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28, 2009

우리말, 눈부처 2009-12-29

안녕하세요.

저도 드디어 내의를 입었습니다. 목이 아직도 칼칼한 게 아무래도 감기가 오래갈 것 같아서요
.
아내가 싸준 모과차를 한 잔하며 글을 씁니다. "따술때 머거야 존거다."라는 어머니 말씀이 생각나네요
. ^^*

지난 주말에는 아는 동생 식구를 불러 같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
저처럼 어렵게 애를 낳은 친구인데, 마침 이번에 박사학위 논문심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축하하는 자리로 식구가 같이 만났습니다
.
어렵게 세상 빛을 본 애들도 처음 보고
...

애들 눈동자는 왜 그리 맑은지요
.
그 작은 눈동자 속에 마치 온 우주가 들어 있고, 이 세상 모든 평화가 다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
어린아이 눈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 눈동자에 비친 제 모습을 찾게 됩니다
.
너무 맑은 눈동자에 비친 초라한 제 모습을 보면 제가 뜨끔합니다
.

우리말에 '눈부처'라는 말이 있습니다
.
"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난 사람의 형상"이라는 뜻입니다
.
이 눈부처는 두 사람이 서로 똑바로 마주 봤을 때 상대방의 눈동자에 보이는 내 모습입니다
.
다른 사람의 눈을 마주할 때 비로소 나를 발견하는 것이죠
.

이제 이틀만 지나면 한 해가 갑니다
.
이 해가 가기 전에 우리집 애들 눈을 보면서 눈부처를 찾아봐야겠습니다
.

이동훈 씨가 박사학위를 받는 최종 심사를 통과한 것을 축하하고
,
애들 키우며 고생한 이동훈 씨의 아내 은경 씨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
애들 잘 키우세요
. ^^*


고맙습니다
.




눈부처


문수현 씀

그대의 눈동자에 아직
내가 새겨지지 않았다면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서
그대의 눈부처 되리
떠나가도 헤어져도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는
사랑한다 말해놓고 돌아서면
지워지는 그림자가 아니라
무시로 스쳐가는 구름이 아니라
호수의 바닥이 된 하늘처럼
깊이 뿌리내리고
눈 깜박일 때마다
눈동자 가득 살아나는 얼굴
, 그대의 눈부처 되리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
저는 절대 똥기지 않을 겁니다
]

오늘 아침 KBS가 또 저를 실망시키네요
.
7
7분쯤 조류독감 기사를 전하면서

화면에 '3Km 내 매몰'이라고 썼네요
.
거리 단위는 Km KM가 아니라 km입니다
.
세계에 딱 세 개밖에 없는 공영방송 가운데 하나인
KBS.
제발 정신 좀 차리고 방송하길 빕니다
.

오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아시는 것처럼 저는 농촌진흥청 본청에서 일합니다
.
요즘 제가 하는 일은 농업연구상 심사 관리입니다
.
농촌진흥청에서 일하는 연구원이 받는 상 가운데 가장 값어치 있는 상이 바로 이 농업연구상입니다
.
그 상을 추천받아 심사위원들이 심사하실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제가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
그러다 보니 가끔 심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느냐는 전화를 받게 됩니다
.
당연히 심사 중이라 아무런 말씀도 못 드리죠
.
슬쩍 귀띔해 달라는 분도 있고
,
자기에게만 알려달라는 분도 있고
,
대충 상, , 하에서 어디인지만 알려달라는 분도 있고
...

오늘은 그런 낱말을 좀 소개해드릴게요
.
잘 아시는 귀띔이 있습니다
.
상대편이 눈치로 알아차리게 슬그머니 알려주는 것이죠
.
아마도 귀를 뜨이게 해 준다는 뜻일 겁니다
.
이를 한자로는 내시(內示)라고 합니다
.
공식적으로 알리기 전에 몰래 알려 주는 것이죠
.

재밌는 낱말은 뚱기다와 똥기다입니다
.
'
뚱기다'

'
팽팽한 줄 따위를 퉁기어 움직이게 하다.'는 뜻도 있지만,
'
눈치 채도록 슬며시 일깨워 주다.'는 뜻도 있습니다
.
친구에게 중요한 정보를 뚱겨 주다/네가 그렇게 뚱겨 주지 않아도 나는 이미 알고 있었어처럼 씁니다
.

'
똥기다'

'
모르는 사실을 깨달아 알도록 암시를 주다.'는 뜻입니다.
그는 눈치가 빨라서 두어 마디만 똥겨도 금세 알아차린다처럼 씁니다
.


뚱기다와 똥기다. 뜻이 비슷하죠
?
좀더 따져보면
,
똥기다는 모르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고
,
뚱기다는 슬며시 일깨워주는 것을 뜻합니다
.

