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29, 2013

우리말, 뒤치다꺼리 2013-12-3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2. 30.(월요일)
뒤에서 일을 보살펴 도와주는 일을 '뒤치다꺼리'라고 합니다.
애들 뒤치다꺼리에 바쁘다, 자식이 많으니 학비 뒤치다꺼리도 힘들다처럼 씁니다.
이를
'뒤치닥거리'나 '뒷치닥거리'로 쓰면 틀립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오후에 눈이 내렸습니다. 다행히 어젯밤과 새벽에는 눈이 내리지 않아 더는 쌓이지 않더군요.
오늘은 새벽 5시에 나와 직원들과 함께 비료를 뿌리는 장치를 트랙터에 붙여 일터 길에 염화칼슘을 살포하고, 트랙터로 눈을 치웠습니다.
눈이 내릴 때마다 새벽에 나오는 게 귀찮기는 하지만, 제가 조금 힘들어서 남들이 크게 편할 수 있다면 그런 일은 기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제가 있는 기획실이라는 곳이 직원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니까요.

뒤에서 일을 보살펴 도와주는 일을 '뒤치다꺼리'라고 합니다.
애들 뒤치다꺼리에 바쁘다, 자식이 많으니 학비 뒤치다꺼리도 힘들다처럼 씁니다.

이를
뒤치닥거리나 뒷치닥거리로 쓰면 틀립니다.
남의 자잘한 일을 보살펴서 도와주는 것도 '치다꺼리'로 씁니다. '치닥거리'가 아닙니다.

그러나
무당이 하는 굿의 하나로, 간단하게 음식을 차려 놓고 부정이나 살 따위를 푸는 것은
'푸다꺼리'가 아니라 '푸닥거리'가 바릅니다.

비록 작은 것이지만,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하늘이 주신 기쁨 가운데 하나라고 봅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카드사 수수료 인하 거부]

무척 춥네요.
남부지방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는데 큰 피해가 없기를 빕니다.
오늘 편지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 알려드릴 게 있습니다.

1. 가끔 잘 오던 편지가 오지 않는다면서 왜 전자우편 주소를 지웠느냐고 나무라시는 분이 계신데요.
저는 잘 가는 주소의 전자우편 주소를 일부러 지우지 않습니다.
우편함이 가득 찼거나 한 달 동안 한 번도 읽지 않으시는 경우 자동으로 지워집니다.
혹시 우편함이 가득 찼던 적이 없는지 봐 주십시오.

2. 책을 어떻게 사느냐고 물으시면서 저에게 몇 권 보내달라는 분이 계십니다.
죄송하지만 저는 책을 보내드리지 못합니다. 돈도 없고 할 일도 많아서...^^*
우리말 편지 책은 가까운 서점에서 사시거나
서점에 책이 없으면 주인에게 가져다 달라고 하시면 다 가져다주십니다.
출판사는 '뿌리와이파리'이고 책이름은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입니다.
인터넷에서 사셔도 됩니다.
인터파크, 알라딘, YES24 같은 곳에서도 사실 수 있습니다.

3. 우리말 편지를 여러 명에게 한꺼번에 추천하시기 어렵다는 분도 계십니다.
전자우편 주소만 저에게 주시면 제가 한꺼번에 올려드리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어제 인터넷 뉴스를 보니,
'카드사 수수료 인하 거부' 기사가 있네요.
http://news.media.daum.net/economic/industry/200701/05/Edaily/v15286638.html?_RIGHT_COMM=R9
내친김에 다음 뉴스에서 '인하'를 넣고 검색해 보니 56,000개의 기사가 있다고 나오네요.
네이버에서는 155,710개의 기사가 나오고...
가격 인하, 금리 인하, 수수료 인하....

'인하'는 물건 따위를 끌어내리거나 가격을 낮춘다는 말인데,
이미 국립국어원에서 '값 내림'이나 '내림'으로 다듬었습니다.

언론이 그런 것을 모를 리 없는데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습니다.
인하가 일본말찌꺼기이고 이미 국립국어원에서 다듬은 말이라는 것을 모르고 기사를 썼다면 그 기자의 자격이 의심스럽고,
그것을 알고도 그따위 기사를 썼다면 국민은 만만하게 본 것이고...

제발 정신 차리고 기사를 쓰는 그런 바른 기자가 많은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오늘은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기분 좋게 보내시길 빕니다.
저는 이번 주에 집을 옮기는데 아내가 아직 이사갈 집 주소를 알려주지 않네요.
걱정입니다. ^^*

우리말123

보내기)
국립국어원에서 '가격'을 다듬지는 않았지만,
이 낱말도 價格(かかく[카가꾸])라는 일본말 찌꺼기입니다.
'값'이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 왜 가격이라는 낱말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말, 눈 덮인 산 2013-12-27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2. 27.(금요일)
'눈 덮인 산'은 [눈 더핀 산]으로 읽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를 함께 읽고자 합니다.

제가 보낸 편지가 있고, 그 아래에, 편지에 대한 답장이 있습니다.
같이 봐 주십시오.
꼭 같이 읽어보고 싶어서 여기에 올립니다. ^^*



[눈 덮인 산]

눈이 많이 내렸죠?
일터에 나오면서 창밖을 보니
눈 덮인 산이 참 멋지네요.

눈 덮인 산...
눈 덮힌 산...
뭐가 맞죠?

먼저
"일정한 범위나 공간을 빈틈없이 휩싸다."는 뜻의 낱말은 '덮다'입니다.
이 낱말의 피동사는 '덮히다'가 아니라 '덮이다'입니다.
눈에 완전히 덮여서, 눈에 덮인 산처럼 씁니다.

