국민과 따로 놀며 권위의식 속에서 살겠다는 뜻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저라면
'외교부중국대사 초치'
'외교부중국대사 불러 엄중 항의'
'외교부중국대사에게 따져'라고 하겠습니다.
초치엄중항의 모두 한자이지만엄중이나 항의는 자주 써서 우리 눈과 귀에 익은 낱말입니다.
그러나 초치는 다릅니다.
국민들에게 어려운 한자 쓰기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면잘 쓰지 않는 낱말을 골라 써서 국민들 주눅 들게 할 뜻이 없다면,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풀어 써주는 게 언론의 도리라고 봅니다.

날씨가 좀 풀린 것 같습니다.
늘 건강 잘 챙깁시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도리기와 도르리]

안녕하세요.
비가 많이 내리네요.
어제 낸 문제 답은 '원산'입니다.
원산에 왜 "안경테의 두 알을 잇는 부분."이라는 뜻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매주 수요일에 저녁을 주지 않습니다.
집에 일찍 들어가서 식구들과 함께하라는 말인지, 아니면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주위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라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어제저녁은 제가 저희 기획실 식구들에게 신고식을 했습니다.
맛있는 저녁을 대접하면서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

우리말에 '도리기'라는 게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나누어 낸 돈으로 음식을 장만하여 나누어 먹음. 또는 그런 일."을 뜻합니다.
국수 도리기/묵 도리기/술 도리기라고도 하고,
'도리기하다'꼴로도 씁니다.
물 다 대걸랑 둘이 반반씩 돼지나 한 마리 도리기해서...처럼 씁니다.

비슷한 소리로 '도르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음식을 차례로 돌려 가며 내어 함께 먹음. 또는 그런 일."을 뜻합니다.
국수 도르리, 한 집에 가서 보니 동네 사람 네댓이 모여 앉아서 쇠머리 도르리를 하는데 정작 술이 없데그려...처럼 씁니다.
'도리기'와 '도르리'는 뜻이 비슷해 보이지만 확실한 차이가 있습니다.
도르리는 혼자 내서 여럿이 나눠 먹는 것이고,
도리기는 여럿이 내서 같이 나눠 먹는 것입니다.
돈을 낼 때 혼자 내는지 여럿이 나눠내는지에 따라 나눌 수 있습니다.
어제저녁은 제가 도르리했습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우황청심환 2016-02-2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2. 24.(수요일)
안녕하세요.

아침에 일터에 나오는데 아내가 우황청심환 두 개를 손에 꼭 쥐어주네요.
오늘 제가 오후에 중요한 면접이 있고, 저녁에는 텔레비전 생방송이 있는데 떨지 말라고 격려해준 겁니다. ^^*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은
우황, 인삼, 산약 따위를 비롯한 30여 가지의 약재로 만든 알약으로
중풍으로 졸도하고 팔다리가 뻣뻣해지는 데나 간질, 경풍 따위에 쓴다고 합니다.
(저는 간질이나 경풍이 아니라 면접과 생방송인데……. ^__^*)

'우황'은
소의 쓸개 속에 병으로 생긴 덩어리로 열을 없애고 독을 푸는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청심'은
잡념을 없애어 마음을 깨끗이 하거나 그런 마음을 뜻합니다.
그리고 '환'은
약재를 가루로 만들어 반죽하여 작고 둥글게 빚은 약을 뜻하겠죠.

따라서, 우황청심환은
소 쓸개 속에 병으로 생긴 덩어리와 함께 여러 한약재를 넣어 둥글게 빚은 약으로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약
이라고 풀 수 있겠네요.

시험은 늘 긴장됩니다.
나름대로 관리를 한다고 했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니 감기가 왔는지 목이 칼칼하고, 입안에는 온통 혓바늘이 섰네요.
시간이 빨리 지나가면 좋겠습니다..

내일 편안한 마음으로 뵙겠습니다. ^^*

성제훈 드림

보태기)
1.
우황청심환과 우황청심원은 다르다고 합니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우황청심환만 올라 있습니다.

2.
오늘 저녁 6시 30분쯤 전주MBC 생방송 뷰에 약 7분 정도 제가 나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문제를 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7:30, KBS1 뉴스에서 자동차 연비를 이야기하면서 'km/ℓ(로마자 필기체 엘)'을 썼습니다.
리터는 로마자 소문자 l이나 대문자 L로 씁니다.
필기체로 쓰지 않습니다.

