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28, 2013

우리말, 희귀난치질환 2013-06-27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27.(목요일)
불치병과 난치병이 다르고,
불임과 난임이 다르듯,
희귀병과 희소병도 다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뉴스에 '희귀병'이 많이 나오네요.
어제 보건복지부에서 '4대 중증질환 치료, 모두 건겅보험으로 해결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는데,
그와 관련된 보도인 것 같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희귀병과 희소병은 다릅니다.

희귀(稀貴)한 것은 드물어서 특이하거나 매우 귀한 것이고,
희소(稀少)한 것은 매우 드물고 적은 것입니다.
희귀나 희소나 드문 것은 같지만, 귀한 것은 희귀에만 들어갑니다.

따라서
희소병이라고 하면, 그런 병이 별로 없어서 고치기 까다로운 병을 뜻할 것이고,
희귀병이라고 하면, 매우 드물고 귀한 병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런 병을 앓는 사람이 드물어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도 몰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그 병이 '귀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병은 희소할 수는 있어도 희귀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의사나 연구자가 보기에,
그런 사례가 정말 드문데,
이번에 마침 내가 담당하는 환자가 그런 사례라서 연구하기에 매우 귀중한 병이라면
희귀병이라고 할 수는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억지로 만든다면요.
그러나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희귀병이라 쓰면 안 된다고 봅니다.

이 편지를 쓰면서 보건복지부 보도자료를 뒤져보니,
보건복지부에서 '희귀난치질환'이라고 써서 보도자료를 냈더군요.

불치병과 난치병이 다르고,
불임과 난임이 다르듯,
희귀병과 희소병도 다릅니다.

나도 모르게 쓰는 말 한마디에 누군가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늘 말조심하며 살 일입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희귀병과 희소병 모두 아직 사전에 오르지 못한 낱말입니다.
사전에 오르기 전에 바르게 쓰는 게 굳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세리머니가 아니라 뒤풀이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저녁 KBS2 1대100에서 최초의 우주여행객이 누구인가라는 문제가 나왔고 답이 '개'였습니다.

객(客)은 이름씨(명사)로는 찾아온 사람, 집을 떠나 여행길을 가는 사람을 뜻하고,
뒷가지(접미사)로는 "어떤 사람의 뜻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곧, 객은 사람에게만 씁니다.
따라서 최초의 우주 여행객은 개가 아니라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고,
우주선에 실려 지구 궤도에 발사되었던 세계 최초의 생물체는 Laika라는 이름의 개입니다.

어젯밤에 본 KBS2 상상플러스를 좀 들여다 볼게요.
뭔가를 자세히 풀 때 '즉,'이라고 하는데, 이는 '곧,'이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지금 시작됩니다'라고 하는데, 이는 '지금 시작합니다'가 맞습니다.
곧 내보낼 방송을 누구에서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KBS에서 방송을 내 보내는 것이므로,
시작됩니다가 아니라 시작합니다가 맞습니다.

계속됩니다도 마찬가집니다 4,800만 모든 국민이... 때까지 계속됩니다가 아니라
계속합니다가 맞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공이 빗나간 게 아니라,
아깝게 빗나간 겁니다.
간발(間髮, かんはつ[간바쯔])은
사이 간 자와 터럭 발 자를 써서 '터럭 하나 차이'라는 뜻으로,
아주 작은 차이를 뜻하는 일본어투 말입니다.

문제를 맞히고 나면 난나나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는 것을 '세리머니'라고 했는데,
2002년에 문화관광부에서 '언론 외래어 순화를 위한 국어순화분과위원회'를 열어 '골 세리머니'를 '득점 뒤풀이'로 바꿨습니다.
문제의 답을 맞히고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는 것은 '세리머니'가 아니라 '뒤풀이'입니다.

언론이 앞장서서 그런 낱말을 써 줘야 하는데,
어떻게 된 게 공영방송이 나서서 세리머니라는 낱말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언론재단이 2006년 국민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한국의 언론사 가운데 가장 믿을 수 있고 가장 영향력이 큰 언론사는 KBS라고 했습니다.
신뢰도에서도 KBS는 36.3%로 다른 언론보다 높았습니다.
시사저널이 조사한 언론사별 영향력 부문에서 KBS는 지난 6년 동안 1위를 지켰다고 했습니다.

국민의 그런 신뢰에 걸맞게 방송해 주시길 빕니다.

우리말123

Jun 26, 2013

우리말, 사회복지사, 불임/난임 2013-06-2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26.(수요일)
국가가 공인자격증을 발급하는 전문직인데도 그동안 사전적 의미가 없는 단어였던 ‘사회복지사’가 국어사전에 등재됐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언론에 난 기사 두 개를 소개합니다.

1. '사회복지사'가 국어사전에 오른다는 기사입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6/20/2013062000426.html

국가가 공인자격증을 발급하는 전문직인데도 그동안 사전적 의미가 없는 단어였던 ‘사회복지사’가 국어사전에 등재됐다고 동아일보가 20일 보도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국립국어원 ‘2013년도 1분기 국어사전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부터 ‘사회복지사’가 표제어로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국어원은 이 신문에 “‘사회복지사’가 사회적으로 널리 쓰이는데도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판단해 개정했다”고 밝혔다.

사회복지사라는 단어가 국어사전에 등재된 것은 최근 사회복지사들이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의 중요성과 고충이 여론의 조명을 받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회복지사들의 노력도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지난 4월 22일 “통계청 한국직업표준분류상에는 ‘사회복지사’의 정의가 나와 있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는 내용의 공문을 국립국어원에 보낸 바 있다.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으로 설명됐다. 현재 전국 1만여 개 사회복지시설에 6만여 명, 시군구 공공기관에 1만400여 명의 사회복지사가 근무한다. 국립국어원 측은 이 신문에 “사전에 당연히 올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회복지사’가 등재돼 있지 않아 놀랐다”면서 “국어원에 요청이 들어온 것은 사회복지사 지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2. 몇몇 불임 부부들이 인도 여성을 대리모로 구해 아이를 낳는다는 기사입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6/26/2013062600077.html

이 기사는 이곳에 옮기지 않겠습니다. 보고 싶으시면 위에 있는 주소에 들어가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불임(不妊)입니다.

