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2, 2011

우리말, 댓글 2011-03-23

오늘은 어제 받은 편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우리말 편지를 갈음하겠습니다.
같이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 보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는 좀 쌀쌀하더니 지금은 좀 풀렸네요.

오늘은 어제 받은 편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우리말 편지를 갈음하겠습니다.
같이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 보내드립니다.

보내주신 편지에 있는 월을 다 받아들이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맨 끝에 있는 '이 빌어먹을 쓰레기 근성의 한국인들을 어떻게 뜯어고쳐야 할까요?'는 조금 심한 말씀 같습니다.
^^*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매일 아침마다 박사님께서 보내주시는 우리말 편지로 한글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새록새록 깨닫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깨끗하고 순수한 한글 말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하며 살지만, 여전히 구태에 젖어 있고, 또 제대로 된 우리말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그래서 아름다운 우리말을 잘 쓰지 못하는 데 대해 가슴이 아픕니다.
한동안 저 혼자서만 고민하던 것을 오늘 시간을 내어 박사님께 의논드리고자 이 글월 드립니다.

#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 한국어에 기괴하고 이상한 풍조가 바이러스처럼 번져 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껏 45년이란 세월을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며 살아 왔지만, 요즘 주변에서 듣는 한국어는 도대체 이날 이때껏 살아오는 동안 거의 들어보지 못한 어법이란 사실입니다.
사실 일본어 찌꺼기가 아직도 우리말 곳곳에 남아 있는데다 요즘엔 영어까지 가세해서 현대 한국어가 그야말로 국적불명의 누더기 언어가 되었다는 것을 부인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유행하고 있는 몇몇 어법들은 들을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고, 도대체 누가 한국어를 이따위로 갈기갈기 찢어놓았는지, 터져 나오는 울화통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1. 마트(이것도 다른 좋은 우리말 없을까요?)에 가서 물건을 사고 계산대에서 신용카드를 꺼냅니다.
계산원이 카드를 받아들며 제게 이렇게 묻습니다.
"2만5천원이구요...서명 도와드리겠습니다."...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우리말 "도와주다"는 제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주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할 수 없을 때 상대방이 그 부족한 부분을 대신 해 주겠다는 뜻 아닙니까? 그렇다면 여기서 제가 산 물건에 대해 값을 치르는 것은 당연히 제가 주체가 되어 해야 하는 행위일 것입니다. 그런데 위 설명에 따르면, 제가 서명을 할 수 없는 어떤 필연적 상황이 있어서 그 계산원이 저 대신 서명하는 것을 도와주겠다는 뜻밖에 다른 무슨 뜻이 있습니까? 제가 손이 없습니까? 발이 없습니까?
아니면 제가 서명하는데 혹시 다른 곳에 할까봐, 잘 못할까봐(내 서명을 나보다 제3자가 더 잘한다?), 제 손을 잡고 서명 하는 것을 도와주겠다는 말입니까? 뭡니까?...그야말로 황당 그 자체입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경우가 또 있습니다.
물건값을 입력한 계산원이 저에게 말합니다.
"고객님! 서명 부탁드립니다."...맙소사!!!
서명을 부탁드린다니요? 옛날엔 그냥 "손님! 서명해 주세요."하지 않았던가요?
제 신용카드에 대한 서명은 제가 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제가 서명을 못할 무슨 피치 못할 사정이 있길래 "서명을 부탁드린다"고 하는 겁니까?
우리말 "부탁하다"는 말하는 이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갖고 있지 못한 혹은 하지 못할 어떤 행동을 듣는 이에게 청하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듣는 이는 그 부탁을 들어주거나 허락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제 신용카드에 서명을 하지 못할 아무 이유도 없는데, 왜 "서명을 부탁드린다"고 하는 겁니까?
손님이 서명을 안해주면 계산원이 물건을 뒤로 빼돌린 것으로 의심받을까봐 일부러 손님한테 서명을 "부탁한" 겁니까?

도대체 이런 식의 말버릇이 어디서부터 튀어나온 걸까요?
분명한 것은, 이런 식의 말버릇이 비단 이 계산원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란 사실입니다.
요즘 거의 모든 마트, 휴대폰 대리점, 심지어 재래시장까지 손님을 상대한다는 사람들의 표준어법이 다 이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2. 주민센터(차라리 옛날처럼 동사무소가 낫지 않을까요?)에 가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 "딩동" 소리가 나더니 동사무소 직원이 제 번호를 이렇게 부릅니다.
"00번 고객님! 0번 창구로 오세요."...맙소사!
여러분! 우리 한번 자세히 생각해 봅시다.
주민등본이나 인감증명 같은 행정서류들을 발급받기 위해 동사무소를 찾아간 우리가 "고객"인가요?
우린 그냥 주민이고 시민일 뿐이며, 동사무소의 주인은 우리 주민이자 시민이고, 따라서 동사무소 직원들은 그런 행정편의들을 도와주는 일꾼일 뿐입니다...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동사무소에서부터 청와대까지 대한민국 모든 행정기관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내가 내 집에 들어갔는데, 아내가 "어서오세요! 고객님" 한다면, 이게 무슨 코미디입니까?


3. 자동차 회사든 휴대폰 회사든, 굵직굵직한 국내 기업들 AS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예컨대 프린터가 고장나서 수리가 가능한 센터를 찾아가기 위해 전화상담원("상담원" 정도로만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왜 언제부턴가 "상담사"로 바뀌었는지 궁금합니다.)에게 위치를 물었습니다.
상담원 설명은 이렇습니다. "지하철 0호선 1번 출구 나오시면요...우측에 00주유소가 있으시구요...거기서 우측 골목으로 들어오시면 00은행 있으세요...거기서 맞은편 김밥집 2층으로 올라오시면 되세요..."...정말 환장하겠습니다.!!!
우리말 존칭어미 "-시-"는 분명 사람한테만 붙이는 거 아닙니까?
도대체 주유소가 얼마나 잘났으면, 은행이 얼마나 잘났으면, 이런 사물들도 모두 존칭의 대상이 돼야 하는 건가요?
그리고 마지막에 "올라오시면 되세요."...원래 이 말은 "올라오시면 됩니다."가 바른 표현 아닌가요?
정말 우리 한국인들, 왜들 이렇게 사는 겁니까?

