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22, 2014

우리말, 수동형과 능동형 2014-12-2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12. 23.(화요일)
방송국에서 어디에 맡겨 뉴스를 만드는 게 아니라
책임감을 갖고 주도적으로 뉴스를 만드는 것이기에
'제작됩니다'보다는 '제작합니다'가 더 좋다고 보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오후부터 뜬금없는 눈이 내렸습니다.
올해는 유달리 눈이 많이 내리네요. 내년에도 풍년이 들려나 봅니다. ^^*

해끝(연말)이 다가오니 여기저기서 모임이 많습니다.
그런 자리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
"이 자리를 빌려 누구누구에게 감사하고..."입니다.

오늘은 '빌리다'와 '빌다'를 갈라보겠습니다.
'빌리다'는 "남의 물건이나 위를 나중에 도로 돌려주거나 대가를 깊기로 하고 얼마 동안 쓰다"는 뜻과 함께
"일정한 형식이나 이론, 또는 남의 말이나 글 따위를 취하여 따르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성인의 말씀을 빌려 설교하다, 그는 수필이라는 형식을 빌려 자기의 속 이야기를 풀어 갔다, 신문에서는 이 사건을 고위 관리들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처럼 씁니다.

'빌다'는 "바라는 바를 이루게 하여 달라고 신이나 사람, 사물 따위에 간청하다"라는 뜻과 "잘못을 용서하여 달라고 호소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빌려'는 '빌리다'의 준말이고,
'빌어'는 '빌다'의 준말입니다.

따라서,
인사말을 하는 자리에서는
'이 자리를 빌려...'라고 해야 바릅니다.

한 해가 다 갑니다.
저도 이 자리를 빌려 우리말 편지를 아껴주시는 분들께 여러 가지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꾸준히 읽어주셔서 고맙고, 가끔 빼먹어도 나무라지 않고 기다려 주셔서 고맙고, 앞으로도 편지를 보낼 것이라고 기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메기탕과 매기탕]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7:40분쯤, KBS2 텔레비전
"단촐하게..."라고 했습니다.
식구나 구성원이 많지 않아서 홀가분하다나
일이나 차림차림이 간편하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는 '단촐하다'가 아니라 '단출하다'입니다.
진행자가 아침에 잠이 덜 깼었나 봅니다. ^^*

어제 하이브리드 이야기 하면서
본뜻은 집돼지와 멧돼지의 교배를 뜻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생각나는 게 있어서...

메기가 뭔지 아시죠?
물고기입니다. 메깃과의 민물고기죠. 이걸로 매운탕을 끓이면 맛이 기가 막히죠. ^^*

한 식당 차림표에 '메기'를 '매기'라고 쓴 것을 봤습니다.
매기는 "수퇘지와 암소가 교미하여 낳는다는 짐승"을 뜻합니다.
물고기 메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따라서 식당 차림표에 '매기'가 있다면
그 식당은 상상의 동물인 수퇘지나 암소를 닮은 동물로 음식을 만들고 있을 겁니다.
민물고기 메기가 아니라...^^*

갑자기 메기탕이 먹고 싶네요.
오늘 저녁에 저와 메기탕 드실 분~~~~~~~~~~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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