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1, 2013

우리말, 슬다 2013-09-12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9. 12.(목요일)
'슬다'는 참으로 많은 뜻이 있습니다. 모두 움직씨(동사)인데요.
식물이 습기로 물러서 썩거나 진딧물 같은 것이 붙어서 시들어 죽어 가는 것도 슬다라고 하고,
몸에 돋았던 부스럼이나 소름 따위의 자국이 사라지는 것도 슬다입니다.
쇠붙이에 녹이 생기는 것도 슬다이고, 곰팡이가 생기는 것도 슬다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비가 올 거라고 하네요.

오늘은 '슬다'는 낱말을 알아보겠습니다.
'슬다'는 참으로 많은 뜻이 있습니다. 모두 움직씨(동사)인데요.
식물이 습기로 물러서 썩거나 진딧물 같은 것이 붙어서 시들어 죽어 가는 것도 슬다라고 하고,
몸에 돋았던 부스럼이나 소름 따위의 자국이 사라지는 것도 슬다입니다.
쇠붙이에 녹이 생기는 것도 슬다이고,
곰팡이가 생기는 것도 슬다입니다.
벌레나 물고기 따위가 알을 깔기어 놓는 것도 슬다이고,
쇠붙이를 불에 달구어 무르게 하거나, 풀이 센 빨래를 잡아당겨 풀기를 죽이는 것도 슬다입니다.

이렇게 많은 여러 가지 뜻 가운데서 몇 가지만이라도 살려 쓰면 좋겠습니다.

오늘 비가 온다고 합니다.
장마 때 비가 새어 벽에 곰팡이가 슬지 않았는지 잘 살펴보시고,
습기가 많으면 쇠에 녹이 슬 수 있으니 조심하시고,
환절기에는 음식물에 곰팡이가 슬 수 있으니 이 또한 조심해야 합니다.
저는 며칠 전에 종이에 손가락을 베었는데 거기에 딱지가 붙어 무척 간지럽습니다.
천천히 슬도록 그냥 참고 기다리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고객관리 하라고요?]

어젯밤 7시 4분에 MBC에
'함으로서'라는 자막이 보였습니다.
'함으로써'가 맞습니다.

오늘은 '고객관리'하러 고창, 목포, 나주, 광주를 다녀와야 합니다.
아침 일찍 떠나 밤늦게 돌아오는 거야 견딜 수 있지만,
고객관리하러 간다는 게 좀 거시기합니다.

오늘은 고객관리나 좀 짚어볼게요.

먼저,
고객은
顧客(こかく[고가꾸])라는 일본어투 한자에서 온 말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손님'으로 다듬은 말입니다.
이렇게 다듬은 말을 왜 공무원들이 나서서 '고객'이라고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은 '관리'입니다.
관리는 여러 뜻이 있지만
여기서는 '사람을 통제하고 지휘 감독함'이라는 뜻입니다.
부하 직원 관리, 학생 관리처럼 씁니다.
내가 모셔야 할 손님이 고객이라면
그 고객은 결코 관리의 대상이 아닙니다.
어찌 손님을 통제하고 지휘 감독하죠?
'고객'이 들으면 기가 찰 이야깁니다.

'고객관리'를 다시 보면,
'고객'은 '손님'으로 쓰시면 됩니다.
백화점에서도 '고객님!'이라고 하면 안 되고,
'손님!' 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관리'는 상황에 따라 쓰임이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고객관리에는 들어갈 낱말이 아닙니다.
'고객'이건 '손님'이건 내가 관리할 대상은 아니잖아요.

그럼 어떻게 써야 하느냐고요?
고객관리를 안 쓰면 뭘 써야 하냐고요?
아직 어느 기관에서도, 어떤 학자도 이 말을 다듬지는 않더군요.
저도 '고객관리'를 다듬을 깜냥은 안됩니다.

굳이 억지로 다듬어 보자면,
손님돕기, 손님수발로 다듬을 수 있겠고,
'고객관리'의 본뜻을 살려,
'내일알리기'로 써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우리말편지를 받으시는 분은 고객관리를 다듬은 말에 할 말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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