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13, 2014

우리말, 점직하다/서머하다 2014-03-13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3. 13.(목요일)
점직하다: 그림씨(형용사) 부끄럽고 미안하다.
서머하다: 그림씨(형용사) 미안하여 볼 낯이 없다.
살그니: 어찌씨(부사), (살그머니) 남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살며시
안녕하세요.

어제는 오랜만에 일찍 집에 들어가서 애들과 놀고 있는데,
9시쯤 한 선배님이 전화하셨습니다.
지금 잠깐 집 앞으로 나오라고 해서 나갔더니 낙지 한 접을 주시네요.
잠자리에 들 시간이었지만, 애들과 같이 몇 마리 데쳐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도 몇 점 먹었지만, 한 점 한 점 삼킬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서 점직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낙지를 무척 좋아하셨는데, 맘껏 사드리지 못한 게 생각이 나서 서머할 뿐입니다.
그 선배님 덕분에 살그니 아버지를 떠올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점직하다: 그림씨(형용사) 부끄럽고 미안하다.
서머하다: 그림씨(형용사) 미안하여 볼 낯이 없다.
살그니: 어찌씨(부사), (살그머니) 남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살며시

아침에 받은 '사랑밭 새벽편지'를 함께 읽고자 합니다.

[좋은 말, 나쁜 말 ]

말은 건넬 상대가 있고,
말은 꼭 돌아옵니다.
좋은 말은 덕(德)으로,
나쁜 말은 화(禍)로 돌아오게 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뱉은 말은 평생
꼬리를 물고 나를 따라다니고
때로는 자신을 옭아매기도 합니다.

입은 화가 들락거리는 문으로
혀는 몸을 베는 칼로 쓰여 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말을 많이 할수록 위험하고
강할수록 상처가 깊어집니다.

말 속에는 진실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거짓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오늘은
좋은 말만 하도록 애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지금 집을 사면 낭패라죠?]

청와대에서
'지금 집을 샀다가는 낭패'라고 말했다죠?
정말 그럴까요?
정말 그럴 거면 진작 좀 잡지 왜 그냥 뒀죠?
이렇게 집값이 오르면 어떤 서민이 불안하지 않겠어요.
제발 잘 좀 해주세요.

집값은 정치권에서 잘 잡아주실 것으로 믿고 저는 '낭패'나 알아볼게요.
학교 다닐 때 배우셨는데 아마 다 잊으셨을 것 같아서...

낭패는 이리 낭(狼) 자와 이리 패(狽) 자를 쓰는 전설에 나오는 동물입니다.
낭은 뒷다리가 짧아 거의 없는 동물로 멍청하지만 힘이 세고,
패는 앞다리가 짧아 거의 없는 동물로 머리는 좋지만 겁쟁이입니다.
따라서 이들 두 동물은 같이 다녀야만 제 구실을 할 수 있죠.

이 두 동물이 서로 맘이 잘 맞으면 상관이 없는데,
만약 다퉈서 서로 따로 움직이게 되면 보통 문제가 아니죠.
둘이 떨어져서는 아무 일도 못합니다.
바로 이런 경우를 낭패라고 합니다.

그래서
'계획한 일이 실패로 돌아가거나 기대에 어긋나 매우 딱하게 됨.'이라는 뜻으로
낭패를 당하다, 벌써 기차가 떠났다니, 이것 참 낭패로군처럼 씁니다.
한자이긴 하지만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말이니까 알아두시면 좋을 겁니다.

그나저나,
저는 낭패를 보더라도 집 살 돈이라도 좀 있으면 좋겠네요.
그런 돈만 좀 있다면 저는 낭패를 봐도 좋습니다.
그런 돈을 만져라도 볼 수 있다면......
아파트 한 채에 3억, 5억...

제발 청와대에서 한 말이 맞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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