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0, 2013

우리말, 시들다 2013-10-10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10. 10.(목요일)
시들은, 거칠은, 녹슬은, 찌들은처럼 쓰면 안 되고,
시든, 거친, 녹슨, 찌든으로 써야 바릅니다.
시든 꽃, 거친 벌판, 녹슨 기찻길, 찌든 때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어제가 한글날이었는데, 잘 보내셨나요?
저는 애들과 재밌게 놀면서 잘 보냈습니다.
그 틈에도 라디오 인터뷰를 4번이나 했습니다. 놀면서 틈틈이... ^^*

늘 그렇듯이 한글날에는 우리말을 사랑하자는 기사가 언론에 넘쳐납니다.
그리고 며칠 지나면 곧 시들해집니다.
한글날만 반짝 관심을 가지면 안 됩니다.
늘 마음속에 우리말을 사랑하고 아끼는 생각을 품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말을 사랑하는 마음이 쉬 시들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시들다'를 알아보겠습니다.
'시들다'처럼 어간 끝소리가 'ㄹ'인 경우 어미가 연결되면서 'ㄹ'받침이 떨어지는 낱말이 몇 있습니다.
거칠다, 녹슬다, 찌들다 따위가 그런 낱말로
시들은, 거칠은, 녹슬은, 찌들은처럼 쓰면 안 되고,
시든, 거친, 녹슨, 찌든으로 써야 바릅니다.
시든 꽃, 거친 벌판, 녹슨 기찻길, 찌든 때처럼 씁니다.

비록 꽃은 쉬 시들더라도
우리말 사랑은 두고두고 시들지 않겠죠?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써비쓰 쎈터는 서비스 센터로]

어제 일요일 아침에 MBC 화면에 틀린 자막이 보이네요.
8시 29분에 '엑기스'라는 글자가 보였습니다.
다행히 말은 '진액'이라고 하네요.
뽑아 낸다는 뜻의 영어 낱말 extract를
일본에서는 エキス라고 쓰고 [엑기스]나 [에끼스]로 읽습니다.
정부에서 '진액'으로 다듬어서 쓰라는 낱말입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뭘 설명드릴 게 좀 있어서 강원도농업기술원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나가는 강원도 나들이었습니다.
가는 길에 문막휴게소에 들렀는데,(들렸는데가 아닙니다.)
틀린 글씨가 몇 개 보이더군요.
'비지니스 써비쓰 쎈타'라는 글과 '쏘세지'라는 낱말입니다.
영어를 우리말로 옮긴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써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 규칙이 있습니다.
영어 같은 다른 나라 말을 우리글은 한글로 쓰는 방법을 정한 게 바로 외래어표기법입니다.

Business service center는
'비지니스 써비쓰 쎈타'가 아니라
'비즈니스 서비스 센터'가 맞습니다.
그리소 쏘세지도 '소시지'가 맞습니다.

이를 하나하나 풀어가기에는
먼저 제 실력이 달리고,(딸리고가 아닙니다.)
다음으로 편지가 길어지고,
그리고 제 시간도 별로 없고......

다른나라 말을 한글로 쓸 때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먼저 긴소리와 짧은소리를 따로 하지 않습니다.
곧, team은 '팀'이니 '티임'이라 하지 않습니다.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 이렇게 일곱 가지만 씁니다.
그래서 racket는 라켙이 아니라 라켓입니다.

끝으로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는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paris는 빠리가 아니라 파리고
뻐스가 아니라 버스입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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