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9, 2012

우리말, 봄 내음 2012-03-29


작년 말쯤에 소개해 드렸듯이
예전에는 '냄새'만 표준말이었는데, 작년 8월 31일 이후로는 '내음'도 표준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웃으면서 즐겁게 일터에 나오셨나요? ^^*

조금 전에 제 자리 앞에 서서 웃옷을 벗을 때까지만 해도 오늘 아침 밥상을 무엇으로 차릴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천명환 과장님이 제 옆으로 지나가시면서 앞에 있는 김월중 사무관에게 '옷에서 봄 내음이 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바로 그때 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김월중 사무관의 봄 내음 나는 옷차림이 아니라 바로 오늘 아침 우리말편지 밥상이었습니다.
그래 결심했어! 냄새와 내음을 오늘 밥상에 올리자. ^^*

작년 말쯤에 소개해 드렸듯이
예전에는 '냄새'만 표준말이었는데, 작년 8월 31일 이후로는 '내음'도 표준말입니다.

그때
현재 표준어로 규정된 말과는 뜻이나 어감 차이가 있어 이를 인정하여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한 낱말이 모두 25개였습니다.
다 기억하시나요? ^^*
'눈꼬리'는 '눈초리'로 써야 했으나 '눈꼬리'와 '눈초리'는 쓰임이 달라 '눈꼬리'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했고,
'나래'는 못쓰고 '날개'만 써야 했으나 그 느낌이 달라 '나래'와 '날개' 모두 표준어로 올렸습니다.
~길래(추가된 표준어)/~기에(현재 표준어), 개발새발/괴발개발, 나래/날개, 내음/냄새, 눈꼬리/눈초리, 떨구다/떨어뜨리다, 뜨락/뜰, 먹거리/먹을거리, 메꾸다/메우다, 손주/손자, 어리숙하다/어수룩하다, 연신/연방, 휭하니/힁허케, 걸리적거리다/거치적거리다, 끄적거리다/끼적거리다, 두리뭉실하다/두루뭉술하다, 맨숭맨숭(맹숭맹숭)/맨송맨송, 바등바등/바동바동, 새초롬하다/새치름하다, 아웅다웅/아옹다옹, 야멸차다/야멸치다, 오손도손/오순도순, 찌뿌등하다/찌뿌듯하다, 추근거리다/치근거리다
이렇게 모두 25개 낱말이 작년 8월 31에 새로운 표준말로 올랐습니다.

편지를 다 쓰고 나서,
틀린 곳이 없나 읽어보면서 보니,
김월중 사무관 옷에서 정말로 봄 내음이 나네요. ^^*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잔반/짭밥 ==>> 대궁]

오늘은 제 딸내미 이야기 좀 드릴게요.
요즘 30개월 된 딸내미가 혼자서도 밥을 잘 먹는데요.
밥을 잘 먹다가 어른들이 밥을 다 먹고 숟가락을 놓으면,
딸내미도 따라서 같이 숟가락을 놔 버립니다.
밥이 아직 남았는데도...

"이렇게 밥을 먹다가 남기면 어떻게 하니?"
"......"
"네 아빠가 농사꾼인데 네가 밥을 남기면 되겠어? 이 대궁은 누가 먹으라고?"
"......"
"너 다 먹을 때까지 아빠가 옆에 앉아있을 테니까 한 톨도 남김없이 다 먹어라. 알았지?"
"(마지못해) 예..."
거의 날마다 딸내미와 나누는 이야깁니다.

여러분, '대궁'이 뭔지 아세요?
"먹다가 그릇에 남긴 밥."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 바로 '대궁'입니다.
군대에서 많이 들었던 '짬밥'이 바로 '대궁'입니다.

'짬밥'은 실은 '잔반(殘飯, ざんぱん[장방])'이라는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에서 '잔반'을 찾아보면,
"먹고 남은 밥."이라고 풀어놓고,
'남은 밥', '음식 찌꺼기'로 바꾸도록 했습니다.

'잔반'이건 '짬밥'이건 다 버리고,
'대궁'이라는 낱말을 쓰면 어떨까요?

우리말, 먼산바라기 2012-03-28


그래서 '먼산바라기'라고 하면
먼 곳만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일. 또는 늘 그런 사람을 뜻합니다.
한눈을 파는 짓도 먼산바라기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느지막이 일터에 나오니 참 좋네요.
그래도 일터에서 책상에만 앉으면 다시 힘들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이렇게 피곤하고 힘들 때는 밖에 나가 하늘을 보거나 먼 산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해바라기'가 뭔지 아시죠?
해를 따라 바라보면서 돌아가는 꽃이라서 '해바라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먼산바라기'라고 하면
먼 곳만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일. 또는 늘 그런 사람을 뜻합니다.
한눈을 파는 짓도 먼산바라기라고 합니다.

'바라기'가 붙은 낱말에 '개밥바라기'도 있습니다.
[개밥빠라기]라고 읽는 이 낱말은
저녁 무렵 서쪽 하늘에 보이는 금성을 이르는 말입니다.

'바라기'만 두고 보면
음식을 담는 조그마한 사기그릇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바라보다'라는 움직씨의 이름꼴로 '바라기'를 쓸 수 있으므로,
해바라기, 먼산바라기라는 낱말이 이루어질 수 있나 봅니다.

사전에는 없지만,
너만 바라본다는 뜻으로 '널바라기'나
책을 좋아한다는 뜻으로 '책바라기'라는 낱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

저는 오늘 집에 가서 막내딸 볼 생각으로 '퇴근시간바라기'가 되어보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비행기 값/비행기 삯]

며칠 전에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비행기를 탔죠.

어제 친구와 그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가 "요즘 비행기 값이 얼마지?"라고 묻더군요.
제가 하는 말이, "글쎄, 잘은 몰라도 1억 원이 좀 넘지 않겠어?"

친구가 저를 이상하게 보더군요.
전 잘못한 게 없는데...

아마 그 친구는,
비행기 타는 데 드는 돈이 얼마 인지를 저에게 물은 거였을 겁니다.
그렇다면,
비행기 값이 얼마냐고 물을 게 아니라, 비행기 삯이 얼마냐고 물었어야 합니다.

"어떤 물건이나 시설을 이용하고 주는 돈"은 '삯'이고,
"물건을 사고팔 때 주고받는 돈"이 '값'이거든요.
따라서,
'비행기 삯'은 비행기를 타는데 드는 비용이고,
'비행기 값'은 비행기 한 대를 사는데 드는 이용이죠.

비행기 값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제주도 가는 비행기 삯은 8만 원이 조금 넘더군요.

우리말, 느지막하다 2012-03-27


'느지막하다'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시간이나 기한이 매우 늦다."는 뜻으로
느지막하게 아침을 먹었다, 어느 날 아침 좀 느지막하게 나타난 정 씨에게...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느지막이 일터에 나오셨나요?
저도 좀 늦게 나왔습니다.
그래도 월요일 아침이라 일이 많네요.

'느지막하다'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시간이나 기한이 매우 늦다."는 뜻으로
느지막하게 아침을 먹었다, 어느 날 아침 좀 느지막하게 나타난 정 씨에게...처럼 씁니다.

이를 '느즈막하다'고 쓰시면 안 됩니다.
느지막히다가 맞습니다.

이번 주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빨강색 >> 빨간색]

며칠 전에 초록빛 말씀을 드렸는데요.
색깔 이야기 좀 더 드릴게요.

'빨강색 구두'가 맞을까요, '빨간색 구두'가 맞을까요?

'빨강'은 '빨갛다'에서 온 낱말로 명사입니다.
그냥 '빨강' 자체로 "빨간 빛깔이나 물감"입니다.
거기에 '색'을 덧붙일 필요가 없죠.

굳이 '빨강'과 '색'을 함께 써야 한다면,
'빨간색'으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빨간'은 '빨갛다'의 활용형으로 명사와 결합하여 쓸 수 있습니다.

노랑, 파랑, 하양 따위도 마찬가집니다.
노란색, 파란색이 맞고,
노랑, 파랑이 맞으며,
하양, 하얀색이 맞습니다.