자주 말씀드렸듯이,
불치병은 아무리 용을 써도 치료할 수 없는 병이고,
난치병은 어렵긴 하지만 고칠 수 있는 병입니다.

불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임은 제아무리 좋은 방법을 가져다 들이대도 애를 밸 수 없는 것이고,
난임은 어렵긴 하지만 여러 가지로 힘쓰면 애를 밸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불임'과 '난임'의 뜻이 다르기에
몇 년 전부터 '난임'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랐습니다.
이제는 불임과 난임을 갈라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애를 갖지 못해 힘들어하는 부부에게 '불임' 때문에 고생한다고 하면 안 됩니다.
불임이 아니라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겁니다.

위에 있는 기사에서
애를 가질 수 없는 분들이 인도에서 대리모를 구한다는 뜻이므로 '불임'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천사를 기다리는 난임 부부에게 좋은 소식이 있기를 빕니다.
하늘나라 어디에선가 엄마 아빠를 찾아오고 있을 겁니다. 다만, 좀 천천히 오고 있을 뿐이죠.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건하다와 거나하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일터에 나왔습니다.
어제저녁에 술을 마셨거든요.

어제저녁은 그동안 우리 과에서 일했던 머드러기 박남건 박사가 제주도 난지농업연구소로 돌아가는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습니다.
3년이 넘게 타향에서 남들을 위해 고생하다
이제야 돌아가게 된 박 박사님의 눈가가 촉촉하더군요.

어제는 다들 건하게 먹었습니다.
그러니 다들 거나해졌죠. 해닥사그리한겁니다.

오늘은 건하다와 거나하다를 알아볼게요.

흔히,
저녁을 푸짐하게 먹었을 때 '거나하게 먹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건하게 먹었다'고 해야 합니다.

'건하다'는
그림씨(형용사)로 "아주 넉넉하다."는 뜻입니다.
'거한 술자리'는 '건한 술자리'라고 해야 하고,
'거한 환송회'는 '건한 환송회'라고 해야 합니다.
어젯밤 박 박사님 환송회 때 건하게 먹었습니다. ^^*

'거나하다'도
그림씨(형용사)로 "술 따위에 취한 그 기운이 몸에 돌기 시작하는 상태에 있다."는 뜻입니다.
거나한 목소리, 거나하게 취한 얼굴, 술기운이 거나하게 돌다처럼 씁니다.
어젯밤에 건하게 먹고 거나한 얼굴로 들어갔습니다. ^^*
이 '거나하다'의 준말이 '건하다'입니다.
앞에서 본 넉넉하다는 것과 같은 '건하다'죠.

그래서 헷갈리나 봅니다.

정리하면,
'거나하다'는 술 취한 것을 뜻하고,
'건하다'는 넉넉한 것을 뜻합니다.
다만' 거나하다의 준말이 건하다이므로 건하게 취한 얼굴도 말이 됩니다.

다시 한번
박남건 박사님의 복귀를 축하드리고,
박 박사님의 앞날에 항상 기쁨과 행복이 함께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Jun 20, 2013

우리말, 99일 뒤.. 2013-06-2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20.(수요일)
이제 99일만 있으면 농촌진흥청으로 돌아갑니다.
그동안도 참았는데 고작 석 달 열흘 못 참겠어요?
아마 물구나무를 서 있어도 그 시간은 갈 겁니다. ^^*
안녕하세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농촌진흥청에서 농업을 연구하는 연구원입니다.
지금은 잠시 국무조정실(지난 정부에서는 국무총리실)에 파견을 나와 있습니다.
지난 2001년 9월에 파견을 나와서 1년 9개월째 이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99일만 있으면 농촌진흥청으로 돌아갑니다.
그동안도 참았는데 고작 석 달 열흘 못 참겠어요?
아마 물구나무를 서 있어도 그 시간은 갈 겁니다. ^^*

앞에서 '석 달 열흘'이라고 했는데요.
오늘은 '석 달'과 '세 달'을 알아보겠습니다.

표준어 규정에 따르면 단위 이름씨(명사) '돈, 말, 발, 푼'과 어울려 쓸 때는 '서/너'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냥, 되, 섬, 자'와 어울려 쓸 때는 '석/넉'을 표준어로 인정한다고만 밝히고 있습니다.(관련 규정: 표준어 사정 원칙, 제2장 제4절, 제17항)
이러한 규정에 명시하지 않은 단위 명사는 '세/석'이 단위 명사와 자연스럽게 어울려 쓰인다면 둘 다를 표준어로 인정하여 쓰되, '세'를 원칙 표기로 보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3개월은
전통적으로는 '석 달'이 맞는데, 요즘은 '석 달', '세 달' 모두 바르다고 봅니다.

저는 석 달 뒤에 흙을 만지러 갑니다.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깔짝거리는 것보다
흙을 만지며 연구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함박꽃과 함박웃음]

안녕하세요.

딸내미와 떨어진 지 한참 되어서 애가 무척 보고 싶네요.
저를 보면 활짝 웃으면서 달려올텐데...

오늘은 제 딸을 생각하면서 편지를 쓸게요.
요즘 밖에 보면 작약이 많이 피어있을 겁니다.
함박꽃 작(芍) 자와 약 약(藥) 자를 써서 '작약'이라 합니다.
곧, 함박 웃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작약입니다.
마땅히 함박꽃이 작약입니다.

우리 사전에 '함박'이 "크다"는 뜻으로 올라있지는 않지만,
분명히 크고 탐스럽다는 뜻이 들어 있을 겁니다.
그래서 "굵고 탐스럽게 내리는 눈"이 '함박눈'이고,
"크고 환하게 웃는 웃음"이 '함박웃음'이잖아요.