또,
표준 발음법13항에 따르면,
홑받침이나 쌍받침이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붙게되는 경우에는,
제 음가대로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한다는 규정에 따라,
'눈 덮인 산'은 [눈 더핀 산]으로 읽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가끔은 하늘을 쳐다보라고 했습니다.
가끔은 [눈 더핀] 산도 바라보면서 살면 어떨까요?

우리말123


어제 받은 답장을 소개합니다.

오랜만에 답장을 보내는군요.
"표준 발음법13항에 따르면,
홑받침이나 쌍받침이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붙는 경우에는, 제 음가대로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한다는 규정에 따라, '눈 덮인 산'은 [눈 더핀 산]으로 발음합니다."

하나. 홑받침, 쌍받침, 조사, 어미, 접미사, 음절...
이런 용어를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하여, 이 풀이를 보고 "아, 그래서 그렇구나!" 하고 깨우칠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요?

둘. 본디 글보다 말이 먼저여서, '더핀'이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덮인'으로 적자고 학자들이 정한 것이지요. 곧, '덮인'을 '더핀'으로 소리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더핀'을 '덮인'으로 적자고 정한 것이지요.

셋. '더핀'을 '덮인'으로 적자고 정한 까닭은, '더핀, 더퍼라, 더프니, 더프면, 더펐더니' 따위가, 같은 뜻의 낱말이 어떤 씨끝(어미)이 붙음에 따라 그렇게 소리난 것임을 알게 되어, 그 낱말을 '덮-'이라고 적으면 쉬이 알아보겠다 싶어 그리한 것이지요.

넷. 문법이 먼저 있어 그것에 따라야 하는 게 아니라, 말이 먼저 있어 그 법칙을 세우고자 애쓴 결과가 문법이지요. 따라서, 만일 사람들이 하는 말이 문법에 어긋난다면, 우리는 혹시 문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먼저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결코 학자들보다 어리석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문법을 배우지 않고도(머리로 문법을 따지지 않고도) 말을 잘 부려씁니다. "아는 게 병이다"라는 말처럼, 문법을 따지는 학자들이 외려 '자연스런' 말을 하지 못하는 걸 저는 많이 보았습니다.

다섯. 문법은 무척 어렵고, 완전하지도 않습니다. 말은 자연스레 발전한 것인데 사람이 모자란 머리로 어떻게든 그 법칙을 세워 보려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문법책을 보면서 열심히 말을 배우고자 한다면, 틀림없이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입니다. 

Dec 26, 2013

우리말, 문외한 2013-12-2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2. 26.(목요일)
어떤 일에 직접 관계가 없거나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은 '문외한(門外漢)'입니다.
이를 [무뇌한]이나 [무눼한]으로 읽다 보니 쓰기도 그렇게 쓰는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성탄절 잘 보내셨나요?
저는 오랜만에 애들과 맘 편하게 집에서 뒹굴었습니다. ^^*

아침에 일터에 나와 컴퓨터를 켜니 저 눈길을 확 끄는 편지가 하나 있네요.
"제가 컴퓨터에 무뇌한이라 파일 내려받는 방법을 모릅니다. 파일을 보내주세요."라는 글입니다.

컴퓨터 쓰는 게 익숙하지 않아 파일을 내려받는 방법을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저에게 편지를 보내 그 파일을 보내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문제는 '무뇌한'입니다.
어떤 일에 직접 관계가 없거나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은 '문외한(門外漢)'입니다.
이를 [무뇌한]이나 [무눼한]으로 읽다 보니 쓰기도 그렇게 쓰는 것 같습니다.

우리말을 너무 소리 나는 대로만 쓰는 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동지나해]

누군가
"동해바다를 한국은 동해라고 하고 일본은 일본해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두 나라가 '평화의 바다', '우의의 바다', '화해의 바다'로 하면 두 나라 사이에 대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네요.
......
아무 말 않겠습니다.

동지나해가 어딘지 아세요?
동지나해(東支那海)는 '동중국해'의 음역어입니다.
오늘은 이 단어나 씹으면서 '평화의 바다' 씹는 것을 갈음하겠습니다.

옛날에 진나라가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했는데,
그 진나라의 이름에서 china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서양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상인들이 진나라를 china라고 부른 거죠.
그 china를 한자로 표시한 게 '支那'입니다.
그래서 '동지나'는 중국의 동쪽이라는 말이 되고,
동지나해는 중국의 동쪽에 있는 바다인 서해가 되는 거죠.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게 아니라,
한자로 된 외국 나라나 도시이름입니다.
마땅히 그런 것을 쓰지 말자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구라파(歐羅巴)는 Europe을 한자로 읽은 것이고,
나성(羅城)은 Los Angeles,
노서아(露西亞)는 러시아,
라마(羅馬)는 로마,
말련(末聯)은 말레이시아,
묵서가(墨西哥)는 멕시코,
백림(伯林)은 베를린,
분란(芬蘭)은 핀란드,
불란서(佛蘭西)는 프랑스,
비율빈(比律賓)은 필리핀,
서반아(西班牙)는 스페인,
서서(瑞西)는 스위스,
서전(瑞典)은 스웨덴,
아세아(亞細亞)는 아시아,
애급(埃及)은 이집트,
오지리(墺地利)는 오스트리아,
이태리(伊太利)는 이탈리아,
인니(印尼)는 인도네시아,
화란(和蘭)은 네덜란드,
호주(濠洲)는 오스트레일리아,
윤돈(倫敦)은 런던입니다.

