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6, 2016

우리말, 알은척 2016-01-0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6. 1. 5.(화요일)
안녕하세요.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네요.
겨울이니까 추운 거겠지만, 그동안 따뜻하다가 추워지니까 적응이 잘 안되네요. ^^*

어제 회사 직원들이 모두 모여 서로 인사하고 덕담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직원이 워낙 많다 보니 제가 다 알지 못합니다.
또, 저는 그 분을 알지만, 그 분이 저를 모를 수 있고,
반대로, 저는 모르지만, 그분은 저를 알 수도 있고요.

서로 잘 아는 것처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긴 했지만, 속으로는 조금 죄송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

오늘은 제가 잘 몰랐던 어떤 분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알은체하다, 아는 체하다, 알은척하다, 아는 척하다를 갈라보겠습니다.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임"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지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안면이 있음을 뜻하는 말이죠.
'다음에 만나면 알은척이나 해라.'
'누가 너에게 알은척하던데, 잘 알아?'처럼 씁니다.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어떠한 사실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서 아는 것처럼 꾸민다는 뜻입니다.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면 큰 코 다친다.'처럼 씁니다.

'알은척하다, 알은체하다'는 한 낱말이므로 붙여 써야 하고,
'아는 체하다, 아는 척하다'는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어제 인사를 나누면서 잘 모르는 사람과 '알은체'한 것이고,
제가 날마다 편지를 보내는 것은 우리말을 잘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하고 있는 겁니다.
다른 점을 아시겠죠?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김과 푸서리]

안녕하세요.

어제는 다섯 탕이나 뛰었더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좀 버겁네요.
이제 이렇게 보낼 날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교육이 이번 주에 끝나거든요. ^^*

그동안 맘 편하게 잘 놀았는데 이번 주가 마지막이라니 무척 섭섭합니다.
교육을 받는 동안에는 주말에도 맘 편하게 애들과 함께 놀 수 있었는데 일터로 돌아가면 그러기도 어려울 것 같네요.

저는 지난 주말에도 애들과 함께 이천 누나 집에서 흙을 만지면서 놀았습니다.
파프리카도 심고 고추도 심고 지지난 주에 심은 고구마순도 좀 정리하면서 애들과 놀았습니다.

우리말에 '푸서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푸'는 '풀'에서 왔고, '서리'는 '사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푸서리'는 '풀과 풀 사이'라는 뜻이죠.
사전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거친 땅"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김'이라는 낱말을 아세요?
수증기도 김이고, 입에서 나오는 더운 기운도 김이며, 김밥을 싸는 검은색 조류도 김입니다.
또, '김'에는 "논밭에 난 잡풀"일는 뜻도 있습니다.
풀은 풀이되 논이나 밭에 난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이 바로 김입니다.
그런 잡풀을 뽑는 것을 김맨다고 하잖아요.

제가 애들과 같이 뒹구는 곳은
푸서리는 아니지만 애들과 함께 김을 맬 풀은 무척 많은 곳입니다. ^^*

푸서리, 김, 논, 밭... 이런 낱말만 들어도 고향 생각이 나네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탕'은 "어떤 일을 하는 횟수를 나타내는 단위."를 뜻하는 표준말입니다. 속어가 아닙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루에 두 탕이나 뛰다처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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