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13, 2010

북한의 티핑포인트 (기고) .........KDI번역본

잘 알지도 못하면서 붉은 사상에 물들은 젊은 학생들이 봤으면 합니다.
북한이 추구하는 공산주의가 어떤것인가를 말입니다.




WALL STREET JOURNAL

북한의 티핑포인트 (기고)
(Pyongyang tipping point / Marcus Noland 이스트웨스트센터 선임 연구위원 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 )
  • 북한은 세계에 자국이 강하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실제로는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장기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올 수 있어. 훗날 역사학자들은 지금 북한의 상황을, 앞으로 작은 변화만 일어나더라도 갑자기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로 평가할 수도
    • 지금 북한의 위기는 지난해 11월 북한 정권이 급작스럽게 몰수에 가까운 화폐개혁을 단행하면서 가계저축과 무역상 및 기업가들의 운전자본을 없애버린 데서 비롯된 것. 예상대로 북한 원화는 폭락했는데, 주민들이 외국 통화와,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물적 재화로 교환하기 위해 북한 원화를 대거 처분했기 때문임. 그로부터 한 달 뒤 북한 정권이 외국 통화의 사용을 금지하면서 민간 보유 자본에 대한 전쟁의 수위를 높이자 주민들은 또 다시 타격을 입었음.
    •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한 북한 정권의 의도는 공산주의 정통성을 재확립하는 것이었음. 지난해 8월 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은 문건을 통해 분권화된 시장에 대한 중앙통제 체제의 우월성을 찬양하고, 기업 경영인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개념을 맹비난함으로써 북한 체제의 의도를 드러냈음. 시장을 탄압하고 국가의 직접적인 통제를 강화한다는 북한 체제의 기본 의향은, 화폐개혁 직후에 나온 중앙은행 공식성명에서 확인됐음.
    •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예상되는 3남 김정은의 정치 데뷔를 뒷받침하기로 돼 있었던 화폐개혁은 산발적이긴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이례적인 항의를 촉발했음.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일부 조치를 철회하고 시장의 문을 다시 열게 했으며 2월에는 이례적으로 사과문까지 발표했음. 노동당의 경제수장이 돼 ‘자본주의 판타지’를 종식시키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진 77세의 박남기 전 계획재정부장은 (화폐개혁의)희생양이 돼 처형된 것으로 보도돼
  • 일단 붕괴된 북한경제는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어
    • 쌀, 옥수수 등 재화가격과 달러화가 화폐개혁 이후 6천% 이상 급등했음. 당국이 화폐개혁의 수위를 완화하면서 물가가 정점 대비로는 하락했지만, 통화공급 위축에도 불구하고 화폐개혁 이전 수준보다 여전히 600% 이상 높아
    • UN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에서 100만미터톤 이상의 곡물이 부족하다고 밝혀. 이 추정치가 잘못된 방식으로 산정돼 과장된 것일 수는 있지만, 기아에 대한 여러 정황 보도들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들이나 탈북자 네트워크를 통해 나오고 있어
    • 북한 정권은 농부들을 설득해 매년 현물로 지급하는 곡물 배당량의 절반을 현금으로 지급한 뒤 화폐개혁을 통해 이를 가치 없게 만들어 버린 듯. 현재 농부들은 자신들이 비축할 수 있는 만큼 곡물을 비축하고 있어. 유엔개발계획(UNDP)은 곡물의 수확 후 손실률이 30%에 이른다고 밝혀. 북한의 농업경제는 심각하게 타격을 입어. 백만명의 사망자를 낸 1990년대의 기아가 대체로 도시에서 발생한 반면, 지금의 기아는 시골지역에서 나타나고 있어
    • 이러한 상황에 대한 북한 당국의 대응방식은 불안감을 덜어주지 못했음. 박남기 전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이 처형된 후, 故 김일성 주석의 친구인 80대의 윤기정 전 정무원 재정부장이 계획재정부장직을 맡았음. 이 정치경찰은 관료주의 체제에 따라 등용됐고, 국방위원회 밑에 배치돼. 이는 자신감 있거나 능력 있는 정부가 취하는 행동이 아님.
  • 최근의 잘못된 조치들에 따른 피해는 특히 커. 스스로 자초한 일이 분명한데다, 북한의 어려움들을 모두 적대적인 외부세력의 탓으로 돌려온 북한 체제의 서술 방식에도 맞지 않기 때문임.
    • 2008년 11월 캘리포니아주립대(샌디에고) 스티븐 해가드(Stephan Haggard) 교수가 300명의 탈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갈수록 더 많은 해외 뉴스를 접하고 있고, 자신들의 고충에 대한 책임을 당국에게 지우지는 않지만, 당국의 설명을 수용하지 않으려 했음. 화폐 대혼란으로 이러한 경향이 가속화될 것
    • 그러나 북한 주민들 사이에 당국에 대한 환멸, 그리고 반대가 확산되고 있어도 이것이 주민들의 대대적인 반발(mobilization)로 이어지지는 않아. 해가드 교수의 조사 결과,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개체화돼 있으며(atomized) 대체로 그러한 생각들을 친구 또는 가족에게조차 말하는 것을 두려워 해. 그러나 북한 정권은 한 가지 측면에서는 시장을 증오하는 이유를 정당화할 수 있을 것. 시장활동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자신들의 불만을 다른 이들에게 말하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임.
  • 공산주의 정통성을 되살리려는 이러한 시도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할 이유는 전혀 없어. 그러나 對北 원조는, 북한 당국으로 하여금 재화를 쌓아놓고 핵심 지지층을 만족시키게 함으로써 이러한 시도를 더욱 용이하게 만들 것
    • 김정일 위원장이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할 것이고, 그 때 중국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약속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어.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동의한다면,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 6자회담 복귀라는 북한의 심경의 변화를 설명해줄 수 있을 지도
    • 중국은 전임 한국 정부가 추진했던 햇볕정책을 효과적으로 수용했고, 미국 정부 내에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조건으로 또 다른 對北 식량 지원 논의가 진행 중임.
  • (국제사회의 바람에)역행하는 북한의 움직임은 자국 경제를 망가뜨리고 주민들 사이에 불만의 원인을 확산시키고 있어. 그러나 북한에는, 이러한 불만을 건설적인 정치적 행위로 바꾸어 놓을 시민사회 기반이 전무해
    • 당근과 채찍은 북한 체제로 하여금 당분간 시대에 맞지 않는 공산주의를 이어가게 만들 수도. 그러나 북한의 차기 지도자는 궁극적으로 지탱할 수 없는 상황을 물려받게 될 것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