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29, 2015

지난 2003년부터 꾸준하게 우리말편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성 제훈 박사

지난 2003년부터 꾸준하게 우리말편지를 보내고 있습니다.최근에 보낸 편지를 한꺼번에 볼 수도 있네요. 맨 밑에서 구독신청도 가능합니다. ~^^

http://t.co/rLSUt5rSOw

우리말, 부아/부화 2015-01-2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28.(수요일)
화날 때 '부아'를 쓰므로 '화'를 떠올려 '부화'라고 생각하시면 틀립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포근한 것 같네요.
이제 겨울은 다 지나갔다고 봐야겠죠? ^^*

어제 보낸 편지에서
'국립국어원에서 '두메'로 다음은 말입니다.'라고 했는데,
'다음은'이 아니라 '다듬은'이 바릅니다.
'오지'는 국립국어원에서 '두메'로 다듬었습니다.

이런 저의 실수를 보고
이런 일이 워낙 잦다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신 분도 계시고,
되도록이면 이런 실수를 안 하는 게 좋은데...라며 안타까워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실은 저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도 한두 번이지 너무 자주 이런 말씀을 드리니까 제가 저에게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부아가 치밀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말에 '부아'가 있습니다.
몸속에 있는 허파, 폐와 같은 말입니다.
열 받아서 씩씩거리다 보면 폐의 기운이 위로 올라와 부아가 난다, 부아가 끓다, 부아가 치밀다처럼 쓰는 것 같습니다.

화날 때 '부아'를 쓰므로 '화'를 떠올려 '부화'라고 생각하시면 틀립니다.

오늘은
부아를 내지도 않고, 부아가 치미는 일도 없고, 남의 부아를 돋우는 일도 없는 하루로 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얄짤없다]

안녕하세요.

편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받는 느낌입니다. 오늘 편지는 좀 길어질 것 같네요. ^^*

먼저,
어제 제가 답장이 없다고 칭얼대고 보챈 게 좀 심했나 봅니다.
제가 보내는 우리말 편지는 저 혼자, 제 삶에 빗대어 우리말을 소개하는 것이라 제 이야기를 맘껏 쓰는데,
어제는 그게 좀 심했나 봅니다.
제가 아직도 덜 크고 속이 좁아서 그렇습니다.
아침마다 편지를 보내고 나서 이 글을 남들은 어떤 생각으로 읽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떤 분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실 것이고, 그렇지 않으신 분도 계실 겁니다.
또, 저는 어떤 분이 우리말편지를 받으시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궁금합니다.
어떤 분이 받으시고 어떤 생각을 하시고 어떻게 보시는지 그런 여러분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제 이야기를 여러분께 할 때, 어떤 때는 허공에 대고 소리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 반응이 없기에...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
편지를 보내고 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댓글을 꼭 달아달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냥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겁니다.
지금처럼 댓글이 없어도 저는 제 힘 닿는 데까지 우리말 편지를 열심히 보낼 겁니다.
다만, 저도 댓글을 보고 감사한 마음을 갖는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어제 제 투정이 좀 심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봤던, 어제 발표한 시험은 농촌진흥청 연구관 특채시험이었습니다.
농촌진흥청이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고자 외부인을 대상으로 연구관 특채 시험을 시행했고,
마침 기회가 닿아서 내부 직원인 저도 응모한 거였습니다.
연구직 공무원은 승진의 기회가 딱 한 번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연구직 공무원은 연구사에서 연구관으로 올라가는 시험에 큰 기대를 합니다.
저는 여러모로 부족해서 그 시험에 떨어졌습니다.
시험도 못 본 주제에 조금은 기대했는데, 얄짤없이 떨어졌습니다.
아직 제가 연구관이 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가 봅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험 한 번 떨어졌다고 야코죽을 제가 아니니까요. ^^*



자, 이제 오늘 치 우리말 편지를 시작하겠습니다. 앞에 한 말은 쓸데없는 잔소리였고요. ^^*
오늘은 '얄짤없다'입니다. 제가 시험에 얄짤없이 떨어져서...
'얄짤없다'의 뜻은 다 아시죠?
봐줄 수 없다거나 하는 수 없다, 어림도 없다, 예외 없다, 먹혀들지 않는다 따위의 뜻입니다.

그러나 이 '얄짤없다'는 국어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입니다.
다만, 주위에서 많이 쓰는 낱말이라서 2003년 신어보고서에는 올렸습니다.

제 생각에, 우리말을 전공하지 않은 제 생각에 이 '얄짤없다'는 '일절없다'에서 온 것 같습니다.
일절없다를 일쩔없다로 소리 내고 이를 얄짤없다로 바꾼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냥 제 생각입니다.
'얄짤없다'에서 '얄'을 없애고 '짤없다'고도 합니다. 뜻은 비슷합니다.

'얄짤없다'는 국어사전에 오른 낱말이 아니고 신어보고서에만 올랐다고 했는데요.
'짤없다'는 신어사전에도 오르지 못한 낱말입니다.

오늘 편지는
'얄짤없다'나 '짤없다'를 쓰라거나 쓰지 마시라는 뜻으로 드린 게 아닙니다.
상황이 이렇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
제가 뭔데 낱말을 써라 쓰지 말라 하겠습니까. ^^*

새벽에 듣는 빗소리가 참 좋네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내기)
1.
'야코죽다'는 일본말처럼 보이지만 실은 우리말입니다.
'기죽다'를 속되게 이르는 낱말입니다.
큰 호텔 가더라도 절대 야코죽지 말아라, 시험에 떨어졌다고 야코죽으면 안 된다처럼 씁니다.
이왕이면
큰 호텔에 가더라도 기죽지마라, 시험에 떨어졌다고 기죽으면 안 된다처럼 쓰면 더 좋겠지만,
어쨌든 야코죽다가 속어일지언정 일본말은 아닙니다.

2.
요즘 들어 시험에서 떨어지는 쓴맛을 자주 보네요.
2년 전에 시험에서 떨어지고 쓴 우리말 편지를 붙입니다.

Jan 28, 2015

우리말, 오지와 두메 2015-01-2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27.(화요일)
오지(奧地)는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대륙 내부의 땅."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국립국어원에서 '두메'로 다음은 말입니다. '두메'나 '두메산골'로 쓰시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변산에 갔다가 이제 막 돌아왔습니다.
요즘은 길이 좋아져서 1시간 남짓하면 갈 수 있지만 5년 전만해도 길이 좋지 않아 거의 두 시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바닷가라서 두메산골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가기 쉬운 곳은 아니었겠죠.

우리말에 '오지'가 있습니다.
일요일에 하는, 이영자 씨와 어떤 요리사가 나오는 방송이 있는데, 거기서 오지에 편지를 배달하는 우편배달부에게 따뜻한 밥을 해주는 게 나왔습니다. 바로 그런 '오지'
오지(奧地)는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대륙 내부의 땅."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국립국어원에서 '두메'로 다음은 말입니다. '두메'나 '두메산골'로 쓰시면 됩니다.

아프리카 오지의 정글, 오지를 탐험하다, 오지에서 길을 잃고 헤매었다, 이 고장은 오지인 탓인지 상당히 고집스레…….는
아프리카 두메 정글, 두메산골을 탐험하다, 두메에서 길을 잃고 헤매었다, 이 고장은 두메산골이라…….처럼 쓰시면 됩니다.

가벼운 옷을 입고 나무가 우거진 두메에 들어가 맘껏 뛰어다니고 싶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내셍기다]

안녕하세요.

제가 인덕이 없기는 없나 봅니다.
시험을 봤다고 해도, 그 결과가 오늘 나올 거라고 해도, 누군가 나지막하게 이야기해주면 좋겠다고 해도...
별로 관심이 없으시네요.
좋은 결과 기대한다고 댓글 달아주신 분은 딱 두 분,
나지막하게 이야기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제가 여기저기 물어보면 일부러 쓸데없는 말이나 주섬주섬 내셍기며 제 궁금증을 풀어주지 않네요.

수천 명, 수만 명이 편지를 받는데, 그 가운데 딱 두 분이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하셨네요.
고맙습니다.
혹시라도, 만에 하나 혹시라도 제가 합격하면 그 두 분 덕입니다. ^___^*

'내셍기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셍'이 들어가니 좀 이상하게 보이는데요,
"내리 이 말 저 말 자꾸 주워대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그는 쓸데없는 말을 주섬주섬 내셍기며 화로를 뒤적인다, 몇 시간이고 신세타령을 내셍기고 있다처럼 씁니다.
이를 '내섬기다'고 하면 틀립니다.
내셍기다가 맞습니다.

오늘 발표가 나겠죠?
아직 발표가 나지 않았으니
여기서 주워대든, 저기서 내셍기든 그 말 한마디에도 귀를 쫑긋하게 되네요.
시험은 못봤으면서... ㅋㅋㅋ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Jan 27, 2015

우리말, 국회 상징, 한자에서 한글로 2015-01-27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27.(화요일)
국회 본회의장이 작업장으로 변했습니다.
무궁화 안의 한자가 한글로 바뀌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반짝 추위가 온다고 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기분 좋은 뉴스가 있어 함께 읽고자 합니다.


http://www.ytn.co.kr/_ln/0101_201501270703516408
국회 탈권위? 상징표지 한자에서 한글로...

국회 본회의장 내부의 국회 상징 표지가 한자에서 한글로 바뀌었습니다.
유신시절 한자로 바뀐 이후 40여 년 만에 한글로 돌아온 겁니다.