Mar 26, 2012

세계면화 재고율 10년내 최고 ......... 국제섬유신문


세계면화 재고율 10년내 최고

경작면적 4% 생산량5%↓불구
수급불균형 여전
올해 비축량11% 증가한 1450만톤 예상

지난 15일 국제면화자문위원회(ICAC)에 따르면 12~13시즌의 세계면화경작면적은 면화가격 하락 추세에 따라.....

Mar 22, 2012

우리말, 곤달걀 2012-03-23


저라면 한자말이 아닌 순우리말은 달걀을 쓰겠습니다.
달걀이 계란보다 더 영양가가 높고 맛있을 것 같지 않나요? ^^*
안녕하세요.

비가 내리네요.
봄비라 기분이 좋을 것 같았는데,
기압 차 때문에 탁한 공기가 콧속으로 밀려들어 일터에 나오는 길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어제 뉴스에서
라면 값을 담합한 업체가 철퇴를 맞았다고 했습니다.
담합은 짬짜미라는 좋은 순우리말이 있으니 그걸 쓰면 좋고,
철퇴는 사람 죽일 때 쓰는 쇠몽둥이라서 너무 거친 낱말 같습니다.
저라면,
라면 값 짬짜미 업체 혼쭐빠져... 정도로 쓰겠습니다.

부화가 되다 만 계란을 쓴 곳이 걸렸다고 나왔습니다.
계란이나 달걀이나 모두 닭이 낳은 알입니다.
저라면 한자말이 아닌 순우리말은 달걀을 쓰겠습니다.
달걀이 계란보다 더 영양가가 높고 맛있을 것 같지 않나요? ^^*

뉴스에서 부화가 되다 만 달걀을 '부화중지란'이라고 하네요.
저는 그런 낱말을 처음 들어봅니다. 사전을 찾아봐도 올라있지 않네요.
알 속에서 새끼가 껍데기를 깨고 밖으로 나오려다 못 나온 알을 '곤달걀'이라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곯은 달걀인 거죠.

계란이나 부화중지란이라는 이상한 낱말보다는
달걀과 곤달걀이라 쓰는 게 뜻이 더 잘 통하지 않나요?

오늘은 재밌는 전시회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글로 그린 그림]
■ 전시기간 : 2012. 2. 28 (화) ~ 3. 25 (일)
■ 전시시간 : 오전 10:30 ~ 오후 10:30(오후10시 입장 마감)
            * 휴관 : 월요일마다
■  전시장소 : 세종이야기 안에 있는 한글전시관
■ 작가 소개 : 한갑근
이미지처리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하여 한글의 형태 인식, 변형, 색칠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컴퓨터가 그린 한글 그림 전시를 최초로 개최
■  전시 내용
- 컴퓨터에서 한글 글자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거나 동영상을 제작하고, 시 혹은 글귀를 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공간 내에서 한글이 율동하는 모습 등 한글을 주제로 한 새로운 응용 예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시
- 한글화 : 반야심경으로 그린 법정스님, 성경귀절로 그린 김수환 추기경, 자신의 이름으로 그린 얼굴, 글자에 색상을 입혀 그린 얼굴 등
- 한글화 영상 : 한글 그림으로 제작한 동영상
- 한글 그리미 : 채색된 바탕에 색상을 입힌 글이 쓰여지는 모습 전시
- 한글 유희 : 한글이 공간에서 자유로이 움직이는 모습 전시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제 8회 -->> 제8 회/제8회]

요즘 봄이라서 그런지 여러 가지 지역잔치가 많네요.
그 중 하나가 '제8회 함평 나비 대축제'입니다.
여기서 오랜만에 띄어쓰기 좀 알아보죠.

'제 8회', '제8회', '제8 회' 중 어떤 게 맞을까요?

한자어 수사 앞에 붙는 '제'는 '차례, 순서'를 나타내는 접두사입니다.
접두사는 뒷말과 붙여 써야 합니다.
따라서, '제8 회'가 맞습니다.

문법적으로는 숫자 8앞에 있는 접두사 '제'는 무조건 붙여 써야 합니다.
그리고 단위인 '회'는 앞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한마리'가 아니라 '한 마리'가 맞듯이...

그러나 왠지 어색하죠?
맞춤법에 아래와 같은 규정이 있습니다.
제43항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
다만,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다.

바로 이 규정에 따라서,
왠지 어색한 '제8 회'를 '제8회'라고 쓸 수 있는 겁니다.

우리 맞춤법도 알고 보면 참 합리적이고 재밌는 규정이 많습니다.

우리말, 사이시옷 2012-03-22


답장 몇 개 소개해 드리고,
몇 년 전에 썼던 사이시옷을 다룬 편지를 붙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저녁부터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저녁때 집에 가실 때는 우산을 꼭 챙기세요.

그제 보내드린 편지가 냉잇국입니다.
사이시옷을 넣어서 써야 한다는 것이었는데요.
이렇게 사이시옷을 이야기하면 늘 댓글이 여러 개 옵니다.
사이시옷 규정이 별로 맘에 안 드신다는 거죠.

답장 몇 개 소개해 드리고,
몇 년 전에 썼던 사이시옷을 다룬 편지를 붙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 관련하여 간단한 의견이 있어서요..
쇠고기, 소고기, 냉이국, 냉잇국.....
사실 좀 혼란스럽습니다.
물론 언어에는 규정이 있고 나름대로 법칙이 있겠지만 사람들이 매일 하는 말이고 의미 전달에 큰 문제만 없다면 언어의
특성상 편리성이 존중되어야하지 않을까요?
물론 요즘아이들이 쓰는 은어는 문제있다고 생각하지만 냉이국이라면 다 아는데 굳이 냉잇국이라 해야할까요?
또 그렇게 써야할까요?
받아보는 우리말에 많은 부분은 새로운 것을 알게되지만 어떨 때는 이렇게까지라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저의 짧은 생각이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



한마디로 우리 나라말에 사이 "시옷"의 사용, 남용은 우리말을 죽이는 잘못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문법 때문에 일상의 현실을 죽이고, 말의 아름다움을 없애는 큰 잘못으로 지적하고 싶습니다.
하굣길, 장밋빛, 시곗줄 - - - , 이제 북엇국, 뭇국 이라니.
설령 발음이 그렇게 나더라도, 사이 시옷 없이
하교길, 장미빛, 북어국, 무국으로 써놓고 그렇게 읽는다고 하여 무슨 문제가 있나요 !
학자님들께선 동의하지 않겠지만, 푸념을 해봅니다.


항상 궁금하게 생각해 오던 것이 있었는데요...
오늘의 우리말 편지를 보니 바로 그 궁금증을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질문을 드립니다.
궁금한 것은 사이시옷을 쓰는 경우에는 뒷말과 항상 붙여 쓰는가 하는 것입니다.
붙여 쓴다면 한 낱말로 취급한다는 이야기가 될 것 같고요...
그렇다고 사이시옷과 그 다음 말을 띄어 쓴다는 것도 이상할 것 같은데요.
사이시옷이 들어간 말의 띄어쓰기에 대한 원칙 같은 게 있는지요?



지난 2006년에 쓴 사이시옷을 다룬 우리말 편지입니다.



[사이시옷]


며칠 전부터 이 사이시옷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하려고 했는데,
실은 엄두가 안 나더군요.
분명히 쓰다 보면 길어질 것 같고...
글이 길면 재미없고,
재미없으면 안 읽고...
안 읽으면 이 편지는 쓰레기고...
어쨌든 말 나온 김에 오늘은 그놈의 사이시옷에 대해서 뿌리를 뽑아 봅시다.
실은 원칙 몇 가지만 알고 있으면 생각보다 쉬운데...


