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3, 2009

우리말, 궁글다 2009-9-14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생겨서 같이 일하던 동료 몇 분이 그곳으로 옮기셨습니다
.
며칠 전까지 같이 일했던 사람이 옆에 없으니 왠지 허우룩합니다
.
(
허우룩하다 : 마음이 텅 빈 것 같이 허전하고 서운하다
.)

'
궁글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
착 달라붙어 있어야 할 물건이 들떠서 속이 비다는 뜻으로, 벽지가 궁글어 보기 싫다처럼 쓰이고
,
단단한 물체 속의 한 부분이 텅 비다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
농진청에서 그 사람들이 빠져나가니 여기저기 궁글어 보기 싫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

지금은 궁글고 허우룩하지만

언젠가는 시설거릴 날이 있을 겁니다.
(
시설거리다 : 실실 웃으면서 수다스럽게 자꾸 지껄이다
.)
언제나 자주 웃으시면서 사시길 빕니다
.

고맙습니다
.

성제훈 드림




보태기)
오늘은 시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


그 사람을 가졌는가


                     
시인 함 석 헌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
소고기와 쇠고기
]

주말 잘 보내셨나요
?
이제 이곳 수원도 벚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
오늘도 맨 밑에 벚꽃 사진을 붙입니다
.

먼저
,
어제 일요일 오전 8 59분쯤 KBS 성장드라마에서

'
5'라고 제와 5를 띄어 썼습니다. '5'가 맞습니다.

일요일 밤 10 43, KBS1에서 광릉수목원에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
식물은 서식하는 게 아니라 자생하는 것입니다
.
그리고 광릉수목원은 1999년에 국립수목원으로 이름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오늘 아침 7 8, 벚꽃 구경하면서 주차 때문에 실랑이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
실랑이가 아니라 승강이가 맞습니다
.

오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요즘 FTA로 여기저기서 말이 많네요
.
다른 것은 모르고

쇠고기 시장 개방 가운데, 소고기와 쇠고기를 알아볼게요.

여기에도, 이 작은 낱말 하나에도 재밌는 게 많이 숨어 있습니다
.

먼저
,
지난 1988년에 표준어 규정이 바뀌기 전까지는

쇠고기만 표준어였고 소고기는 사투리였습니다.
고기가 소의 부속물이라서 '소의 고기'가 되고 이를 줄여 '쇠고기'가 된 거죠
.
그러다가 사람들이 소고기라고 많이 발음하니까 나중에 소고기도 표준어로 인정하게 된 겁니다
.
쇠고기와 소고기가 복수표준어가 된 거죠
.
사실 복수표준어이긴 하지만
,
쇠고기가 원칙이고 소고기는 그렇게 써도 되는 것으로 인정한 겁니다
.
재밌는 것은
,
쇠고기와 소고기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고 나니
,
쇠로 시작하는 복합명사도 모두 표준어로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
그래서 소가죽/쇠가죽, 소똥/쇠똥, 소꼬리/쇠꼬리, 소갈비/쇠갈비, 소기름/쇠기름, 소머리/쇠머리, 소뼈/쇠뼈 따위도 모두 표준어가 된 겁니다
.

여기까지도 봐 줄만 합니다
.
그런데 '소의'의 줄임말인 ''가 철이라는 뜻도 있잖아요
.
그렇다 보니
,
쇠머리가 '소의 머리'인지
,
단단한 '쇠 머리'인지 헷갈리게 된겁니다
.
이건 또 어떻게 갈라야죠
?

우리말
123

보태기
)
1.
소달구지는 쇠달구지라고 하지 않습니다
.
달구지의 소의 부속물이 아니잖아요
.
그래서 '소의 달구지'가 말이 안 되듯이
,
쇠달구지도 말이 안 되는 겁니다
.
그리고 그냥 달구지이지 소달구지도 아닙니다. ^^*

 

우리말 편지를 누리집에 올리시는 분입니다.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
제가 보내드리는 우리말 편지는 여기저기 누리집에 맘껏 올리셔도 됩니다
.
더 좋게 깁고 보태서 쓰셔도 되고, 여러분이 쓰신 글이라며 다른 데 돌리셔도 됩니다
.
맘껏 쓰세요
.

우리말 편지는 제가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
저는 우리말 쓰임에 대해 문법적으로 따질 깜냥이 안 됩니다
.
공부하다 알게 된 것을 개인적으로 보내드릴 뿐입니다
.
우리말이나 국어 문법은 국립국어원 가나다전화(02-771-9909)에 물어보시는 게 좋습니다
.

저를 그냥 저 개인으로만 봐 주십시오
.
저는 거창한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민족성을 지키고자 애쓰는 사람도 아닙니다
.
그냥 평범한 한 직장인일 뿐입니다
.

아래는

꾸준히 우리말편지를 꾸준히 올리는 누리집입니다
.
이런 누리집이 더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
여기에 주소를 넣어드리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




전국 국어 운동 대학생 동문회

http://www.hanmal.pe.kr/bbs/zboard.php?id=ulimal

우물 안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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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산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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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초장, 쉴만한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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