주먹만큼이나 큰 꽃송이,
집 뜰에 두어 송이만 피어도 집안이 환해지고,
보기만 해도 저절로 함박웃음이 지어지는 함박꽃.

이 함박꽃과 모란을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아주 쉽게 가르는 방법은,
함박꽃은 풀이라 겨울에 땅 위에 있는 줄기 부분이 죽었다가 봄에 새순이 돋고,
모란은 나무라 겨울에 땅 위에 있는 줄기 부분이 살아 있습니다.
따라서 지난겨울에 보이지 않던 식물이 봄에 새싹을 돋아 꽃을 피우면 그것은 함박꽃입니다. ^^*
그리고 함박꽃보다 모란이 조금 먼저 핍니다.

내일이면 돌아갑니다.
곧 딸의 함박웃음을 볼 수 있겠죠? ^^*

우리말123

우리말, 버벅거리다 2013-06-1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19.(수요일)
'버벅거리다'는 우리가 많이 쓰는 낱말이긴 하지만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아직 오르지 못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무척 더울 것 같습니다.

예전에 보낸 편지로 오늘 치 우리말 편지를 갈음합니다. ^^*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버벅거리다]

안녕하세요.

오늘 우리나라로 돌아갑니다.
오랜만에 영어를 썼더니 혀가 무척 힘들어하네요.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도 버벅거리고...

버벅거리다는 낱말을 아시죠?
말이나 행동 따위를 선뜻 결단하여 행하지 못하고 자꾸 망설이다는 뜻일 텐데요.
우리가 많이 쓰는 낱말이긴 하지만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아직 오르지 못했습니다.

다만,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에는 있네요.
"똑똑하지 못한 말소리로 떠벌리다."라고 풀었네요.
‘머무적거리다’와 이 낱말의 준말인 ‘머뭇거리다’와 거의 같은 뜻일 겁니다.

그나저나 오늘 저녁에는 김치를 먹을 수 있겠죠? ^^*

우리말123

우리말, 자장면과 짜장면(2) 2013-06-1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17.(월요일)
제가 지난주 금요일에 보내드린 자장면/짜장면, 간자장/간짜장만 맞고, 삼선짜장과 손짜장은 틀리다는 말은 제가 틀린 겁니다.
'짜장면'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면서 그와 관련 있는 '짜장'류도 인정한 것이므로 삼선짜장과 손짜장을 쓸 수 있습니다.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편지는 좀 늦었죠? ^^*

지난 금요일에 보내드린 자장면과 짜장면 글을 보시고 몇 분이 댓글을 달아 주셨습니다.
자장면을 짜장면으로도 쓸 수 있도록 했으면 삼선짜장이나 손짜장도 마찬가지로 쓸 수 있지 않느냐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유추해서 쓰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그런 편지를 드린 거였는데,
오늘 아침에 국립국어원 박사님께서 아래와 같은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냥 '삼선짜장, 손짜장'이라고 쓰세요.
선생님께서 오해가 조금 있었던 듯합니다.
'짜장면'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면서 그와 관련 있는 '짜장'류도 인정된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사전에 '간짜장'이 올라 있습니다.
그 밖에도 말씀하신 '삼선짜장'이나 '손짜장'은 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지만 '삼선짜장'이나 '손짜장'으로 쓰면 됩니다.
음식 종류를 모두 다 사전에 올릴 수는 없어서 몇 가지만 올리고 그 밖의 것은 붙여 쓰도록 지침을 마련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답장을 받았습니다.
(김형배 박사님 고맙습니다. ^^*)

따라서,
제가 지난주 금요일에 보내드린 자장면/짜장면, 간자장/간짜장만 맞고, 삼선짜장과 손짜장은 틀리다는 말은 제가 틀린 겁니다.
'짜장면'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면서 그와 관련 있는 '짜장'류도 인정한 것이므로 삼선짜장과 손짜장을 쓸 수 있습니다.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아래와 같은 궁금증은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우리'가 들어간 낱말 가운데 붙여 쓰는 것은 '우리나라, 우리말, 우리글'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세 낱말만 사전에 오른 거죠.
그럼 사전에 오르지 않은 '우리집'이나 '우리회사'는 어떻게 써야 할까요?


만약, 아래와 같은 시험문제가 나오면 몇 번을 골라야 할까요? ^^*

다음 중 틀린 것을 모두 고르시오.
1. 손짜장
2. 손자장
3. 우리집
4. 우리회사


저는 이렇게 우리말을 두고 고민해 보는 게 재밌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쌩얼과 민낮]

어젯밤 MBC에서 지피지기라는 방송을 내 보냈는데,
자막에 '민낯'이 나왔습니다.

참으로 잘하신 것입니다.
흔히,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을 '쌩얼'이라고 하는데,
이는 너무 경박하고 촌스러운 유행어입니다.

좋은 우리말에 '민낯'이 있습니다.
"화장을 하지 않은 여자의 얼굴"이죠.
비슷한 낱말로 '민얼굴'이 있습니다.
"꾸미지 않은 얼굴."이죠.
'본얼굴'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화장을 하였거나 변모한 얼굴이 아닌 본디의 얼굴 모습"입니다.

이런 좋은 우리말을 두고 자극적인 '쌩얼'을 쓸 까닭이 없습니다.

가끔은 '맨얼굴'이라는 낱말도 씁니다.
그러나 이 또한 '민얼굴'이 맞습니다.
'맨'이 다른 것이 없다는 뜻의 앞가지(접두사)라서 얼굴에 맨을 붙여
'맨얼굴'이라 하겠지만,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맨몸, 맨주먹, 맨발, 맨땅은 있어도
맨얼굴은 없습니다.