먼저,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만든 한글사전에 보면,
사이시옷은,
한글 맞춤법에서,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났을 때 쓰는 ‘ㅅ’의 이름.
순 우리말 또는 순 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 가운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거나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따위에 받치어 적는다. ‘아랫방’, ‘아랫니’, ‘나뭇잎’ 따위가 있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뭔 소리가 뭔 소린지...(실은 ‘무슨 소리가’...가 맞습니다. ‘뭔’은 ‘무슨’의 준말이 아닙니다. )

저는 제 방식대로 다시 풀어보겠습니다.
사이시옷을 제 나름대로 정의하면,
“두 낱말을 합쳐 한 낱말로 만들 때 뒤에 오는 낱말 첫 음절을 강하게 발음하라는 뜻으로 앞 낱말 마지막에 넣어주는 시옷”입니다.
(이렇게 정의하면 사이시옷의 80%정도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즉, 사이시옷은 한 낱말에는 없습니다.
낱말과 낱말이 합쳐져서 한 낱말을 만들 때,
뒤에 오는 낱말을 강하게 발음하라는 의미로(또는 뜻으로, 신호로)
모음으로 끝나는 앞 낱말의 마지막에 ㅅ을 넣어주는 거죠.
따라서 뒤에 오는 낱말이 된소리(경음, ㄲ,ㄸ,ㅃ,ㅆ,ㅉ)나 거센소리(격음, ㅊ,ㅋ,ㅌ,ㅍ)이면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이렇게 정의하고 나면,
갈빗찜은 틀리고 갈비찜이 맞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죠.
왜냐하면, 갈비+찜에서 뒤에 오는 낱말이 찜으로 경음이 있으므로, 앞에 오는 낱말 갈비에 ㅅ을 붙일 수 없죠.
뱃탈이 아니고, 배탈이고,
홋떡이 아니고 호떡인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섭니다.
이렇게 한 단계 넘어가고,

다음 단계!
앞에서 사이시옷은 두 낱말이 합쳐져서 하나의 낱말이 될 때...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두 낱말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쓰는 낱말은 우리 고유어와 한자어, 외래어가 있는데,
사이시옷은 고유어와 한자어의 합성에만 사용됩니다.
고유어+고유어
고유어+한자어
한자어+고유어
한자어+한자어
이 네 가지 경우에만 사이시옷을 씁니다.
이 뜻을 설명하기에 앞서,
이 정의만 가지고도 벌써,
핑큿빛이 아니고 핑크빛이며,
피잣집이 아니고 피자집이 맞다는 것을 금방 아시겠죠?
왜냐구요?
핑크, 피자가 외래어잖아요.
외래어 뒤에 오는 빛이나 집이 고유어더라도,
외래어+고유어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으므로,
마땅히 핑크빛, 피자집이 맞죠.

다시 두 번째로 돌아가서,
사이시옷은 고유어와 한자어의 합성에만 사용된다고 했었죠?
그 중 한자어+한자어는 딱 여섯 가지 경우에만 사이시옷을 씁니다.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이렇게 딱 여섯 가지 경우만 사이시옷을 쓰고 다른 한자어+한자어의 합성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마땅히 이건 문제가 많은 규정입니다.
제가 봐도 문제가 많아요.
그러나 현행 맞춤법에서 그렇게 규정했으니 할 말 없죠...쩝...
따라서,
시가(市街-市價), 대가(大家-代價), 소수(小數-素數), 호수(湖水-戶數), 이점(二點-利點), 대수(代數-臺數), 초점 등에는 사이시옷을 넣어 적으면 안 됩니다.
싯가가 아니라 시가고,
댓가가 아니라 대가며,
촛점이 아니라 초점이라는 거죠.
이런 애매한 규정 때문에, 한자 쓰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주 드는 보기가,
“소장이 법원에 갔다.”가 무슨 말이냐는 것이죠.
연구소 소장이 법원에 갔다는 말인지,
공소장을 법원으로 보냈다는 말인지 모르지 않느냐?
그래서 한자를 써야 한다. 한자를 쓰면 명확하지 않느냐...뭐 이따구(‘이따위’가 맞습니다.)가 그 사람들 주장인데요.
사이시옷 문제에서만큼은 국어학자들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한자어와 한자어가 합쳐져서 한 낱말을 만들 때 사이시옷을 넣어 적는 여섯 가지에,
솟장(訴狀 )하나만 더 넣어서 예외를 일곱 자로 만들었더라면 ...

이 정도면 사이시옷에 대해 헷갈리는 것의 80% 정도는 해결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는 좀더 까탈스런(‘까다로운’이 맞습니다.) 몇 가지만 더 알아볼게요.

먼저,
사이시옷 규정에,
앞말에 받침이 없고 뒷말의 첫음이 평음이더라도 ㄴ소리가 덧나는 경우엔 사이시옷을 쓴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내+물은 내물이 아니고 냇물이며,
이+몸은 이몸이 아니고 잇몸이죠.
이런 예로는 깻잎, 베갯잇, 바닷물, 빗물, 나뭇잎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헷갈리지 말아야 할 게,
머리말과 해님입니다.
머리말은 머리+말 이지만 [머린말]로 발음하는 게 아니고 [머리말]로 발음해야 합니다.
해님도 마찬가지 [핸님]이 아니고 [해님]입니다.
그렇게 발음하니 마땅히 사이시옷을 적을 일이 없죠.

또 다른 규정은,
접미사나 조사같은 의존형태소와 연결될 때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예+부터(조사)는 ‘옛부터’가 아니라 ‘예부터’로 써야하고,
앞에서 설명한 해님도
해+님(접미사) 해님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스럽다는 ‘옛스럽다’가 아니라 ‘예스럽다’고,
나라+님은 ‘나랏님’이 아니라 ‘나라님’이고...
쉽죠?

끝으로,
요즘 주위에 보면, 새로운 길 이름을 많이 달아놨죠?
이 길 이름에는 사이시옷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개나릿길은 개나리길로,
경찰섯길은 경찰서길로,
○○여곳길은 ○○여고길로 적습니다.
길 이름에 사이시옷을 적지 않는 이유를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설명했는데,
그건 맨 뒤에 첨부합니다.

이제 다 끝났습니다.
예외 한두 가지와
적어놓고도 좀 이상한 표현만 좀더 살펴보고 접겠습니다.

앞에서,
뒤에 오는 낱말의 첫음절이 격음이나 경음이면 사이시옷을 적지 않는다고 했죠?
그러면서, 갈비찜, 배탈, 호떡을 보기로 들었잖아요.

그런데 왜,
첫째, 셋째, 넷째, 다섯째는 ㅅ을 쓰죠?
뒤에 ㅉ이 오니까 마땅히 앞 낱말에서 ㅅ이 빠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째는 접미사입니다. 여기에 쓰인 ‘ㅅ’은 사이시옷이 아닙니다.
이렇게 헷갈리는 게 많습니다. 이러다보니 우리가 보는 교과서에도 틀린 게 매우 많습니다.
학교가는 길은,
‘등굣길’이라고 적어야 하는데,
현재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등교길’이라고 적고 있어요.
교과서도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 맞춤법 규정이라...

재밌는 거 하나만 더 하고 넘어갈게요.
며칠 전에 보내드린
식물 ‘蘭’ 발음에서,
한자어 다음에는 ‘란’, 고유어나 외래어 다음에는 ‘난’으로 읽는다고 말씀드렸었죠?
그에따라, 문주란, 금자란, 은란이 맞고,
거미난, 제비난, 지네발난이 맞다고 말씀드렸고요.
재밌는 것은,
사이시옷에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생물을 분류할 때 ‘종속과목강문계’... 많이 외우셨죠?
거기서, 科,
개미과가 맞아요, 개밋과가 맞아요?
달팽이과가 맞아요, 달팽잇과가 맞아요?
충격이 크시겠지만,
개미과가 아니라 개밋과라고 쓰셔야 합니다.
달팽잇과도 마찬가지고요.
메뚜기도 메뚜깃과가 맞습니다.
고유어+科 에서 과가 된소리로 날 때는 앞에 사이시옷을 넣어줘야 합니다.
그러나 한자어+科는 장미과, 국화과처럼 그냥 사이시옷 없이 씁니다.