어제 말씀드린 대로 요즘 눈이 좀 좋지 않네요.
오늘 새벽에 상가에 다녀오는 길에도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눈이 좋지 않은 것도 장애입니다.
다리 하나가 긴 것도 장애고,
손가락이 없는 것도 장애며, 보거나 듣지 못하는 것도 장애입니다.
이런 장애를 조금이나마 극복하고자 휠체어나 보청기, 안경 따위의 도움을 받습니다.
안경을 쓴 사람이나 보청기를 낀 사람은 같은 장애인입니다.
안경 쓴 사람을 남들과 다르다고 보지 않듯, 보청기를 끼거나 휠체어를 탄 사람도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

오늘은 문제를 내겠습니다.
안경은 잘 보이지 않은 눈을 잘 보이게 하고자 눈에 끼는 물건입니다.
사람 눈이 두 개다 보니 안경알도 두 개입니다.
이 두 개를 서로 연결하여 코 위에 걸치고, 반대쪽은 귀에 걸어 얼굴에 붙어 있게 만들었습니다.
자 여기서 문제를 내겠습니다.

안경테에 있는 두 알을 이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안경이 한몸이 되죠. ^^*
바로 이 부분, 안경테 두 알을 잇는 부분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게 오늘 문제입니다.
며칠 전에 사전을 뒤적이다 우연히 찾은 낱말입니다.

어렵죠?
좀 뚱겨 드릴까요?
안경을 쓰고 멀리 있는 산을 보면 잘 보입니다. 그렇죠? 멀리 있는 산... ^^*

맨 먼저 댓글에 답을 올려주신 분께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Feb 23, 2016

중국을 이해하는 키워드 35選 ........... KOTRA

중국을 이해하는 키워드 35選


[경제분야]
1. 13.5 규획 (十三五規劃)
2. 중국제조 2025 (中國製造2025)
3. 일대일로 (一帶一路)
4. 인터넷 플러스 (互聯網+)
5. SDR편입 (特別提款權)
6. 선강퉁 (深港通)
7. 공급측개혁 (供给侧改革)
8. 모바일결제 (電子支付, Paperless Payment,e-payment)
9. 020
10. QR코드 결제 (二维码支付)
11.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跨境商)
12. 웨이상 (微商)
13. 바오류 (保六)
14. 촹커 (創客)
15. 홍색공급망 (紅色供應鏈)
16. 토종브랜드의 역습 (本土品牌逆襲)
17. 네거티브 리스트 (單)
18. 스펀지 도시 (海城市)
19. 다이아몬드 경제권 (菱形经济圈)
20. DT (Data Technology, 大据技)
21. 카셰어링 (車)
22. 경사치품 (奢侈品)
23. 공작계획 (孔雀計劃)

[사회분야]
24. 열병식 블루 ()
25. 두 자녀 정책 (全面二孩)
26. 얼다이 (二代)
27. 라마 (辣媽)
28. 샤오캉사회 (小康社)
29. 농민공 귀향 (民工返潮)
30. 노란우산 혁명 (Occupy Central Anniversary, 佔領中環)
31. ~노예 (~奴)

[문화분야]
32. 뚜앙 (duang)
33. 새싹머리핀 (小草髮夾)
34. 샤오셴러우 (小肉)
35. 옌즈 (顔値). 

우리말, 무진장 2016-02-2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2. 23.(화요일)
안녕하세요.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쯤에 제가 일하는 자리를 옮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습관에 따라 일을 해오다가, 일을 정리해서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고 보니 정리할 게 무진장 많네요.
이걸 언제 다 정리할 수 있을지…….

흔히 무진장은 무주, 진안, 장수를 한꺼번에 이를 때 쓰는 말로 알고 있는데요.
실은 무진장(無盡藏)은 덕이 넓어 끝이 없음이라는 뜻을 지닌 불교 용어입니다. 이 뜻이 조금 바뀌어 "다함이 없이 굉장히 많음"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죠.
'철롯둑에는 자갈돌이 무진장으로 깔려 있었다, 그 일이 무진장 고마웠다.'처럼 씁니다.

일이 아무리 많기로서니
설마 제가 감당 못할 정도로 많기야 하겠어요?
한 사날 고생하면 다 정리할 수 있겠죠. 뭐. ^^*

날씨가 갑자기 차가워졌습니다. 저도 목이 좀 칼칼하네요.
건강 잘 챙깁시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무진장은
대승불교 경전인 '유마경'에 나오는 말로,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무진장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고 합니다.
끝이 없는 덕. 덕이 넓은 마음을 무진장이라고 한거죠.

따온 곳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3&cid=1010812&iid=24671808&oid=052&aid=0000782602&ptype=021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붓날다와 새롱거리다]

안녕하세요.

비가 내리네요. 오늘은 좀 덜 덥겠죠? ^^*

법정 스님께서,
"사람은 모두 입 안에 도끼를 가지고 태어난다.
어리석은 사람은 말을 함부로 하여 그 도끼로 자신을 찍고 만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참으로 옳으신 말씀 같습니다.

일터에 오가며 고향에 계신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면,
언제나 하시는 말씀이 늘 겸손하고 남 앞에서 말조심하라는 것입니다.