국회 본회의장이 작업장으로 변했습니다.
의장석 위에 큼지막하게 걸려있던 국회 상징 표지를 교체하는 작업이 한창인데요.
지름 2.6m, 무게 1톤의 회 청동에 금박을 씌워 만들었는데, 크기와 재질은 기존과 똑같습니다.
달라진 건, 무궁화 안의 한자가 한글로 바뀐 건데요.
국회 문양은 지난 1950년대 한자 표기로 정해졌고, 한 때 한글 문양이 도입되기도 했지만, 지난 1973년 9대 국회에서 다시 한자로 돌아간 뒤 41년 동안 유지돼 왔습니다.
국회의 '국'자를 거꾸로 하면 '논'자 노는 국회라는 의미가 되는 데다, 권위도 없어 보인다는 이유 등이었는데요.
이에 반해 한자 나라 '국'자가 '혹시'나 '의심쩍다'라는 뜻의 '혹'자로 해석 된다는 비아냥도 있었습니다.
지난 2003년엔 한자 대신 한글 명패를 쓰려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쫓겨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10여 년 사이 의원들의 의식도 많이 바뀌어서 이제는 한자보다 한글 명패를 쓰는 의원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현재 국회 의원의 상징인 금배지는 물론 국회 의사당 앞 깃발과 의장석 명패까지 이미 한글로 바뀌었는데요.
쉽고 쓰기 편한 한글 사용, 우리 국회가 실용과 탈권위로 나아가고 있다는 상징인지 앞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우리 사회에 이런 분위기가 널리 퍼지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나지막하다]

안녕하세요.

어떤 위치가 꽤 높은 것을 나타내는 그림씨(형용사)가 '높직하다'입니다.
반대말은 '나직하다'입니다.
위치가 꽤 낮다는 뜻도 있고, 목소리가 꽤 낮다는 뜻도 있습니다.

이 '나직하다'에서 온 말이 '나지막하다'입니다.
반대말은 '높지막하다'입니다.
이렇게 보면 나직하다/높직하다, 나지막하다/높지막하다가 전혀 헷갈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막상 '나지막하다'와 '나즈막하다'를 두고 보면 헷갈립니다.
또 나즈막하다고 쓰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마도 '낮다'를 떠올리고 '낮은 - 낮으막'이라 생각하셨거나,
'낮은'의 소리 그대로 '나즌 - 나즈막'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지막하다'는 소리나 위치가 꽤 낮다는 뜻의 '나직하다'에서 온 말이므로
'나즈막하다'라고 쓰면 안 되고 '나지막하다'라고 써야 합니다.

며칠 전에 제가 시험을 봤습니다.
시험은 못 봤지만 결과가 기다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제가 얌체 심보가 있나 봅니다. ^^*
내일이 결과 발표지만 오늘 밤쯤에는 결과가 나오겠죠?
누군가 그 결과를 나지막이 알려주면 좋으련만...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우리말, 싣고 갈까, 타고 갈까 2015-01-2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26.(월요일)
관광객이 비행기나 유람선에 타고 승객이 버스를 타는 경우에는 ‘싣다’라는 표현이 알맞지 않다. 사람을 화물처럼 취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학술위원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싣고 갈까, 타고 갈까 - 성기지 학술위원

가끔 신문을 보면, “승객 몇 명을 실은 여객기”라든가 “승객 몇 명을 싣고 가던 버스가 추락했다.”와 같은 기사를 볼 수 있다. 익숙하지만 바람직한 표현은 아니다. 이 기사에 쓰인 ‘싣다’는 자동차나 배, 비행기 따위에 어떤 물건을 올려놓는다는 뜻을 지닌 낱말이다. 따라서 관광객이 비행기나 유람선에 타고 승객이 버스를 타는 경우에는 ‘싣다’라는 표현이 알맞지 않다. 사람을 화물처럼 취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싣다’의 넓은 뜻으로 “사람이 어떤 곳을 가기 위하여 차, 배, 비행기 따위의 탈것에 오르다.”도 포함시켜 놓았지만, 이는 “버스에 지친 몸을 싣고 집으로 향했다.”, “그들은 한밤중에 강제로 트럭에 실려 갔다.” 들과 같은 제한된 경우를 염두에 둔 풀이일 뿐이다. 자기의 의지대로 탈것에 오르는 일과는 거리가 있다.

사람이 비행기나 배, 버스 또는 짐승의 등에 자기 의지로 오를 때에는 ‘타다’라는 표현을 쓴다. “비행기를 타다, 자동차를 타다, 말을 타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을 무엇에 타게 하는 행위를 나타낼 때에는 ‘타다’의 시킴꼴인 ‘태우다’란 표현을 쓰는 것이 알맞다. 그렇기 때문에 “승객 몇 명을 실은”이란 표현은 “승객 몇 명을 태운”이라 고쳐야 하고, “승객 몇 명을 싣고 가던 버스”가 아니라 “승객 몇 명을 태우고 가던 버스”여야 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엉터리 자막]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새벽에는 바람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비가 잦아드니 바람이 이렇게 부네요.

지난주 토요일 08:40, KBS2,
엔도르핀 이야기하면서 '피로회복'이라 했습니다.
'피로'를 회복해서 어디에 쓰실지 궁금합니다.

시간을 못 썼는데 MBC에서 나오는 한 광고에서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을 '맨얼굴'이라고 하네요.
그런 낱말은 국어사전에 없습니다. '민얼굴'이 맞습니다.

토요일 10:39, SBS,
전복 이야기하면서 '피로회복'이라고 했습니다.
전복이 좀 섭섭해하겠네요.
원기가 아닌 피로를 회복해 준다고 해서...^^*

토요일 11:20, EBS 라디오,
'야식'이라고 했습니다. '밤참'이라는 좋은 낱말을 두고 왜 야식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교육방송에서...

다행히 일요일 오전 6:50, SBS에서는
자막에 '피로해소'라고 나왔습니다.
그러나 사회자는 "피로회복에 좋다."고 하더군요.
좋지도 않은 피로를 회복해서 어디에 쓰시려는지 궁금합니다.
원기라면 쓸 데가 많지만...^^*

일요일 아침 6:55, MBC
경기 민요 제 57호라고 했습니다.
순서를 나타내는 제는 뒷말과 붙여 씁니다. '제57호'가 맞습니다.

일요일 오전 9:17, MBC,
자고 가던가...라고 했습니다.
던은 과거, 든은 조건에 씁니다.
자고 가든가(말든가)로 써야 합니다.

일요일 밤 10:05, KBS1,
희귀병이라고 했습니다.
세상에 별로 없어 우리 어린이들이 고통받는 그런 드문 병은 희귀병이 아니라 희소병입니다.
희귀한 것은 100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희귀할 것입니다. 드물고 귀한 것이니까요.
그러나 병은 드물 수는 있어도 귀하지는 않습니다.
애들을 괴롭히는 병은 희귀병이 아니라 희소병입니다.

오늘 아침 06:46, KBS2
'청설모'라고 했습니다.
날다람쥐는 '청서'이고 그 청서의 털이 청설모입니다.

같은 방송에서 06:48,
'숫당나귀'라고 했습니다.
'수탕나귀'가 맞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Jan 22, 2015

우리말, 압화와 누름꽃(2) 2015-01-2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23.(금요일)
.
안녕하세요.

날씨가 어제보다는 좀 더 포근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주광현 님이 보내주신 편지를 함께 읽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성 박사님, 광주에 사는 주광현입니다.
트집 잡기 위해서 쓰는 글은 절대로 아니니 큰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아침 우리말 편지에 "꽃이나 식물 따위의 수분을 없앤 뒤 말려서 눌러 ~" 라는 내용이 있군요.
이 말을 생각해 보면,
압화를 만들기 위해 꽃이나 식물에서
1) 수분을 없애는 작업
2)말리는 작업
3)누르는 작업을
차례로 해야 하는 것으로 됐군요.

하지만, 식물에서 수분을 없애는 것이나 식물을  말리는 것은 똑같은 내용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 내용은 아래와 같이  쓰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아닐까 싶어서요.

1)'꽃이나 식물 따위를 말려서 눌러~'
또는
2)'꽃이나 식물 따위를 말려서 수분을 없앤 뒤 눌러~"
  (꽃이나 식물을 말리면 수분은 당연히 없어지므로)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먹으라.'는 속담이 있긴 하지만,
우리말과 글을 바르게 사용하고 잘 가꿔가기 위해서 날마다 쓰고 계시는 '우리말 편지'이기에
작은 잘못이라도 없었으면 하는 우리말 편지의 열렬한 독자인 제 입장과 욕심에서 드리는 글인데,
혹시라도 이로 인해  마음 상하셨다면 편하게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너무 작은 것을 지적해서 미안합니다.


오늘 (2015. 1. 22.)아침 KBS1 TV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방송에서 콩이 몸에 좋다는 방송을 하더군요.
그런데 표로 나타낸 화면의 자막에 '피로 회복'으로 나오더군요.
이를 진행하는 아나운서까지도 콩을 먹으면 '피로 회복'이 된다고 하면서
몇 번이나 '피로 회복'이라는 말을 하더군요.
만일에 콩을 먹어서 '피로 회복'이 된다면 절대로 콩을 먹어서는 안 되겠죠.
피로를 날려버리기 위해서 콩을 먹는다면 몰라도요.
자막은 그렇게 됐더라도 이를 진행하는 아나운서 만큼은 이를 고쳐 '원기 회복'이나 '피로해소'라고 할 줄 알고 지켜 보고 있는데 실망이 너무 컸어요.

그 동안 우리말 편지에서
'피로 회복'이라 하지 말고 '피로 해소'라 하든지 '원기 회복' 또는 '피로가 풀린다'라고 해야 한다고 성 박사님이 강조하고 또 강조했지만
국민들로부터 시청료를 받아 운영하는 국영이나 다름 없는 공영 방송에서 이러니 정말 기분이 상하는군요.
성 박사님이 전에 몇 번씩 했지만 한 것이라도 계속 더 내 보내야 할 것 같군요.

