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19, 2014

우리말, 건달, 놈팡이, 깡패는 다국적 언어 2014-01-2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 20.(월요일)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고 있겠지만, ‘건달’이나 ‘놈팡이’, ‘깡패’ 같은 말들은 모두 외국말의 영향으로 생겨난 말들이지 본래의 우리말이 아니다.
안녕하세요.

새벽부터 눈이 내리네요.
눈 치우러 좀 일찍 나왔습니다.
제가 조금 고생하면 남들이 안전하게 편하게 일터에 나올 수 있잖아요. ^^*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이신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건달, 놈팡이, 깡패는 다국적 언어_성기지 학술위원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고 있겠지만, ‘건달’이나 ‘놈팡이’, ‘깡패’ 같은 말들은 모두 외국말의 영향으로 생겨난 말들이지 본래의 우리말이 아니다.

‘건달’이란 말은 불교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불법을 수호하고 있다는 여덟 신장 가운데 하나인 ‘건달바(Gandharv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 ‘건달바’는 우리말이나 한자말이 아니라 고대 인도어라고 할 수 있다. 건달바는 음악을 맡아보는 신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노래만 즐기기 때문에,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을 ‘건달’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건달 앞에 다시 빈손이라는 뜻을 가진 백수를 붙여서 ‘백수건달’이라 하면, “돈 한 푼 없이 빈둥거리며 놀고먹는 건달”을 가리키게 되는 것이다.

건달을 낮춰서 말하는 속어가 바로 ‘놈팡이’이다. 놈팡이는 “직업이 없이 빈둥거리며 노는 남자”를 조롱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건달이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에서 온 말이라면, 놈팡이는 독일어에서 비롯한 말로서, “부랑자, 실업자”를 뜻하는 독일어 ‘룸펜(Lumpen)’이 원어라고 한다. 이 말이 일본에 흘러들어가서 일본어 사전에 “직업 없이 빈둥거리는 남자”라는 뜻으로 올라갔는데, 다시 일제강점기에 우리한테 전파되어 ‘놈팡이’로 변하게 되었다고 한다.

건달이나 놈팡이와는 달리 범죄 조직이라 할 수 있는 ‘깡패’는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부리는 무리를 낮추어 부르는 말”이다. 이 말은 영어의 ‘갱(gang)’과 한자말 ‘패(牌)’가 합쳐져서 생겨난 말이다. ‘패’라는 말은 “함께 어울려 다니는 사람의 무리.”라는 뜻으로 쓰이는 한자말이다. ‘건달’이나 ‘놈팡이’, ‘깡패’는 모두 알고 보면 각각 인도와 독일, 미국에서 들어와 우리말에 녹아든 다국적 언어라고 볼 수 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개사료'가 아니라 '개 먹이'나 '개밥']

첫눈 보셨어요?
저는 못봤는데......

어제 인터넷 뉴스를 보니
'고양이, 개사료 먹이면 실명(?)'이라는 꼭지의 기사가 있네요.
http://news.media.daum.net/culture/art/200611/29/tvreport/v14882418.html?_right_TOPIC=R5

저는 기사내용은 별 관심 없고 '개 사료'이야기나 좀 해 볼게요.
실은, '개사료'가 아니라 그냥 '사료'인데,
이 사료는 마땅히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아야 하기에 그냥 '개사료'이야기라고 하겠습니다.

'가축에게 주는 먹을거리'라는 뜻의 사료는 일본어 飼料(しりょう[시료우])에서 온 말입니다.
마땅히 국립국어원에서 '먹이'로 다듬었습니다.
먹이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사료를 쓸 까닭이 없습니다.
백 보 양보해서, 사료가 어디서 온 말인지 몰라 썼다면 몰라도,
이제는 아셨으니 사료라는 낱말을 쓰시면 안 됩니다.

'개사료'가 아니라 '개 먹이'입니다.

사료하면 더 짚고 싶은 게 있습니다.
바로 思料입니다.
주로 논문에 많이 나오는 낱말로
...로 사료됩니다, ...것으로 사료되어 유감스러우나..., 개념에 수정이 가해질 필요가 있다고 사료됨 따위죠.
이것도 일본어투 낱말(思料, しりょう[시료우])로 모두 엉터리 말입니다.
아니, 말도 아닙니다.

'사료'는 '생각'으로 바꿔 쓰시면 됩니다.
...로 사료됩니다는 ...라고 생각합니다로 바꿔 쓰고,
...것으로 사료되어 유감스러우나...는 ...것으로 생각하여 안타까우나...로 쓰고,
개념에 수정이 가해질 필요가 있다고 사료됨은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으로 쓰시면 됩니다.
생각을 쓰지 않고 사료를 쓰면 더 품격있는 글이 된다고 생각하면 큰 잘못입니다.

가방끈 긴 사람들이 잘해야 합니다. 정말 잘해야 합니다.

오늘은 눈이 온다죠?
개판인 정치판이 하얀 눈을 닮아 좀 맑고 깨끗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뉴스를 들으니 지금 국회에서 잠자는 법안이 3천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원들은 꼬박꼬박 월급을 받겠죠?

보태기)
'밥'은 우리가 먹는 밥뿐만 아니라,
동물의 먹이도 밥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개 먹이를 개밥이라고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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