제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한두 살씩 나이를 먹어갈수록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어른이 될수록, 자리가 높아질수록 고개를 더 숙이고 말을 덜 하며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말이나 행동 따위가 붓나는 사람이 안 돼야 하고,
정신없게 새롱거리지도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붓날다 : 말이나 하는 짓 따위가 붓이 나는 것처럼 가볍게 들뜨다.)
(새롱거리다 : 경솔하고 방정맞게 까불며 자꾸 지껄이다.)
그렇다고 짐짓 점잔을 빼고 있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

소락소락 함부로 지껄여서도 안 되고,
물색없이 설치면 더더욱 안된다고 봅니다.
(소락소락 : 말이나 행동이 요량 없이 경솔한 모양.)
(물색없다 : 말이나 행동이 형편에 맞거나 조리에 닿지 아니하다.)

오늘은 창 밖에 내리는 비를 보면서 어머니 말씀을 되새겨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요즘 부쩍 제 눈이 자주 시립니다.
침침하니 잘 보이지도 않고...
가까운 것은 아예 보이지 않으며,
책상에서 책을 볼 때는 안경을 벗어야 하고,
컴퓨터 화면을 볼 때는 다시 껴야 하고...

내일은 안경과 관련된 문제를 내겠습니다.

Feb 22, 2016

우리말, 잉꼬부부/원앙 부부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2. 22.(월요일)
안녕하세요.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오늘은 대보름입니다. 일찍 들어가서 식구들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

주말에 식구들과 함께 본 텔레비전에서 '잉꼬부부'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잉꼬부부'를 찾아보면
'잉꼬부부'는 일본에서 온 낱말이므로 '원앙 부부'로 바꿔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도 텔레비전 자막에는 왜 자꾸 '잉꼬부부'라고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과 텔레비전 자막을 연동시켜서 틀린 말이 나오지 않게 하는 방법 없을까요?
우주선 타고 달나라도 가고, 날아오는 미사일도 또 다른 미사일로 맞출 수 있는 세상인데, 그런 기술은 쉽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원앙 부부는 못 되지만, 그렇게 되도록 애써보기라고 하려고 오늘 일찍 일터를 나서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두절개]

안녕하세요.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많이 웃으시길 빕니다.
복이 와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합니다. ^^*

어제 일요일 오전 9:38, KBS2에서
'마늘 갯수'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한 개씩 낱으로 셀 수 있는 물건의 수효는 '갯수'가 아니라 '개수'입니다.
그 직전에는 '제 1회'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수사 앞에 붙어 "그 숫자에 해당하는 차례"를 뜻하는 '제(第)'는 앞가지(접두사)이므로 뒷말과 붙여 써야 바릅니다.
제1회, 제2회라고 써야 바릅니다.


지난 7월 1일부터 기획실장을 맡고 있는데요.
직원이 200명 가까이 되다 보니 기획실장이라는 자리가 생각보다 할 일이 많네요.
각종 회의에, 쏟아지는 공문과 보고자료, 전자우편... 정말 정신을 못 차릴 지경입니다.
다행히 예전부터 기획실에 계시던 분들이 워낙 일을 잘하시는 분들이라서 별 탈 없이 넘기고는 있습니다.

우리말에 '두절개'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두 절로 얻어먹으러 다니던 개가 두 곳에서 모두 밥을 얻어먹지 못하였다는 뜻으로,
두 가지 일을 해 나가다가 한 가지도 이루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두절개 같다."고 하면,
돌보아 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서로 미루는 바람에 도리어 하나도 도움을 못 받게 됨을 이르는 말로 쓰이기도 하고,
사람이 마음씨가 굳지 못하여 늘 갈팡질팡하다가 마침내는 아무 일도 이루지 못함을 이르는 말로도 씁니다.
자주 듣는
두 마리 토끼를 쫓지 마라나 한우물을 파라는 교훈과 비슷한 뜻이라고 봅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연구하겠다고 연구소에 들어와서 살다가,
행정과 기획을 배우겠다고 잠시 본청에 들어가서 살고,
그곳에서 승진해서 나와 이제는 하고 싶은 연구 좀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기획실장이라는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연구도 하고 싶고, 기획실장도 잘해야 하고...

두절개가 되지 않도록 지금은 기획실장 자리에만 온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연구는 잠시 접어두고...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섬유수출 3월부터 ‘기지개’

섬유수출 3월부터 ‘기지개’

글로벌 경제 불황 뇌관 많지만 성수기 물량 기대
달러 환율 1200원 큰 부조, 내수 패션도 회복 기대
면방화섬니트화섬직물 더 악화될 악재 없어

엄동설한 모질게 등 돌렸던 섬유수출경기가 계절적인 성수기를 맞아 3-4월부터 조금씩 기지개를 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면방화섬니트우븐직물 모두 글로벌 경기 지표는 바닥이지만 계절적인 성수기에 영향 받아 소폭이나마 상승기류를 탈 것으로 보여지고 있기 때문...................