꽤 길게 달려왔는데요.
이 정도면 사이시옷 가지고 고민하실 일은 없으실겁니다.

도로명(○○길)의 사이시옷 표기 원칙(2001년 8월 4일 결정)
‘○○길’의 발음을 [○○낄]로 표준화하고, 복합어로 처리하여 사이시옷을 받쳐 적자는 주장도 제기되었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길’에 사이시옷을 받쳐 적지 않는다.
첫째, 새로 이름붙이는 도로명이기 때문에 현실 발음이 된소리라고 할 기존의 명확한 증거를 찾기 어렵다.
둘째, 복합어에서만 된소리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구에서도 된소리 발음이 날 수 있다.
셋째, 도로명 ‘○○길’은 ‘개나리길’, ‘개나리1길’, ‘개나리2길’과 같이 ‘○○’+‘길’로 분리되는 성질이 있어 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넷째, ‘○○길’은 한글 맞춤법 제49 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고유 명사에 속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되 붙일 수도 있다. 이러한 유형으로 아래와 같은 고유 명사를 들 수 있는데 ‘○○+길’도 보통명사와 보통명사가 붙어 고유명사로 된 같은 유형의 것이다.
보기 : 대한중학교 청마고등학교 피리유치원
한마음아파트 장미아파트 소라아파트
소망교회 동대구시장 청마루식당
위와 같은 국어심의회의 다수 의견에 따라 ‘○○길’은 사이시옷을 받쳐 적지 않는다.


보태기) ‘첫째’
사이시옷은 실질 형태소들이 붙은 합성어로 인정되는 것들 중에 사잇소리 현상이 일어나는 말들에 한해서 적을 수 있습니다.
‘첫, 셋, 넷, 다섯’은 수 관형사로 존재하는 형태들입니다. 이 뒤에 붙어있는 ‘-째’는 수량, 기간을 나타내는 명사 또는 명사구 뒤와 수사 뒤에 붙어 ‘차례’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입니다. 접미사와 붙은 경우에는 사이시옷이 관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첫째, 셋째, 넷째, 다섯째’ 표기는 ‘사이시옷’과는 관계가 없는 표기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오늘 편지가 길어서, 예전에 보낸 편지는 붙이지 않겠습니다. ^^*

우리말, 보라 2012-03-21



물이 흩어지는 것은 물보라,
눈이 흩어지는 것은 눈보라라고 하며,
세찬 바람과 함께 휘몰아치는 비는 비보라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후부터 날씨가 포근해진다고 합니다.

어제는
언젠가 옷거리가 좋다고 소개해 드린 이원재 사무관이 특허청으로 돌아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기분 좋게 저녁 먹고 노래방까지 갔다가 집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부산 사나이'인 이원재 사무관을 생각하며 해운대 엘리지를 불렀는데요,
고관규 사무관은 구성진 목소리로 물보라를 부르더군요.

물보라가 뭔지는 다 아실 겁니다.
"물결이 바위 따위에 부딪쳐 사방으로 흩어지는 잔물방울"입니다.

물보라에 쓰인 '보라'는
"잘게 부스러지거나 한꺼번에 많이 가루처럼 흩어지는 눈이나 물 따위"를 이르는 이름씨(명사)입니다.
그래서 물이 흩어지는 것은 물보라,
눈이 흩어지는 것은 눈보라라고 하며,
세찬 바람과 함께 휘몰아치는 비는 비보라라고 합니다.
그뿐 아니라
떨어져서 바람에 날리는 많은 꽃잎은 꽃보라라고 하고,
흔히 광선이라고 하는 빛살은 빛보라라고 합니다.
(물보라, 눈보라, 비보라,꽃보라, 빛보라 모두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제가 아는 보라가 들어간 낱말은 이정도인데요,
이것 말고도 더 있을 수도 있고,
또, 우리가 만들어 써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웃음보라'를 만들어보시는 것은 어때요?

저는
해운대 엘리지를 흥얼거리며 '웃음보라'를 만들어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보태기)
해운대 엘리지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헤어지지 말자고
맹세를 하고 다짐을 하던 너와 내가 아니냐
세월이 가고 너도 또 가고 나만 한자 외로이
그때 그시절 그리운 시절 못잊어 내가 운다

울던 물새도 어디로 가고 조각달도 흐르고
바다마저도 잠이 들었나 밤이 깊은 해운대
나는 가련다 떠나가련다 아픈 마음 안고서
정든 백사장 정든 동백섬 안녕히 잘 있거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불임/난임]

어제와 오늘 신문에는 온통,
우리나라 출산율이 1.08명으로 세계최저 수준이라는 내용이네요.
걱정입니다.

예부터 집안에서 나오는 소리 가운데 기분 좋은 소리 세 가지를 삼희성(三喜聲)이라고 했습니다.
글 읽는 소리, 다듬이 방망이 소리, 아기 우는소리가 그것인데요.
글 읽는 소리는 자손이 공부를 잘해 출세하는 것을 뜻할 것이고,
다듬질 방망이 소리는 고부간의 갈등이 없는 화목한 집안을 뜻할 것이고,
아기 우는소리는 자손이 번성한 것을 뜻할 겁니다.
제 생각에......
삼희성 중 아기 우는소리가 줄어든다니 걱정입니다.

오늘은 애 낳기 어려운 '불임' 이야기 좀 할게요.
'불임(不妊)'은,
"임신하지 못하는 일"을 말합니다.
따라서 '불임 치료'라고 하면,
어떤 치료를 해서 임신하게 하는 게 아니라,
임신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그 정신적 고통을 덜어주는 치료를 말하게 됩니다.
불임이 임신하지 못하는 일인데, 그걸 치료한다고 애를 밸 수 있겠어요?
치료해서 임신할 수 있는 상태라면 그건 이미 불임이 아니죠.
다만, 어렵게 임신하는 것이므로 그건 바로 '난임(難妊)'이죠.

불치병과 난치병의 차이가 그거잖아요.
불치병(不治病)은 "고치지 못하는 병"이고,
난치병(難治病)은 "고치기 어려운 병"이고...

따라서,
'불임'이라는 삭막한 낱말 대신
'난임'이라는 낱말을 쓰자는 게
쉽게 임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주장입니다.
'불치병'과 '난치병', '불임'은 사전에 올라있는 낱말이지만,
'난임'은 아직 사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뉴스를 보고,
'난임부부'에게 희망을 드리고자 오늘 우리말편지를 썼습니다.

어느 우주에서 난임부부를 향해 열심히 다가오고 있는 아가에게 빨리 오라 재촉하지 마세요.
제 깐엔 그 여리고 작은 발로 열심히 아주 열심히 오고 있는 중이니까요.
좀 느리긴 하지만 언젠가는 분명 엄마 품을 제대로 찾아올 겁니다.
그날을 위해 몸 관리 잘하셔서 예쁜 아기 맞이하시길 빕니다. 진심으로...

보태기)
'자손이 번성하다'를 '자손이 번창하다'고 하면 어떨까요?

'번성'은 “잘되어 성하는 것”과 “자손이 불어 많이 퍼지는 것”을 뜻하지만,
'번창'은 “잘되어 성하는 것”이라는 뜻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자손은 '번창'하는 게 아니라 '번성'하는 것입니다.

Mar 21, 2012

어떻게 살고 계신지요?

몇번째 보지만 마음이 왜이리.....


"남자의 일생 감동" '시계추' 영상 조회수 폭발

Mar 20, 2012

우리말, 냉이국이 아니라 냉잇국 2012-03-20


국을 만드는 국거리 이름의 마지막 음절에 받침이 없으면,
'
'앞에 사이시옷을 넣어야 합니다.

그래서 냉이로 국을 끓이면 '냉이국'이 아니라 '냉잇국'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이 춘분이라더니 날씨가 꽤 풀렸네요.

오늘 아침에는 장모님이 냉잇국을 끓여주셨습니다.
미나리 무침과 같이 먹는 냉잇국... 시쳇말로 죽여줬습니다. ^^*

오늘은 ''이야깁니다.
짐작하셨듯이
국을 만드는 국거리 이름의 마지막 음절에 받침이 없으면,
'
'앞에 사이시옷을 넣어야 합니다.