정리하죠.
요즘 세상에
런던을 윤돈(倫敦)이라고 하는 넋 빠진 사람은 없겠죠?
로스앤젤레스를 나성이라고 하는 사람도 이제는 없죠?

그러나 아직도
유럽이라 하지 않고 구라파라 하고,
프랑스를 불란서라 하고,
스페인을 서반아라고 하고,
이탈리아를 이태리,
네덜란드를 화란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넋 빠진 사람입니다.

오늘은 왠지 말을 아껴야 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참 좋겠죠? ^^*

우리말123

보태기)
1.
'동해바다'도 말이 안 됩니다.
동해가 東海로 "동쪽에 있는 바다"인데 뒤에 '바다'가 왜 붙죠?
'동해'가 맞습니다.
다만, 몇몇 뛰어난 국어학자는 한자말에서 우리말이 살아남기 위한 현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시기도 하십니다.
그렇다면 좀 봐 줄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네요. ^^*

2.
사실 중국이라는 나라 이름도 문제입니다.
'中國'은 나라의 가운데라는 뜻으로 중화사상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중국이 세계의 중앙에 있는 세계 제일의 문명국이라는 뜻으로
그 나라 사람들의 자부심을 나타낸 것이겠죠.
그렇다고 중국을 '지나'라고 부를 수도 없고...쩝...

3.
종교인들은 다 아시겠지만,
출애굽기는 出埃及記로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인도로 노예 생활을 하던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시나이 산에 이르기까지의 일을 기록한, 구약 성경의 둘째 권입니다. 

Dec 23, 2013

우리말 편지, 2013년에 읽은 책을 정리했습니다 2013-12-2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2. 24.(화요일)
이렇게 보내드린 글은 맘껏 편집하셔서 여기저기에 다른 사람 이름으로 쓰셔도 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올 한 해 읽은 책을 정리한 것을 모아서 보내드립니다.

파일이 커서 여기에 올라가지 않네요.
그래서 어제 저녁에 부랴사랴 카페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 파일 올리려고요. ^^*

http://cafe.daum.net/urimal123/TqCt/1
위 주소로 들어가시면 파일을 내려받으실 수 있습니다.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책 읽은 걸 자랑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하는 글이라서,
일반 독후감과 달리 책 소개, 차례, 책에서 따온 글, 짧은 제 느낌을 담아 글을 썼습니다.

이렇게 보내드린 글은 맘껏 편집하셔서 여기저기에 다른 사람 이름으로 쓰셔도 됩니다.
저작권이나 뭐 이딴 거 전혀 없습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나라 밖에서 받으시는 분은 한글이 안보이신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pdf파일이 필요하면 말씀해주십시오.
제가 바꿔서 보내드리겠습니다. ^^*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집가심]

오늘은 저희 집 이삿날입니다.
비록 전세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집보다 조금 더 큰집으로 갑니다.
집을 사서 가면 좋으련만 그런 돈은 없고...
제 깜냥에 그렇게 많은 돈을 쉽게 벌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저는 일터에 나가지만
장모님과 아내는 하루종일 집가심을 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집가심'이 뭔지 아세요?

먼저 '가심'은
"깨끗하지 않은 것을 물 따위로 씻는 일"을 뜻합니다.
따라서 '입가심'은
"입 안을 개운하게 씻어 내는 것"을 뜻하고,
'볼가심'은
"아주 적은 양의 음식으로 시장기를 면하는 일"을 뜻합니다. 볼에 있는 시장기를 떼는 거겠죠. ^^*
그럼 마땅히 '집가심'은
"집안을 청소하는 것"을 말하겠죠?
본래는
"초상집에서 상여가 나간 뒤에 무당을 불러 집 안의 악한 기운을 깨끗이 가시도록 물리치는 일."을 뜻했는데,
지금은 그런 뜻보다는 집안 청소라는 뜻으로 더 쓰입니다.

입가심은 알지만,
설마 볼가심, 집가심이라는 낱말이 진짜로 있냐고요?
있습니다. ^^*

우리말123

우리말, 감기는 들고 몸살은 나고 2013-12-2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2. 23.(월요일)
우리말에 ‘나다’와 ‘들다’가 있다. 안에서 밖으로 가면 ‘나다’이고 밖에서 안으로 오면 ‘들다’이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편지를 드리네요.
그동안 잘 계셨죠? 저는 지난 주말에 외국 출장에서 돌아왔습니다.
오늘부터 빼먹지 않고 편지 잘 보내겠습니다. ^^*