세계 시장 점유 1위 섬유 4개..........국제섬유신문

세계 시장 점유 1위 섬유 4개

‘의류 또는 부분품(직물제)’ 등…전년比 2개↓
중국 18개 증가, 467개 섬유류 세계시장 1위
中시장 점유1위 홍콩297개, 日120개, 韓77개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 64개중 섬유품목은 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전년도 6개에서 2개가 감소한 것이다.
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가 세계 수출시장에서 1위를 점한 섬유 품목은 △의류 또는 부분품(직물제)(이하 수출액, 점유율. 2억 9800만 달러, 28.9% △기타의 제품으로 된 의류 부속품(직물제)(2억 5300만 달러, 18%) △합성스테이플 섬유의 직물(3400만 달러, 42.1%) △기타 섬유제의 파일 및 셔니일직물(1600만 달러, 24.9%)..................

Feb 21, 2016

우리말, 핑크빛과 핑빛 2016-02-1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2. 18.(목요일)
.
안녕하세요.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로 갈음합니다. ^^*

성제훈 드림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핑크빛과 핑큿빛]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덜 더울 것 같습니다. ^^*

어제 사이시옷 알아봤는데요.
내친김에 사이시옷을 좀더 알아볼게요.

사전에서 '사이시옷'을 찾아보면,
"한글 맞춤법에서,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났을 때 쓰는 'ㅅ'의 이름."이라 나오고,
순우리말 또는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 가운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거나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따위에 받치어 적는다.
고 나와 있습니다.

다시 풀어보면,
사이시옷은 고유어와 한자어의 합성에만 사용됩니다.
고유어 - 고유어
고유어 - 한자어
한자어 - 고유어
한자어 - 한자어
이 네 가지 경우에만 사이시옷을 씁니다.

이것만 가지고도 핑크ㅅ빛과 파잣집이 틀렸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왜냐구요?
핑크, 피자가 외래어잖아요.
외래어 뒤에 오는 빛이나 집이 고유어더라도,
외래어 - 고유어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으므로,
마땅히 핑크빛, 피자집이 맞는 겁니다.

쉽죠?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철 2016-02-1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안녕하세요.

날씨가 많이 풀렸죠?
오늘은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져 눈이 아닌 비가 내린다고 해서 우수라고 한다네요.

이렇게 계절이 바뀜에 따라 저도 철이 들어야 하는데……. 저는 언제나 철없이 날뛰며 노는 게 좋습니다. ^^*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철'을 찾아보면 7가지 뜻이 나옵니다.
그 가운데 계절,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힘, 쇠 정도만 제가 아는 뜻입니다.
철에 따라 피는 꽃, 아이들이 철이 너무 없다, 철로 만든 망치처럼 씁니다.

철따라 철이 들지 않으면 철로 한 대 맞을까요?
너무 심했나요? ^^*

주말입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빕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시가와 시가]

안녕하세요.

어제
사이시옷은 고유어와 한자어의 합성에만 사용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이시옷 이야기 하나 더할게요.
우리말에 한자에서 온 게 많다 보니,
합성어도 그런 게 많습니다.
횟집에 가면 가격판에 '싯가'라고 쓰인 것을 보셨을 겁니다.
이는 시장에서 상품이 매매되는 가격인 시장(市場) 가격(價格)일겁니다.
이를 합쳐 市價가 된 거죠.
이를 '시가'라고 해야 할까요, '싯가'라고 해야 할까요?

소리는 비록 [시:까]로 나지만 '시가'라고 적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맞춤법 규정에 아래 여섯 가지 말고는 한자어 - 한자어의 합성어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고 규정했기 때문입니다.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이렇게 딱 여섯 가지 경우만 사이시옷을 쓰고 다른 한자어 - 한자어의 합성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무슨 수준 높은 논리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위에 있는 여섯 낱말 말고는 사이시옷을 쓰면 안 됩니다.
따라서 시가, 대가, 소수, 호수, 이점, 대수, 초점이라 써야 바릅니다.
시가가 市街인지 市價인지 모르겠고,
대가가 大家인지 代價인지,
소수가 小數인지 素數인지,
호수가 湖水인지 戶數인지,
이점이 二點인지 利點인지,
대수는 代數인지 臺數인지 나눌 수가 없습니다.

