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12, 2012

우리말, 자배기 2012-11-1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2. 11. 13.(화요일)
자배기는
"둥글넓적하고 아가리가 넓게 벌어진 질그릇."을 뜻하는 이름씨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우산을 가져오지 않아 일터에 나오며 비를 좀 맞았는데, 지금은 날씨가 갰네요. 다행입니다.
그래도 내일부터는 더 추워진다고 합니다. 늘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자배기에 담긴 진흙 오리구이를 앞에 두고 30년 전 이야기에 푹 빠져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배기'를 들어보셨나요?
뚝배기, 오모가리는 들어보셨죠?

자배기는
"둥글넓적하고 아가리가 넓게 벌어진 질그릇."을 뜻하는 이름씨입니다.
금순네는 자배기에다 바지락을 쏟아 담고...
갑득이가 자배기 속의 국밥을 게염스러운 눈으로...처럼 씁니다.

어제저녁에 먹은 오리고기가 자배기에 담겨있어서 오늘 그 낱말을 소개합니다. ^^*

복이 와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합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면서 지냅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빗밑이 재다]

안녕하세요.

소설 추위는 빚내서라도 한다는데,
오늘은 소설이 빚을 내지 않았나 봅니다. ^^*
추위가 한풀 꺾인 것 같죠?
오늘 비가 오는 곳도 많지만 다음 주 중반까지는 비교적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비거스렁이'라는 낱말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비가 갠 끝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입니다.

'빗밑'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비가 그치어 날이 개는 속도"를 뜻합니다.
빗밑이 재다처럼 쓰죠.
'재다'가 "동작이 재빠르다."는 그림씨(형용사)니까,
빗밑이 재다고 하면 비가 그치어 날이 개는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 됩니다.
이럴 때 '빗밑이 가볍다'고도 합니다.
"오던 비가 그치고 날이 개는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죠.

반대는 '빗밑이 무겁다'고 합니다.
'무겁다'에 "동작이 느리고 둔하다."는 뜻이 있으므로,
빗밑이 무겁다고 하면,
오던 비가 그치고 날이 개는 속도가 느리다는 뜻이 됩니다.

오던 비가 개면서부터 아주 멎을 때까지의 과정을 이렇게 나타낼 수도 있는 우리말이 참 멋지지 않나요?

'빗밑'과 비슷한 낱말이 '비끝'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비끝'이 없지만,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큰사전에는 '빗밑'과 같은 뜻의 낱말로 '비끝'을 올렸습니다.

저는 내일 새벽에 고향에 갑니다. 시제를 모셔야 하거든요.
오늘 저녁에 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일을 일찍 끝내기는 어려울 것 같아
내일 아침 일찍 가기로 했습니다.

그나저나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야 할텐데...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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