작년 한글날 모 방송을 보니 경복궁 앞에서 축하공연(잔치인지 공연인지 모르겠지만)을 하고 있더군요.
아뿔싸! 거기에 글세 초대되어 나온 가수는 요즘 흔한 여성 걸그룹중 하나였고, 노래 제목은 "뽀삐뽀삐~" 뭐였죠...
이걸 자랑스런 한글날, 한국언지 영언지 모를 이런 노래를 한류스타라며 방송하고 있습니다...대한민국 방송들은...쩝~

# 제가 분명히 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는건데, 이런 우리말 파괴 현상들이 최근 5년여 사이에 사회 각 분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CS(Customer Service)란 개념으로 일반인들을 무조건 떠받들게 만드는 "무한 고객주의"란 미명하에 극존칭을 아무데서나 아무렇게나 아무한테나 붙이고 있습니다.
매일 생활 곳곳에서 이런 말같지 않은 말들을 들을 때마다 귀에 거슬리다 못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짜증이 납니다.!!!
나도 한국사람인데, 도대체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식으로 말해 왔던가 싶은게 참담한 심정입니다.

# 모 마트에 가서 "등산용품은 어디서 파나요?" 물었더니, 경비서던 직원이 이렇게 말합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되세요..."정말 기가 막힙니다..."지하 1층으로 가시면 됩니다."가 바른 표현 아닌가요?
결제를 하고 현금을 내니 계산원이 잔돈을 돌려 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영수증 받으시구요...잔돈 920원이 남으십니다."...정말 구역질이 납니다!!!
돈이 남으시다니요????????...돈이 존칭의 대상일 수 있는 겁니까?...
"잔돈 920원입니다." 혹은 "잔돈 920원 여기 있습니다."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솔직히 어디 전화하기가 두렵습니다.
마트 가서 계산 할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듣습니다.
이 말도 안되는 한국말을 도대체 언제까지 듣고 살아야 될까?...걱정과 한숨이 몰려옵니다.
글로벌 시대니 뭐니 떠들면서 남의 나라 말인 영어는 단수와 복수, 시제 일치까지 어느 것 하나 틀리지 않으려고 죽어라 노력하고 외웁니다...그런데, 우리의 몸말인 한국어는 그냥 입에서 터져 나오는대로, 그냥 막 씨부려 대서 대충 뜻만 통하고 넘어가면 그만입니다...거기다 가끔 영어라도 섞어 써야 인테리젠트해 보이고 좀 럭셔리 해 보이기도 하죠...쩝~

이 빌어먹을 쓰레기 근성의 한국인들을 어떻게 뜯어고쳐야 할까요?
[한국인에 의한 한국어 스트레스]...도를 넘었습니다.
한국어를 한국어답게 말할 수 있도록 전국가적인 교육과 실행이 지금 당장 실행되어야 합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요?]

저는 하루에 적어도 100통이 넘는 편지를 받는데요.
편지를 읽다 보면 맞춤법이 엉망이어서 짜증나는 게 한둘이 아닙니다.

그 중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편지 맨 끝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요”라고 쓰신 분들이 꽤 있습니다.
좋은 거죠.
편지 맨 마지막에 인사말을 넣은 것은 참 좋은 겁니다.
근데 그게 맞춤법에 맞아야죠.

얼마 전에도 편지에서 말씀드렸지만,
종결형 어미에서,
‘셔요, 세요, 까요’이 세 가지 말고는 ‘요’가 아니라 ‘오’를 씁니다.
당연히 ‘좋은 하루 되십시요’가 아니라,
‘좋은 하루 되십시오.’입니다.

실은 ‘좋은 하루 되십시오.’도 
틀린 말이고, 문제가 많은 말입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보낼게요.

지금 자기 편지 맨 밑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요”라든가,
다른 말을 쓰신 분들은 다시 한번 확인 해 보세요.
맞춤법에 맞는지...
틀리면 쑥스럽잖아요.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아래는 우리말 편지를 꾸준히 누리집에 올리시는 곳입니다.

전국 국어 운동 대학생 동문회
http://www.hanmal.pe.kr/bbs/zboard.php?id=ulimal

우물 안 개구리
http://blog.joins.com/media/index.asp?uid=jtbogbog&folder=36

구산거사
http://blog.daum.net/wboss 

서울요산산악회 
http://cafe.daum.net/yosanclimb

도르메세상
http://blog.daum.net/dorme47

함께 걸어가는 세상
http://blog.naver.com/uninote1

머니북(MoneyBook) 가계부
http://www.moneybook.co.kr/bbs/zboard.php?id=urimal123

푸른초장, 쉴만한물가
http://cafe.daum.net/A-J

시와 정이 흐르는 토담집
http://cafe.daum.net/ejp312

새한마높
http://kr.blog.yahoo.com/jyhwang99/MYBLOG/yblog.html?fid=1428372&m=l&frommode=

전주향교
http://cafe.daum.net/2jhg

북뉴스
http://cafe.naver.com/booknews/85220

피레네숲과 그리고 지중해변
http://blog.chosun.com/ujrhee1943

남촌에서 불어 오는 바람소리
http://blog.naver.com/ksh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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