이런 애매한 규정 때문에, 한자 쓰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주 드는 보기가,
'소장이 법원에 갔다.'가 무슨 말이냐는 것입니다.
연구소 소장이 법원에 갔다는 말인지,
공소장을 법원으로 보냈다는 말인지 모르니 한자를 써서 뜻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문제만큼은 국어학자들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제 생각에...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이탈리아 시장을 공략한 한국의 소비재 ① 화학섬유 ........... 한국섬유산업연합회(KOTRA)

- 2016년 섬유·패션산업 2.2% 증가 전망 -
 - 전시회 참가를 통해 바이어와의 지속적 컨택 유지 필요 -

□ 이탈리아 섬유·패션산업 회복세

 ○ 이탈리아 경제 회복에 힘입어 섬유·패션산업 또한 2년 연속 플러스 성장세 시현    
  - 매출액 기준 2012년 -3.2%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섬유·패션산업은 2014년 2.7%, 2015년 1.1%의 성장을 거듭하며 지속적인 성장일로에 접어듦.......................

정부, 패션의류 등 5대 소비재 수출지원 박차 .......... 한국섬유신문

정부, 패션의류 등 5대 소비재 수출지원 박차

중국·이란·브라질 등 신흥시장 개척 초점
한류 스타 동원 대규모 박람회 연이어 개최

  • 최악의 위기상황으로 여겨지는 현재의 수출 부진 타개를 위해 정부는 패션의류 및 생활유아 등 5대 소비재를 중심으로 다각적인 지원 방안 모색에 나선다. 정부는 지난 17일 대통령 주재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새로운 수출 동력 창출을 위한 민간의 신산업 진출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단기적 수출 활성화를 위해 패션의류, 생활유아, 화장품, 의약품, 농수산품 등 5대 소비재를 중심으로 유망 품목의 수출 증가폭 확대에 주력키로..........

Feb 16, 2016

우리말, 덕분/때문 2016-02-1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2. 16.(화요일)
안녕하세요.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

지난 주말에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 전북현대모터스 축구단 출정식에 다녀왔습니다.
일요일 오후, 그것도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좀 힘들었지만,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라서 기쁘게 다녀왔습니다.
아들 덕분에 최강희 축구 감독도 직접 보고,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운동선수도 봤습니다. ^^*

우리는 '때문'과 '덕분'을 섞어서 쓰고 있는데요. 실은 뜻이 조금 다릅니다.

'때문'은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으로
그는 빚 때문에 고생을 했다,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 일이 많기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다처럼 씁니다.

'덕분'은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이라는 뜻으로
선생님 덕분에 대학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좋은 구경 했습니다처럼 씁니다.

저는 지난 주말에 아들 덕분에 좋은 구경을 했습니다.
자식이 있기 때문에 이런 좋은 일도 생기는 거 아닌가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뒷풀이와 뒤풀이]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기획실로 출근했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기획실에서 일했는데, 퇴근이 오늘 새벽 3시였습니다.
날마다 출근은 7시 반쯤해야 한다고 하고...
앞으로 어찌 살지 걱정입니다.
이제 제가 좋아하는 곡차도 자주 못 마시겠네요. ^^*

사람들은 술을 마시면 왜 2차 3차를 갈까요?
그냥 기분 좋게 마시고 일찍 집에 들어가면 될텐데...

우리말에 '뒤풀이'가 있습니다.
"어떤 일이나 모임을 끝낸 뒤에 서로 모여 여흥을 즐김. 또는 그런 일."을 뜻합니다.
이를 '뒷풀이'라고 사이시옷을 넣어서 적으시는 분이 많으십니다.

우리말에서 사이시옷은
두 낱말이 합쳐질 때, 뒷말이 된소리가 되거나 'ㄴ'이 덧나는 경우에 붙이는데,
거센소리나 된소리인 말 앞에는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뒤풀이, 배탈, 호떡, 뒤통수, 위층, 구두끈, 뒤뜰, 손아래뻘, 위쪽 따위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뒤 다음에 풀이의 ㅍ이 오고,
배 다음에 탈의 ㅌ이 오고,
호 다음에 떡의 ㄷㄷ이 오기 때문에 뒤, 배, 호 다음에 사이시옷을 넣지 않습니다.

사이시옷 규정이 어렵고 애매하긴 하지만
차근차근 풀어가다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거센소리 : ㅊ, ㅋ, ㅌ, ㅍ
된소리 : ㄱㄱ, ㄷㄷ, ㅂㅂ, ㅅㅅ, ㅈㅈ

Feb 15, 2016

우리말, 으름장/어름장 2016-02-1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2. 15.(월요일)
안녕하세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동장군께서 아직 물러가지 않았다고 으름장을 놓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

'으름장'은
"말과 행동으로 위협하는 짓."이라는 뜻으로
'으름장을 놓다, 그들은 악담인지 으름장인지 모를 소리를 하고 나서 문밖으로 사라졌다.'처럼 씁니다.

이를 '어름장'이나 '얼음장'으로 쓰면 틀립니다.
'으름장'이 바릅니다.

동장군이 아무리 으름장을 놔도
봄이 오는 기운에는 당하지 못할 겁니다.

