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9, 2013

우리말, 고운때 2013-09-0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9. 9.(월요일)
애들이 놀다 보면 옷 따위에 때가 묻게 됩니다.
바로 그런 "보기에 흉하지 아니할 정도로 옷 따위에 조금만 묻은 때"를 '고운때'라고 합니다.
줄여서 '곤때'라고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도 애들과 같이 잘 놀았습니다. ^^*

애들과 놀다 보면 옷을 버릴 때가 잦습니다.
저야 적당히 조심하고, 쉽게 털면 되지만, 애들은 그렇지 못하더군요.
그렇다고 애들 옷이 버릴 때마다 갈아 입힐 수도 없고요.

첫째 애를 키울 때는 무척 조심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심지어 제가 애를 만질 때도 손을 씻고 만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둘째 때는 그게 조금 둔해지고,
지금 셋째를 키울 때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흙을 만지건 먹건...,
내가 밥을 먹여주건 할머니가 먹여주건 남이 먹여주건... ^^*

좀 섣부른 생각이긴 하지만,
애들을 너무 깔끔하게 키우는 것보다는 있는 그대로 두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그냥 제 생각입니다. ^^*

애들이 놀다 보면 옷 따위에 때가 묻게 됩니다.
바로 그런 "보기에 흉하지 아니할 정도로 옷 따위에 조금만 묻은 때"를 '고운때'라고 합니다.
줄여서 '곤때'라고도 합니다.

주말에 애들과 신이 나게 놀다 보니 애들 옷에는 늘 고운때가 앉아 있습니다.
튼튼하게 자라는 애들을 보면, 그 때마저도 그저 고마울 뿐이죠. ^^*

뭐든지 다 고맙고 감사한 월요일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움츠리다와 옴츠리다]

어제는 봄비답지 않은 봄비가 내렸습니다. 강원도에는 눈이 내렸고...
이 비와 눈 때문에 이제 막 피려던 봄꽃이 움츠릴 것 같습니다.

움츠리다... 움추리다... 뭐가 맞을까요?

'몸을 오그려 작아지게 하거나, 내밀었던 몸을 오그려 들여보내다.'는 뜻의 낱말은
'움추리다'가 아니라 '움츠리다'입니다.

움에 있는 ㅜ 때문에 츠도 ㅜ를 써서 추로 말하기 쉬우나,
움추리다가 아니라 움츠리다입니다.

움츠리다의 작은말이 옴츠리다입니다.
움츠리다의 준말은 움치다이고,
옴츠리다의 준말은 옴치다입니다.

저는 가끔, 아주 가끔 곡차를 마시고 들어갈 때면
침실에 못 들어가고 거실에서 옴츠리고 혼자서 잡니다.
아침에 부스스 눈을 뜨자마자 아내와 눈이 마주치면 바짝 움치게 되죠.
이렇게 옴춘 제 모습, 너무 불쌍해 보이지 않나요? ^^*

저는 정말 술 마시기 싫은데...... 자꾸 마시라고 강요해서...... 어쩔 수 없이...... 오늘도 금요일인데......
또 거실에서 혼자 움츠리고 자야하나......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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