오늘은
한글학회와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이신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감기는 들고 몸살은 나고]
우리말에 ‘나다’와 ‘들다’가 있다. 안에서 밖으로 가면 ‘나다’이고 밖에서 안으로 오면 ‘들다’이다. 옛날에는 들어오는 행위를 우선하고 나가는 행위를 뒤쪽에 두었기 때문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드나들다’라고 말했다. 연거푸 들어갔다 나갔다 하면 ‘들락거린다’, ‘들락날락거리다’라고 표현했다. 또 남의 집에 드나들면서 그 집 일을 해주는 것을 ‘드난살이’라고 했다. 흔히 파출부라고 하는 말에 해당하는 것이 우리말 드난살이이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는 모든 동작을 옛 시대와는 반대로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데서 시작한다고 보게 되었다. 먼저 나가고 난 뒤에 들어온다고 해서 ‘나들이’라고 한다. 밖으로 나갈 때 입는 옷을 ‘난벌’이라 하고 집 안에 들어와서 입는 옷을 ‘든벌’이라고 하는데, 이 둘을 합하면 옛날에는 ‘든난벌’이라 했을 테지만, 현대에는 ‘난든벌’이라고 말한다. 문도 먼저 열고 그 다음에 닫는다고 해서 ‘여닫이’이고, 서랍도 빼고 닫는다고 ‘빼닫이’라 부른다.
‘병이 나다’라 하기도 하고, ‘병이 들다’라 하기도 한다. ‘몸살이 났다’를 ‘몸살이 들었다’라 하면 무척 어색하고, 반대로 ‘감기 들었다’를 ‘감기 났다’라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몸살은 피로가 누적되어 신체의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생기는 것이다. 발병 원인이 신체 내부에 있고 이것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들다’가 아니라 ‘나다’로 말한다. 그러나 감기는 밖에서 몸 안으로 한기가 스며들거나 병균이 침입해서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나다’가 아니라 ‘들다’로 말하는 것이다.
‘감기 들다’를 ‘감기에 걸렸다’라고도 말한다. ‘걸리다’라고 말했을 때는 뭔가 자신의 실수나 잘못이 있는 경우이다. 옆 사람 답안지를 몰래 보다 들키면 ‘걸렸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감기에 걸렸다’라고 하면 자신의 몸 관리에 부주의해서 감기 병균이 들어왔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성병이나 에이즈 같은 질병은 ‘에이즈 났다’, ‘에이즈 들었다’라 하지 않고 ‘에이즈 걸렸다’, ‘성병에 걸렸다’라고 말한다. 이들 병은 자신의 잘못으로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들쳐메다'가 아니라 '둘러메다'입니다]

어제 집을 옮겼는데요.
포장이사를 하니 참 편하더군요.
돈이 좀 들어서 그렇지...

이사하는 걸 보니,
아침부터 아저씨 몇 분이 들어오시더니,
이것저것 짐을 챙기고 나서,
창문에 걸쳐진 사다리로 짐을 싣더군요.
큰 짐은 바퀴 달린 수레로 밀고,
작은 짐은 들쳐메고...
순식간에 해치우더군요. ^^*

저는 그 틈에도 우리말을 생각했습니다.
저게 들쳐메는 게 맞나, 둘러메는 게 맞나?
들쳐업다는? 둘러업다는 맞나?
여러분도 헷갈리시죠?

들쳐업다, 둘러업다, 들쳐메다, 둘러메다 가운데 어떤 게 맞죠?

'번쩍 들어올려서 업다.'는 뜻의 낱말은


또,
'들어올려서 어깨에 메다.'는 뜻의 낱말은
'들쳐메다'가 아니라 '둘러메다'입니다.

그게 그것 같아 헷갈리시죠?
표준어는 둘러메다와 둘어업다입니다.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는데,
이자리를 빌려 어제 저희집 이사를 해 주신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Dec 9, 2013

다운ㆍ패딩소재 혁명 예고 ............ 국제섬유신문

                               다운ㆍ패딩소재 혁명 예고

 세계 최초 화섬, 실크 응용. 다운 프루프용 초경량 직물 양산
제이에스화인, sqm당 15~50g 신개념 초경량 소재 특허 획득
화섬, 실크 장점 극대화. 감성ㆍ보온성ㆍ견명ㆍ촉감ㆍ심미성 탁월
‘아르마니’, ‘휴고보스’ 등도 제품 평가. 가격도 저렴 대량 수요 전망


화섬직물 신소재 개발의 총아인 제이에스화인텍스타일(대표 김종성)이 세계 최초로 실크와 화섬을 응용한 초경량 다운프루프용 견혼방 교직물을 개발. 특허 획득과 함께.....................

Dec 8, 2013

우리말, '사리'와 '개비 2013-12-0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2. 9.(월요일)
철사나 새끼줄과 마찬가지로, 가늘고 긴 면발을 둘둘 감아놓은 뭉치도 사리로 센다.
음식점에서 국수를 먹을 때, 국물은 남았는데 양이 덜 차게 되면 면을 추가로 주문한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학회와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인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사리'와 '개비'

‘사리’라는 말이 있다. 우리말에서 “가느다란 실이나 줄을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 ‘사리다’인데, ‘사리’는 바로 이 ‘사리다’의 명사형이다. ‘사리’는 이렇게 실이나 줄을 사려서 감은 뭉치를 가리키기도 하고, 또 이 뭉치들을 세는 단위명사이기도 하다. 가령 철사나 새끼줄 따위는 둘둘 감아서 보관하는데 이렇게 감아놓은 뭉치를 셀 때 “철사 한 사리, 두 사리”, “새끼줄 한 사리, 두 사리”처럼 말한다.

철사나 새끼줄과 마찬가지로, 가늘고 긴 면발을 둘둘 감아놓은 뭉치도 사리로 센다. 음식점에서 국수를 먹을 때, 국물은 남았는데 양이 덜 차게 되면 면을 추가로 주문한다. 이때 면을(정확히는 면을 둘둘 감아놓은 뭉치를) 따로 시키려면 “면 한 사리 더 주세요.”라고 말하면 된다. 물론 ‘사리’는 면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면을 세는 단위로 쓰는 말이다.

그런데 이 ‘사리’가 면이나 덤인 것으로 오해하게 되면, 면은 사라지고 그냥 단위만 써서 “사리 주세요.”라고 말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나아가서 밥 한 공기를 추가로 주문할 때도 “사리 주세요.” 하는 엉뚱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마치 문구점에 가서 연필을 산 뒤에 추가로 주문하면서 그냥 “자루 주세요.” 하는 것과 한가지이다.