건강 잘 챙기고 계시다가
즐겁게 봄을 맞이합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머물다와 머무르다]

안녕하세요.

오늘이 6월 말입니다. 오늘 날짜로 퇴직하시는 분들이 계시네요.
그 바람에 저도 이번에 다른 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연구소로 돌아와서 15일 정도 있으면서 제 나름대로 앞날 계획을 세워 놨는데...
그걸 좀 뒤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내일부터 다른 부서에서 일하라네요. 쩝...
제가 전생에 죄를 많이 짓기는 많이 지었나 봅니다.
본청에서 3년을 기획업무만 했는데, 연구소에 돌아와서도 또 기획실로 가라니...

잠시 기획실에 머무르다 돌아오겠습니다. '잠시'는 "짧은 시간"인데, 저에게는 한 2년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머물다'는 말이 있습니다. '머무르다'의 준말입니다.
'머물르다'는
"도중에 멈추거나 일시적으로 어떤 곳에 묵다."는 뜻과
"더 나아가지 못하고 일정한 수준이나 범위에 그치다."는 뜻이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다 아는 것이고요. ^^*
머무르다의 준말인 머물다에 홀소리 씨끝(모음 어미)이 올 때가 문제입니다.
우리말에서는 홀소리 씨끝 앞에서는 준말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곧, 어떤 낱말 뒤에 홀소리 씨끝이 오면 준말을 쓸 수 없습니다.

따라서,
머물러, 머물렀다는 쓸 수 있지만,
머물어, 머물었다는 쓸 수 없습니다.
서루르다/서둘다, 서투르다/서툴다, 가지다/갖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좀 헷갈리신가요?
제가 2년 정도 기획실에 '머물러야' 하지만 제 꿈이 거기서 '머무르지'는 않을 겁니다. ^^*
(쥐뿔도 없으면서 말은 좀 거창한가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어제그저께 2016-02-1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2. 12.(금요일)
안녕하세요.

이번 주는 이틀만 일을 해서 그런지 무척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엊그저께까지 쉬어서 더 쉬고 싶은 생각에 주말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고요. ^^*

'엊그저께'는 '바로 며칠 전'이라는 뜻입니다.
이를 풀면 '어제그저께'가 됩니다.
이 낱말도 작년부터 표준말로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이제는 '어제 그저께'라고 띄어 쓰지 않고 '어제그저께'라고 붙여 써도 됩니다.

일터에 나오지 않고 노는 것은 언제나 좋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꿰맞추다]

안녕하세요.

새벽에 시원한 비가 내렸습니다.
오늘은 더위가 한풀 꺾이겠네요. ^^*

6월이 이제 하루 남았네요.
뭘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시간은 참 잘 갑니다.
그동안 한 일을 하나하나 꿰맞춰 보면 놀지는 않은 게 분명한데 딱히 내놓을 일은 없네요.

7월부터는 더 열심히 살고, 더 많이 웃자고 다짐하며
'꿰맞추다'와 '끼워 맞추다'의 다른 점을 알아볼게요.

먼저, 꿰맞추다는 움직씨로 "서로 맞지 아니한 것을 적당히 갖다 맞추다."는 뜻입니다.
범인은 자신의 주장에 알리바이를 꿰맞추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나그네는 낭패한 듯 허둥지둥 말을 꿰맞추었으나...처럼 씁니다.
'끼워 맞추다'는 뭔가를 어떤 곳에 끼워서 맞춘다는 뜻입니다.
'끼우다'가 "벌어진 사이에 무엇을 넣고 죄어서 빠지지 않게 하다."는 뜻이므로,
창문 틈으로 햇빛이 들어와 종이로 끼워 맞췄다, 구멍이 커지자 나뭇조각을 끼워 맞추었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보면 '꿰맞추다'와 '끼워 맞추다'가 헷갈리시죠?
가르는 방법은 무척 쉽습니다.

잡을 수 없는 추상적인 것에는 '꿰맞추다'를 쓰고,
구체적인 사물이 있을 때는 '끼워 맞추다'를 쓰시면 됩니다.

범인의 알리바이나 말의 앞뒤를 조리 있게 맞추는 것은 추상적이므로 '꿰맞추다'를 쓰고,
창문 틈이나 구멍에 뭔가를 끼우는 것은 '끼워 맞추다'를 쓰시면 됩니다.

오늘도, 아니 이번 주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영원무역 이디오피아 간다 .... 국제섬유신문

영원무역 이디오피아 간다마지막 남은 투자적지 검은 대륙 아프리카

‧ ‧ 인도 등 각국 진출 러시 현지 공단 동났다
인구 9천만‧ 월 평균 임금 40-50불‧ 전력료 세계 최저
미국‧ EU 무관세 혜택, 中 철도건설로 수송문제도 해결
섬산련 작년 말 이어 올 상반기 투자 조사단 파견키로

섬유산업의 마지막 남은 투자적지는 아프리카다. 그 중에서 미국과  EU 국가로부터 무관세 혜택을 받고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임금과 전력료 등의 장점을 안고 있는 이디오피아가 최고의 투자 유망국가로 급부상.......................