한 걸음 더 나가서
KBS1 방송국으로 전화 또는 편지를 보내서 방송 내용에 잘못이 없도록 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잘못 쓴 게 있으면 언제든지 이렇게 알려주십시오.
또 다른 실수를 막고자 이렇게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국문학박사가 아닙니다. 농대를 나왔습니다.
남들이 저를 박사라고 부르긴 하지만, 우리말 편지를 보낸다고 해서 국문학박사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주광현 님처럼 저에게 편지를 보내주시면,
먼저 이 편지를 우리말 편지에 소개해도 될지를 여쭤봅니다. 그래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우리말 편지에서 소개합니다.
그럴 때 어떤 분은 편지를 다듬어서 다시 보내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가끔은 제가 조금 바꿔서 보내기도 합니다.
(사실은 오늘도 조금 바꾸고 싶었습니다. 편지를 너무 겸손하게 쓰셔서 다른 분들이 읽기에 조금 불편하실 것 같아서...)

어쨌든,
이런 편지는 자주 보내주십시오.
그래야 여러분과 제가 우리말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게걸스럽다와 게검스럽다]

안녕하세요.

기분 좋은 금요일입니다.
아침부터 실없는 농담 하나 해 볼게요.

너 보신탕 먹을 줄 아니?
오늘 점심으로 보신탕 어때?
우리 같이 보신탕 먹으러 갈까?

이런 뜻을 다 담을 수 있게 두 자로 줄이면 뭐가 되는지 아세요?
딱 두 자로 줄이면...^^*







답은
"개 혀?"입니다.

내일이 초복인데 마침 토요일이라 오늘 점심때 보신탕 드시는 분들이 많으시겠네요.
저는 먹지 않지만 여름철 몸보신 하러 많이 드시나 봅니다.

오늘은 '게걸스럽다'와 '게검스럽다'를 갈라볼게요.
보신탕 좋아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면서...^^*

'게걸스럽다'는
몹시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 욕심에 사로잡힌 듯하다는 뜻으로
나는 식탁 위에 밥을 차릴 겨를도 없이 닥치는 대로 게걸스럽게 밥을 먹었다처럼 씁니다.

'게검스럽다'는
음식을 욕심껏 먹어 대는 꼴이 보기에 매우 흉하다는 뜻으로
게검스럽게 먹다, 그는 먹는 모습이 아주 게검스럽다처럼 씁니다.

헷갈리신다고요?
다시 갈라보죠.

'게걸스럽다'는 몹시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 욕심에 사로잡힌 듯하다는 뜻으로 욕심껏 마구 먹어대는 태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게검스럽다'는 음식을 욕심껏 먹어 대는 꼴이 보기에 매우 흉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좀 다르죠?

더 쉽게 하면,
'게걸스럽다'는 마구 먹어대는 태도이고,
'게검스럽다'는 마구 먹는 꼴이 보기 흉할 때 씁니다.

보신탕을 드시는 것도 좋고 개장국을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만
게걸스럽게는 드시더라도 게검스럽게는 드시지 않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우리말, 들뜨다와 달뜨다 2015-01-2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22.(목요일)
'들뜨다'와 '달뜨다'는
사전에서 보기로 든 뜻은 조금씩 다르지만 저는 거의 같아 보입니다. ^^*
안녕하세요.

이곳 전주에는 많지는 않지만 어제부터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비가 온다고 합니다.
그래도 내일이면 주말입니다.
날씨가 궂건 개건, 주말에는 놉니다. ^^*

우리말에 '들뜨다'가 있습니다.
"마음이나 분위기가 가라앉지 아니하고 조금 흥분되다."는 뜻이라는 것은 다 아실 겁니다.
'달뜨다'도 있습니다.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조금 흥분되다."는 뜻으로 '들뜨다'와 거의 같은 뜻입니다.
사전에서 보기로 든 뜻은 조금씩 다르지만 저는 거의 같아 보입니다. ^^*

오늘이 목요일, 내일은 금요일.
내일만 일터에 나오면 또 이틀을 쉴 수 있다는 생각에
일터에 나오자마자 달뜹니다. ^^*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압화와 누름꽃]

안녕하세요.

오늘은 다시 덥다죠? 걱정입니다.

어제 자료 찾을 게 있어 누리집을 좀 싸돌아 다니다 보니 구례군에서 대한민국 압화대전을 했다는 게 나오네요.
오늘은 '압화'를 알아볼게요.

'압화'는
꽃이나 식물 따위의 수분을 없앤 뒤 말려서 눌러 꽃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Pressed flower라고 하는데 이 말을 우리가 받아들이면서 '압화(押花)'라고 한 게 굳어진 겁니다.
1980년대 일본에서 들어왔다고 하고, 1990년대부터 일반에 퍼지기 시작했나 봅니다.
처음 우리나라에 받아들이면서 왜 그런 한자로 받아들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압화라 하지 않고 '누름꽃'이라 하거나 '꽃누르미'라고 합니다.
한국꽃누르미협회도 있습니다. 참 좋은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압화, 누름꽃, 꽃누르미 모두 아직 사전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요즘 국립국어원에서 사전을 다시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그 사전에는 '압화'를 넣지 말고 '누름꽃'과 '꽃누르미'만 넣기를 빕니다.

사회에서는 압화를 덜 쓰고 꽃누르미와 누름꽃을 쓰려 힘쓰는데,
국가기관에서 사전을 만들면서 압화는 표제어로 올리고 꽃누르미와 누름꽃을 빼버리지는 않겠죠?

내친김에 하나 더 볼게요.
야생화입니다.
야생화는 野生花로 들에 피는 꽃입니다.
이를 '들꽃'이라고 하면 더 멋진 향이 나는 것 같지 않나요?

구례군 야생화 압화대전보다는
구례군 들꽃 꽃누르미나 들꽃 꽃누름이 더 멋있지 않나요?
구례에 가면 구례군농업기술센터 야생화 압화전시관이 있습니다.
이것도 들꽃 꽃누르미 마당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제 생각에는
야생화나 압화 보다는
들꽃과 꽃누름이 사람을 더 끌 것 같은데 그렇지 않나요?

이렇게 좋은 우리말을 두고 왜 영어나 한자를 좇는지 모르겠습니다.
내 집안에 멋진 수석이 있는데,
미국 개천에서 가져온 돌을 미제나 외국산이라고 좋아하는 꼴은 또 뭔지 모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Jan 21, 2015

우리말, 중년과 장년 2015-01-2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21.(수요일)
'중년'은 "마흔 살 안팎의 나이. 또는 그 나이의 사람"을 뜻합니다. 곧, 청년과 노년의 중간을 이르며, 때로 50대까지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텔레비전에 태진아 씨가 나왔습니다.
가족과 아내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습니다.
임종도 못 본 어머니에 대한 애달픈 마음으로 '사모곡'을 썼다고 하고,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나타내고자 '동반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멋지게 나이 먹고 싶습니다. ^^*

우리말에 '중년'과 '장년'이 있습니다.
'중년'은 "마흔 살 안팎의 나이. 또는 그 나이의 사람"을 뜻합니다. 곧, 청년과 노년의 중간을 이르며, 때로 50대까지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중년 남자, 중년 부인, 중년에 접어들다처럼 씁니다.

'장년'은 "사람의 일생 중에서, 한창 기운이 왕성하고 활동이 활발한 서른에서 마흔 안팎의 나이. 또는 그 나이의 사람."을 뜻합니다.
장년의 사내, 장년에 접어들다처럼 씁니다.

저는 장년은 넘었고, 중년인 것 같습니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 없기에 나이 먹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왕 늙는 거, 좀 아름답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아름답기까지는 아니어도 남들이 보기에 추하지는 않아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사는 게 좋은 건지...
아침부터 쓸데없는 고민을 해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에어컨 샀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보낸 편지에서 '땡깡'이라는 낱말을 썼다고 꾸중하시는 분이 많으시네요.
맞습니다. '땡깡'이라는 낱말은 쓰면 안 됩니다.
그러나 예전에 보내드린 편지에서 밝혔듯이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는 것은 '땡깡'이라는 자기네 말이 가장 어울리는 것 같아 ' ' 속에 그 낱말을 넣고 편지를 썼습니다.
일본을 꾸짖으면서 일본말을 썼으니 좀 봐 주시기 바랍니다. ^^*

오늘은 비가 좀 온다네요. 더위가 한풀 꺾일 것 같습니다.
저는 그동안 에어컨을 모르고 살았는데, 이번 여름은 너무 힘드네요.
더군다나 애들이 어리다 보니 아침이면 땀으로 목욕을 합니다.
이렇게 물쿠는 날씨에는 애들이 가장 불쌍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큰 맘 먹고 어제 에어컨을 샀습니다.
이들이 가장 해낙낙하네요. ^^*

'깨나른하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몸을 움직이고 싶지 않을 만큼 나른하다"는 뜻으로 기운이 없어 늘쩍지근할 때 씁니다.
'께너른하다'도 비슷한 뜻입니다.

몹시 나른한 것은 '날짝지근하다'이고,
심신이 피곤하여 나른해지는 것은 '나라지다'고 합니다.
몸에 힘이 없고 맥이 풀려 나른하다한 것을 '노작지근하다'고 하고 준말이 '노자근하다'입니다.
'녹작지근하다'도 거의 같은 말입니다. 준말은 '녹지근하다'입니다.

요즘 너무 더워 애들이 무척 지쳐 있었는데
이제 집에서 애들이 맘껏 놀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아침부터 퍼지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니 괜히 힘이 빠지는 것 같네요.
저는 오늘 저녁에 에어컨 쐴 것을 기대하며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Jan 19, 2015

섬유산업 총체적 ‘패닉상태’ 국제섬유신문

섬유산업 총체적 ‘패닉상태’대규모 감산ㆍ휴업ㆍ폐업 악순환…그 끝은 어디인가!


면방ㆍ화섬ㆍ니트ㆍ화섬직물ㆍ염색 전 분야 생사기로 몰려
화섬ㆍ면방 눈덩이 적자 이월 환편ㆍ우븐직물 가동률 30~50%
의류벤더 포함 해외진출 업체만 안정성장 국내 산업 폭삭
개혁, 차별화, 창조 구호만 요란 특단대책 없어 공멸위기 자초

국내 섬유산업이 갈수록 총체적으로 패닉상태에 빠져들고 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치유책이 발등의 불로 제기...............


