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17, 2011

산소통 없이 물속 호흡 가능… 해양 조난자 생존율 확 높여 .........서울경제신문

기계硏 허필우 박사팀
인공아가미 호흡장치 개발

수온이 낮고, 파도가 치며, 강한 바람이 부는 바다에서는 크고 작은 조난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그리고 조난자 중 많은 수가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유명을 달리한다.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플랜트연구실 허필우 박사팀은 첨단기술을 활용, 이 같은 해양 조난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장치 개발에 성공해 특허를 출원했다고 9일 밝혔다.

'생체모방형 산소공급 호흡장치'로 명명된 이 기기는 일반 구명조끼에 소용량 인공 아가미 기술을 채용해 산소를 공급한다. 인공 아가미가 물속에 녹아 있는 용존산소에서 산소 기체를 추출해내기 때문에 별도의 산소통 없이도 물속에서 호흡을 할 수 있는 것. 이는 물고기의 호흡 메커니즘과 동일하다. 허 박사는 "인공아가미는 내부가 다공성 특성을 갖추고 있어 물에서 산소 기체만을 선별해 통과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추출된 산소는 여러 개의 중공섬유 다발을 거쳐 정제돼 조난자의 마스크로 공급된다. 중공섬유는 미세한 구멍으로 특정 기체를 여과할 수 있는 화학섬유로서 표면적이 넓고 처리효율이 높아 정수기 등에 주로 활용된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 인공아가미와 중공섬유로 구성된 한 개의 모듈로 1분당 40㎖의 용존산소 분리가 가능하다. 또한 여기에 진공펌프를 추가할 경우 산소 분리량을 5배 가량 증진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박사는 "물고기의 아가미 호흡에서 착안, 이 장치의 개발에 착수했다"며 "산소 공급원이 용존산소, 다시 말해 물이기 때문에 산소통과 달리 사용시간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허 박사는 또 "이 호흡장치를 사용하면 바다와 강을 포함한 모든 수중 조난사고에서 조난자의 익사를 방지할 수 있다"며 "아직 장시간의 수중 활동은 어렵지만 쓰나미와 같은 한시적인 거친 파도에 휩쓸렸을 때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향후 용존산소 분리 용량을 산소통 수준인 분당 1ℓ 이상으로 높여 상용성을 배가할 계획이다. 이 정도 수준이면 조난자의 생명유지는 물론 수중 레저 및 탐사 활동 분야에서도 상당한 효용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스킨스쿠버 등에 쓰이는 기존의 산소통은 용량이 제한돼 있어 30분 정도 사용 후에는 교체가 불가피하며 중량이 무겁다는 점이 편의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또한 산소의 충전이나 보관 과정에서 부주의로 의한 폭발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허 박사팀의 기술은 물리적 기계장치가 없고 중량이 가벼워 이러한 우려가 없다.

허 박사는 "휴대성과 저에너지 구조를 가지면서 다량의 용존산소를 분리할 수 있는 연구를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5년 내 기술이전을 통해 미세 파이프로 구성된 마스크형 수중 호흡장치를 상용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http://goo.gl/LSH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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