오랜만에 방송에서 멋진 자막을 봐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문화방송 MBC!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日도레이, 봉제사업 확대 ............. 국제섬유신문

日도레이, 봉제사업 확대

화섬ㆍ화학ㆍ정보통신ㆍ탄소섬유ㆍ환경ㆍ수처리 세계 1등 기업
섬유부문 매출 6조4천억중 봉제매출 3조5천억
원사ㆍ직물ㆍ염색ㆍ봉제 일관생산 브랜드ㆍ유통에 공급



일본의 세계적인 화섬업체인 도레이가 탄소섬유를 비롯한 첨단섬유와 신에너지, 수처리 바이오매스 등 다양한 첨단산업으로 난공불락으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섬유사업에서 원사부터 직ㆍ편직ㆍ염색에 이어 최종 의류봉제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사실이 새롭게 공개됐다.
..................


.... “1만엔짜리 와이셔츠 한 장이 차지하는 원사값 비중은 13엔에 불과하다”고 전제, “원사와 직ㆍ편직ㆍ염색가공ㆍ봉제까지 거쳐 유통업체에 넘기면 1000엔 이상의 수익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그래서 도레이는 소재부터 마지막 완제품인 봉제사업까지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해 최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




























............

가나 의류시장 현황 .............. KOTRA


- 수출은 감소세…수입은 증가세로 회복 중 –
- 2011년 1400만 달러 수입, 69만 달러 수출 -



□ 의류시장 환경

 ○ 가나는 맞춤옷을 만드는 매우 오래된 전통이 있음. 가나 북부의 건조한 사바나 기후는 면화를 재배하기에 좋은 기후이며, 이 면화를 이용한 방적·방직·Batik·염색 기술을 이용해 전통의복을 만들고 있음. 가나 전통의복에는 Kaba(상의), Slit(긴치마), Boubou(헐렁한 형태에 자수가 놓여진 옷), Kaftan, Fugu 등이 있음.

 ○ 의류 제조업체는 서구식 스타일의 바지, 스커트, 셔츠, 코트, 재킷 등도 생산하는데, 이러한 의류는 일반적으로 토착적인 아프리카식 디자인에 맞춰 생산됨. 가나 의류는 수입품인 면, 린넨, 실크뿐만 아니라...... 

Jun 17, 2013

우리말, 개문냉방 2013-06-1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18.(화요일)
오늘 아침 6:48에 KBS 뉴스에서는 "개문냉방을 단속한다"고 했고 자막에는 '문 열고 냉방 단속'이라고 했습니다.
'개문냉방'보다는 '문 연 채 냉방'이나 '문 열고 냉방'이라고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한자도 우리말이기는 하지만, 순우리말로 할 수 있는 것을 굳이 한자로 쓸 까닭은 없다고 봅니다.
안녕하세요.

시원하게 비가 오네요. 오늘은 좀 덜 덥겠죠? ^^*

오늘부터 에어컨 같은 냉방기를 켠 채 문을 열어놓고 영업하면 단속된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오늘 아침 6:48에 KBS 뉴스에서는 "개문냉방을 단속한다"고 했고 자막에는 '문 열고 냉방 단속'이라고 했습니다.
'개문냉방'보다는 '문 연 채 냉방'이나 '문 열고 냉방'이라고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한자도 우리말이기는 하지만, 순우리말로 할 수 있는 것을 굳이 한자로 쓸 까닭은 없다고 봅니다.

오늘은 비가 와서
개문냉방... 아니, 문 연 채 냉방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

고맙습니다.

보태기)
'개문냉방'은 어제 셋째 누나가 저에게 알려줬습니다.
이왕이면 좋은 말로 쓸 수 있도록 우리말 편지에 써달라고요.
이렇게 제 주변에는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글우글합니다. ^^*

딴소리)
어젯밤에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팔과 다리가 없는 닉 부이치치가 나왔습니다.

남들이 보면 너무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는 늘 웃으며 자신감 있게 이야기했습니다.
지금도 그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이름있는 작가이자 강연가로 살고 있습니다.

4개월 된 아들을 소개하면서,
애가 태어나기 전 아이가 자기를 닮아 팔과 다리가 없이 태어날까 봐 걱정할 때,
아내가
좋은 롤모델인 아빠가 있으니까 괜찮다고 했다는 말을 소개하는 것을 들으면서는
저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훔쳤습니다.

방송 끝날 때쯤, 우리나라 자살률을 이야기하면서 삶을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품으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제가 너무나 창피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그 사람에 견주면 너무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내 삶은 고사하고 사회를 위해 뭘 했는지를 반성했습니다.

닉 부이치치가 준 진한 감동으로
방송이 끝나고도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맹세와 다짐]

어제는 임재춘 교수님의 글쓰기 특강을 들었습니다.
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로 깔끔한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사람의 품위를 보여주는 것일 겁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행정자치부가 '국기에 대한 맹세'의 문안을 바꾼다"라고 하네요.
여기저기 읽어보니 국가우선주의, 군국주의, 반민주적, 시대상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바꾸고 말고는 뒤로하고 저는 다른 것이나 좀 볼게요.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 꼭 맹세(盟誓)를 써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짐이라는 우리말이 있는데 왜 어려운 盟誓를 쓰죠?

또 어디서는 '맹세문'을 다듬는다고 하는데,
'맹세문'보다는 '다짐글'이 더 낫지 않을까요?

우스갯소리 하나 할게요.
농촌진흥청 연구소의 어떤 소장님이 날마다 아침 7:30에 과장 회의를 했습니다.
그걸 보고 그렇게 하면 과장들이 반발하지 않냐고 물으니,
그 소장님이 하시는 말씀이,
"그것은 과장들이 원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아침 7시와 7시 반 가운데서 언제 회의를 하는 게 좋겠냐고 물으셨고,
과장들이 한결같이 7시 반이라고 대답했다는 겁니다.
그러니 과장들이 원해서 7시 반에 회의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하셨다네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행정자치부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바꾸면서 세 가지 보기를 제안했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를 결정하고 나서,
국민이 그렇게 원해서 바꿨다고 할까 두렵습니다.
그러면서 맹세는 그냥 두겠죠. 국민들이 원해서......