저는 지금 다루는 연구상 결과를

그 누가 물어도

귀띔해주거나, 내시를 주거나, 똥기거나, 뚱기지 않을 겁니다.
그런 일이라면 아예 전화도 하지 마세요
. ^^*

보태기
)
'
상대편이 눈치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미리 슬그머니 일깨워 줌'이라는 이름씨는 귀뜸이 아니라 귀띔입니다
.
귀뜸은 아마도... 귀에다가 뜸을 뜨는 것을 말할 겁니다
.
그러나 그런 낱말도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없습니다
. ^^*

답장
)
내시? 내 평생 처음으로 들어 보는 말이라 국어사전을 찾아보았지요
.
있더군요. 님이 사전에 없는 말을 썼을 리가 없지요
.
그런데 문득 이게 왜 국어사전에 올라 있나 생각해 보고는

중국말은 어떤가 하고 한중사전(고려대)을 찾아보았지요
.
'
귀띔'을 보니 '內示'는 없고 '告知, 示意, 暗示, 口信, 透信'이 있더군요
.
이상하다 싶어 '내시'를 찾아보았죠. 올라 있지 않더군요. 정말 이상하지요
?
인터넷 다음 중국어사전을 보니, 올림말 '내시'는 있는데 중국말은 '暗示'라고 하는군요
.
이 낱말[암시]은 우리도 쓰는 거죠. '귀띔'을 보니, '告知, 提示, 暗示, 示意'라고 뒤쳤는데

여기도 '內示'는 없군요. 그러고 보면 '內示'는 중국말이 아닌가 봅니다
.
그럼 일본말은 어떤가 하고 한일사전(두산동아)을 찾아보았지요
.
올림말 '귀띔' '內示'라는 건 보이지 않는군요. 그럼 '내시'
?
드디어 찾았습니다. 있습니다
.
그러고 보면 '內示'는 일본 한자말이었습니다그려
.
일본 한자말이 어찌하여 우리말 사전에 버젓이 올라 있는가 하는 까닭이야 님도 잘 아시겠고
...
그런데... 왜 님이 굳이 이런 한자말을 알려주는지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
차라리 '말기척 : 무슨 일을 하거나 어디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알리는 일'이나 알려주시지...

 

우리말 편지를 누리집에 올리시는 분입니다.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
제가 보내드리는 우리말 편지는 여기저기 누리집에 맘껏 올리셔도 됩니다
.
더 좋게 깁고 보태서 쓰셔도 되고, 여러분이 쓰신 글이라며 다른 데 돌리셔도 됩니다
.
맘껏 쓰세요
.

우리말 편지는 제가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
저는 우리말 쓰임에 대해 문법적으로 따질 깜냥이 안 됩니다
.
공부하다 알게 된 것을 개인적으로 보내드릴 뿐입니다
.
우리말이나 국어 문법은 국립국어원 가나다전화(02-771-9909)에 물어보시는 게 좋습니다
.

저를 그냥 저 개인으로만 봐 주십시오
.
저는 거창한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민족성을 지키고자 애쓰는 사람도 아닙니다
.
그냥 평범한 한 직장인일 뿐입니다
.

아래는

꾸준히 우리말편지를 꾸준히 올리는 누리집입니다
.
이런 누리집이 더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
여기에 주소를 넣어드리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




전국 국어 운동 대학생 동문회

http://www.hanmal.pe.kr/bbs/zboard.php?id=ulimal

우물 안 개구리
http://blog.joins.com/media/index.asp?uid=jtbogbog&folder=36

구산거사
http://blog.daum.net/wboss

서울요산산악회
http://cafe.daum.net/yosanclimb

도르메세상
http://blog.daum.net/dorme47

함께 걸어가는 세상
http://blog.naver.com/uninote1

머니플랜 가계부
http://www.webprp.com/bbs/zboard.php?id=urimal123

푸른초장, 쉴만한물가"
http://cafe.daum.net/A-J

시와 정이 흐르는 토담집
http://cafe.daum.net/ejp312

새한마높
http://kr.blog.yahoo.com/jyhwang99/MYBLOG/yblog.html?fid=1428372&m=l&frommode=

전주향교
http://cafe.daum.net/2jhg

북뉴스
http://cafe.naver.com/booknews/85220

피레네숲과 그리고 지중해변
http://blog.chosun.com/ujrhee1943

남촌에서 불어 오는 바람소리
http://blog.naver.com/ksh3107

콘체르트 아트하우스
http://cafe.daum.net/KonzertArtHouse

바람과 구름
http://blog.daum.net/rhtmd56

꿈이 작은 사람들
http://cafe.daum.net/mgpower

한글문화연대
http://blog.daum.net/7805084

미륵산 心地院
http://blog.daum.net/wboss

강릉 대기리마을
http://daegiri.invil.org/

금룡의 방
http://blog.paran.com/kim98yh

아기곰의 소꿉놀이
http://blog.naver.com/wipo

팔공산방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namdo5

세종신문
http://www.yeojufocus.co.kr

숲프로
http://cafe.daum.net/soupro

강내육구회
http://cafe.daum.net/kn1969

다물의 집
http://blog.daum.net/damul

파사모
http://seri.org/forum/pasamo/

연꽃향기
http://blog.hani.co.kr/romiya/

가라뫼
http://blog.daum.net/care125

라라의뜰
http://cafe.naver.com/lala2009/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