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25, 2016

우리말, 망고하다 2016-01-25

안녕하세요.

햇볕이 나니 눈이 좀 녹네요.
오늘까지만 견디면 추위가 좀 지나갈 것 같습니다.
늘 건강 잘 챙깁시다.

제 일터에서는 매달 말에 하는 간부회의를 전체직원들에게 방송하여 업무와 관련한 공감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 회의에서 청장님께서 우리말에 관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새로운 품종에 이름을 붙일 때 한자나 영어보다는 순우리말로 지어야 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지극히, 너무나 당연한 말씀인데, 그런 게 지켜지지 않아 그 말씀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말씀 끝에, 공직에 있는 사람은 능력보다 애국심이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공무원의 밑바탕에는 윤리의식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우리말은 우리가 먼저 아껴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아끼지 않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를 챙겨줄 리 없습니다.
저도 지금처럼 꾸준히 우리말을 아끼도록 하겠습니다. ^^*

오늘은 농업과 관련 있는 재밌는 우리말 몇 개 알아보겠습니다.
아래에 있는 낱말은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자몽하다 : 그림씨(형용사), 졸릴 때처럼 정신이 흐릿한 상태이다.
망고하다 : 움직씨(동사), 어떤 것이 마지막이 되어 끝판에 이르다.
배추하다 : 움직씨(동사), 지위가 높거나 귀한 사람 앞에 공손하게 총총걸음으로 나아가다.
오이하다 : 움직씨(동사), 충고하는 말이 귀에 거슬리다.
포도하다 : 움직씨(동사), 도둑을 잡다. 죄를 짓고 달아나다.
매실매실하다 : 그림씨(형용사), 사람이 되바라지고 반드러워 얄밉다.
호박하다 : 그림씨(형용사), 크고 넓다.
고추하다 : 움직씨(동사), 사실에 맞는가 맞지 않는가를 비교하여 생각하다.

비록, 자주 쓰는 낱말이 아니고, 어려운 한자인 것도 있지만,
나른한 오후에 재밌게 읽을 수 있어서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제비집]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 답은 '제비집'입니다.
제비집은 사전에 오르지 못한 낱말입니다.

1.
제가 그 문제를 낸 까닭은 우리나라 사전을 꼬집고자 함입니다.
살사리꽃을 보면 코스모스로 가라며 우리말을 버리고 외래어는 받아들이며,
책갈피에 엉뚱한 갈피표 뜻을 담아 낱말 뜻을 흐리게 만들고,
청설모는 털임에도 날다람쥐를 포함시켜 엉뚱한 낱말을 만들어 버리는 실수를 저지른 게 우리 사전입니다.
우리말은 자주 써야 입에 익습니다.
'제비집'을 사전에 올려 자주 쓰게 해야 우리 문화속에 그 낱말이 녹아듭니다.
사전에 못 오르면 '제비 집'이라 써야 하고, 사전에 오르면 '제비집'이라 써도 됩니다.
이런 멋진 우리말이 왜 사전에 못 올랐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비족은 올랐으면서...
그래서 제비집이 사전에 없다는 것을 꼬집고 싶었습니다.
사전은 말글살이의 기준입니다. 그 사전이 바로 서야 말글살이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2.
어제 문제로 낸 낱말이 모두 사전에 있다고 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저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보고 문제를 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제비집'이 낱말로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전에는 정말 제비집이 있더군요.
헷갈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억울해서 못살겠다고 생각하신 분은 저에게 주소를 알려주십시오.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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