우리말123


보태기)
오늘 치 우리말 편지는
'맹세'라는 낱말을 쓰자 말자의 문제를 짚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쉬운 우리말을 쓰자는 게 오늘 편지의 벼리입니다.

화섬업계 대규모 감산 단행. ............. 국제섬유신문

화섬업계 대규모 감산 단행.

전체 생산캐퍼 20%조단. 월 1만2천톤 감산
정부 에너지절감 정책 호응. 원사 수급 안정 고육책.



화섬업계가 대대적인 감산을 단행한다. 폴리에스테르 제고체화에 따른 수급조절과 가격안정뿐 아니라 정부의 에너지절약정책에 적극 호응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 화섬업계는 블랙아웃 직전의 전력난 위기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회사별로 기존 10% 감산체제를 배로 확대해 설비의 20%에 달하는 강도 높은 감산을 이달 중순부터 회사별 사정에 따라 실시하고 이를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7월과 8월까지 연장할 방침.......................

Jun 16, 2013

우리말, 자장면과 짜장면 2013-06-1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14.(금요일)
짜장면이 사전에 오를 때 간짜장도 사전에 올라 지금은 자장면/짜장면, 간자장/간짜장 모두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선짜장과 손짜장은 사전에 오른 낱말이 아닙니다.
'삼선 자장'과 '손 자장'이라고 써야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무척 더울 거라는데, 서울 바닥을 어떻게 싸돌아다닐지 걱정입니다.
오늘 오후에 서울로 출장 가야 하거든요. 벌써 걱정입니다.

내일은 아들 녀석과 짜장면을 먹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에 아들이 유치원 친구를 만날 예정이라서요. ^^*

잘 아시는 것처럼 자장면만 표준말이었다가 2011년 8월부터 짜장면도 표준말이 되었습니다.
짜장면도 사전에 오른 것이죠.
짜장면이 사전에 오를 때 간짜장도 사전에 올라 지금은 자장면/짜장면, 간자장/간짜장 모두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선짜장과 손짜장은 사전에 오른 낱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삼선 자장'과 '손 자장'이라고 써야 바릅니다.

이 편지를 쓰면서도 좀 답답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전에 올랐으니 표준말이고, 그래서 써도 되고,
사전에 오르지 못했으니 표준말이 아니고, 그 낱말을 쓰면 안 되고...
짜장면은 되지만 손짜장면은 안 되고...

좀 그렇죠? 저만 이상하게 느끼나요? ^^*

고맙습니다.

"中 기술 놀라운 발전" 섬유 원조 대구 아성 '흔들' ............. 매일신문

"中 기술 놀라운 발전" 섬유 원조 대구 아성 '흔들'
세계 섬유기계 1천여 업체 참가 '상하이텍스'…주요 부스 중국 기업들 장악

이달 10~13일 중국 상하이신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제16회 상하이국제섬유기계전시회(SHANGHAITEX`상하이텍스)에 세계 섬유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이번 전시회는 각국 1천여 개 회사가 참가해 섬유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줬다. 25개 사가 참가한 우리 섬유업체들은 하루가 다르게 쫓아오는 중국의 기술에 놀라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Jun 12, 2013

우리말, 사름 2013-06-1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13.(목요일)
우리말에 '사름'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모를 옮겨 심은 지 4~5일쯤 지나서 모가 완전히 뿌리를 내려 파랗게 생기를 띠는 일. 또는 그런 상태"를 뜻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까지는 그리 덥지 않았는데, 오늘부터는 다시 더워질 거라고 합니다.
더위 잘 즐기시기 바랍니다. ^^*

어제저녁에 차를 가져가지 않아서 오늘 아침에 일터에 나오면서 시내버스를 타고 나왔습니다.
조치원 역에서 550번 시내버스를 탔는데, 여기저기 마을을 들르고, 논 가운데를 가로질러 오다 보니 4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버스를 탄 덕분에 오랜만에 창밖으로 논을 봤습니다. 참 좋더군요.
이제 모내기가 거의 끝났나 봅니다.
논에는 이제 막 흙 맛을 본 모들이 자리를 잡아 가는 게 참 멋져 보였습니다.

우리말에 '사름'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모를 옮겨 심은 지 4~5일쯤 지나서 모가 완전히 뿌리를 내려 파랗게 생기를 띠는 일. 또는 그런 상태"를 뜻합니다.

사름이 좋은 논을 보니 하루빨리 돌아가 흙을 만지며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듭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잖아요. ^^*

고맙습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스리]

어제 일요일 오후에 KBS2 상상플러스 재방송을 보는데
'갯수'라는 자막이 나오네요.
"한 개씩 낱으로 셀 수 있는 물건의 수효"는 '갯수'가 아니라 '개수[개쑤]'입니다.

아침에 뉴스를 보는데 SBS에서 6:14에 프랑스 고속철도를 소개하면서 316 Km라고 나오네요.
거리의 단위는 Km가 아니라 km입니다.

기분좋은 월요일 아침입니다. ^^*

저는 지난 토요일에 돌아왔습니다.
돌아오자마자 아내가 차려준 고추장 듬뿍 넣은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어찌나 맛이 좋은지 저도 모르게 볼을 깨물 정도였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참 좋습니다.
서로 입에 익은 말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고,
남들이 하는 말을 쉽게 알아들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또, 맛있는 음식이 많아서 좋습니다. ^^*

오늘은 문제를 하나 낼게요.
제가 돌아오자마자 허겁지겁 밥을 먹으면서 제 볼을 깨물었는데요.
바로 이처럼 "음식을 씹다가 볼을 깨물어 생긴 상처"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 있습니다.
그게 뭘까요?

