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3, 2013

우리말, 엠블렘 2031-10-1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0. 11.(금요일)
저라면
엠블럼이라 안 하고
배지, 딱지, 부착물, 깃발, 상징물 따위로 적절하게 맞춰 쓰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10월 10일이 '임산부의 날'이었다고 하네요.
임신부는 10달 동안 애를 배속에 품고 있어서 10월 10일을 그렇게 정했다고 합니다.

서울시에서는 이달 안에 지하철에 임산부 배려석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좌석에 임산부 배려 엠블럼을 부착해서 눈에 잘 띄게 해준다네요.
이런 것을 널리 알리는 캠페인도 벌인다고 합니다.

1.
엠블럼이 뭐죠?
뭔가를 상징하는 심볼이나 딱지를 뜻하는 emblem이겠죠?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엠블럼으로 쓰는 emblem은
특정 그림을 눈에 잘 띄게 만든 상징물일 겁니다.
우리말로 그냥 휘장이라고 하면 안 되나요?
굳이 엠블럼이라고 써야 새로운 정책을 안내하는 효과가 높아진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임산부의 날을 만들고 임산부를 배려하는 좌석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걸 이야기하면서 굳이 엠블럼을 쓸 필요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저라면
엠블럼이라 안 하고
배지, 딱지, 부착물, 깃발, 상징물 따위로 적절하게 맞춰 쓰겠습니다.

2.
캠페인은 campaign에서 온 낱말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사회ㆍ정치적 목적 따위를 위하여 조직적이고도 지속적으로 행하는 운동"이라 풀어 놓고
'계몽 운동', '계몽 홍보'로 다듬어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쓰지 않고 '캠페인'이라고 하는 걸까요?

3.
임신부와 임산부를 가르실 수 있죠?
인신부는 아기를 밴 여자를 뜻하고,
임산부는 아기를 밴 여자와 아기를 갓 낳은 여자를 같이 이를 때 씁니다.
어제는 임산부의 날입니다.

새 생명을 10달 동안 배 속에 넣고 키워 애를 낳은 여성의 위대함에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가검물을 채취해...]

안녕하세요.

천안서 또 조류독감이 나왔다고 하네요.
그 기사를 보니 '살처분'이라는 낱말이 보이네요.

또,
국내 첫 조류독감 의심환자가 나왔다는 기사도 있네요.
이 기사에도 여전히 '살처분'이라는 낱말이 보이네요.

'살처분'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은 지난번에 말씀드렸으니,
오늘은 다른 것을 좀 짚어 볼게요.
기사 가운데,
'...백신 접종을 했으며 가검물을 채취해 정밀검사...'가 있습니다.
여기에 쓴 가검물을 좀 보죠.

사전에 나온 뜻을 보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가검물(可檢物)을 올리고 "병균의 유무를 알아보기 위하여 거두는 물질."이라고 풀었네요.
한글학회 우리말큰사전은
가검물을 올리긴 했으나 "검삿감"이라 풀어놨습니다.

가검물을 풀어보면,
병균이 있는지 없는지 보고자 검사하는 환자의 구토물, 피, 땀, 똥 따위를 말합니다.
닭의 가검물은 닭똥이나 되겠죠.

중요한 것은,
이 가검물은 이미 90년대 초에 정부에서 순화용어로 올려놨다는 겁니다.
가검물은 어려운 행정용어이므로 '검사대상물'로 바꿔서 쓰라는 거죠.
그런 낱말을 왜 언론에서 쓰고 관공서에서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계속 쓰려면 아예 순화용어를 만들지 말든지...
왜 돈 들이고 공 들여서 말을 다듬어 놓고도 쓰지 않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관공서와 언론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척 큽니다.
그만큼 책임도 커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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