Feb 11, 2016

우리말, 귀성과 귀경 2016-02-1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2. 15.(월요일)
안녕하세요.

설 잘 쇠셨나요?
저는 어머니가 전주로 오셔서 고향에 가는 고생은 하지 않았지만,
설날 오전에 갑자기 서울에 가게되어 길에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

흔히
명절에 고향에 가는 것을 두고 '귀성'이라고 합니다.
귀성(歸省)은
"부모를 뵙기 위하여 객지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이라는 뜻입니다.
돌아갈 귀(歸) 자와 살필 성(省) 자를 씁니다.
한자 뜻 그대로 부모를 살펴보고자 돌아가는 것이라서,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이라는 뜻의 귀향(歸鄕)과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귀성 歸城으로 생각해서, 자기가 태어난 성(城)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알았었습니다.
(귀성(歸城)이라는 한자말도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올라 있지만, 잘 쓰지 않는 낱말입니다. 이런 낱말을 사전에 잔뜩 올려 놓고, 우리말에 한자말이 많다고 우기면 안 되죠. ^^*)

명절을 보내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귀경(歸京)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경(京)은 서울을 뜻하고, 이는 자식들이 알자리를 찾아 나온 도시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귀경이라고 하면, 마땅히,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귀성와 귀경 잘 하셨죠? ^^*

올해도 부모님 마음처럼 넉넉한 일이 많이 일어나서 자주 웃으며 지낼 수 있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귀경'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모두 6개의 풀이가 나오는데, 귀경03(歸京)만 자주 쓸 뿐 다른 한자말은 거의 쓰지 않습니다.
귀경01(貴庚)[귀ː-]   청장년에게 나이를 물을 때 나이를 높여 이르는 말.
귀경02(龜鏡)=귀감01(龜鑑).
귀경03(歸京)[귀ː-]   서울로 돌아가거나 돌아옴.
귀경04(歸耕)[귀ː-]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로 돌아가서 농사를 지음.
귀경05(歸敬)[귀ː-]   부처에게 귀의하여 공경함.
귀경06(歸經)[귀ː-]   한방에서 쓰는 약재가 온몸에 고루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장부(臟腑)와 경맥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치료 효능을 나타낸다는 이론

'귀성'을 찾아보면 5개의 풀이가 나오는데, 여기서도 귀성04(歸省)만 쓸 뿐 다른 한자말은 거의 쓰지 않습니다.
귀성01(鬼星)[귀ː-]   이십팔수의 스물셋째 별자리의 별들. 대한(大寒) 때 해가 뜨고 질 무렵에 천구(天球)의 정남쪽에 나타난다.
귀성02(貴姓)[귀ː-]   희성(稀姓)보다는 사람 수가 많지만 좀 드문 성(姓). 공(孔), 변(卞), 현(玄) 등이 있다.
귀성03(歸性)[귀ː-]   미혹이 없는 본성으로 돌아가는 일. 생멸하는 온갖 법의 차별화되어 있는 형태를 받아들여 진여(眞如)의 본성에 귀일하게 한다.
귀성04(歸省)[귀ː-]   부모를 뵙기 위하여 객지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
귀성05(歸城)[귀ː-]   성(城)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

이렇게 거의 쓰지 않는 한자말을 사전에 잔뜩 올려놓고, 이런 낱말을 알려면 한자를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면 안 되죠. ^^*
그렇지 않나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실수 몇 개]

안녕하세요.


어제저녁 6:49, KBS1에서 '성황당에 한 잔 드린다'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서낭신을 모신 집"은 성황당이 아니라 서낭당입니다.
'성황당(城隍堂)'은 '서낭당'의 변하기 전의 본딧말입니다.
지금은 '서낭당'으로 써야 바릅니다.


벌써 금요일입니다.
주말 잘 보내셔서 다음주 준비 잘하시길 빕니다.

어제와 그제 보낸 편지에서 제 실수가 있었네요.

어제 보낸 편지에서,
'나팔꽃이 몇 개 피였는지,'라고 했는데,
'나팔꽃이 몇 개 피었는지,'라고 쓰는 게 바릅니다.
민현기 님이 짚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그제 보낸 편지에서,
끝 부분에
'내 짱꿍 이 박사!'라고 했는데,
'내 짝꿍 이 박사!'가 맞습니다.
김영 님이 짚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그제 보낸 편지에서,
'너는 나 안 보고 싶니'라고 했는데, 이는
'너는 나 보고 싶지 않니'라고 쓰는 게 더 우리말법에 어울린다고 윤서종 님이 짚어 주셨습니다.
("안 먹어" "안 갈래"는 괜찮지만 "안 먹고 싶니"보다는 먹고 싶지 않니" "안 가고 싶니"보다는 "가고 싶지 않니"가 듣기에 좋은 것 같은데요.)
고맙습니다.