문제를 맞히시는 분 가운데 세 분을 골라 우리말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아침에 밥을 먹을 때는 뜨거운 국물이 그 상처를 에둘러서 아팠고,
편지를 쓰는 지금도 그 부위가 알알하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우리말, 압존법(2) 2013-06-1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12.(수요일)
우리가 살면서 우리말이나 언어 예절에 관해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1599-9979(국립국어원 가나다 전화)로 전화해서 물어보시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보내드린,
직장에서는 압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글에 대한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몇 분 계셨습니다.
여기에 소개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지 못해 여기에 쓸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주 내용은
요즘도 직장에서 압존법이 분명하게 지켜지고 있고,
대부분 그렇게 알고 있는데,("과장님, 계장은 퇴근했습니다"로 말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음)
우리말 편지에서 직장 내 압존법이 없다고 하니 당황스럽다면서,
그게 저만의 생각인지, 국립국어원 같은 책임 있는 곳에서도 그렇게 판단하는지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제가 보내드린 편지는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있는 온라인 가나다에 있는 글을 편집한 것입니다.
우리말 편지를 보내기 전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에게 확인을 받았고,
국립국어원 가나다 전화에 전화해서 한 번 더 확인을 받은 다음에 보냈습니다.

이번 기회에 다시 말씀드립니다.
우리가 살면서 우리말이나 언어 예절에 관해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1599-9979(국립국어원 가나다 전화)로 전화해서 물어보시면 됩니다.
근무시간 중에는 언제든지 친절한 답변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저도 어제 그곳으로 전화해서 여쭤봤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산통을 깨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목을 좀 축이고자
가까이 계신 분들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서로 시간을 맞춰 예닐곱 명이 화요일 저녁에 모이기로 했는데
서울에 계시는 이 아무개 님이 화요일에 약속이 있다고 뒤늦게 산통을 깨는 바람에......
자기가 그날 모이자고 해놓고는......쩝...... ^^*

흔히
다 잘되어 가던 일이 무슨 일로 갑자기 이루지 못하게 뒤틀리는 것을 보고,
'산통 깨다'라고 합니다.

이 말은 점을 치는 데서 온 말입니다.
옛날에 점을 칠 때
대나무를 한 뼘쯤 되는 길이로 잘라 그 안에 점괘를 적어 두고 이것을 산가지 또는 산대라고 했습니다.
점을 칠 때 이 산가지를 산통이라고 하는 통에 넣고,
산통을 대여섯 번 흔든 다음 산통을 거꾸로 들어 구멍으로 나온 산가지를 뽑거나,
사람이 하나를 골라냈습니다.
그 산가지에 있는 점괘를 보고 점을 치는 것을 산통점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산통점을 칠 때는 마땅히 산가지와 산통이 있어야 하는데,
어쩌다 산가지를 넣는 산통을 깨 버린다면 점을 칠 수 없겠죠.
바로 여기서 온 말이 산통을 깨다는 말입니다.
어떤 일을 이루지 못하게 뒤틀어 버린다는 뜻이죠.

서울에 계시는 이 아무개 님!
산통 깬 죄(?)를 어찌 감당하시려고...^^*

우리말123

Jun 10, 2013

우리말, 압존법 2013-06-1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11.(화요일)
직장에서는 압존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계장이나 과장이 모두 말하는 나보다 직위가 높으면 두 사람 모두를 높여야 합니다.
'과장님, 계장님께서 퇴근하셨습니다'로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식약처 직원조회에 가서 '공무원과 우리말'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습니다.
특강의 끝날 무렵 한 분이 압존법에 대해서 물으셨습니다.
처장님 앞에서 국장님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물으신 거죠.

오늘은 압존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말 예절에 '압존법'이 있습니다.
말의 주체가 말하는 사람보다는 높지만 듣는 사람보다는 낮아, 그 주체를 높이지 못하는 어법이 압존법입니다.
예를 들어,
내 부모를 조부모께 말할 때
"할아버지,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하였습니다."처럼
할아버지에 대해서는 '진지, 잡수시다'라고 높였지만,
부모에 대해서는 '하였습니다.'로 높이지 않는 것이 전통 언어 예절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전통도 바뀌어 부모보다 윗분에게도 부모를 높이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으므로
현실을 인정하여 '할아버지, 아버지가 진지 잡수시라고 하셨습니다.'와 같이
아버지를 할아버지에게 높여 말할 수도 있습니다.
압존법이 무너진 거죠. ^^*

그러나
직장에서는 압존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계장이나 과장이 모두 나보다 직위가 높으면 두 사람 모두를 높여야 합니다.
곧, 계장이 과장보다 직위가 낮더라도 말하는 나보다 직위가 높으면
'과장님, 계장님께서 퇴근하셨습니다'로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듣는 과장님이나, 지칭하는 계장님이나 모두 저보다 높은 사람이므로 두 분 모두를 높여야 하는 거죠.

좀 헷갈리시나요?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시죠.
나보다 직급이 높건 낮건, 듣는 사람이나 지칭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건,
모두 높이는 것으로...
그럼 실수할 일도 없으면서 늘 상대방을 존경할 수 있어서 좋지 않을까요?

오늘은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 온 동료직원에게 오늘 저녁에 제가 저녁을 대접합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기일 엄수가 아니라 날짜를 꼭 지키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우리말 편지에서 가끔 공문서에 있는 잘못된 점을 꼬집는데요.
오늘도 그런 것을 하나 짚어야겠네요.

며칠 전에 받은 공문을 보니
'oo까지 기일 엄수하여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되어 있네요.

'공문서'는
"공공 기관이나 단체에서 공식으로 작성한 서류"입니다.
마땅히 깨끗한 우리말을 써야 하고 공문을 받는 기관이나 사람에게 예의를 갖춰야 합니다.
관공서에서 보낸 문서라고 권위를 내세우면 안 됩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관공서가 국민에게 권위를 내세웁니까?

엄수(嚴守)는
"명령이나 약속 따위를 어김없이 지킴"이라는 뜻이긴 하나
국립국어원에서 '꼭 지킴'으로 다듬은 말입니다.