‘자루’라는 말도 가끔 ‘개비’와 혼동된다. ‘자루’와 ‘개비’는 둘 다 길고 곧은 물건을 셀 때에 쓰는 단위명사인데, 손잡이가 있거나 그 안에 심이 들어 있는 것일 때에는 ‘자루’를 쓴다. 그래서 손잡이가 있는 삽이나 지팡이 같은 물건을 셀 때에도 ‘자루’고, 심이 들어 있는 연필을 셀 때에도 ‘자루’이다.

하지만 길고 곧은 물건 가운데 손잡이도 없고 심도 들어 있지 않은 것은 주로 ‘개비’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그래서 장작을 쪼갠 것도 ‘장작 한 개비’처럼 ‘개비’를 쓰고, 담배를 낱개로 셀 때에도 ‘담배 한 개비’라고 말한다. (이때, ‘개피’나 ‘가치’는 모두 비표준말이다.) 제사상에 피우는 향을 셀 때에도 ‘향 한 자루, 두 자루, …’가 아니라 ‘향 한 개비, 두 개비, …’라고 말해야 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낫잡다/낮잡다]

어제 어떤 분과 이야기하다 오랜만에 '낫잡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참 멋진 우리말인데 요즘은 많이 쓰지 않죠.

오늘은 낫잡다를 소개해 드릴게요.

'낫잡다'는
[낟ː짭따]로 발음하고
'금액, 나이, 수량, 수효 따위를 계산할 때에, 조금 넉넉하게 치다.'는 뜻입니다.
손님이 더 올지 모르니 음식을 낫잡아 준비해라,
경비를 낫잡았더니 돈이 조금 남았다처럼 씁니다.
어제 제가 만난 분은
'무슨 일을 할 때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잡지 말고 낫잡아 둬야 일하기 좋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맞는 말씀이십니다.

낫잡다와 발음이 거의 같은,
'낮잡다'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낟짭따]로 발음하고
'실제로 지닌 값보다 싸게 치다.'나
'사람을 만만히 여기고 함부로 낮추어 대하다.'는 뜻입니다.
물건값을 낮잡아 부르다, 그는 낮잡아 볼 만큼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처럼 씁니다.
'남의 재주나 능력 따위를 실제보다 낮추어 보아 하찮게 대하다.'는 뜻의
'얕잡다'와 거의 같은 뜻이죠.

세상 살면서,
남을 낮잡아 보면 안 되지만,
내가 준비하는 일은 낫잡으면 좋습니다. ^^*

우리말123

Dec 5, 2013

우리말, 숨탄것 2013-12-0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2. 6.(금요일)
우리말에 '숨탄것'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숨을 받은 것이라는 뜻으로, 여러 가지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요즘 버스로 일터에 나다닙니다. 차가 고장이 나서 고치고 있는데 이달 말쯤에나 나온다고 하네요.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책을 볼 때도 있지만 창밖을 스치는 세상을 구경할 때도 잦습니다.
앙상한 졸가리만 남은 나무, 아직 불을 켜지 않은 사무실, 여전히 불을 켠 채 손님을 기다리는 식당 등...

우리말에 '숨탄것'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숨을 받은 것이라는 뜻으로, 여러 가지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숨'이
사람이나 동물이 코 또는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기운. 또는 그렇게 하는 일을 뜻하지만,
채소 따위의 생생하고 빳빳한 기운도 '숨'이라고 합니다.
김장할 때 소금을 뿌려 숨을 죽이잖아요. ^^*

이렇게 '숨'이 동물에도 쓰이고 식물에도 쓰인다면,
'숨탄것'도 동물에만 쓰는 게 아니라 식물에도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숨탄것은 여러 가지 동물만 이르는 게 아니라 식물에도 써야 한다는 것이죠.

일터에 나오면서 창밖으로 보는 여러 가지 숨탄것을 보면서 제 삶을 되돌아봤습니다.
나는 무엇을 하며 왜 살지?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졸가리/줄거리]

안개가 많이 끼었네요. 출근길 조심하시길 빕니다.

어제 점심을 먹고 잠시 밖에 나와 있을 때,
문득 제가 일하는 건물 들목에 있는 나뭇가지를 보니 무척 앙상하더군요.
잎이 다 떨어진 줄거리를 보니 더 춥게 느껴졌습니다.

줄거리...
이사람 가끔 오타 내더니 줄거리가 뭐야 줄거리가...
나무에 줄거리가 어딨어? 소설에나 나오는 게 줄거리지...
또 오타겠지?

아니요.
줄거리 맞습니다.
줄거리는
'사물의 군더더기를 다 떼어 버린 나머지의 골자'를 뜻하기도 하지만,
'잎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를 뜻하기도 합니다.
고구마 줄거리라는 말 많이 쓰시잖아요.
바로 그 줄거리입니다.

'줄거리'는 '졸가리'의 큰말이기도 합니다.
'졸가리'는 '잎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를 뜻합니다.
겨울이 되니 잎이 무성하던 나무들이 졸가리만 앙상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런 졸가리들도 땔감으로는 쓸모가 있다처럼 씁니다.

졸가리건 줄거리건
잎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를 보니 제 마음마저 추워지네요.
벌써 봄을 기다리는 것은 좀 거시기한가요?

우리말123

보태기)
6:22분 MBC에서 '야채 장사'라고 하네요.
도대체 언제까지 저런 덜떨어진 말을 방송에서 들어야 하는지...