.............우리 섬유산업이 안고 있는 병리현상은 갑자기 나타난 토사곽란이 아니라 쌓이고 고인 중증이기에 얼은 발에 오줌 누기식 임시처방이 아니라 곯은 환부를 과감히 드러내는 대수술이 불가피한 현상이다. 

중증치료를 위한 집도를 언제 누가 할 것인지 지금 당장 정부와 업계 단체가 함께 깊이 고민해야..............

우리말, 올바른 방법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2015-01-2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20.(화요일)
물론 비난보다는 칭찬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칭찬만으로는 발전을 가져올 수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 제목이 그제와 같았죠?
'안팎'을 제목으로 냈어야 했는데, 제가 워낙 덜렁이다보니 그제 편지 제목이 그대로 나갔습니다.
맨 위에 있는 요약도 그대로 나갔고요. 죄송합니다. 더 꼼꼼하게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양구여자고등학교에 게시는 정운복 선생님의 글을 함께 읽고자 합니다.

우리말과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분이 보면 좋을 것 같아 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여기에 띄웁니다.

며칠 전에 유치원 어린이를 폭행한 교사가 있었고,
한 중학생이 부산대를 테러하겠다고 협박하다 잡혔고,
또 다른 중학생은 이슬람 테러 조직에 들어가겠다고 국경을 넘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애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정말로 막막합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정운복, 양구여자고등학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비난보다는 칭찬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칭찬만으로는 발전을 가져올 수 없습니다.

지나치게 칭찬 일변도는 성장의 덧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초등학교 때 성의 없이 그린 그림에 대하여 칭찬으로 일관한다면 그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초등학교 수준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건강한 비판과 적당한 책망이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아이의 문제는 모두 부모의 문제이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집안에 말썽꾸러기나 문제아가 있을 경우에 먼저 반성하고 변해야 할 사람은 아이가 아니고 부모입니다.

얼마 전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TV 프로가 있었습니다.
그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가 달라진 것이 아닙니다. 부모의 양육 방법이 달라진 것이지요.

조건 없이 사랑하는 것이 모든 부모의 공통적인 사랑 방법이지만 사랑도 올바른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제멋대로 하도록 내버려두거나 오냐오냐하는 양육태도는 아이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를 병들게 합니다.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갖고 인내심을 갖고 지도해야 하고 온화하지만 원칙을 지키되 기분에 따라 바뀌어서는 안 되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혼을 내야 합니다.
다만 혼낼 때 부모의 사랑을 알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요즘 사회적으로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물의를 빚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노조절 장애를 겪는가 하면, 무분별한 행동으로 인한 갈등 과격하고 극단적인 행동장애.........
이 모두가 무조건적인 왜곡된 사랑의 결말일 수 있습니다.

요즘 학교엔 무서운 스승이 없습니다.
사랑의 매를 드는 것은 이미 고전에 속한 일이고 약간의 얼차려에도 인내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열심히 지도하려는 교사는 날개가 꺾이고 심지어 법의 심판대에 오르기도 합니다.

아프지 않고 크는 나무는 없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도 없지요.
그러니 아이들이 아파보지 않고, 흔들려보지 않고 성장하도록 방치하면 안 됩니다.
그 중심엔 올바른 방법으로 사랑하는 부모가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사회의 교육적 몰가치 속에서 일선 교사의 한사람으로서 교육적 판단과 행동 이전에 복지부동과 무사안일에 빠져있게 만든 사회가 안타깝고
그 분위기에 편승하여 사는 것 같아 부끄러운 아침입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라는 증거]

안녕하세요.

어제 소개한 이외수 님의 글에 나온 '캐안습'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시는 분이 많으시네요.
저도 잘 몰라 여기저기 뒤져 봤습니다.

'안습'이란 말은 한자로는 눈 안(眼) 자와 젖을 습(濕) 자를 써,
눈에 눈물이 고일 정도로 딱하다는 뜻이라네요.
'캐안습'은 '안습'을 강조하고자 '캐(원래는 개(犬))를 덧붙였다고 합니다.

오늘도 덥겠죠? 이 더운 날씨에 일본이 짜증을 더하네요.
일본이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했네요.
이건 높은 양반 한두 명의 망언이 아니라 교과서를 만드는 공식 지침이라서 문제가 더 크다고 봅니다.
언제까지 이런 짓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독도는 대한민국 땅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독도를 獨島라 썼습니다.
동해에 있는 외로운 섬이라 푼 거죠.
한글학회 우리말큰사전에는 독도를 싣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독도는 동해에 있는 외로운 섬이 아니라 돌로 된 섬입니다.
사진이나 텔레비전을 보면 독도가 돌로 된 섬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잖아요.
'돌'을 전라도에서는 '독'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독도에 처음 살게 된 사람들이 전라도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돌로 된 섬인 '돌섬'이 '독섬'이 된 거죠.

우리말로 그냥 '독섬'이라 하면 될 것을 1906년에 울릉군수가 독을 독(獨)으로 보고 독도(獨島)라고 한 게 지금까지 온 겁니다.
억지로 한자말을 써서 일을 망친 거죠.

중요한 것은,
독도에는 풀이나 좀 자랄 수 있을 뿐이지, 절대 대나무는 없다는 겁니다.
돌로 된 독섬이 독도이지, 대나무가 자라는 죽도(竹島)는 결코 독도가 아닙니다.

일본의 이런 '땐깡'을 보면서 느끼는 게 있습니다.
그냥 우리말로 두면 될 것을 왜 억지로 한자로 써서 일을 그르치는지...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하나... 노랫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라에서 만든 사전에 독도(獨島)라 되어 있는 것을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할지...

'땡깡'부리는 일본도 밉지만, 우리도 반성할 게 많습니다.
이번에는 어물쩍 넘어가지 말고 제발 제대로 좀 하길 빕니다.
다시는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명토박아 둬야 합니다.
독도는 대한민국 땅이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Jan 18, 2015

우리말, 총각김치 2015-01-1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19.(월요일)
총각무를 ‘알무’ ‘알타리무’라 하는 사람도 많다. 허나, 이들 단어도 이젠 표준어가 아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꽤 춥네요. 낮에는 좀 풀리겠죠? ^^*

이런 날은 아무래도 사무실 안과 밖의 온도차이가 클 겁니다. 이럴때일수록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고 합니다.
'안'은 "어떤 물체나 공간의 둘러싸인 가에서 가운데로 향한 쪽. 또는 그런 곳이나 부분."입니다.
건물 안, 극장 안에 들어갔다, 지갑 안에서 돈을 꺼내다처럼 씁니다.
'밖'은 "무엇에 의하여 둘러싸이지 않은 공간. 또는 그쪽."입니다.
밖에 나가서 놀아라, 밖은 추우니 나오지 말고…….처럼 씁니다.

이렇게 '안'과 '밖'으로 쓸 때는 그냥 그대로 쓰는데,
두 낱말이 합쳐져 "사물이나 영역의 안과 밖."이라는 뜻으로 쓸 때는 '안밖'이 아니라 '안팎'이 됩니다.
한글 맞춤법 4장4절31항에
두 말이 어울릴 적에 'ㅂ'소리나 'ㅎ'소리가 덧나는 것은 소리대로 적게 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안팎의 온도차가 큽니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이제 겨울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일이 대한이고, 보름만 있으면 입춘입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아름답다]

안녕하세요.

무척 덥죠?
이런 날씨에는 생각만이라도 좋은 생각을 하면 좀 덜 더울까요? ^^*

'아름답다'는 낱말을 아시죠?
보고 듣는 것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 만하다는 뜻입니다.
어디에서 보니 '아름답다'에서 '아름'이 '나'를 뜻한다고 합니다.(우리말 깨달음 사전, 우리말 배움터)
곧, 내가 나 다운 게 아름다운 거죠. 멋진 말입니다.

어린 아이는 어린 아이다워야 귀엽고,
어른은 어른다워야 존경을 받습니다.
학생은 학생다워야 하고, 선생님은 선생님다워야 합니다.
그게 다름다움이지 싶습니다.
제자리,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온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 그래서 아름다운가 봅니다.

이외수 님이 쓰신 하악하악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 있는 글을 옮기며 오늘치 우리말 편지를 매조집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이고, 나 다운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이 더운 날씨와 씨름하며 보내면 어떨까요?

'영국 사람이 영어를 잘 하는 건 마땅한 일이다.
한국 사람이 영어를 잘 하는 건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한국 사람이 영어는 잘 하면서 한국말은 잘 못하는 것은 캐안습이다.
일찍이 퇴계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내 손자가 뜰 앞에 천도복숭아가 있는데 먼 데까지 가서 개살구를 줍고 있구나. 즐!'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Jan 15, 2015

우리말, 총각김치 2015-01-1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16.(금요일)
총각무를 ‘알무’ ‘알타리무’라 하는 사람도 많다. 허나, 이들 단어도 이젠 표준어가 아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 동아일보에 나온 기사를 함께 읽겠습니다.

http://news.donga.com/3/all/20150115/69094613/1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총각김치

‘총각김치.’ 요즘 밥상의 단골손님이다. 손가락 굵기의 어린 무를 무청째 담근 김치다. 그런데 왜 하필 ‘총각김치’일까. 무나 배추 한 가지로만 담근 김치를 ‘홀아비김치’라고 하니 알 듯싶다가도, ‘처녀김치’는 없으니 궁금증이 더한다.

총각은 한자어로 ‘總角’이다. 지금은 ‘결혼하지 않은 성인 남자’를 가리키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총(總)은 ‘거느리다, 묶다’, 각(角)은 ‘뿔’을 뜻한다. 그러니 총각은 ‘머리를 땋아서 뿔처럼 묶는 것’이고, 총각무의 총각은 ‘머리처럼 땋아서 묶을 수 있는 무청’으로 볼 수 있다(조항범, 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 한 줌 안에 들어올 만큼을 모아 묶은 미역을 ‘총각미역’(표준어는 ‘꼭지미역’)이라 하는 걸 보면 ‘총각’은 분명 묶는 것과 관계가 있다. 따라서 총각무로 담근 김치가 총각김치고, 총각무로 담근 깍두기가 ‘총각깍두기’다. 처녀무가 없으니 처녀김치는 애당초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총각이라는 단어는 일본으로 건너가 ‘총가(チョンガ)’라는 말로 살짝 바뀌었다. 뜻은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로 우리말과 같다.

