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5, 2013

우리말, 윈도우와 윈도 2013-09-2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9. 26.(목요일)
windows를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윈도'입니다.
그러나 컴퓨터 운영체계인 Windows를 윈도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윈도우라고 합니다. 이제는 MS사의 등록상표로 굳어졌다고 봐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가 좀 어려웠나 봅니다.
나뭇잎이 오그랑쪼그랑 된 모양을 이르는 우리말을 맞히시는 거였는데,
딱 두 분이 답을 보내주셨습니다.

"식물의 잎이 병들거나 말라서 오글쪼글한 모양."은 '오가리'라고 합니다.
오가리가 들다, 오가리가 지다, 가뭄 타는 보리들은 한 뼘도 못 자란 채 오가리 들어 시들시들했다처럼 씁니다.
"무나 호박 따위의 살을 길게 오리거나 썰어서 말린 것."도 '오가리'라고 합니다.

오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일터에 나가면 거의 날마다 컴퓨터와 마주하게 됩니다.
거의 모든 일을 컴퓨터로 하죠.
컴퓨터를 움직이게 하는 운영체계로 주로 Windows를 쓰는데요. 이를 우리말로 어떻게 적어야 할까요?
'윈도우'라고 써야 할까요, '윈도'라고 써야 할까요?

영어 낱말은 어떻게 읽고 쓰느냐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trot를 트롯이라고 쓰면 승마에서, 말의 총총걸음을 이르는 말이고
트로트라고 쓰면 대중가요의 한 종류를 이릅니다.
type를 타입이라고 쓰면 어떤 부류의 형식이나 형태를 뜻하고
타이프라고 쓰면 타자기를 이릅니다.
cut도 컷이라 쓰면 한 번의 연속 촬영으로 찍은 장면을 이르는 말이고
커트라고 쓰면 머리를 자르는 일이나 그 머리 모양을 뜻합니다.

windows를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윈도'입니다.
그러나 컴퓨터 운영체계인 Windows를 윈도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윈도우라고 합니다. 이제는 MS사의 등록상표로 굳어졌다고 봐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windows를 '윈도'와 '윈도우'로 달리 읽고 뜻도 달리 쓰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컴퓨터에서는 늘 '윈도우'라고 씁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쓰시나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건배? 이끔소리, 함께소리]

우리말편지에서
되도록 술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술 이야기를 좀 해야겠네요.

상대방과 함께 술을 마시고자 할 때 뭐라고 권하세요?
흔히, 어떤 한 분이 일어서서 건배라고 외치면 다른 사람들도 같이 건배라고 외칩니다.
그러나 건배는 좀 거시기하고......
오늘은 어떤 분이 보내주신 그런 말을 좀 소개해 드릴게요.

이끔소리, 한 분이 일어서서 먼저 외칩니다.
"당신!"
함께소리, 그러면 앉아있는 다른 사람들이 그 말을 받습니다.
"멋져!"
여기에 담긴 뜻은,
'당-당하게 살자, 신-나게 살자, 멋-지게 살자, 져-주며 살자'라고 하네요.

좀더 보면,
"위하여-위하여"는 군사문화의 잔재란 생각이 들고요,
"두루두루-좋을시고"는 우리말 지킴이 화가 숨결새벌 님이 만드신 거고요,
"지화자-좋다"는 이어령 님이 만든 것으로 알고 있고요,
"친일파-청산"과 "친일인명사전이 나오는 그날까지-아자! 아자! 아자!"는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이 하는 소리고요,
"한글날-국경일"은 한말글 단체가 하는 소리고요,
"나가자-나가자"는 한글학회 김계곤 회장님께서 가르쳐 주신 거고요,
(나-라와, 가-정과, 자-신을 위해)
"위-하여" (한자 '위'는 우리말 "하다"이니까)란 주장을 펴는 이들이 만든 거고요,
"건배-건배" 은 중국과 일본에서 쓰는 말을 그대로 흉내 내는 거고요,
"잔-드세"는 뜻 그대로이고,
"한말글-이름의 날"은 한말글이름의 날 법정기념일 추진위원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외칠 소리랍니다.

저는 "지화자-좋다"를 많이 씁니다.
제가 일하는 농촌진흥청 연구관리과의 과장님은
"거시기-거시기"를 많이 쓰십니다.
'거시기'는 모든 거시기를 다 거시기해버릴 수 있는 철학적인 낱말이라서...^^*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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