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7, 2014

우리말, 뜨게부부와 새들꾼 2014-03-2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3. 28.(금요일)
남녀를 서로 맺어주는 일을 ‘중신하다’, ‘중매하다’고 말하는데, 이때에 쓰는 토박이말이 ‘새들다’라는 말이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이 쓰신 글을 함께 읽겠습니다.


봄이 되니 혼인을 알리는 청첩장이 부쩍 늘었다. 일가친지와 벗들 앞에서 가장 아름답게 혼인 예식을 치르고 싶은 마음이 청첩장마다 들어 있다. 하지만 사정이 있어 혼례를 치르지 않고 그대로 동거해 버리는 남녀도 있다. 요즘에는 ‘혼전동거’라 하고 ‘동거남’이니 ‘동거녀’니 말하지만, 예전에는 이러한 남녀를 ‘뜨게부부’라 하였다. ‘뜨게’는 ‘본을 뜨다’와 마찬가지로 흉내 낸다는 뜻이므로, ‘뜨게부부’는 정식 부부가 아니라 남녀가 부부 행세를 할 때에 부르던 말이었다. 따라서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에 있는 부부도 ‘뜨게부부’라 부를 수 있다.

남녀를 서로 맺어주는 일을 ‘중신하다’, ‘중매하다’고 말하는데, 이때에 쓰는 토박이말이 ‘새들다’라는 말이다. 그래서 중매하는 사람 곧 ‘중매쟁이’를 ‘새들꾼’이라 하였다. 그러니까 요즘 말하는 커플 매니저는 우리말로 ‘새들꾼’이라 부를 수 있다.

혼인으로 맺어진 ‘부부’의 토박이말은 ‘가시버시’이다. 예전에는 장인, 장모를 ‘가시아버지, 가시어머니’라 불렀다. 아내를 잃고 혼자 사는 남자를 ‘홀아비’라 하고, 마찬가지로 남편을 잃은 여자를 ‘홀어미’라 한다. 배우자가 있는 남녀에 대해서는 유독 한자말로 ‘유부남’, ‘유부녀’라 부르고 있는데, 이 말들에 대한 순우리말은 ‘핫아비’, ‘핫어미’이다. ‘핫아비, 핫어미’는 지금도 북한에서는 쓰이고 있는 우리말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한목과 한몫]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저는 지난 주말에 단양팔경을 보고 왔습니다.
친구 네 집 식구가 모여 재밌게 놀았습니다.
친구들 계모임이었는데,
이제 곗돈이 좀 모이니 어떻게 하면 한목에 털어먹을까를 걱정(?)하더군요.

여기서 '한목'이 맞을까요, '한몫'이 맞을까요?
둘 다 사전에 있는 낱말입니다.

'한목'과 '한몫'은 발음이 같아 헷갈리는데요.
'한목'은
'한꺼번에 몰아서 함을 나타내는 말'로
돈 생기면 한목 갚을게, 겨우내 땔 것을 미리 한목에 많이 해다가...처럼 씁니다.

'한몫'은
'한 사람 앞에 돌아가는 배분'을 뜻합니다.
한몫씩 챙기다, 한몫 떼어 주다처럼 씁니다.

정리하면,
'한목'은 '한꺼번에'라는 뜻이고,
'한몫'은 '한 사람 몫'입니다.

제 친구들은
그동안 모은 곗돈을 한몫씩 챙겨 가져갈 생각을 하지 않고,
어디 놀러 가서 한목에 털어먹을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저는 가끔 복권을 삽니다.
한몫 잡으려고 사는데 잘 안 되네요.
용돈 다 털어서 한목에 복권을 몽땅 사야 뭔가 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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