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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당황/황당/깜짝 놀라다]
어제는 어전에 잠깐 대전에 다녀왔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차가 끼어들어서 식겁한 적이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쪽저쪽으로 칼질하듯 나대고 다니더군요. 세상을 바삐 살면 저승길도 빨리 간다는데......
오늘은 식겁이야기를 좀 할게요. 흔히, 놀라거나 다급하여 어찌할 바를 모를 때 당황한다고 하고, 무슨 일을 당하여 정신이 헷갈리거나 생각이 막혀 어찌할 바를 모를 때 황당하다고 합니다. 당황과 황당 모두 국어사전에 올라있는 낱말입니다. 써도 되는 말이죠.
다만, '황당'은 국립국어원에서 '당황'으로 다듬어 놨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당황이나 황당이나 그게 그건데......
바로 이럴 때 쓸 수 있는 말이 '식겁하다'입니다. 식겁은 食怯이라고 쓰는 한자말이긴 하지만, "뜻밖에 놀라 겁을 먹음"이라는 뜻의 우리말입니다. '깜짝 놀라다'로 바꿔쓸 수 있는 말이죠. 당황이나 황당보다는 나은 말인 것 같습니다.
제가 잘 몰라서 여쭤봅니다. 당황이나 황당에 비길 좋은 우리말 없을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자기 순서나 자리가 아닌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서다."는 뜻의 낱말은 '끼여들다'가 아니라 '끼어들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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