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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복스럽다/안쓰럽다]
요즘 제 아들 녀석이 지독한 감기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 밖에 나온 지 이제 겨우 열 달 된 녀석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
그지없더군요.
대신 아파 줄 수만 있다면...
오늘은 제 아들 감기가 빨리 떨어지길 빌며 우리말편지를 쓰겠습니다.
"(일부 명사 뒤에 붙어)'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스럽다'가 있습니다.
복스럽다[복쓰럽따]. 걱정스럽다[걱쩡스럽따]. 자랑스럽다[자랑스럽따]처럼 쓰죠.
이와 달리,
"손아랫사람이나 약자의 딱한 형편이 마음에 언짢고 가엾다."는
뜻으로,
'안쓰럽다[안쓰럽따]'는 낱말이 있습니다.
구걸하는 어린 소녀의 모습이 안쓰럽다. 아내의 거친 손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처럼
쓰죠.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복스럽다'의 '-스럽다'와,
'안쓰럽다'의 '쓰럽다'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것입니다.
'복스럽다'의 '스럽다'는,
'복'이라는 명사 뒤에 '-스럽다'가 붙어,
"모난 데가 없이 복이 있어 보이다"는 뜻이지만,
'안쓰럽다'는,
'안타깝다'의 '안'에 '-스럽다'가
붙어,
'안스럽다'가 된 게 아니라,
'안쓰럽다' 자체가 하나의 낱말입니다.
따라서,
제 아들이 감기로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안스럽다'고 하는 게 아니라 '안쓰럽다'고 해야 맞습니다.
제 아들 감기가 빨리 떨어지길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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