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6, 2015

우리말, 개개다와 개기다 2015-01-0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5. 1. 6.(수요일)
기존 표준어 '개개다'는 "성가시게 달라붙어 손해를 끼치다"라는 뜻으로 쓰고,
'개기다'는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하다"라는 뜻의 속된 표현으로 쓰는
별도의 낱말로 사전에 올린 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이 소한이라는데, 날씨는 포근하네요. ^^*
날씨는 이렇게 좋은데, 저는 어제 좀 힘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요즘 인사를 하고 있는데,
제가 기획실에서 나와 연구실로 갔고,
연구실에서 근무하기를 고집하는 바람에 인사하기가 좀 어려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연구직으로서 연구행정업무를 벗어나 본연의 연구 업무로 돌아가기를 바라지만,
저의 그런 욕심(?)때문에 누군가 피해를 봤나 봅니다.
꼭 저때문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먼발치에서 그런 소문을 들으니 맘이 편하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제 인사 담당자를 찾아가서
개기지 않고 시키는 대로 하겠으니 편하게 인사를 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연구실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을 하는데, 마음이 아프더군요. 저는 연구직인데...

흔히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하는 것을 '개기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낱말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표준말이 아니었습니다.
굳이 쓸려면 '개개다'로 써야 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실생활에 널리 사용돼 온 낱말 13개를 지난 12월 15일 표준어로 정해서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에 반영했습니다.
그때 ‘개기다’를 표준어로 올렸습니다.
기존 표준어 '개개다'는 "성가시게 달라붙어 손해를 끼치다"라는 뜻으로 쓰고,
'개기다'는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하다"라는 뜻의 속된 표현으로 쓰는
별도의 낱말로 사전에 올린 겁니다.

저는 인사와 관련하여 개기지는 않았으나,
저 때문에 인사가 꼬인다면 더는 고집을 피우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여전히 맘은 편하지 않네요. ^^*

고맙습니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