오늘 편지에서 '입구'라고 하지 않고 '들목'이라고 했습니다.
그 까닭은,
국립국어원에서 일본말 찌꺼기인 입구(入口)를 '들목', '들어오는 곳', '어귀'로 다듬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쓰는 한자 낱말은 중국에서 만든 것도 있고, 일본에서 만든 것도 있고, 우리가 만든 것도 있습니다.
모두 한자로 만들긴 했지만,
우리가 만든 한자 낱말은 나름대로 우리의 문화와 역사가 녹아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만든 한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말에 우리의 영혼이 살아 있듯이,
일본에서 만든 일본식 한자에는 일본의 영혼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쓰지 말자는 겁니다.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마땅한 우리말이 없다면 그 말을 우리에 맞게 고쳐서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런 노력 없이 일본식 한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쓴다면
그건 일본 영혼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일본 영혼이 왜 나쁘냐고요?
일본이 우리 영혼을 더럽혀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쁩니다. 그래서 싫습니다.
이것 말고 또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제로 차지했고,
우리 문화를 없애고자 이름까지 바꾸도록 강요했고,
전쟁때는 우리나라 여자를 성적 노리개로 삼았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나댑니다.
이래도 일본을 좋아해야 하나요?

Dec 4, 2013

우리말, 얽히고설키다 2013-12-0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2. 5.(목요일)
'얼키고설키다'로 쓰거나 '얽히고 설키다'로 쓰면 틀립니다.
'얽히고설키다'만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오전에 일이 좀 있어서 편지를 못 썼습니다.
모든 사람의 삶이 다 그렇겠지만, 살다 보면 얽히고설킨 관계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 한가운데 있으면 일을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죠.
오늘 그런 일이 좀 있었습니다. ^^*

가는 것이 이리저리 뒤섞이거나 관계, 일 따위가 이리저리 복잡하게 되는 것을 '얽히고설키다'고 합니다.
가지를 뻗어 얽히고설켜 있는 수목들, 얽히고설킨 인연, 일이 얽히고설켜서 풀기가 어렵다처럼 씁니다.

노끈이나 줄 따위로 이리저리 걸거나 이리저리 관련되게 하는 게 '얽다'이고 입음꼴(피동형)이 '얽히다'입니다.
'설키다'는 사전에 없는 낱말로 운을 맞추고자 넣은 말 같습니다.

이를 '얼키고설키다'로 쓰거나 '얽히고 설키다'로 쓰면 틀립니다. '얽히고설키다'만 바릅니다.

비슷한 뜻을 지닌 어찌씨(부사)가 '얼기설기'입니다.
얼기설기 걸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얼기설기 얽힌 듯도 하나처럼 씁니다.
'얼기설기'보다 거센 느낌을 주는 말이 '얼키설키'입니다.
그래서 '얽히고설키다'를 '얽키고설키다'로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세상일이라는 게 내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애먼 일에 얽히고설켜 맘고생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여러분도 그러시죠?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두루말이 화장지/두루마리 화장지]

이번에 집을 옮겼더니 가끔 집에 오시는 분들이 화장지를 사오시네요.
술술 잘 풀리라는 뜻으로 화장지를 사오시고,
거품처럼 잘 일어나라는 뜻으로 비누를 사오신다고 합니다.
제 일도 그렇게 잘 좀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

화장지를 보면 대부분 둥글게 말려있죠?
그런 것을 '두루말이'라고 할까요, '두루마리'라고 할까요?
'달걀을 부쳐서 돌돌 말아 놓은 음식'은 '달걀말이'인데...

여기에는 재밌는 게 숨어있습니다.
우리 맞춤법은
'소리나는 대로 적되 어법에 맞게 적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말다는 뜻이 살아 있으면 '말이'라고 써야 하고,
그런 뜻이 없어졌다면 '마리'라고 소리나는대로 써야 맞습니다.

그래서
달걀을 부쳐서 돌돌 말아 놓은 것은 '달걀말이'가 맞습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화장지에 말다는 뜻이 살아 있을까요?
그런 뜻이 남아 있으면 '두루말이' 화장지가 맞고,
그런 뜻이 없어졌다면 두루마리' 화장지가 맞는데......

사전도 제각각입니다.
야후 사전에 보면,
'두루마리'를 표제어로 올려놓고
낱말 풀이에는 '두루말이'를 썼습니다.

다음 사전에는
'두루마리'만 표제어로 올라있습니다.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에는 '두루말이'가 맞다고 되어있고,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두루마리'가 맞다고 되어 있습니다.

제가 가진 민중서림에서 나온 사전에는,
두루마리가 맞다고 나와 있네요.

어느 게 맞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올해도 여러분 모두 두루마리 화장지 풀리듯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길 바라고,
더불어서 잘 풀리는 여러분 일에 저도 꼽사리 좀 끼워주세요. ^^*

우리말123

보태기)
국립국어원에서는 제가 푼것과 좀 다르게 설명했네요.
아래는 국립국어원 묻고 답하기에 있는 글을 따온 겁니다.

'계란말이, 멍석말이'에서는 '계란, 멍석' 등이 추출될 수 있으나 '두루마리'에서는 '두루'가 단독으로 추출될 수가 없습니다.
즉 '두루마리'의 '두루'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두루마리'의 의미가 '가로로 길게 이어 돌돌 둥글게 만 종이'라는 점에서 부사 '두루'와 '말이'가 합쳐진 말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서 '멍석말이, 계란말이' 등은 합성어이지만 '두루마리'는 단일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말, 당초에 2013-12-0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2. 4.(수요일)
이 '당초'에 '-에'가 붙어 '당최'라는 어찌씨(부사)가 됩니다.
부정의 뜻이 있는 말과 함께 쓰여 '도무지', '영'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죠.
'당최'를 '당췌'로 쓰면 틀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일터에 나오다 보니 안개가 짙게 끼어 있더군요.
근데 이게 안개가 아니라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라고 하니 걱정입니다.