그래서 냉이로 국을 끓이면 '냉이국'이 아니라 '냉잇국'입니다.
북어로 국을 끓이면 '북어국'이 아니라 '북엇국'이고,
고기로 국을 끓이면 '고기국'이 아니라 '고깃국'입니다.

감자로 국을 끓이면 '감자국'이 아니라 '감잣국'이고,
김치로 국을 끓이면 '김치국'이 아니라 '김칫국'입니다.

예전에 쓴 편지에서는 이렇게 썼습니다. ^^*
그런 국이 있는지 모르지만,
사과로 국을 끓이면 '사과국'이 아니라 '사괏국'이고,
배로 국을 끓이면 '배국'이 아니라 '뱃국'이고,
복숭아로 국을 끓이면 '복숭아국'이 아니라 '복숭앗국'입니다.
혹시, 누군가,
포도로 국을 끓이는 기술을 개발해 그걸 상품으로 만들어 팔면,
상표를 꼭 '포도국'이 아니라 '포돗국'이라고 하십시오.
그리고 [포돋꾹/포도꾹]으로 읽는다고 알려주십시오.

오늘은 날씨가 참 좋을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고...]

어제 효도 많이 하셨나요? 효도를 하루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 은혜라는 노래에 보면,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고...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자식들을 키우느라 고생하는 것을 나타낸 말입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드릴게요.
'
진자리'가 뭐죠?
'
마른자리', , 뽀송뽀송하게 물기가 없는 자리의 반대말이 '진자리'?
"
아이들이 오줌이나 똥을 싸서 축축하게 된 자리" '진자리'겠죠.

'진자리'에는 다른 재밌는 뜻도 있습니다.
1.
아이를 갓 낳은 그 자리.
2.
오줌이나 땀 따위로 축축하게 된 자리.
3.
사람이 갓 죽은 그 자리.
, 사람이 태어난 자리도 '진자리', 사람이 죽은 자리도 '진자리'입니다.
어떻게 보면 부모님 은혜에 딱 어울리는 낱말이죠.


'진자리' '부모은중경'에 나온 말입니다.
廻乾就濕恩(회건취습은), 마른자리에 아기를 눕히고 진자리에 누우신 은혜
를 말합니다.

부모은중경 10가지를 소개합니다.
1.
회탐수호은<懷眈守護恩/품에 품고 지켜주시는 은혜>
2.
임산수고은<臨産受苦恩/해산함에 고통을 이기시는 은혜>
3.
생자망우은<生子忘憂恩/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4.
연고토감은<咽苦吐甘恩/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어 먹이시는 은혜>
5.
회건취습은<廻乾就濕恩/마른자리 아기 뉘고 젖은 자리 누우신 은혜>
6.
유포양육은<乳哺養育恩/젖을 먹여 길러 주신 은혜>
7.
세탁부정은<洗濯不淨恩/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씻어 주시는 은혜>
8.
원행억념은<遠行憶念恩/멀리 떠나면 걱정해 주시는 은혜>
9.
위조악업은<爲造惡業恩/자식을 위해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으시는 은혜>
10.
구경연민은<究竟憐愍恩/끝까지 염려하시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

Mar 18, 2012

우리말, 돋우다와 돋구다 2012-03-19


흔히 '돋우다' '돋구다'로 잘못 쓰시는데,
'
돋구다'는 안경의 도수 따위를 더 높게 하다는 뜻밖에 없습니다.
입맛을 돌게 하는 것은 '돋우다'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장모님이 며칠 처남댁에 다녀오셨는데, 오시자 마자 밥상에 오른 찬이 달라지네요. ^^*
누가 뭐래도 봄에는 나물이 가장 맛있는 거 같습니다.

입맛이 당긴다는 뜻의 움직씨(동사) '돋다'입니다.
'돋다'의 시킴형(사동사) '돋우다'입니다.

'
돋우다'에는
위로 끌어 올려 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
밑을 괴거나 쌓아 올려 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
정도를 더 높이다,
가래를 목구멍에서 떨어져 나오게 하다
는 뜻이 있습니다.
흔히 '돋우다' '돋구다'로 잘못 쓰시는데,
'
돋구다'는 안경의 도수 따위를 더 높게 하다는 뜻밖에 없습니다.
입맛을 돌게 하는 것은 '돋우다'입니다.

아침에도 냉이로 끓인 국을 먹었습니다.
입맛이 저절로 돌더군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밀리다/막히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이 세상에 자식 없는 부모는 있어도, 부모 없는 자식은 없다고 했습니다.
오늘 하루도 부모님 생각 많이 하시길 빕니다.
부모님 생각하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잖아요.

저는 며칠 전에 아버지 제사 모시러 고향에 갔다가 어제 오후에 어머니를 모시고 올라왔습니다.
며칠간 집에 계시면서 손자 손녀 재롱 좀 더 보시면 힘 좀 나시겠죠.

어제 오후에 고속도로로 올라오는데 차가 참 많이 밀리더군요.
오늘은 차가 밀리는 것과 막히는 것의 차이를 말씀드릴게요.

'
막히다' '밀리다'는 다른 말입니다.
'
막히다',
'
막다'의 피동형으로,
"
길이나 통로 따위가 통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통로가 막히면 나갈 수 없고,
하수구가 막히면 물이 빠지지 않죠.

'
밀리다',
"
처리하지 못한 일이나 물건이 쌓이다"는 뜻입니다.
방세가 두 달치나 밀렸고,
일요일에 밀린 빨래를 한꺼번에 해치우고,
대목이라 주문이 많이 밀릴 수 있죠.

아주 쉽게 정리하면,
막히는 것은 통하지 않는 것이고,
밀리는 것은 언젠가는 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
아침에 차가 막혀 늦었다" "아침에 차가 밀려 늦었다"의 차이를 보면,
"
아침에 차가 막혀 늦었다"는 아침 출근길에 길이 막혀 그 길로 오지 못하고 돌아오느라 늦었다는 뜻이고,
"
아침에 차가 밀려 늦었다"는 출근길에 차가 너무 많아 소통이 잘되지 않아서 늦었다는 말입니다.

오늘은 차가 밀리는 시간을 피해 일찍 들어가세요.

대구 직물 경기에 봄바람 불까? ........한국섬유신문



대구 직물 경기에 봄바람 불까?

- 생산·체감 지수 호전 뚜렷

섬유산지 직물류 수출이 마의 겨울 비수기를 탈출할 조짐이다. 예년 봄 성수기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지만 1~2월 생산지수와 체감지수 대비 호전되는 움직임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역 대표 직물업계는 12월 이후 2월까지 체감생산지수가 60~75에 머물렀지만 3월 들어 90이상으로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에스터 감량직물은 이미 정상적인 가동에 돌입했으며
...........................

Mar 15, 2012

우리말, 일쩝다 2012-03-16


우리말에 '일쩝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
일거리가 되어 귀찮거나 불편하다."는 뜻으로
몸이 아프니 밥을 차려 먹는 것조차도 일쩝다, 남은 바쁜데 거참 일쩝게 물어 댄담, 피곤할 때는 사람 만나는 것도 일쩌워...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날씨가 참 좋았는데, 오늘은 오후에 비가 좀 올거라네요.

어제는 이른 점심을 먹고 경복궁 안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따뜻한 날씨에, 점심 먹고 좀 걸으니 기분이 참 좋더군요. ^^*

오늘은 집안에 일이 있어 일터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일터에 나가지 않은 것은 좋은데, 일 치를 일이 걱정이네요. ^^*

우리말에 '일쩝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
일거리가 되어 귀찮거나 불편하다."는 뜻으로
몸이 아프니 밥을 차려 먹는 것조차도 일쩝다, 남은 바쁜데 거참 일쩝게 물어 댄담, 피곤할 때는 사람 만나는 것도 일쩌워...처럼 씁니다.