깍두기 얘기가 나왔으니 ‘석박지’ 얘기도 해보자. 가끔 설렁탕집 같은 데서 내놓는 엄청 큰 깍두기를 ‘석박지’ ‘석박김치’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틀렸다. 크기에 관계없이 무로 담근 김치는 ‘깍두기’일 뿐이다. 우리말에는 ‘석박지’란 단어도 없다. ‘섞박지’가 옳다. 배추와 무, 오이를 섞어 만든 김치라는 뜻이다. ‘석박김치’는 북한어다.

총각무를 ‘알무’ ‘알타리무’라 하는 사람도 많다. 허나, 이들 단어도 이젠 표준어가 아니다. 1988년 개정 표준어 규정은 알무, 알타리무가 생명력을 잃었다고 보고 총각무로 통일해 쓰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한자어로 통일하기 전에 알무나 알타리무도 함께 쓸 수 있도록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무’도 그렇다. 무우를 버리고 무로 통일했다. 어느 시인은 ‘무우’ 대신에 ‘무’를 쓰지는 않겠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무 역시 서울 중심의 편의성만 앞세운 단어라는 것이다. 무가 옳든 그르든, 김치나 깍두기 말고도 따뜻하고 시원한 뭇국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제가 누구냐고요?(2)]

안녕하세요.

오늘도 제 이야기 하나 할게요.
많은 분이 궁금해하시는 것으로...^^*
제가 언제부터, 왜 우리말 편지를 보내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는 2003년 여름부터 우리말 편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날마다 보내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보냈습니다.
우리말 편지를 보내게 된 계기는 여러 가지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를 소개할게요.

우리말 편지를 처음 보낸 2003년은 제가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입니다.
저는 연구원이다 보니 외국 책이나 논문을 자주 봅니다.
그래서 제 전공분야만큼은 웬만한 영어 원서나 논문, 일본어 원서나 논문은 사전 없이도 별 지장없이 봅니다.
아무래도 전공분야다 보니 보는 대로 눈에 잘 들어옵니다. 뜻도 쉽게 파악하죠.
미국에서 살다 보면 길 지나가며 보는 것도 꼬부랑글자요, 책상 앞에 와도 꼬부랑글자만 있습니다.
처음에는 헷갈리지만 좀 지나면 그게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가끔 우리말로 된 책을 보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돕니다.

2003년 여름 어느 날,
학과사무실에서 영어 보고서를 봤는데 최신 내용으로 제가 일했던 한국으로 보내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더군요.
그래서 학과장 허락을 받고 그 보고서를 받아와서 번역에 들어갔습니다.
이왕이면 보기 쉽게 해서 보내드리는 게 좋잖아요.

자리에 와서 보고서를 전체적으로 죽 훑어보니 정말로 좋은 내용이고 최신정보가 많았습니다.
숨고를 틈도 없이 바로 번역해 나갔습니다.
키보드 왼쪽에 보고서를 놓고 눈으로 읽으면서 바로 타자를 쳐 나갔죠.
제가 타자치는 속도가 좀 빠릅니다. 대학 때는 1분에 500타까지도 쳤으니까요. ^^*

문제는 그때부터입니다.
눈으로 보고 내용을 파악하는 데는 술술 잘 나갔는데,
이를 막상 우리말로 바꾸려고 하니 말이 잘 안 풀리는 겁니다.
영어 문장을 몇 번씩 봐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을 몇 번씩 읽어도 이게 영 어색한 겁니다.
영어 보고서를 한 문장 한 문장 읽고 이해하는 데는 몇 시간 걸리지 않았는데,
이 보고서를 번역하여 우리말로 바꾸는 데는 열흘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렇게 고생해서 번역을 했는데도 말이 어색합니다. 매끄럽지 않아요. 맘에 안 들고...
아무리 읽어봐도 차라리 영어 원문을 그냥 보내주는 게 받는 사람이 이해하기 더 편할 것 같았습니다.
결국 저는 제가 번역한 내용을 보내지 않고 영어 원문을 그대로 한국으로 보냈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내가 늘 쓰는 우리말과 글이지만 내 머릿속에 든 것을 글로 나타내기가 이리도 힘들구나...
평소에는 별 생각 없이 지껄이고 싶은 대로 지껄이고,
쓰고싶은 대로 끼적거렸지만 그게 제대로 된 게 아니었구나...
그저 내가 뭐라고 하건 남들이 대부분 알아들었기에 문법이나 체계도 없이 지껄였구나...
그러고 보니 내가 우리말을 공부한 적이 없네... 학교다니면서 국어시간에 문법을 공부한 게 다네...

그날 바로 인터넷으로 국어책을 주문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책 주문하면 무척 비쌉니다. ^^*
그래도 주문했죠. 남에게 보이고자 해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 내가 창피해서 얼굴 벌게진 채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했습니다.
그때 주문한 책이 우리말 죽이기 우리말 살리기, 우리말답게 번역하기, 우리말의 속살 이렇게 세 권입니다.

며칠 기다려 배달된 책을 읽는데
책을 보면 볼수록 얼굴이 달아오르더군요.
어찌 이런 것도 모르고 함부로 나불거렸나... 예전에 나와 말을 섞은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흉봤을까...
아는 만큼 보인다고,
책 세 권을 읽고 나니 이제는 말하기가 겁나고, 글을 쓰는 게 두려웠습니다.
오히려 더 못쓰겠더군요.
그동안 내가 전공용어라고 떠들고 다닌 게 거의 다 일본말 찌꺼기였다는 것을 알고 받은 충격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그 신선한 충격을 동료와 나누고 싶었습니다.
책을 읽고 무릎을 탁 치는 부분이 나오면,
그 부분을 따서 한국으로 보냈습니다.
제가 있었던 연구실 직원 세 명에게 이메일로 보낸 거죠.

이게 우리말 편지를 보낸 한 계기입니다.

다른 이야기는 다음에...^^*

고맙습니다.

유니클로ㆍ도레이서 배우자 r국제섬유신문

유니클로ㆍ도레이서 배우자

“한국은 앞으로 중국과 동남아에서 만드는 제품의 5배, 10배 이상 가격에도 팔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살아남을 곳이 없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 일본 ‘비즈니스 브레이크스루대(Business BreakThrough University)’학장의 충고다. 그는 “이것이 한국 기업의 도전 과제이지만 한국의 대기업은 도전을 잘 하지 않는다.”고 솔직히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의 섬유ㆍ패션기업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도 유니클로와 도레이의 협력관계를 예증으로 들었다. “패션 의류업체인 유니클로는 섬유업체인 도레이와 함께 탄탄한 파트너십을 발휘하고...............................

Jan 14, 2015

우리말, 토씨 2015-01-1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15.(목요일)
우리 주변에는 작은 것, 사소한 것, 하찮은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도 모두 쓰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때에 따라 그 쓰임이 다른 그 무엇과 견줄 수 없이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보다 더 포근할 거라네요.

저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주로 말하기보다는 남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하고, 이왕이면 쉽게 맘을 터놓을 수 있는 술자리가 좋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제가 술을 좋아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

어제는 네 명이 모여 작은 것, 사소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작은 것이지만 소중할 수 있고, 사소하지만 나중에 크게 쓰일 수 있는...

우리말에는 품사가 있습니다. 이름씨(명사), 움직씨(동사), 그림씨(형용사) 같은 것도 있지만 토씨(조사)도 있습니다.
다른 것은 혼자 쓰일 수 있지만, 조사는 체언이나 부사, 어미 따위에 붙어 그 말과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표시하거나 그 말의 뜻을 도와줍니다. 혼자 쓰일 수는 없습니다.
조사를 순우리말로는 토씨나 걸림씨라고도 합니다.(둘 다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토씨'에는 문법적인 풀이 말고도, 작은 것이나 하찮은 것이라는 뜻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토씨처럼 혼자 쓰일 수도 없는 작은 것도, 그 쓰임에 따라 다른 어떤 것보다도 크게 쓰일 수도 있습니다.
술을 마신다.
술도 마신다.
술만 마신다.
술은 마신다.
이렇게 네 문장은 토씨 쓰임에 따라 뜻이 다 다릅니다. 그것도 크게 다릅니다.
작고 하찮은 토씨 하나로 뜻과 맛을 달리할 수 있는 것이죠.

우리 주변에는 작은 것, 사소한 것, 하찮은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도 모두 쓰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때에 따라 그 쓰임이 다른 그 무엇과 견줄 수 없이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작은 것을 깊게 생각해보는 하루로 살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산보, 산책, 걷기, 거ㅤㄴㅣㄻ]

안녕하세요.

어제 밀가루와 밀가리의 다른 점을 말씀드렸죠?
밀가루로는 국수를 만들고 밀가리로는 국시를 만든다고 말씀드렸는데,
다른 점이 또 있네요.
밀가루는 봉지에 담고, 밀가리는 봉다리에 담는다네요. ^^*

오늘도 아침부터 찌는 듯이 덥네요.
오늘 낮에는 얼마나 삶아댈지 걱정입니다.
이렇게 더위에 시달린 날에는 저녁 먹고 잠시 걷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산책을 하시든, 산보를 하시든, 그냥 걷거나 거니시든 간에...

어떤 분은 '산보'는 일본에서 온 말이니 되도록 쓰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산책이라고 해야 한다네요.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일본에서 온 낱말은 '일본어투 생활용어> ○로 순화', 또는 <일(원어 표시)>처럼 일본말 뿌리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산보'에는 그러한 정보가 없습니다.
그저 '산보'를 '산책'과 같은 말로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말이라는 확실한 증거나 뿌리를 못 찾았다는 거겠죠.

