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6, 2013

우리말, 시키다 2013-09-1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9. 16.(월요일)
“시키다”는 ‘무엇을 하게 하다’는 말로서, “일을 시키다”, “공부를 시키다” 들처럼 쓰인다.
가령, “취직시키다”고 하면, 자기가 취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취직을 하게 하다’는 뜻이 된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

오늘도 학글학회와 우리말문화연대 학술위원이신 성기지 박사님이 쓰신 글을 함께 읽습니다.

[거짓말시키는 사람은 누구?]

“시키다”는 ‘무엇을 하게 하다’는 말로서, “일을 시키다”, “공부를 시키다” 들처럼 쓰인다. 또는 앞말에 붙여서, “안심시키다”, “실망시키다”, ‘이해시키다’, ‘입원시키다’ 들처럼, ‘안심하게 하다’, ‘실망하게 하다’, ‘이해하게 하다’, ‘입원하게 하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가령, “취직시키다”고 하면, 자기가 취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취직을 하게 하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 말을 전혀 엉뚱하게 쓰는 사례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시키다’가 붙어서 사동을 나타내는 말이 아님에도 마구 붙여 쓰는 사례들이다. 텔레비전 방송의 어느 연속극에서 보니, “남편을 설득시켜 보세요.”라고 하는데, 이 말은 어법에 맞지 않는다. “남편을 설득해 보세요.”라고 써야 한다. 이와는 다른 상황, 곧 누군가에게 남편을 설득하게 해 보라고 할 때에, “그에게 남편을 설득하도록 시켜 보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

어느 신문에 “검찰의 보강 수사로 아무개 씨를 구속시켰다.”는 기사가 실렸는데, 이때에도 ‘구속시켰다’고 하면 ‘(남을) 구속하게 했다’는 뜻이 되므로 이 문장도 잘못 된 것이다. 남에게 구속하도록 시키지 않고 검찰 또는 경찰이 직접 주체가 되어 아무개 씨를 구속한 경우이니, “검찰의 보강 수사로 아무개 씨를 구속했다.”로 바로잡아 써야 한다.

‘시키다’를 잘못 쓰고 있는 사례는 이외에도 “주입시키다”, “유발시키다”, “분리시키다”, “결합시키다” 등 아주 많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누구누구에게 “거짓말시켰다.”고 하는 것이다. 이 말을 잘 새겨 보면,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도록 내가 시켰다는 뜻임을 알 수 있다. 내가 거짓말을 한 경우라면, “거짓말(을)시켰다.”가 아니라, “거짓말(을)했다.”로 말해야 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미역 서식지]

출근길에
오늘은 무엇으로 우리말편지 밥상을 차리나 걱정을 하고 있는데,
마침 KBS가 저를 도와주네요.

8시 25분쯤
기상이변으로 수년 내 큰 태풍이 올지도 모른다면서,
기자가 강릉 앞바다에 들어가 보니
평소 서식하고 있던 미역이 줄어들었다고 했습니다.
또, 잠시 나온 전문가는 찬물에 서식하는 해조류보다...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서식은 그렇게 쓰는 낱말이 아닙니다.
서식은
살 서(棲) 자와 숨쉴 식(息) 자를 써서
"동물이 깃들여 삶"이라는 뜻입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에 쓰는 낱말이 아닙니다.
따라서,
천연기념물인 제주 한란 서식지가 발견되었다 같은 기사는 잘못된 겁니다.
제주 한란 군락지나 자생지가 발견되었다처럼 쓰셔야 합니다.

우리말 밥상 차리는 것을 도와주신(?) 한국방송, KBS,
고맙습니다. ^^*

보태기)
군락지는 떼판, 자생지는 본바닥, 제바닥으로 쓰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나 더) 2013.9.16.
이 글을 보내면서 다시 읽어봤습니다.
요즘 사전에는 '서식'을
"생물 따위가 일정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삶."이라고 풀어놔서
'수생 식물 서식'처럼 식물에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이라고 봅니다.
서식과 자생은 갈라 써야 바르다고 봅니다.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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