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5, 2013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2013-09-2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9. 25.(수요일)
여기서 문제입니다.
나뭇잎이 오그랑쪼그랑 된 모양을 이르는 우리말을 맞히시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시원한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어제 편지에서
'압화'보다는 '누름꽃'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최종섭 님께서
'누름꽃'보다는 '눌린꽃 또는 눌림꽃'으로 써야 하지 않느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누르는 것과 눌린것... 저는 둘 다 좋다고 봅니다. ^^*

오늘은 오랜만에 문제를 하나 내겠습니다.

밖에 있는 나무를 보니 비에 젖은 나뭇잎이 가을로 들어가려고 몸부림을 치는 것 같습니다.
벌써 색깔이 바뀐 잎도 한두 개 보이고요.
가끔은 오글쪼글하게 마른 잎도 보입니다.

여기서 문제입니다.
나뭇잎이 오그랑쪼그랑 된 모양을 이르는 우리말을 맞히시는 겁니다.

세 분을 골라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설것이와 설거지]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어제 오랜만에 설거지를 좀 했습니다.
하도 오랜만에 하다 보니 좀 어설프더군요.
자주 해야 하는데... 그래야 나이들어 구박받지 않을 텐데......

오늘은 설거지 이야기나 좀 해 볼게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설거지만 가지고도 할 말이 무척 많답니다. ^^*

먼저,
설거지와 설것이 어떤 게 맞죠?
"음식을 먹은 뒤에 그릇을 씻어서 치우는 일"은 '설것이'가 아니라 '설거지'입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뒷설거지, 비설거지죠.

'설겆이'는 본래 '설겆다'라는 낱말에 '이'가 붙어서 된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설겆-'이라는 말이 '설거지'외에는 어디에도 쓰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글 맞춤법에서 말뿌리(어원)를 밝혀 적지 않고 '설거지'로 소리나는 대로 적기로 한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말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음은
'설거짓물'과 '설거지물'입니다.
어떤 게 맞죠?

이건 발음을 따져야 합니다.
'설거지물'을
[설거진물]로 발음한다면 '설거짓물'로 쓰는 게 맞고,
[설거지물]로 발음한다면 '설거지물'로 쓰는 게 맞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발음하세요?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설거지물'은 [설거지물]로 발음합니다.
1988년 국립국어원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을 만들면서
다른 사전들의 발음 정보와 서울 사람들의 실제 발음을 고려해서 그렇게 판단한 겁니다.
그에 따라 사이시옷을 받쳐 적지 않은 '설거지물'이 맞춤법에 맞는 표기입니다.
그런 보기를 더 보면 '머리말'입니다.
발음을 [머린말]로 한다면 '머릿말'로 적어야 하겠지만,
그 발음이 [머리말]이 표준어 규정에 맞으므로 '머리말'로 적습니다.

더 나갑시다. ^^*
설거지물을 개숫물이라고 합니다.
이를 어떤 사전에 보면 '開水물'이라고 풀어놨습니다.
이는 크게 잘못된 겁니다.

개수는 그릇을 뜻하는 우리 고유어입니다.
그래서 '개수+물'은 그릇을 씻는 물로 곧, 설거지물이 되는 거죠.
이를 한자쟁이들이 開水물로 풀어놓은 겁니다.
그래놓고 그런 것을 사전에 올려놓으면 그게 곧 표준어가 되어버립니다.
큰 잘못입니다.
바로 그런 엉터리 학자들 때문에,
'우레'를 '우뢰(雨雷)'라고 사전에 올려 표준어를 만든 겁니다.
우레는 천둥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인데, 왜 한자 雨雷를 억지로 만드냐고요.
제발 사전을 만들 때는 책임감을 느끼면서 만들길 빕니다.

이번주도 정신 차리고 삽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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