같은 사전에서 '산책'을 찾아보면,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이라고 나와 있고 '산보'와 같은 뜻이라고 풀어놨습니다.

제 생각에는, 짧은 제 생각으로는
산보(散步)를 [산:뽀]라 읽는데 이게 일본말 さんぽ[散步, 상뽀]와 비슷해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에서 웹문서를 검색해 보니
산보 187,560건, 산책 4,068,264건이 나오네요.
어쨌든 우리가 산보보다는 산책을 더 많이 쓰는 게 보입니다. ^^*

북한에서는 '산책로'를 '거님길'이라고 한다네요.
한자를 쓰지 않고 순우리말을 쓰고자 힘쓰는 게 보입니다.
'동의어'라 안 하고 '뜻같은말'이라 하고,
'출입문'이라 안 하고 '나들문'이라 하고,
'합성어'라 안 하고 '합친말'이라 하는 것을 보면 그런 제 생각이 맞나 봅니다.

이야기가 좀 길어졌는데요.
오늘 드릴 말씀은 지금부터입니다.

산보나 산책의 뜻이 운동을 하거나 바람을 쐬고자 이리저리 거니는 것이라면,
'거닐기'나 '거ㅤㄴㅣㄻ'이라고 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그냥 '걷기'라고 해도 좋고요.
네이버 웹문서에 보니 거닐기 18,411건, 거ㅤㄴㅣㄻ 455건, 걷기 1,929,975건이 나오네요.

꼭 산책이라고 해야 시원한 느낌이 들고
산보라고 해야 운동이 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풀잎 하나 입에 물고 조용히 거닐면 그게 더 시원해 보이지 않나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Jan 13, 2015

정부, 섬유산업 전방위 지원 해외시장 진출 확대 노력…섬산련과 대책반 구성............국제섬유신문

정부, 섬유산업 전방위 지원해외시장 진출 확대 노력…섬산련과 대책반 구성
정부가 새해 섬유ㆍ패션 산업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7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2015섬유패션인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글로벌 패션 육성사업 등 한류와 연계한 신흥 시장 진출 사업을 추진해 올해 섬유ㆍ패션 수출 목표 164억 달러를 반드시 달성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정부의 섬유산업 정책 및 지원 방안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밝혀...........................


우리말, 저녁과 저물녘 2015-01-1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14.(수요일)
해가 질 무렵부터 밤이 되기까지의 사이를 '저녁'이라고 합니다.
'저녁'을 '저녘'이라고 잘못 쓰는 것을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

요즘은 낮이 좀 길어졌음을 쉽게 느낍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퇴근할 때 어두웠는데, 지금은 어두울 정도는 아니더군요.

해가 질 무렵부터 밤이 되기까지의 사이를 '저녁'이라고 합니다.
'저녁'을 '저녘'이라고 잘못 쓰는 것을 봤습니다.
아마도 새벽녘, 저물녘 같은 낱말 때문인 것 같습니다.

'녘'은 일부 명사나 어미 '-을' 뒤에 붙어 "어떤 때의 무렵"이라는 뜻으로 씁니다.
그러나 '저녁'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저녁은 그냥 저녁입니다. 저물녘이 아닙니다. ^^*

오늘도 저녁에 약속이 있는데, 일찍 끝내고 들어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오시면 선물을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말편지가 아닙니다.
실없는 소리 좀 하려고요. ^^*

'밀가루'와 '밀가리'의 다른 점을 아세요?
그럼, '학교'와 '핵교'의 다른 점은요?

학교는 다니는 곳이고, 핵교는 댕기는 곳이며,
밀가루로는 국수를 만들고 밀가리로는 국시를 만든다네요. ^^*
무슨 뜻인지 다 이해하셨죠?

제가 왜 이 말씀을 드리냐면,
오늘 서울 코엑스에 가시면 며칠 전에 제가 선물로 드렸던 순 국산 밀로 만든 밀가루와
그제 찧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맛있는 탑라이스를 선물로 받으실 수 있다는 것을 알려 드리려고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누에로 만든 비누도 드립니다. ^^*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코엑스에서 조선일보 주관으로 건강박람회를 합니다.
그곳에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이 참가합니다.
건강박람회에 가시면 간단한 건강검진도 받으실 수 있고
공짜로 암 검진도 받으실 수 있다네요.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에서는
오늘 오후 2시부터 코엑스에서 "웰빙과 우리 농식품 : 기능성 & 우수성"에 대한 세미나를 합니다.
그 세미나에 가시면 선물을 많이 드립니다.

선물은
그제 찧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맛있는 쌀인 탑라이스나,
순 국산 밀로 만든 밀가루와 밀국수 가운데 하나를 드립니다.
선물이 많지 않아 선착순 200명에게만 드립니다. ^^*

그리고
농촌진흥청에서 이런 일을 좀 해달라는 기술수요조사를 해 주시면
누에로 만든 비누도 드립니다. 하나에 4천 원짜립니다. ^^*

어제 서울 가서 그 선물을 준비해 놓고 왔습니다. 사진을 붙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Jan 12, 2015

우리말, 에라, 잘코사니라 2015-01-1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13.(화요일)
미운 사람이 불행을 당하면 고소한 마음이 들 때가 있는데, 이때 쓰는 말이 ‘잘코사니’라는 말이다. “잘난 척 하더니 에라, 잘코사니다.”처럼, ‘잘코사니’는 미운 사람의 불행을 고소하게 여길 때 쓰는 순 우리말이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에라, 잘코사니라-성기지 학술위원

올해는 양띠 해라고 한다. 한평생 가족, 이웃, 친구들과 더불어 사는 양은 그 생김새만큼이나 순하고 어진 동물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도 이들과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새 마음으로 새 결심을 하는 이맘때가 되면, 지난 한 해 동안 만나왔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되돌아보게 되는 듯하다.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대개는 사람에 대한 미움과 짜증이다. 우리 주위에는 정서적인 긴장을 주고 짜증을 일으키는 미운 사람이 있다. 이런 미운 사람이 불행을 당하면 고소한 마음이 들 때가 있는데, 이때 쓰는 말이 ‘잘코사니’라는 말이다. “잘난 척 하더니 에라, 잘코사니다.”처럼, ‘잘코사니’는 미운 사람의 불행을 고소하게 여길 때 쓰는 순 우리말이다.

하지만 잘코사니 여긴다고 해서 상대방에 대한 미움과 짜증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깨끗하게 비우기 위해서는 미운 감정도 깨끗하게 씻어내야 하겠다. 미운 사람일수록 그 사람을 용서하고 오히려 도움을 베푼다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이렇게 “잘못된 것을 용서하고 도와주다.”는 뜻으로 쓰는 우리말이 바로 ‘두남두다’라는 말이다. 이번 세밑에는 미운 사람이 불행을 당하면 잘코사니 여기지 말고 두남두는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아젠다와 어젠다]

아젠다...

작년 이맘 때 탑라이스 건으로 주둥이를 잘못놀려 혼난적이 있습니다.
2007년 7월 17일 제헌절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불똥이 잘못튀면 혼날 것 같아 조용히 있으려다... 그래도...
할소리 하다 경고 한 번 더 받으면 본디 일하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우리 청에서 15대 '아젠다'를 설정했습니다.
여기서 '아젠다'가 아니라 '어젠다'입니다.

로마자 e를 거꾸로 해 놓은 발음기호는
로마자 표기법에 따르면 [어]로 읽습니다.
그래서 center도 '센타'가 아니라 '센터'가 맞아 '시군농업기술센터'라고 합니다.

또한,
영어에서는 어말의 -a는 '아'로 적는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어젠'더'가 아니라 어젠'다'입니다.
(data는 굳어진 낱말이라서 예외로 데이터를 인정함)

외래어는 모두, 모조리 국립국어원 외래어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우리말 발음을 정합니다.
2003년 국립국어원에서 외래어심의위원회를 열어 agenda를 [어젠다]라는 외래어로 올렸습니다.

어쨌든
어떤 내용과 형식으로 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을 뜻하는 agenda는
'아젠다'가 아니라 '어젠다'입니다.

조심스럽네요. 간이 작아서...

우리말, 우리는 한국인인가?(박남 님 편지) 2015-01-1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12.(월요일)
.
안녕하세요.

아침 일찍 나주에 다녀오느라 편지가 좀 늦었습니다.

오늘은 박남 님이 보내주신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요즘 언론에 난무하는 기사들을 보고 심난한 마음에 몇 자 적습니다.

최근 언론에 난 기사를 보면 [규제 기요틴] [체육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같은 단어들이 있더군요.
어떤 규제가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하거나 혹은 부실하다면 이는 마땅히 고치거나 폐지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그런데 그런 규제들이 대체 얼마나 잘못됐길래 [단두대]에서 처형시켜야 할까요?
더욱이 우리말 [단두대]가 있는데도 왜 굳이 정부가 나서서 [기요틴]이란 국적 불명의 단어를 쓰는 겁니까?
무슨 언어생활이 이토록 살벌하고 처절한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한편으로 부정부패나 범죄들이 있다면 그것은 비단 체육계 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척결돼야 할 것입니다.
그럼 그것도 "단 한 번의 부정 비리만으로도 직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하면 안되나요?
한국어의 수호자요 대변자여야 할 대한민국 정부가 왜 이토록 한국어를 부정하는데 앞장서고, 국적 불명의 언어들을 정부 발표랍시고 하는 겁니까?

진심으로 묻겠습니다.
우리는 한국에 살고 있습니까? 코리아에 살고 있습니까?
우리는 한국인입니까? 코리안입니까?
우리는 한국어를 말하나요? 코리안을 말하나요?