중국….
몇 년 전에는 동북공정으로 사람 속을 뒤집어 놓더니,
며칠 전에는 중국에서 우리나라 땅을 포함하여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다고 합니다.
중국이 하는 일은 당최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힘이 없다고 무시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아직도 우리를 자기네 나라 변방에 있는 작은 속국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지….

당초(當初)는
"일이 생기기 시작한 처음"이라는 뜻입니다.
일이 당초 생각과는 다르게 풀렸다, 당초 5월 말까지 끝내기로 한 조사…. 처럼 씁니다.

이 '당초'에 '-에'가 붙어 '당최'라는 어찌씨(부사)가 됩니다.
부정의 뜻이 있는 말과 함께 쓰여 '도무지', '영'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죠.
중국 사람들의 생각을 당최 모르겠다, 겨울에 중국에서 황사가 날아온다니 어찌 된 일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처럼 씁니다.

'당최'를 '당췌'로 쓰면 틀립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맨 처음을 뜻하는 말로 ‘애초(-初)’도 있습니다.
애초를 강조하면 ‘애당초’입니다.
당초와 애초를 합친 말인지도 모르겠네요. ^^*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외교부가 하는 꼬라지 하고는...]

뉴스를 보니 북한에서 탈출하신 국군포로를
영사관에서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북으로 끌려갔다고 하네요.
며칠 전에는 탈북자의 애타는 전화를 박대하더니...
도대체 외부교가 뭐 하는 곳인지 모르겠습니다.

외국에서는 영사관이나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특히 탈북자들에게는 목숨이 걸린 일일 텐데 왜 그렇게 처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하는 꼬라지 보라는 욕이나 듣죠.
정말 왜 이 모양 이 꼴인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에 끝난 텔레비전 연속극 가운데,
여자 주인공이 눈을 약간 내리깔고
'...꼬라지 하고는...'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연기자에게 부탁하여 외교부 앞에서 그 소리 한번 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딱 어울리는 말인데...

'어떤 형편이나 처지 따위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 '꼴'입니다.
이 꼴은 낮잡아 이르는 말이 '꼬락서니'입니다.
비에 젖은 꼬락서니가 가관이다, 정치인들 하는 꼬락서니가 다 그렇지 뭐...처럼 씁니다.

'꼬라지'는
많이 쓰기는 하지만
실은 아직 표준어는 아닙니다.
아직은 사투리입니다.

꼬라지를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쓰시더라도 '꼬락서니'가 표준어고 '꼬라지'는 사투리라는 것을 알고 쓰시라는 겁니다.

외교부에서 하는 꼬라지를 보면... 참...
북으로 끌려가신 분들은 어찌 되셨을지...
그래놓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요? 그러면 다 인가요?
저야말로 그 '유감'에 '유감'입니다.
이런 때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는 게 아니라 잘못했다고 하는 겁니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비는 겁니다.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마치는 겁니다.
유감은 무슨 얼어 죽을 유감...
하는 꼬라지 하고는...

내친김에 한 말씀 더 드리죠.
어젯밤 MBC 9시 뉴스 헤드라인 뉴스에서
북송된 국군포로 이야기를 하면서 외교라인의 헛점을 보였다고 자막을 내 보냈습니다.
헛점이라뇨.
'불충분하거나 허술한 점'은 헛점이 아니라 허점입니다.
MBC뉴스에도 그런 '허점'이 있군요.


우리말123

Dec 3, 2013

우리말, 채신머리 2013-12-0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2. 3.(화요일)
이 처신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 '채신'이나 '채신머리'입니다.
한자가 아닌 순우리말입니다.
이를 體身으로 생각해서 '체신'이나 '체신머리'라고 쓰시면 안 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포근하네요.
이렇게 포근한 날씨처럼 기분 좋은 일이 자주 일어나길 빕니다.

요즘 제 일터에는 올 한 해 수행한 과제를 평가하고자 외부 손님들이 많이 오십니다.
직원들은 평가를 받는 거라서 몸가짐이나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

처신(處身)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져야 할 몸가짐이나 행동"을 뜻합니다.
처신이 바르다, 처신을 잘해야 남에게 귀염을 받는다처럼 씁니다.

이 처신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 '채신'이나 '채신머리'입니다.
한자가 아닌 순우리말입니다.
이를 體身으로 생각해서 '체신'이나 '체신머리'라고 쓰시면 안 됩니다.

손님 앞에서 채신머리없이 구는 것도 문제지만,
속 빈 강정이면서 억지로 채신머리를 세우려고 하는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쉼표와 마침표]

어제는
오랜만에 집에서 쉬면서
동료 식구를 저희 집으로 불러 재밌게 놀았습니다.

잡채로 일단 입을 좀 푼 뒤,
매운탕과 낙지볶음으로 속을 채웠습니다.
마땅히 곡차도 곁들여서...^^*

저는 어제 잡채, 매운탕, 낙지볶음 따위를 먹었는데요.
'잡채, 매운탕, 낙지볶음'이 맞을까요, '잡채?매운탕?낙지볶음'이 맞을까요?
오늘은 가운뎃점과 쉼표의 쓰임을 갈라볼게요.
한글 맞춤법에 따르면 가운뎃점을 다음과 같은 때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1. 쉼표로 열거된 어구가 다시 여러 단위로 나누어질 때
(보기) 철수·영희, 영수·순이가 서로 짝이 되어 윷놀이를 하였다.
2. 특정한 의미가 있는 날을 나타내는 숫자에
(보기) 3·1 운동, 8·15 광복
3. 같은 계열의 단어 사이에
(보기) 충북·충남 두 도를 합하여 충청도라고 한다.
위와 같은 경우에는 가운뎃점을 씁니다.

