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14, 2016

우리말, 게으르다/개으르다 2016-01-14

안녕하세요.

새해 들어 되도록이면 우리말을 빼먹지 않고 보내고,
이왕이면 예전 것으로 갈음하는 것은 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늦게라도 보내지만,
무엇보다 제가 개을러서 이런 겁니다. ^^*

개을러서……. 게을러서……. 어떤 게 바를까요?

우리말에는 '게으르다'와 '개으르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뜻도 비슷합니다.

'개으르다'는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성미나 버릇이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그림씨로
'그렇게 개을러서 뭘 제대로 하겠니?'처럼 씁니다.

'게으르다'는 "행동이 느리고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성미나 버릇이 있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 그림씨로
'게으른 사람이 성공하는 것 봤어?, 그렇게 게을러서야 입에 풀칠이라도 하겠니?/처럼 씁니다.

저는 두 낱말을 다른 점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게을러서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지 않아서 그러겠죠?

우리말 속담에
'게으른 선비 책장 넘기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뜻인지 바로 떠오르시죠?

딱 저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처, 아내, 지어미, 마누라, 옆지기 ]

안녕하세요.

즐거운 화요일입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며 삽시다. ^^*

그제, 일요일 밤 9:40, EBS에서 한 출연자가 자기의 아내를 '부인'이라고 했습니다.
화장품을 손에 들고 "내 부인이 아끼는..."이라고 말했고,
자막도 '부인'이라고 나왔습니다.
도대체 그 '부인'이 누구인지 모르겠습니다.
내 아내가 아닌 남의 아내는 많기도 한데,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을 이르는지... ^^*

며칠 전에 '어부인'이야기를 하면서 내 아내를 남에게 소개할 때 '부인'이라는 말도 쓰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처나 아내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했는데,
그 글에 대한 댓글이 많네요.
'처'는 한자이니 '아내'라고 만 써야 한다는 분도 계시고,
'지어미'나 '마나님'이라고 써야 한다는 분도 계시며,
'마누라'가 좋다는 분도 계시고,
'옆지기'라는 멋진 말을 만들어서 써야 한다는 분도 계시네요.
모두 고맙습니다.
이렇게 다 같이 힘을 쓰기에 우리말이 맑아지고 곱게 쓰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전에 오른 뜻으로 낱말을 살펴보면,
'지어미'는 웃어른 앞에서 자기 아내를 낮추어 이르는 말입니다.
'마나님'은 나이가 많은 부인을 높여 이르는 말이므로 자기 아내에게는 쓸 수 없습니다.
'마누라'는 "중년이 넘은 아내를 허물없이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중년이 넘은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도 씁니다.
자기 아내에게는 쓸 수 있어도 남에게 쓰면 좀 거시기합니다.
옆지기는 사전에 오른 말은 아니지만 친근감이 드는 낱말로 자주 써서 우리말로 만들고 사전에도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내 아내를 남에게 소개할 때는,
처, 아내, 지어미, 마누라, 옆지기를 쓸 수 있겠네요.
이 밖에도 아내를 이르는 다른 말이 더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잘 몰라서 소개를 못 하겠네요. ^^*

밖에 비가 내리네요.
오늘 아침에 이렇게 아내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마누라' 덕에 아침밥 얻어먹고 건강하게 잘 사니 지금 아내에게 고맙다는 전화 한번 드리는 게 어떤가 해서요. ^^*
여자분들도 '옆지기'에게 그런 전화 한번 드리시고...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짝꿍'이나 '짝지'는
짝을 이루는 동료나 뜻이 맞거나 매우 친한 사람을 이르는 말로는 쓰이지만
아내나 남편을 이르는 말로는 쓰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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