국가기관인 국립국어원에서 다듬은 말을
같은 국가기관이 공문을 보내면서 쓰면 안 되죠.
그건 세금 낭비로 국민의 따끔한 꾸중을 들어도 쌉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아직 다듬지 않은 말도 앞장서서 다듬어 써야 할 곳이 바로 관공서입니다.
깨끗한 우리말로 글을 써야 하는 게 바로 공문서고요.
그래야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이 제 할 일 다 하는 겁니다.
'엄수'라는 쓰레기 낱말을 쓰면서 권위를 앞세운 공문을 만들면 안 됩니다.

'oo까지 기일 엄수하여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oo까지 꼭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나
'oo까지 날짜를 지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로 바꿔쓰시면 됩니다.

공무원이 똑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섭니다.

우리말123

“섬유·패션산업 창조경제 핵심중 하나” ............ 국제섬유신문

“섬유·패션산업 창조경제 핵심중 하나”


정부 차원서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손톱밑 가시제거…애로 말해달라”
산업부 최태현 국장 ‘삼우당’ 시상식서 밝혀

정부는 우리나라 섬유?패션분야를 창조경제 핵심산업 중의 하나로 인식하면서,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3일 <국제섬유신문>창간 20주년 기념 삼우당 섬유-패션 대상 시상식에 현직 정부 관리로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 최태현 국장은 “섬유-패션 산업은 창조경제 핵심산업의 하나”라면서 “이 분야의 발전에 장애가 되는 손톱밑 가시제거를 위해 적극 노력할 방침”......................................

Jun 6, 2013

우리말, 랍스터와 로브스터 2013-06-0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5.(수요일)
'뒷좌석'도 최근에 사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뒤에 오는 번호인 '뒷번호'는 사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뒤 번호'라고 써야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날씨가 무척 더울 것 같습니다.

내일이 현충일이고 모레는 하루 휴가를 냈습니다.
오랜만에 가족여행을 다녀오려고요.
내년에 전주로 이사 가면 강원도에 갈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서,
내일부터 주말까지 강원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놀 생각입니다.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가보려고요.
애들이 항구에 가서 큰 게를 먹자고 하네요. ^^*

큰 게 하면 떠오르는 게 있습니다.
바로 랍스터입니다.
바닷가재인 lobster를 그렇게 말하는데요.
대한민국 사람 백이면 백 모두 랍스터라고 할겁니다.
아무도 로브스터라고 안 할겁니다.

그러나 lobster를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로브스터'가 되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로브스터'가 올라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우리는 랍스터라고 쓰는데, 사전에는 로브스터라고 올라 있다....

바닷가재를 앞으로는 로브스터라고 해야 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애들과 같이 바닷가재를 먹을 겁니다. ^^*
바닷가재 먹느라 금요일에는 우리말 편지를 못 보낼 겁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맏과 맏이]
어제는 회사 동료 아버님 칠순잔치에 다녀왔습니다.
화목한 식구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더군요.

식구 모임에는 항상 '맏이'가 있는데요.
오늘은 그걸 좀 볼게요.

"여러 형제자매 가운데서 제일 손위인 사람"을 '맏이'라고 합니다.
'맏'은 친족 관계를 나타내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 '맏이'의 뜻을 더하는 앞가지(접두사)입니다.
맏며느리, 맏사위, 맏손자, 맏아들처럼 쓰고,
'내가 맏이이니 집에 의지할 장정 식구란 없는 셈이었다.'처럼 씁니다.

'맏'은 몇몇 이름씨(명사) 앞에 붙어 "그해에 처음 나온"이라는 뜻을 더하기도 합니다.
맏나물, 맏배가 그런 것이죠.

'맏이'에도 다른 뜻이 있습니다.
"나이가 남보다 많음. 또는 그런 사람."이라는 뜻이 있죠.
흰머리가 많은 그를 나보다 10년 맏이로 보는 사람이 많다처럼 씁니다.

정리하면,
'맏'이나 '맏이'는 '제일 큰, 첫 번'의 뜻을 더하는 앞가지(접두사)이지만,
사람에게 쓸 때,
'맏'은 친족관계에만 쓰고,
'맏이'는 혈연관계가 없어도 쓸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갑자기 떠오르는 책이 있습니다.
MBC 윤영무 기자가 쓴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라는 책입니다.
글귀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았고, 대한민국의 모든 여자가 다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요즘도 그 책이 나오는지는 모릅니다. ^^*
근데
요즘 윤영무 기자님이 텔레비전에 나오지 않으시던데......


우리말123

우리말, 후순위와 차순위 2013-06-0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4.(화요일)
그러나 '후순위'는 뒤에서부터 세는 순위입니다.
열 명이 시험을 봤다면 10등이 후순위 일 겁니다.
그럴 때는 '차순위'를 쓰는 게 좋을 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신문을 보니 어느 회사 채용공고에 이런 글이 있더군요.
'최종 합격자가 임용을 포기할 경우, 후순위자를 합격자로 선발할 수 있음.'

저는 그 글을 읽자마자 뭔가 턱하고 걸렸습니다.
여러분은 어때요?

먼저,
'임용'은 "직무를 맡기어 사람을 씀."이라는 뜻입니다.
사장이 '임용하고' 신규 직원은 '임용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임용을 포기'한다고 하면, 사장이 사람을 뽑지 않겠다고 마음을 바꾼 것이지,
합격한 사람이 그 회사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굳이 어려운 '임용'을 쓰지 않고
'최종 합격자가 회사에 오지 않겠다고 할 경우'로 바꿔쓰면 어떨까요?