오늘 있는 집안일이 일쩌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머리 무겁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주말 잘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주기/주년]

이번 주말에 고향에 갑니다.
내일이 돌아가신 아버지 제사거든요.

당신이 타고나신 복을 당신이 누리지 않으시고 자식들에게 다 주고 먼저 가신 아버지입니다.
참 깨끗하신 선비셨죠.
저만 그렇게 보는 것이 아니라 고향 마을 어르신들이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런 아버지의 자식으로,
아버지가 남겨주신 복을 저희 자식들이 잘 누리고 있습니다.
그 고마운 마음을 깊게 간직하고자 저는 지금도 제 지갑에 부모님 사진을 가지고 다닙니다.

오늘은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주기' '주년'의 차이를 설명드릴게요.

'
주기(周忌/週忌)',
"
사람이 죽은 뒤 그 날짜가 해마다 돌아오는 횟수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내일이 바로 아버지의 십이 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
주년(周年/週年)',
"
일 년을 단위로 돌아오는 돌을 세는 단위"입니다.
'
동학 농민 운동 1백 주년, 결혼 오십 주년'처럼 쓸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
주기'는 죽은 사람의 제사에만 쓸 수 있는 낱말이므로,
'
결혼 5주기'라는 말은 얼토당토않은 말이고,
'
결혼 5주년'이라고 쓰는 게 맞습니다.
당연히 회사 창립 10주기가 아니라, 회사 창립 10주년이 맞죠.

고향 잘 다녀올게요.

대구섬유, 수출 성수기 '때아닌 불황' ......... 매일신문


대구섬유, 수출 성수기 '때아닌 불황'

주요 교역국인 중동의 정세 불안으로 수출 물량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유럽발 재정위기로 유럽시장 수출도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섬유업계에 따르면 교직물과 합섬직물 수출경기는 12월이 지나면서 본격 성수기에 .............

Mar 14, 2012

우리말, 싱싱하다와 안슬프다 2012-03-15


그러나 지금은 "힘이나 기운 따위가 왕성하다." "빛깔 따위가 맑고 산뜻하다."는 뜻으로도 쓰여
살아 있는 고기를 보고도 싱싱하다고 할 수 있고,
사과나무에 달린 사과를 보고 싱싱하다고 해도 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오랜만에 노량진 수산시장에 들렀습니다.
그 자리에서 막 잡은 싱싱한 회를 먹으니 맛은 좋았으나,
제 배를 채우기 위해 몇 생명을 거뒀다는 게 영 꺼림칙했습니다.

1. '
싱싱하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본래는 "시들거나 상하지 아니하고 생기가 있다."는 뜻으로
막 딴 사과가 마치 나무에 달린 것처럼 윤기가 있거나,
막 잡은 고기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생기가 있을 때 쓰는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힘이나 기운 따위가 왕성하다." "빛깔 따위가 맑고 산뜻하다."는 뜻으로도 쓰여
살아 있는 고기를 보고도 싱싱하다고 할 수 있고,
사과나무에 달린 사과를 보고 싱싱하다고 해도 됩니다.

어제 제가 먹은 고기는
살아 있을 때나 죽어서 회로 상에 올라 왔을 때나 모두 싱싱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그 고기에게 미안한 생각이 더 드네요.

2. '
안슬프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슬프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손아랫사람이나 약자에게 도움을 받거나 폐를 끼쳤을 때 마음에 미안하고 딱하다는 뜻과
손아랫사람이나 약자의 딱한 형편이 마음에 언짢고 가엾다는 뜻입니다.
흔히 쓰는 '안쓰럽다'는 낱말과 뜻이 같습니다.

오늘은
어제 제가 죽인 고기의 명복을 빌며 지내겠습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다른 생명을 빼앗지 않았는지 반성하면서 지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설레이다 -->> 설레다]

어젯밤에 자료를 좀 찾을 일이 있어서,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누리집(홈페이지)에 들어갔습니다.
그 누리집에 제 눈을 의심할 문구가 있더군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누리집에는
학과소개, 교육과정, 사람들, 자료실 따위의 꼭지가 있는데,
그 중, '사람들'에 들어가 보면,
'
스무 살의 설레이는 순간에서부터, 학사모를 쓴 졸업식장에서의 너와 나......'
라는 글이 흘러나옵니다.
http://plaza.snu.ac.kr/~ed705/ed705/people/f-people.html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
설레이는'이 아니라 '설레는'이 맞습니다.
"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다."는 뜻의 낱말은,
'
설레다'가 맞습니다. '설레이다'가 아닙니다.

백 보, 천 보 양보해서,
시에서 '설레이다'를 썼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운을 맞추기 위한 것입니다.
맞춤법에 따르면 '설레다'가 맞고,
이 명사형은 '설레임'이 아니라 '설렘'입니다.

비슷한 경우로,
'
헤매이다'가 아니라 '헤매다'이고,
'
목메이다'가 아니라 '목메다'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학부라는 서울대학교.
그것도 나중에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될 학생이 다니는 사범대학,
그 많은 과 중 국어교육과...

국어교육과의 누리집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엉터리 맞춤법 '설레이는'...

설마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에서 틀리지는 않았겠죠?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거겠죠?

화섬메이커, 중소기업 동반성장 팔 걷어 부친다 ........ 한국섬유신문



화섬메이커, 중소기업 동반성장 팔 걷어 부친다

- PID 이어 올 10월 상하이 인터텍스타일 공동관 참여

국내 대표 화섬 메이커들이 중소기업 동반 상생협력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이들 화섬메이커는 날로 격화되는 세계 시장 변화에 따라 기술 개발 능력 및 품질이 검증된 업체들과 함께 국내외 전시회에 참여해 동반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워
...............

Mar 13, 2012

우리말, 축하합니다와 축하드립니다 2012-03-14


예전에는 어린이만 엄마, 아빠를 쓸 수 있었으나, 지금은 어른도 엄마, 아빠를 쓸 수 있고,
문법 특성 때문에 '축하합니다'만 쓸 수 있었으나, 이제는 '축하드립니다.'도 쓸 수 있게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꽤 풀렸죠? ^^*

어제 국립국어원에서 '표준 언어 예절'이라는 자료를 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호칭어, 지칭어, 경어법에 대한 혼란과 어려움을 덜고자 그 책을 펴냈는데요.
이 책은 1992년에 나온 '표준 화법 해설' 20년 만에 개정한 것입니다.
예전 책은 언어 예절에 대한 표준을 담은 지침으로 이용됐으나,
그동안 가정에 대한 의식이 바뀌었고 직장 내에서 존중과 배려의 태도가 점차 확산되면서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생겨남에 따라 개정된 표준 언어 예절이 필요하게 되었기에 이번에 '표준 언어 예절'을 펴냈다고 합니다.

그 책에 따르면
예전에는 어린이만 엄마, 아빠를 쓸 수 있었으나, 지금은 어른도 엄마, 아빠를 쓸 수 있고,
문법 특성 때문에 '축하합니다'만 쓸 수 있었으나, 이제는 '축하드립니다.'도 쓸 수 있게 했습니다.

그 자료를 붙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만든 게 아니라,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겁니다. ^^*

자료를 내려받아 여기에 붙이려고 봤더니 파일이 너무 크네요.(103메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려받는 곳을 소개합니다.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go.kr)에서
'
자료실-연구결과-연구 보고서'로 가신 뒤 544번에 있는 '표준 언어 예절'을 내려받으시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Mar 12, 2012

우리말, 애동대동과 중씰 2012-03-13


엄장이 두둑하고 끌밋하게 생긴 분인지, (엄장 : 덩치가 큰 몸, 끌밋하다 : 모양이나 차림새 따위가 매우 깨끗하고 헌칠하다.)
애동대동한지 중씰한지, (애동대동하다 : 매우 앳되고 젊다, 중씰하다 : 중년이 넘은 듯하다.)
심지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뉴스를 들으니
중국이 이어도가 중국관할해역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하네요.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는 일본과 똑같네요.