그리고 쉼표는 같은 자격의 어구가 열거될 때에 씁니다.
(보기) 근면, 검소, 협동은 우리 겨레의 미덕이다.

어제 저는
잡채, 매운탕, 낙지볶음을 안주로 먹었고,
소주·맥주 같은 곡차를 마셨습니다.
(실은 복분자술을 마셨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맞춤법 규정에 따르면,
'.'은 온점, ','은 반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온점, 반점보다는
마침표, 쉼표가 더 낫지 않나요?

Dec 2, 2013

섬유산업 미래 밴더가 ‘좌우’ .............국제섬유신문

섬유산업 미래 밴더가 ‘좌우’


글로벌 의류수출 밴더 15社 올 수출 80억불 원ㆍ부자재 구매 40억불
세아, 한세, 한솔 등 원ㆍ부자재 구매 국산 30%, 외산 70%
각사 국내 거래선 1천개社. 대형화 투자 가격경쟁력 시급
섬산련 주도 스트림간 회의. 소재ㆍ밴더 동반성장 마련해야


세아상역, 한세실업, 한솔섬유를 비롯한 초대형 글로벌 의류수출 업체들의 올 수출 규모가 업체 당 최고 14억 달러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글로벌 의류수출 밴더들이 사용하고 있는 섬유 원ㆍ부자재의 국산 사용 확대 여부가 국내 섬유산업의 판도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지고........................

대 이란 섬유수출 ‘청신호’ ............. 국제섬유신문

대 이란 섬유수출 ‘청신호’

포멀블랙, 환편니트 수출 비상구 보인다
이란 핵협상 타결. 막혔던 섬유 대량 수출 뚫릴 듯
포멀블랙 한국 독무대 막장투매 방지 제값 받아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강력한 경제 재제조치로 죽음의 시장으로 전락한 대 이란 섬유 수출이 이란 핵협상의 극적 타결로 직물류를 중심으로 섬유 수출이 다시 급격한 활황국면을 보일 것으로..........................

Dec 1, 2013

우리말, 녘 2013-12-04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2. 2.(월요일)
맞습니다. '녘'에는 방향을 가리키는 뜻도 있습니다.
"들이 있는 쪽이나 지역"을 '들녘'이라고 합니다. ^^*
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1. 오늘 아침 7:12에 KBS 뉴스에서 달력을 만드는 업체를 소개하면서
달력을 만드는 원칙이 업체마다 다른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한 업체 사장이 "달력 만드는 방식이 다 틀리다."고 이야기했고, 자막도 그렇게 '틀리다'로 나왔습니다.
달력 만드는 방식이 업체마다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닐 겁니다.
'다르다'와 '틀리다'는 다른데 왜 틀리다고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은 이제 사전을 바꿔야 한다고도 말씀하시더군요.

2.
지난주에 새벽녘이나 저물녘으로 쓰고 저녁은 그냥 '녁'을 쓴다고 말씀드리면서
'녘'은 어떤 때의 무렵으로 새벽녘이나 저물녘에 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걸 보시고 한 분이 댓글을 다셨습니다.
'녘'의 '시간성'만을 지적했는데, '들녘'에서의 '녘'은 들이 있는 쪽이나 지역으로 '공간성'까지 뜻한다고요.
맞습니다. '녘'에는 방향을 가리키는 뜻도 있습니다.
"들이 있는 쪽이나 지역"을 '들녘'이라고 합니다. ^^*
고맙습니다.

오늘은 즐거운 월요일입니다.
화요일과는 다른 느낌입니다.(화요일과는 틀린 느낌입니다가 아닙니다.^^*)

일터에 나오셨으니 저물녘에 집에 가실 때까지 열심히 일합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들러리]

들러리가 뭔지 아시죠?
제가 얼마 전에 들러리를 선 일이 있어서 오늘은 들러리 말씀 좀 드릴게요.

'들러리'는
'들르다'에 사람의 뜻을 더하는 의존명사 '이'가 붙은 겁니다.
들르다의 뜻이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이므로,
들러리는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는 사람'이 되겠죠.
이 낱말은 본래 우리 문화에서 생겨난 말이 아닙니다.
서양 결혼식에서 생겨난 말입니다.

서양에서는 예부터 결혼식 날 행복한 신부를 질투해 잡귀들이 나쁜 마법을 쓴다고 생각했습니다.
잡귀들의 그런 마법에서 신부를 보호하고자
신부와 똑같은 복장을 한여자를 세워 귀신들을 헷갈리게 했다고 합니다.
바로 그, '신부와 똑같은 복장을 한여자'가 들러리입니다.
악귀로부터 진짜 신부를 지키고자 만들어진 게 바로 '들러리'죠.

이러한 관습은 고대 로마까지 올라가는데요.
로마에서 신부에게 구혼했다가 거절당한 구혼자가 친구들을 동원해 신부를 납치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런 일을 막고자 신부와 비슷하게 생긴사람을 골라 비슷한 옷을 입혀 납치당하는 것을 막은 거죠.

요즘은 그 뜻이 바뀌어,
'주된 인물 주변에서 그를 돕는 인물' 정도의 뜻으로 쓰입니다.
주인공이 아니라 그 옆에서 보조만 맞춰주거나 단역 정도의 일만 해주고 사라지는 사람들을 낮잡아 들러리라고 하는 거죠.

아무쪼록 제가 들러리를 섰던 그 분이 잘 되길 빕니다.
그래야 제 들러리 노릇도 빛이 나죠. ^^*

우리말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