'후순위자를 합격자로 선발할 수 있음'이라고 쓴 까닭은,
세 명을 뽑고자 했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이 회사에 오지 않겠다고 하면 4등을 뽑겠다는 뜻일 겁니다.
그러나 '후순위'는 뒤에서부터 세는 순위입니다.
열 명이 시험을 봤다면 10등이 후순위 일 겁니다.
그럼 4등을 뽑지 않고 10등을 뽑겠다는 뜻일까요?
그럴 때는 '차순위'를 쓰는 게 좋을 겁니다.
'후순위'나 '차순위' 모두 사전에 오른 낱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뜻은 바르게 써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 위에 있는 문장을 보고 꼴등이 따지고 들면 어쩌시려고... ^^*

오늘도 무척 더울 것 같습니다.
여름은 더운 게 정상입니다.
계절과 다투지 마시고, 더위를 잘 즐기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Jun 3, 2013

우리말, 띠다와 띠우다 2013-06-0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6. 3.월요일)
'띠다'는 "색깔이나 색채 따위를 가지고있다.", "감정이나 기운을 나타내다", "어떤 성질을 가지다"는 뜻으로
홍조를 띤 얼굴, 토론은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처럼 씁니다.
'띄우다'는 '뜨다'의 시킴꼴(사동형)로 "뜨게 하다"는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편지가 너무 늦었죠? 정신없이 살다 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
편지가 늦었다고 너무 화내지 마시고, 늘 웃으면서 보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찡그린 얼굴보다는 웃음 띤 얼굴이 좋잖아요.

오늘은 띠다와 띠우다를 갈라보겠습니다.
'띠다'는 "색깔이나 색채 따위를 가지고있다.", "감정이나 기운을 나타내다", "어떤 성질을 가지다"는 뜻으로
홍조를 띤 얼굴, 토론은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처럼 씁니다.
'띄우다'는 '뜨다'의 시킴꼴(사동형)로 "뜨게 하다"는 뜻입니다.
곧,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사이가 떨어지게 하다는 뜻이죠.
수정과에 잣을 띄우다, 강물에 배를 띄우다, 메주를 띄우다처럼 씁니다.

얼굴에 웃음기가 있는 것은
감정이나 기운 따위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웃음 띤 얼굴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웃음 띄운 얼굴이 아니라... ^^*

오늘도 늘 웃음 띤 얼굴로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내년 하반기가야 회복될 듯 ............국제섬유신문

내년 하반기가야 회복될 듯

섬유수출ㆍ내수패션 동반침체 심상치 않다.
의류수출밴더 美경기 위축 오더지연, 캔슬 비상 수출목표 하향
직물수출 한ㆍ터키 FTA효과 아직 없고 최초로 나마단 특수 실종
내수패션 5월 기준 작년비 25% 매출감소 연내 회복 불능



섬유패션 경기가 수출내수 모두 활기를 잃고 심하게 출렁이고 있다.

섬유류 수출중 대형 밴더들의 의류수출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고 직물수출은 한ㆍ터키 FTA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으면서 니트직물을 중심으로 산더미 같은 국내 재고가 제대로 소진되지 못하고 있다. ....................................

Jun 2, 2013

우리말, 뒷좌석과 뒷번호 2013-05-3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5. 31.(금요일)
'뒷좌석'도 최근에 사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뒤에 오는 번호인 '뒷번호'는 사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뒤 번호'라고 써야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금요일입니다.
시곗바늘을 빨리 돌려서 일찍 집에 가고 싶습니다. ^^*

오늘은 퇴근한 뒤 아내와 만나 저녁을 함께하고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에 단둘이 극장에 가서 오붓하게 즐길 예정입니다. ^^*

우리말에서 어려운 게 띄어쓰기인데요.
예외가 많아서 그렇기도 하고, 사전에 오른 낱말과 그렇지 못한 낱말을 일일이 외워야 하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극장 좌석을 이야기할 때 '뒤 좌석'이라고 써야 하는지 '뒷좌석'이라고 써야 하는지 헷갈립니다.
'뒷좌석'이 사전에 올라 있다면 붙여 쓰는 게 바르고, 사전에 오른 낱말이 아니라면 '뒤 좌석'이라고 써야 바를 겁니다.
그러나 이런 낱말은 일일이 사전을 찾아봐야 합니다. 그래서 띄어쓰기가 어렵습니다. ^^*

'뒤'가 붙은 낱말 가운데 뒤에 오는 낱말이 한 자인 때는 대부분 붙여 씁니다.
뒷글, 뒷말, 뒷일, 뒤차, 뒤쪽 따위죠.
또, 뒷갈망, 뒷거래, 뒷소문, 뒷얘기, 뒷정리 따위는 사전에 올라 있으므로 붙여 씁니다.
'뒷좌석'도 최근에 사전에 올랐습니다.(정확히 언제 올랐는지는 모르지만, 5년이 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뒤에 오는 번호인 '뒷번호'는 사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뒤 번호'라고 써야 바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좀 답답합니다.
'뒷번호'는 사전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붙여 쓰면 안 되고,
나중에 사전에 오르면 붙여 쓸 수 있다는 게 영 마뜩잖습니다.
자주 쓰는 낱말을 일일이 골라 사전에 올림말로 실어야 하는 게 영...

어쨌든
저는 오늘 밤에 아내와 같이 극장 뒷좌석에서 영화를 볼 겁니다.
그러려면 뒤 번호를 끊어야겠죠? ^^*

주말 잘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다대기가 아니라 다지기]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오늘은 우리말 편지를 하나 더 보낼게요.

점심을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봤는데
YTN에서 12:22분쯤 '다대기 빨간 색소 금지'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다대기'는 일본에서 온 말입니다.
일본 양념의 하나로 끓는 간장이나 소금물에 마늘, 생강 따위를 다져 넣고 고춧가루를 뿌려 끓인 다음, 기름을 쳐서 볶은 것으로, 얼큰한 맛을 낼 때 씁니다.
이 '다대기'를 국립국어원에서
'다짐', '다진 양념'으로 다듬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있습니다.
순 우리말 '다지기'가 바로 그겁니다.
"고기, 채소, 양념감 따위를 여러 번 칼질하여 잘게 만드는 일"을 말하기도 하고,
"파, 고추, 마늘 따위를 함께 섞어 다진 양념의 하나"를 말하기도 합니다.
설렁탕에 다지기를 풀다처럼 쓰면 되죠.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YTN이 깜빡 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

'다대기'가 아니라 '다진 양념'이나 '다지기'입니다.

우리말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