성박사님께서 가끔 "어제 TV에서 본 내용 중 잘못된 내용"이라고 지적해 주시는 경우가 있죠?
위의 경우를 보면, 그런 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대내외적으로 발표하는 정책이나 선언들이 "한국어의 탈을 쓴 외국어"인 경우가 비일비재 하니까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란 말은 대체 무슨 뜻인가요?
이런 걸 "한국어"라고 읽고 쓰고 이해해야 할까요?
그런 의미에서, 매일 [성제훈의 우리말123]이란 메일을 받아 열어보는 것도...참 쓰잘데 없는 일이 아닌가 하는...자괴감과 회의감이 듭니다.
게다가 요즘 곳곳에서 들리는 "커피 나오셨습니다""잔돈 1천5백원이세요""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같은 얼토당토 않은 한국어까지...
2015년 1월의 대한민국...과연 제정신들입니까?


고맙습니다.

Jan 11, 2015

우리말, 많다와 잦다(2) 2015-01-0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9.(금요일)
제 생각에 '잦다'는 간격을 기준으로 한 표현인 것 같고, '많다'는 전체 횟수를 기준으로 한 표현인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를 보시고 유영희 님이 댓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유영희 님의 허락을 받고 여러분과 같이 읽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잦다'와 '많다'의 쓰임에 대한 편지 잘 받아보았습니다. 제 생각에 '잦다'는 간격을 기준으로 한 표현인 것 같고, '많다'는 전체 횟수를 기준으로 한 표현인 것 같아요. 그래서 '많다'라는 것이 딱히 바르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상황으로 보아 '잦다'라는 표현이 적절할 때가 많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그리고 이와는 관계없는 의견이 하나 있는데, 답장 쓰는 김에 내친 김에 더 쓸게요.
요즘 구제역이 또 발생해서 걱정이 많습니다. 최근 어느 신문에 우리에 있는 소 사진을 싣고 언젠가 구제역이 발생해서 소 67,000마리를 살처분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처분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산 채로 매장하는 건데 살처분이라고 하면 마치 죽여서 처분한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들어서 뭔가 상황의 심각성을 흐리게 하는 기능을 한다고 봅니다. 게다가 '살처분'이라는 말이 국어사전에는 아직 올라와 있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 혼자 '생처분'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저희 애한테 말했더니,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하네요.
살처분이라면 '죽인 후 없앤다'가 아니라 '죽이는 방법으로 처리한다'의 의미라고 이해할 수 있고, 실제로 저희 아이는 그렇게 생각해서 별 무리 없어 보인다고요. 오히려 '생처분'이라고 하면 '산 채 매장한다'가 아니라 '살아있게 한다'로 오해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 말을 듣고 국어사전에는 없는 단어지만 인터넷에서 '살처분'을 쳐보니, 구제역에 전염된 동물들을 처리하는 방법에는 '생매장처분'과 '소각처분'이 있다고 합니다. '소각처분'은 '죽인 후 태워 없앤다'여서 '죽인 후 없앤다'에 해당하더라고요. (어떻게 죽이는지는 아무리 찾아도 없네요.)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생매장처분'을 주로 쓰고 있지만, 일부 '소각처분'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그렇다면 오해의 여지도 있고 사실과도 딱 맞지 않는 '생처분'이라는 단어로 바꾸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이네요. 경각심을 살리자고 '생매장처분' '소각처분' 이렇게 구분해서 쓰자고 할 수도 없는 일이고요.

사람이 고기를 값싸게 많이 먹기 위해서 대량사육하다가 동물들이 병에 걸리고 생매장도 당한다고 생각하니 새삼스레 가슴이 저며오는 기분이 들고 고기맛도 뚝 떨어져요. 그런데 살처분이라고 하면 당연히 죽어야 할 동물을 '죽여서' 없애는 것 같아서 다른 단어로 바꾸면 좋겠는데, '생처분'도 딱 맞는 것 같지는 않아요. 좋은 단어가 없을까요?

이미 있는 바른말 쓰기 운동하기도 어려운데, 없는 말 생각하자고 의논 드리니 짐을 하나 얹어 드리는 것 같네요.
그래도 의논드릴 데가 여기밖에 없군요. ㅠ.ㅠ

고맙습니다.

우리말, 많다와 잦다 2015-01-08

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8.(목요일)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어찌씨(부사)는 '상당히' 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오늘까지 꽤 춥다고 합니다. 옷 잘 챙겨 입으시길 빕니다. ^^*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이 좀 있어서 일찍 나왔는데, 무척 춥네요. ^^*

오늘 아침 KBS뉴스에서 앵커가 '오늘 많이 춥다'고 했습니다.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추위나 더위의 정도를 나타내는 어찌씨(부사)는 '상당히' 나 '꽤'를 써야 바릅니다.
오늘까지 꽤 춥다고 합니다. 옷 잘 챙겨 입으시길 빕니다. ^^*

많이 춥다처럼 자주 잘못 쓰는 게 '잦다'입니다.
여러 차례로 거듭되는 간격이 매우 짧거나 잇따라 자주 있는 것은 '잦다'를 씁니다.
기침이 많다, 외박이 많다, 사고가 많다처럼 쓰는데,
이는 '잦다'를 써야 바른 거죠.
기침이 잦다, 외박이 잦다, 사고가 잦다처럼 써야 바릅니다.

매서운 추위가 잦습니다.
이렇게 무척 추운 날씨에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게 좋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Jan 7, 2015

우리말, 에어캡 -> 뽁뽁이 2015-01-07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7.(수요일)
뽁뽁이는 공기가 들어간 폴리에틸렌 필름으로 누르면 '뽁뽁'거리는 소리가 나서 그렇게 이릅니다.
영어로는 에어캡이라고 하는데,
이를 다듬은 말로 국립국어원에서 '뽁뽁이'를 선정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추워지니 유리창에 뽁뽁이를 붙이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
뽁뽁이는 공기가 들어간 폴리에틸렌 필름으로 누르면 '뽁뽁'거리는 소리가 나서 그렇게 이릅니다.
영어로는 에어캡이라고 하는데,
이를 다듬은 말로 국립국어원에서 '뽁뽁이'를 선정했습니다.
관련 기사를 잇습니다.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50105123706214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완충 포장이나 단열을 위해 사용하는 에어캡(air cap)의 속칭 '뽁뽁이'가 한국어 순화어로 공식 선정했다.

국립국어원은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 '말터'(malteo.korean.go.kr)를 통해 '에어캡'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백패킹'(backpacking) '오티피'(OTP·One Time Password) '파노라마 선루프'(panorama sunroof) 등 5개 단어를 대신할 어휘를 공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 '뽁뽁이', '에어캡' 대신할 공식 순화어로 선정
에어캡은 공기가 들어간 폴리에틸렌 필름을 일컫는다. 완충 포장이나 단열에 쓰이며, 누르면 '뽁뽁'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해 '뽁뽁이'로 다듬었다.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한 채로 즉석음식 등을 구매하는 상점이나 이같은 판매 방식을 뜻하는 '드라이브스루'는 '승차 구매(점)'로 갈음했다.

배낭여행을 가리키는 말이었던 백패킹은 '배낭 도보여행' 또는 '등짐 들살이'로, 인터넷뱅킹 보안 기술의 하나인 OPT는 '일회용 비밀번호'로, 차량 지붕 전체를 강화유리 등으로 덮은 파노라마 선루프는 '전면 지붕창'으로 각각 순화했다.

다듬은 말로 선정된 단어를 제안한 사람에게는 상품권을 준다.

지금까지 다듬은 말은 국어원 누리집(www.korean.go.kr)이나 '말터'의 '이렇게 바꿨어요!' 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맙습니다.

Jan 6, 2015

‘甲질’ 바이어 본때 보였다. ......... 국제섬유신문

‘甲질’ 바이어 본때 보였다.대형 의류수출벤더 상습 클레임 바이어 선제적 반격


국내 글로벌 벤더들 잦은 클레임 가격 후려치기 강경대응
美 대형바이어 대량오더 집단 수주 거부 버릇고치기 동조


글로벌 의류수출 벤더들의 위상이 급속히 강화되면서 이들 벤더들의 대형 바이어 공략 전략도 약자적 ‘을’의 입장에서 탈피해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들 벤더들은 대형 바이어라 하더라도 클레임을 자주 걸어 손실을 입힌 경우에는 아무리 큰 빅 바이어라도 과감이 오더를 거부하는 강경기조................

우리말, 개개다와 개기다 2015-01-0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6.(수요일)
기존 표준어 '개개다'는 "성가시게 달라붙어 손해를 끼치다"라는 뜻으로 쓰고,
'개기다'는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하다"라는 뜻의 속된 표현으로 쓰는
별도의 낱말로 사전에 올린 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이 소한이라는데, 날씨는 포근하네요. ^^*
날씨는 이렇게 좋은데, 저는 어제 좀 힘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요즘 인사를 하고 있는데,
제가 기획실에서 나와 연구실로 갔고,
연구실에서 근무하기를 고집하는 바람에 인사하기가 좀 어려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연구직으로서 연구행정업무를 벗어나 본연의 연구 업무로 돌아가기를 바라지만,
저의 그런 욕심(?)때문에 누군가 피해를 봤나 봅니다.
꼭 저때문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먼발치에서 그런 소문을 들으니 맘이 편하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제 인사 담당자를 찾아가서
개기지 않고 시키는 대로 하겠으니 편하게 인사를 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연구실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을 하는데, 마음이 아프더군요. 저는 연구직인데...

흔히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하는 것을 '개기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낱말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표준말이 아니었습니다.
굳이 쓸려면 '개개다'로 써야 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실생활에 널리 사용돼 온 낱말 13개를 지난 12월 15일 표준어로 정해서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에 반영했습니다.
그때 ‘개기다’를 표준어로 올렸습니다.
기존 표준어 '개개다'는 "성가시게 달라붙어 손해를 끼치다"라는 뜻으로 쓰고,
'개기다'는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하다"라는 뜻의 속된 표현으로 쓰는
별도의 낱말로 사전에 올린 겁니다.

저는 인사와 관련하여 개기지는 않았으나,
저 때문에 인사가 꼬인다면 더는 고집을 피우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여전히 맘은 편하지 않네요. ^^*

고맙습니다.