이번 참에 우리도 대마도와 만주땅을 우리 땅이라고 주장해 볼까요?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하거나, 중국이 이어도를 자기네 관할해역이라고 하는 데는 아무 근거가 없지만,
우리가 대마도와 만주땅을 우리 땅이라고 주장할 만한 근거는 많지 않나요?
대마도에 우리나라 사람이 가서 살았고, 만주땅에는 광개토대왕 비까지 있는데...

지난달에
제가 일하는 광화문 가까이에 계시면 점심을 같이 하자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드디어 오늘 어떤 분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점심때 만나기로는 했지만, 저는 그분이 누구인지 전혀 모릅니다.
엄장이 두둑하고 끌밋하게 생긴 분인지, (엄장 : 덩치가 큰 몸, 끌밋하다 : 모양이나 차림새 따위가 매우 깨끗하고 헌칠하다.)
애동대동한지 중씰한지, (애동대동하다 : 매우 앳되고 젊다, 중씰하다 : 중년이 넘은 듯하다.)
심지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릅니다.
그저 제가 아는 것은
그분이 우리말 편지를 받고 계시고, 오늘 점심때 저와 만나기로 했다는 것뿐입니다. ^^*

오늘 점심때 회색 양복을 입고 세종문화회관 가운데 계단에 서 있겠습니다. ^^*

이렇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조비비다]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저는 일요일에 시험감독을 했습니다.

모든 시험이 다 그렇지만,
시험 결과에 따라 웃는 사람이 있고 우는 사람이 있겠죠.
시험 시작 직전은 늘 긴장되고...

어제 감독을 하면서, 규정에 따라,
시험문제를 나눠드리고 시작종이 울리기 전 3-4분 동안 시험지를 펴보지 못하게 했습니다.
3-4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아마도 시험 보시는 분들은 더했을 겁니다.
조비비듯 한 마음으로,
어떤 분은 지그시 눈을 감고 계시고,
또 어떤 분은 두 손 꼭 모으고 기도하시고...

그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어제 시험 보신 분들이 모두 다 합격(?)하시길 빌면서 오늘 편지를 쓰죠.

언젠가 '조바심'이라는 낱말을 소개드린적이 있습니다.
(
오늘 우리말편지 맨 밑에 덧붙였습니다.)
'조바심'이라는 명사와 비슷한 낱말로,
'
조비비다'라는 동사가 있습니다.
(
주로 '조비비듯' 꼴로 쓰여) 조가 마음대로 비벼지지 아니하여 조급하고 초조해진다는 뜻으로,
마음을 몹시 졸이거나 조바심을 냄을 이르는 말입니다.
'
판결을 앞두고 마음이 조비비듯 하다, 애가 밤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아 조비비듯 기다렸다.'처럼 씁니다.

아마 어제 시험 보신 분들의 마음이 그랬을 겁니다.
다시 한번,
어제 시험보신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함께하길 빕니다.

제2 원면파동 없다. ...... 국제섬유신문



제2 원면파동 없다.


인도 원면수출 전면 중단… 찻잔 속 태풍
5일 전격 발표 국제가 파운드당 1불대 일시 급등
세계 경기침체 수요 줄고 경작지 많아 다시 진정
중국의 비축량 변수. 국산 면사값 다소 올라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면화 생산국인 인도가 지난 5일부터 원면수출을 전면중단한데 영향 받아 국제 원면값이 득달같이 강세기조를 보이고 다시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섬유수출 국내외 생산합산 300억불 .....국제섬유신문


섬유수출 국내외 생산합산 300억불


국내수출 160억불, 해외생산 150억불 세계 3위
고용인원 국내 26만명, 해외98만명


우리나라 섬유수출 규모는 국내 생산분 160억달러, 해외공장 수출분 151억달러를 포함 실제 수출규모는 310억달러로(2011년 기준) 중국과 EU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




아직도 26만명씩 고용하고있는 분야가 별로 없을텐데도 공무원(대통령)~국회, 지방의회
까지 어느 한OOOO도 거들떠 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Mar 11, 2012

우리말, 꽃샘과 잎샘 2012-03-12


'잎샘'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봄에 잎이 나올 무렵에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거나 그런 추위를 뜻하므로
'
꽃샘'과 같은 뜻입니다.
'
꽃샘추위'와 마찬가지로 '잎샘추위'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무척 춥네요.
내일까지는 꽃샘추위로 무척 추울 거라고 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꽃샘추위는
꽃 피는 것을 시샘하는 추위로 이른 봄, 꽃이 필 무렵에 오는 추위를 뜻합니다.
실은 '꽃샘'이라고만 해도
이른 봄, 꽃이 필 무렵에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거나 그런 추위를 뜻하므로
'
꽃샘추위' '꽃샘'이라고만 해도 말이 됩니다.

'
잎샘'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봄에 잎이 나올 무렵에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거나 그런 추위를 뜻하므로
'
꽃샘'과 같은 뜻입니다.
'
꽃샘추위'와 마찬가지로 '잎샘추위'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봄이 오면 거의 모든 식물에 싹이 돋고 꽃이 핍니다. 꽃보다 잎이 먼저 나오므로 '잎샘'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봄을 상징하는 매화와 개나리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니 이를 보면 '꽃샘'이라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합니다. ^^*

세상에는 흰색도 있지만 검은색도 있습니다. 그리고 회색도 있습니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다 틀린 게 아닌 거죠.
오늘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챙겨주는 그런 하루로 살고 싶습니다.
굳이 잎과 꽃을 두고 잎샘과 꽃샘을 따지지 않고...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인구에 회자되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먹고,
날씨가 좋으면 날씨가 좋다고 먹고...
목요일은 목이 터지게 먹어야 한다고 먹고,
금요일은 금방 먹고 또 먹어야 한다고 먹고...
기분이 좋으면 좋다고 한 잔,
기분이 나쁘면 나쁘다고 한 잔...
지구상에 있는 술을 몽땅 마셔버려야 더 먹자는 말을 안 하겠죠?
오늘 금요일인데......

오늘은 술안주와 관련 있는 '회자'를 소개드릴게요.

회자(膾炙)
"
회와 구운 고기"라는 뜻으로,
칭찬을 받으며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림을 이르는 말입니다.
'
인구에 회자되는 명시(名詩)'처럼 쓰죠.

여기에 나온 '()'는 생선회가 아닙니다.
"
소의 살코기나 간, 처녑, 양 따위를 잘게 썰어 갖은 양념을 하여 날로 먹는 음식" '육회'를 말합니다.

'
()',
구운 고기를 뜻하는데, 이것도 생선이 아니라 돼지고기나 소고기 구운 것을 말합니다.

'
' '' 모두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죠.

'
회자'는 중국 고사에서 나옵니다.
당나라 때 어떤 총명한 어린이가 시를 지었는데,
그 시가 워낙 뛰어나고 좋아서,
많은 사람이 읊조리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처럼 그의 시가 여러 사람의 입에서 떨어지질 않았다는 데서,
'
인구에 회자되었다'는 말이 나오게 된 거죠.

그 후로,
사람들이 육회와 불고기를 좋아해 자주 먹듯이,
훌륭한 글이나 좋은 이야기 따위가 사람들의 입에 널리 퍼져 오르내리는 것을 가리킬 때,
'
인구에 회자된다'는 표현을 씁니다.

그나저나,
저는 언제쯤 '회자'되어볼까요?

韓 세계 3위 섬유 수출 대국 ............ 한국섬유신문



韓 세계 3위 섬유 수출 대국

- 중국, EU 특성 감안하면 사실상 세계 1위

한국이 세계 3위 섬유 수출 대국이라는 자료가 나와 주목된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의류산업협회, KOTRA 등 유관기관들이 공동으로 ‘해외진출 한국 섬유산업의 생산 및 고용 동향’을 조사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해외 진출한 한국 섬유기업 수출을 합산할 경우 우리나라의 섬유 수출은 290억 달러(2010년 기준)로
...................

