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웃옷과 윗옷]
요즘 날씨가 꽤 추워졌죠?
(흔히들 날씨가 많이 추워졌죠 다른 말을 하는데, 더위, 추위를 나타낼 때는 ‘많이’를 쓰면 안 되고 꽤, 무척 등을 써야 합니다.) 다들 두꺼운 옷에 저절로 손이 가는 계절입니다. 오늘은, 두꺼운 옷인 웃옷에 대해서 좀 알아볼게요. 웃옷과 비슷한 발음으로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게 윗옷입니다. 윗옷과 웃옷은 전혀 다른데... 이것도 원칙만 알면 아주 간단합니다.
먼저, 윗옷은 위에 입는 옷이라는 뜻으로, 위와 옷이라는 낱말이 합쳐진 겁니다. 거기에 사이시옷이 들어가서, 윗옷이 된 거죠. 이 윗옷은 아래옷의 상대적인 의미이므로, 꼭 아래의 상대적인 의미로만 써야 합니다. 즉, 윗옷은 바지나 치마와 짝을 이뤄 위에 입는 옷을 말하죠.
반면, 웃옷은, 남방이나 티셔츠 등 평소 입는 옷 위에 덧입는 외투나 점퍼 따위를 말합니다. 이는 아래의 상대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웃과 윗을, 좀더 문법적으로 따져볼까요? 국어 학자들은, ‘웃-’과 ‘윗-’은 명사 ‘위’에 사이시옷이 결합된 것으로 해석해 ‘윗-’으로 통일했습니다. 윗니, 윗도리, 윗목, 윗변, 윗입술, 윗자리 따위처럼... 하지만 된소리나 거센소리 앞에서는 ‘위-’로 하며(위쪽, 위층, 위턱), ‘아래, 위’의 대립이 없는 낱말은 ‘웃-’으로 발음되는 형태를 표준어로 삼았죠.
(웃국, 웃기, 웃돈, 웃비, 웃어른, 웃옷) 참고로 ‘윗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인 ‘윗분’은 ‘아랫분’이란 말이 성립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돼 사전의 올림말에서 슬그머니 사라지더니 대화체에서 한정적으로 쓰인다는 의견이 우세해 일부 사전에서 다시 부활했습니다. 이런걸 보면 우리 국어가 살아 움직인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죠
오늘 이야기에서는 사이시옷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데요. 내일은 그 사이시옷에 대해 좀 정리해 볼게요. 내용이 조금 길어 질 것 같으니, 지금부터 슬슬 정리를 시작해서 내일 아침에 보낼 수 있도록 할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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