Jan 5, 2015

분산염료 할당관세 ‘2%’로 ............... 국제섬유신문

분산염료 할당관세 ‘2%’로정부, 현행 수입염료 기본관세 8%서 대폭 하향결단


중국산 염료 작년부터 100~200% 급등따라 염색업계 경영악화
패션칼라조합연은 건의 수용 업계 연간 30억 절감효과

정부가 지난해부터 폭등한 수임 염료가격으로 인한 염색가공업계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분산염료에 대해 할당 관세가 적용된다.

이는 한국패션칼라조합연합회(회장 김해수)가 중국으로부터 거의 전량 수입하고 있는 분산염료 가격 폭등으로 염색가공업계의 원가부담 가중으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며 할당관세 적용을 건의한데 따라 정부가 이를 수용...............

우리말, ‘어줍다’와 ‘어쭙잖다’ 2015-01-0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5.(화요일)
우리는 ‘어줍게’보다는 ‘어줍잖게’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지만, 바른 표현이 아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어줍다’와 ‘어쭙잖다’

우리말에 ‘어줍다’는 말이 있다. 서투르고 어설픈 것을 표현할 때, 또는 어쩔 줄을 몰라 겸연쩍거나 어색한 모습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남자가 맞선을 보면서 시선 처리를 잘 못하고 말을 더듬는다든지 하면 “그 남자는 맞선을 보면서 무척 어줍어했다.”라고 쓸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어줍다’는 말은 ‘수줍다’와 비슷한 점이 있다. ‘수줍다’는 “숫기가 없어 다른 사람 앞에서 부끄러워하다.”는 뜻으로, “그 여자는 맞선을 보면서 몹시 수줍어했다.”처럼 쓰인다. 그러니까 어줍은 남자와 수줍은 여자가 맞선을 보게 되면, 얼마나 어색한 자리가 될 것인가.

우리는 ‘어줍게’보다는 ‘어줍잖게’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지만, 바른 표현이 아니다. ‘어줍다’가 “서투르고 어설프다”는 뜻이니까 ‘어줍잖다’라고 하면 그 반대인 “세련되다”는 뜻을 나타내야 이치에 맞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서투르고 어설픈 것을 표현할 때 ‘어줍잖다’, ‘어줍잖게’처럼 말하고 있다. 이것은 ‘우연하게’라고 말해야 할 자리에 ‘우연찮게’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어줍다’는 표준말이지만, ‘어줍잖다’는 표준말이 아니다.

그런데 ‘어줍다’와 비슷한 말로 ‘어쭙잖다’라는 말이 있다. 아주 서투르고 어설플 때, 또는 비웃음을 살 만큼 분수에 넘치는 짓을 할 때 ‘어쭙잖다’라는 말을 쓴다. 가령 “그런 어쭙잖은 실력으론 우리 회사에서 배겨나지 못할 거야.” 한다든지, “변변한 벌이도 없으면서 어쭙잖게 자가용을 몰고 다니냐?”라고 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때의 ‘어쭙잖다’를 ‘어줍잖다’로 잘못 발음하고 있는 것이다.

성기지/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

고맙습니다.

Jan 4, 2015

2015년 세계 섬유시장 경기전망 .......... TEXTOPIA(한국섬유개발연구원)

2015년 세계 섬유시장 경기전망


1. 뉴욕
2. LA
3. 상해
4. 파리
5. 이스탄불
6. 바르샤바
7. 홍콩
8. 상파울로
9. 보고타
10. 광저우
11. 호치민
..........................................


**>> 도표,사진,첨부자료 등은 원문 참조 바랍니다.
            1)위에 "Site Link"라고 된곳에 주소를 "클릭" 합니다.
            2)그러나 주소를 클릭 했지만 "로그인"... 등으로 나오는 경우는 해당 주소
               (예 : www.kotra.or.kr, www.textopia.or.kr)를 직접 주소창에서 입력 하시고,
               그 사이트의 회원으로 가입(무료) 하신 후 열람이 가능 하다는 의미 입니다.

            위와 같이 직접 그 사이트에 들어가 보시면 보다 많은 소중한 자료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우리말, 지루하다/지리하다 2015-01-0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2.(금요일)
표준어 규정 제11항에는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하여 발음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고 돼 있습니다.
그에 따라 '상치'가 '상추'로, '미싯가루'가 '미숫가루'로 바뀌어 표준어가 된 겁니다.
안녕하세요.

새 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바라는 모든 일 다 이루시길 빕니다.
저는 오랜만에 본연의 업무를 하는 연구실로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행정에서 벗어나 연구를 열심히 해서 우리나라 농업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말 편지는 꾸준하게 보내겠습니다.
우리말 편지가 10년 넘도록 틀이 바뀌지 않아 조금은 지루하다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처럼 하겠습니다.
제가 공부한 것을 여러분과 나누면서 작지만 지치지 않게 나가겠습니다.

지루하지 않게
지루하다와 지리하다를 갈라보겠습니다. ^^*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같은 상태가 오래 계속되어 따분하고 싫증이 나다"란 뜻을 지닌 낱말은
'지리하다'가 아니라 '지루하다'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지리하다'를 찾아보면 '지루하다'의 잘못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표준어 규정 제11항에는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하여 발음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고 돼 있습니다.
그에 따라 '상치'가 '상추'로, '미싯가루'가 '미숫가루'로 바뀌어 표준어가 된 겁니다.

우리말 편지가 조금은 지루하더라도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편지를 읽어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제가 쓰는 컴퓨터를 바꿨습니다.
아직 정리가 덜 되서 예전에 보낸 편지를 붙이지 못했습니다.
다음주나 다다음주부터는 예전에 보낸 편지를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

우리말, 요즘 쓸 말 2014-12-3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2. 31.(수요일)
아침 뉴스에
일몰, 일출이라 하지 않고
해넘이, 해맞이라는 자막이 나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
안녕하세요.

2014년이 역사 속으로 조용히 넘어가네요.

아침 뉴스에
일몰, 일출이라 하지 않고
해넘이, 해맞이라는 자막이 나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

요즘 흔히 쓸 수 있는 말을 소개합니다.
1. 00년을 맞는 설레임으로...
>> '설레다'가 움직씨(동사)의 기본형이므로 모음 뒤에 '-ㅁ'이 붙은 '설렘'이 바른 표기입니다.
00년을 맞는 설렘으로...

2.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의 앞날에...
>>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의 앞날에...

3. 00님이 입장하고 계십니다.
>> 입장은 入場(にゅう-じょう)이라는 일본말 찌꺼기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들어감'으로 다듬었습니다.
00님이 들어오고 계십니다고 하시면 됩니다.

4. 00님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 말씀이 계시는 게 아닙니다. 말씀이 있는 겁니다.
00님의 말씀이 있겠습니다나 00님이 말씀하시겠습니다가 바릅니다.

5. 식이 끝나고 나가시는 출구는 이쪽이 되겠습니다.
>> 出口(でぐち)는 일본어 찌꺼기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나가는 곳', '날목'으로 다듬었습니다.
나가는 곳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이쪽이 되겠습니다도 말이 안 됩니다. 이쪽입니다가 바릅니다.
>> 식이 끝나면 이쪽으로 나가십시오나 식이 끝나고 나가시는 곳은 이쪽입니다가 좋습니다.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말을 수도 없이 하면서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우리말을 다듬겠다는 약속과 함께
제 마음속에서도 2014년을 역사 속으로 넘깁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우리말, 소나기술과 벼락술 2014-12-3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2. 30.(화요일)
우리말에 '소나기술'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보통 때에는 마시지 아니하다가 입에만 대면 한정 없이 많이 마시는 술"로 '벼락술'이라고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아무래도 연말이다보니 술자리가 잦네요.
건강 잘 챙기시면서 술드시기 바랍니다.

저는 요즘 술을 자주 마시지 않습니다. 되도록이면 이핑계 저핑계 대며 자리에 안가려고 애씁니다.
저도 나이를 먹어감에따라 점점 마시는 양이나 자리 횟수를 줄여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그렇게 잘 참다가도 한번 입에 대면 예전 버릇이 나와 많이 마시게 됩니다. 그걸 참아야 하는데...

우리말에 '소나기술'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보통 때에는 마시지 아니하다가 입에만 대면 한정 없이 많이 마시는 술"로 '벼락술'이라고도 합니다.
이렇게 막소주를 배가 부르도록, 더구나 안주도 없이 쭉쭉 소나기술로 마셔 댔으니, 온전할 턱이 없었다처럼 씁니다.

어제 저녁에는 기획실 환송회라서 소나기술을 마셨습니다.
오늘은 고향 친구를 만나는데, 벼락술 마시지 않도록 잘 참아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엉터리 말과 자막]

안녕하세요.

어제저녁 6:47에 KBS에서 '금슬이 좋다'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금슬'은 "거문고와 비파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고,
"부부간의 사랑"은 '금실'입니다.
KBS에 있는 자막 내보내는 기계가 더위를 먹었나 봅니다. ^^*

어젯밤 MBC 마감뉴스에서 한 기자가
"지리한 국회 공방..."이라고 했습니다.

'지리하다'는 '지루하다'의 잘못입니다.
표준어 규정, 제1부 표준어 사정 원칙, 제2절 제11항에 보면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하여 발음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 게 있습니다.
그에 따라
깍정이가 아니라 깍쟁이고,
나무래다가 아니라 나무라다이고,
상치가 아니라 상추입니다.

'지루하다'도 본디는 '지리(支離)하다'가 표준어였지만,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하여'
지금은 '지루하다'가 표준어입니다.
"시간을 너무 오래 끌어 따분하고 싫증이 나다"는 뜻의 낱말은,
'지리하다'가 아니라 '지루하다'입니다.

저는 텔레비전이 참 고맙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무슨 반찬으로 우리말 편지를 차릴지 고민하는데,
이렇게 텔레비전이 도와주잖아요.
엉터리 자막과 말로...^^*

고맙습니다.

우리말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