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7, 2013

우리말, 여태껏 2013-10-1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0. 15.(화요일)
'여태'를 강조한 말이 '여태껏'입니다.
'여지껏'이라는 말은 '여태껏'의 잘못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국감에서도 호통이 나왔나요?
저는 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나왔을 겁니다.
이렇게 많은 잘못이 있는데 그동안 뭘 하다 이제야 한꺼번에 봇물 터진듯 호통을 치시나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또는 아직까지,
어떤 행동이나 일이 이미 이루어졌어야 함에도 그렇게 되지 않았음을 불만스럽게 여기거나 또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나 일이 현재까지 계속되어 옴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
'여태'입니다.
그는 여태 무얼 하고 안 오는 것일까?, 여태 그것밖에 못 했니?, 해가 중천에 떴는데 여태까지 자고 있으면 어쩌겠다는 것이냐?처럼 씁니다.

이를 강조한 말이 '여태껏'입니다.
'여지껏'이라는 말은 '여태껏'의 잘못입니다.

국감 때마다 나오는 말이 상시국감입니다. 늘, 수시로, 일이 있을 때마다 국감을 하겠다는 것인데,
말만 나오고 제대로 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국감 때만 큰소리치시려고 '여태껏' 참으셨나 봅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꽃샘 추위가 물러갈 거라네요]

안녕하세요.
출근길에 눈을 보니 기분이 참 좋네요.
이제 곧 날씨가 풀릴 거라죠?

저는 꽃샘추위는 싫지만,
'꽃샘추위'라는 낱말은 참 좋습니다.
시샘이 아닌 꽃샘이잖아요.
봄에 밀려났던 추위가 돌아서서 보니 화창한 봄이 왠지 좀 싫었겠죠.
그래서 몰고 온 한바탕 추위를 우리 선조는 '꽃샘추위'라고 했습니다.
봄을 시샘해서 오는 추위지만 그것을 시샘추위라고 하지 않고 꽃샘추위라고 한 선조가 고맙습니다.

일기예보를 들으니,
"꽃샘추위가 물러갈 예정입니다"이라고 하네요.

여기에는 '예정'이 들어가면 안 됩니다.
'예정'은
도착할 예정, 떠날 예정, 일이 예정대로 진행되다처럼 씁니다.
곧, 주체가 사람이거나 사람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꽃샘추위는 사람이 아니고 사람의 뜻대로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꽃샘추위가 물러갈 예정입니다"가 아니라,
"꽃샘추위가 물러갈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해야 합니다.

내친김에
'추위가 누그러져, 추위가 풀려'도 좋은 표현입니다.

추위는 싫지만 꽃샘추위라는 낱말은 좋았는데,
그게 물러간다니 조금은 서운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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