제가 덤벙대서 이런 실수를 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아는 우리말 지식이 주저로워 그런 겁니다.

'주저롭다'는
"넉넉지 못하여 매우 아쉽거나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모르는 게 많고, 실수도 자주 하지만,
단 몇 분이라도 우리말편지를 기다려주시는 분이 있기에
저는 아침마다 기쁜 마음으로 우리말편지를 씁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Feb 2, 2016

우리말, ▽^ 201602-02-0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2. 2.(화요일)
안녕하세요.

오늘은 사전에 있는 기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전에서 '폐렴'을 찾아보면
'폐렴(肺炎▽)[폐ː-/페ː-]'라고 나와 있습니다.
[폐ː-/페ː-]는
장음부호(ː)가 있으므로 '폐'를 길게 소리 내라는 뜻입니다.
'/'는 둘 다 쓸 수 있다는 기호입니다.

그럼 '肺炎▽'에 있는 ▽는 뭘까요?

바로, '음이 달라진 한자'라는 뜻입니다.
'폐염'이라고 읽어야 하는데, 음이 달라져 '폐렴'이라고 읽는 다는 것이죠.
시월(十▽月)과 유월(六▽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전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찾아보면,
'주민^등록^번호(住民登錄番號)'라고 나옵니다.
^는 무슨 뜻을 나타내는 기호일까요?

바로,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나 붙여 쓸 수 있는 전문 용어나 고유 명사를 표시하는 기호입니다.
곧, '주민 등록 번호'라고 띄어 쓰는 게 원칙이나, '주민등록번호'처럼 붙여 써도 된다는 뜻입니다.

기호 몇 개만 알아도 사전 풀이가 훨씬 쉬워집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배참]

안녕하세요.

무척 덥네요.
오늘은 애들과 같이 걸어서 일터에 나왔습니다.
저 혼자 걸어오면 20분, 애들과 자전거로 오면 40분이 걸리는데,
오늘 아침에 애들과 같이 걸어보니 1시간이 꼬빡 걸리네요.
하긴 같이 걸어오면서,
붕어가 몇 마리 보이는지, 나팔꽃이 몇 개 피였는지, 살사리꽃 이파리가 몇 개인지를 세는 해찰을 부리다 보니 시간이 그렇게 걸리네요.
아까시나무 잎 따서 가위바위보 하면서 겨루기도 하고... ^^*


오늘 아침 7:24, KBS뉴스에서 미국 한 주지사가 애인과 밀월여행을 다녀왔다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밀월여행에서 밀월은 영어 허니문(honeymoon)에서 왔습니다.
honey가 꿀이고 moon이 달이잖아요.
그래서 꿀 밀(蜜) 자와 달 월(月) 자를 써서 밀월여행이라고 합니다.
꿀같이 달콤한 결혼 바로 뒤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겠죠.
그러나 밀월여행은 '蜜月여행'이지 '密越여행'이 아닙니다.
곧 달콤한 신혼여행을 뜻하지, 몰래 다녀오는 여행이라는 뜻은 없습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주지사가 애인과 몰래 다녀온 여행은 '밀월여행'이 아닙니다.


오늘도 무척 덥겠죠?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짜증이 나기 쉬우니 서로 배려하면서 지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웃는 것은, 웃는 사람도 좋고, 보는 사람도 좋지만,
짜증 내는 것은, 내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 좋지 않잖아요.
기쁜 마음으로 즐기며 웃고 살기에도 짧은 날을 찡그리며 살 수 없잖아요. ^^*

우리말에 '배참'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꾸지람을 듣고 그 화풀이를 다른 데다 함."이라는 뜻입니다.
너는 화가 났으면 났지 왜 내게 배참하니?처럼 씁니다.
동에서 뺨 맞고 서쪽에서 화풀이한다나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는 뜻쯤 되겠네요.

이 '배참'을 배차기, 배창, 배채기라고도 쓰는데 이는 바른말이 아닙니다.
또, 배참하다를 배창내다고도 하는데 이 또한 바른말이 아닙니다.

표준어 규정에 보면,
뜻은 같은데 형태가 다른 낱말이 여럿 있을 때에,
그 가운데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이면 그 낱말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곧,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이 국어를 풍부하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판단되는 때에는 어느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 것이죠.
그래서 배차기, 배창, 배채기는 버리고 '배참'만 표준말로 삼았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기쁘고,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면 뿌듯하고,
찡그리는 것보다는 웃는 게 훨씬 좋다고 봅니다.

오늘도 많이 웃읍시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