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21, 2016

우리말, 안틀다 2016-01-1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1. 18.(월요일)
안녕하세요.

밖을 보니 눈발이 세차게 날리네요.
오늘 오후부터 추워진다고 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

요즘 제가 병원에 자주 다닙니다.
어디가 아파서 그런 것은 아니고,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니 정기 진찰을 받을 일이 좀 잦아서 그럽니다.
병원에 가다보니 검사비가 생각보다 많이 드네요.
피검사 한번 하는데 20만원 가까이 드니…….

우리말에 '안틀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일정한 수효나 값의 한도 안에 들다."는 뜻으로
'안튼 가격, 부르는 값이 내가 바라는 선에 안틀어서 사기로 했다.'처럼 씁니다.

병원 검사비가 10만원을 안틀 것으로 생각했는데……. 제가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르나 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주책과 주착]

안녕하세요.

오늘도 무척 더울 거라고 하네요. 잘 견디시길 빕니다. ^^*

아마도 오늘이나 내일쯤 제 일터에 인사가 있으려나 봅니다.
제가 이곳 본청으로 온 지 벌써 3년이 지났으니 이제 연구실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채비와 차비의 다른 점을 알아보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물건, 자세 따위를 미리 갖추어 차림. 또는 그 물건이나 자세를 '채비'라고도 하고 '차비'라고도 합니다.
어떤 게 맞을까요?

실은, 차비(差備)는 채비의 본딧말입니다.
'차비'가 음운변화를 일으켜 '채비'로 굳어진 겁니다.
표준어 규정 제19항을 보면
"어감이 차이를 나타내는 낱말 또는 발음이 비슷한 낱말들이 다 같이 널리 쓰이는 경우에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차비'와 '채비'는 모두 표준어로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둘 가운데 아무거나 쓰셔도 됩니다.

제가 주책이네요. 아직 발령도 안 났는데 벌써 짐 옮길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
'주책'은 '주착(主着)'에서 왔습니다.
그러나 주착보다는 주책이 훨씬 자주 쓰이기에 주착을 버리고 주책만 표준어로 삼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주책이네요. ^^*

그래도 얼른 편지 써 놓고 돌아갈 채비를 해야겠네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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