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3, 2013

우리말, 설레다와 설렘 2013-09-2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9. 23.(월요일)
우리말에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다."는 뜻을 지난 움직씨(동사)는 '설레다'입니다.
그리고 이를 이름씨꼴로 만들면(명사화하면) '설렘'입니다.
그러나 많은 곳에서 '설렘'을 '설레임'이라고 잘못 쓰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한가위 잘 보내셨나요?
저는 어머니가 수원으로 오셔서 고향에 가지 않았습니다.
꽉 막힌 고속도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아서 좋긴 한데,
고향을 찾는 맛은 좀 떨어집니다. ^^*

뉴스를 들으니
내일 만나기로 했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미뤄졌다고 하네요.
많은 분이 설레는 마음으로 손꼽아 기다리셨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정치적으로야 무슨 까닭이 있는지 모르지만,
나이 드신 분들 만나는 문제는 정치와는 엮이지 않고 잘 풀리면 좋겠습니다.

우리말에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다."는 뜻을 지난 움직씨(동사)는 '설레다'입니다.
그리고 이를 이름씨꼴로 만들면(명사화하면) '설렘'입니다.
그러나 많은 곳에서 '설렘'을 '설레임'이라고 잘못 쓰고 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뜻하는 낱말이 '설레이다'라면 '설레임'이 맞겠지만,
'설레다'의 명사형은 '설렘'이 바릅니다.

저도 이번 주까지만 이곳에서 일하면 다음 주부터는 수원에 있는 농촌진흥청으로 돌아갑니다.
편지를 쓰는 지금도 설렙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파래/퍼레, 파랑색/파란색]

어제 책을 걸고 문제를 냈었는데
많은 분이 좋아하시네요.
앞으로도 가끔 이런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어제도 말씀드렸듯이,
들판을 보면 벌써 푸른 기운이 돌죠?
커다란 자연 앞에 혼자 서 있는 제 모습이 그려지고,
이런 것을 생각하면 자연 앞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파란 들판......
들판 색이 '파란색'일까요, '파랑색'이까요?
파래진 들판과 퍼레진 들판에서
'퍼레진'이 맞을까요, '퍼래진'이 맞을까요?

먼저,
파란색과 파랑색은
파란색이 맞습니다.
'파랑'이 색을 표현하는 낱말인데 여기에 또 '-색'을 붙이면 안 됩니다.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이 맞습니다.

우리 국어 맞춤법에 모음조화원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모음조화'는
두 음절 이상의 단어에서,
뒤의 모음이 앞 모음의 영향으로 그와 가깝거나 같은 소리로 되는 언어 현상을 말합니다.
'ㅏ, ㅗ' 따위의 양성 모음은 양성 모음끼리,
'ㅓ, ㅜ, ㅡ, ㅣ' 따위의 음성 모음은 음성 모음끼리 어울리는 현상이죠.
깎아, 숨어, 알록달록, 얼룩덜룩, 글썽글썽, 졸졸, 줄줄 따위가 그런 보기입니다.

이에 따라,
파랗다에서 온 파래지다를 '퍼레지다'로 쓸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
노래/누레, 까매/꺼메, 빨개/뻘게로 쓰셔야 합니다.
노래진 호박이나 누레진 호박이라고 써야 하는 거죠.

별로 맘에는 안 들지만,
맞춤법 규정이 그렇습니다.
조화를 이루고자 만든 맞춤법이라는 데 영 맘에 안 듭니다. ^^*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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