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2, 2011

우리말, 연방과 연신 2011-10-13

여기에 비슷한 뜻으로 '연신'을 표준말에 넣어서, '연방'이 연속성을 강조하고, '연신'은 반복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갈랐네요. 안녕하세요. 오늘까지는 날씨가 좋은데 내일은 비가 올 거라고 합니다. 내일 출장을 가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 지난 8월 31일 표준말에 새롭게 들어온 낱말 가운데 '연신'이라는 게 있습니다. "잇따라 자꾸"라는 뜻의 어찌씨(부사)는 '연방'입니다. 연방 굽실거리다, 연방 고개를 끄덕이다, 학생이 버스에서 연방 머리를 떨어뜨리며 졸고 있었다처럼 씁니다. 여기에 비슷한 뜻으로 '연신'을 표준말에 넣어서, '연방'이 연속성을 강조하고, '연신'은 반복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갈랐네요. '연신'은 연신 눈을 깜박이다, 땀인지 눈물인지 연신 얼굴을 훔치며..., 흐트러진 머리를 연신 왼손으로 쓰다듬어...처럼 쓴다는 거죠. 저는 '연방'과 '연신'이 쉽게 잘 갈라지지 않습니다. 연속성이 뭘 말하고, 반복성이 뭘 말하는지는 알겠지만, '연방'이 연속성을 강조하고, '연신'은 반복성을 강조한다는 것은 좀... ^^* 오늘 날씨가 참 좋을 거라고 합니다. 이 좋은 날씨에 사무실에만 계시지 말고, 밖에 나가 하늘도 한번 쳐다보시고,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먼 산도 한 번쯤 보시면서 머리를 맑게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을씨년스럽다] 오늘은 날씨가 참 을씨년스럽네요. “날씨나 분위기 따위가 몹시 스산하고 쓸쓸한 데가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낱말이, ‘을씨년스럽다’인데요. 오늘은 그 낱말의 유래를 말씀드릴게요. 이 말은, 1905년 을사년에서 나온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일본에 빼앗긴 을사늑약을 맺은 해가 바로 1905년이죠. 우리나라의 외교 사무 일체를 일본 외무성이 관리할 것 등의 다섯 조문으로 되어 있는 을사늑약... 형식적으로는 1910년에 경술국치를 당하여 우리나라가 일본에 병합되었지만 실제로는 이미 을사늑약을 맺은 뒤부터 우리나라가 일본의 속국으로 된 것입니다. 당연히, 온 나라가 침통하고 비통한 슬픔에 휩싸였겠죠. 1905년, 을사년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는 가장 치욕스러운 해죠. 그날 이후로 몹시 쓸쓸하고 어수선한 날을 맞으면 그 분위기가 마치 을사년과 같다고 해서 ‘을사년스럽다’는 말을 쓰게 된겁니다. 그 후로 ‘을사년스럽다’가 변해서 ‘을씨년스럽다’가 됐죠. 오늘 날씨가 눈이 오려는지 비가 오려는지 조금 을씨년스럽지 않아요? 보태기) 을사조약과 을사늑약은 다릅니다. ‘조약(條約)’은 “국가 간의 권리와 의무를 국가 간의 합의에 따라 법적 구속을 받도록 규정하는 행위. 또는 그런 조문”을 말합니다. 종류는 협약, 협정, 규약, 선언, 각서, 통첩, 의정서 따위가 있죠. 조약을 비준하다/조약을 체결하다/조약을 파기하다/두 나라가 조약을 맺다처럼 씁니다. 늑약(勒約)은 “억지로 맺은 조약”을 말합니다. 1905년 을사년에 우리나라와 일본이 국가 간 합의에 따라 어떤 약속을 한 것이 아니잖아요. 일방적으로 당한것이잖아요. 당연히 ‘을사조약’이 아니라 ‘을사늑약’입니다. ‘종군위안부’도 마찬가집니다. “전쟁 시에 군인들을 성적으로 위로하기 위하여 종군하는 여자”를 말하는데, 우리가 나서서 일본군을 ‘성적으로 위로’하기 위하여 따라 간 게 아니잖아요. 억지로 끌려간 것이잖아요. ‘일본군위안부’라고 해야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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