Mar 8, 2012

우리말, 전단지 2012-03-09


삐라, 찌라시, 전단지... 이거 말고 뭐 다른 낱말이 없을까요?
국립국어원에서는 '전단' '알림 쪽지'로 다듬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금요일입니다.
이번 주는 참으로 바빴지만, 어찌 되었건 이렇게 한 주가 가네요. ^^*

수원에서 서울로 오간 지 벌써 6개월째입니다.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몸이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저는 서울시청에서 전철을 내려 청사까지 걸어오는데요.
요즘은 전단지를 나눠주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선거 전단지도 있고, 종교 알리는 것도 있고, 옷 가게 알리는 것도 있습니다.

제가 앞에서 '전단지'라고 썼지만, 사전에 '전단지'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
전단지' 말뿌리를 좀 보면,
처음에는 뭔가 알리고자 할 때 '삐라'를 썼을 겁니다.
주로 비행기로 뿌려서 널리 퍼지게 했습니다.
'
삐라'는 영어 빌(bill)이 일본말로 되면서 비라(ビラ)가 되었고, 그게 우리말로 넘어오면서 '삐라'가 된 것으로 사전에 올라 있는 낱말입니다.

일본말로 '지라시(()らし)'도 있습니다. 선전이나 광고를 하는 종이를 뜻합니다.
이게 우리말로 되면서 '찌라시'라고 하는데, 사전에 오른 낱말은 아닙니다.

이 찌라시와 삐라를 합쳐 일본에서는 전단(傳單)이라고 씁니다. 우리 사전에도 '전단'은 올라 있습니다.
이게 실생활에서는 '전단지'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삐라, 찌라시, 전단지... 이거 말고 뭐 다른 낱말이 없을까요?
국립국어원에서는 '전단' '알림 쪽지'로 다듬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통털어 =>> 통틀어]

아침마다 일터에 나오면서 아파트 앞 가게에 들러 담배를 한 갑 사는데,
오늘은 깜빡 잊고 지갑을 챙겨오지 않았네요. 그냥 나왔죠...

사무실에서 서랍에 있는 동전을 찾아보니,
통털어 2,300...
200
원이 모자라는데......
이 핑계로 오늘 담배 좀 참아보자!!

앞에서 쓴,
'
통털어 2,300'은 잘못된 겁니다.

'
통째로 탈탈 털어'라는 말이 줄어들어 '통털어'가 된 게 아닙니다.
"
있는 대로 모두 합하여"라는 뜻의 부사는,
'
통틀어'입니다.
'
내가 가진 돈은 통틀어 오백 원뿐이다, 우릴 통틀어 경멸하는 소리는 삼가 줘'처럼 씁니다.

'
통털어' '통틀어'보다 입에 더 익어 있더라도,
표준말은 '통틀어'입니다.

그나저나,
서랍 모퉁이 어디에 백 원짜리 두 개 없나?
200
원만 더 있으면 되는데...

오늘도 자주 웃으세요.

Mar 7, 2012

우리말, 초콜릿 2012-03-08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ㅈ이나 ㅊ과 함께 ㅛ, , ㅕ를 쓰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말에서도 잘 가를 수 없는 소리를 외래어를 적으면서 가르기는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이 많아 좀 일찍 일터에 나왔습니다.
새벽에 한 건 끝내고 잠시 틈을 내서 편지를 씁니다.

어제는 일터 일로 오랜만에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비록 아침에 갔다가 오후에 오는 것이긴 했지만,
그래도 애들 줄 초콜릿은 사왔습니다. ^^*

다른 나라에서 쓰는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말로 된 게 외래어입니다.
그 외래어는 적는 기준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외래어표기법입니다.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ㅈ이나 ㅊ과 함께 ㅛ, , ㅕ를 쓰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말에서도 잘 가를 수 없는 소리를 외래어를 적으면서 가르기는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보기를 보면,
가와 갸는 소리를 쉽게 가를 수 있지만,
조와 죠는 소리가 거의 같아 쉽게 가를 수 없습니다.
주와 츄도 소리가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외래어를 적을 때,
쵸콜릿이 아니라 초콜릿이라 써야 바르고,
쥬스가 아니라 주스가 맞으며,
텔레비젼이나 비젼이 아니라 텔레비전이나 비전이라 써야 합니다.

우리말을 쓰시면서,
어떻게 쓰건 뜻만 통한다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그건 도둑질을 하건 나쁜 짓을 하건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아침에 전철에서 읽은 책에 이런 월이 있었습니다.
진심을 담아서 얘기를 했다 하더라도 상대가 오해를 할 수 있습니다.
상처가 없으면 꼬집어도 아프지 않지만, 상처가 있으면 누가 어루만져줘도 '아야!'하는 소리가 나옵니다.(최성애 박사의 행복수업 82)

오늘도 말조심하면서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복스럽다/안쓰럽다]

요즘 제 아들 녀석이 지독한 감기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 밖에 나온 지 이제 겨우 열 달 된 녀석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 그지없더군요.
대신 아파 줄 수만 있다면...

오늘은 제 아들 감기가 빨리 떨어지길 빌며 우리말편지를 쓰겠습니다.

"(
일부 명사 뒤에 붙어)'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
스럽다'가 있습니다.
복스럽다[복쓰럽따]. 걱정스럽다[걱쩡스럽따]. 자랑스럽다[자랑스럽따]처럼 쓰죠.

이와 달리,
"
손아랫사람이나 약자의 딱한 형편이 마음에 언짢고 가엾다."는 뜻으로,
'
안쓰럽다[안쓰럽따]'는 낱말이 있습니다.
구걸하는 어린 소녀의 모습이 안쓰럽다. 아내의 거친 손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처럼 쓰죠.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
복스럽다' '-스럽다',
'
안쓰럽다' '쓰럽다'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것입니다.

'
복스럽다' '스럽다',
'
'이라는 명사 뒤에 '-스럽다'가 붙어,
"
모난 데가 없이 복이 있어 보이다"는 뜻이지만,

'
안쓰럽다',
'
안타깝다' '' '-스럽다'가 붙어,
'
안스럽다'가 된 게 아니라,
'
안쓰럽다' 자체가 하나의 낱말입니다.

따라서,
제 아들이 감기로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
안스럽다'고 하는 게 아니라 '안쓰럽다'고 해야 맞습니다.
제 아들 감기가 빨리 떨어지길 빌어주세요.

Mar 6, 2012

우리말, 충돌과 추돌 2012-03-07


'충돌'은 이 차는 가고 저 차는 오면서 서로 맞부딪치는 것이고,
'
추돌'은 이 차와 저 차가 같은 방향으로 가면서 뒤에 가는 차가 앞에 가는 차 꽁무니를 들이받은 것을 말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로
오늘치 우리말 편지를 갈음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충돌/추돌]

어젯밤에 차를 몰고 퇴근하는데 유난히 차가 밀리더군요.
앞차 꽁무니를 따라 슬슬 가다 보니,
차 서너 대가 추돌했더군요.
다행히 사람이 다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오늘은 추돌과 충돌을 설명해 드릴게요.

다 아시는 것처럼,
'
충돌',
"
서로 맞부딪치거나 맞섬"이라는 뜻이고,
'
추돌',
"
자동차나 기차 따위가 뒤에서 들이받음."이라는 뜻입니다.

'
충돌(衝突)'은 찌를 충() 자와 갑자기 돌() 자를 쓰고,
'
추돌(追突) 은 쫓을 추() 자와 갑자기 돌() 자를 씁니다.

따라서,
'
충돌'은 이 차는 가고 저 차는 오면서 서로 맞부딪치는 것이고,
'
추돌'은 이 차와 저 차가 같은 방향으로 가면서 뒤에 가는 차가 앞에 가는 차 꽁무니를 들이받은 것을 말합니다.

어제 제가 본 교통사고는 '추돌'이었습니다.
앞차가 갑자기 멈추니까 뒷 차가 미처 멈추지 못하고 들이받은 거죠.

차를 몰고 다니시거나,
차를 타고 다니시는 모든 분들 차조심하시길 빕니다.
문명의 이기가 때로는 문명이 흉기도 될 수 있거든요.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