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0, 2014

우리말, 바빠/바뻐 2014-09-0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9. 5.(금요일)
"일이 많거나 또는 서둘러서 해야 할 일로 인하여 딴 겨를이 없다"는 뜻을 지닌 그림씨(형용사)는 '바쁘다'입니다.
'바빠, 바쁘니'처럼 씁니다.
이를 '바뻐'라고 하면 틀립니다.
안녕하세요.

정신없이 살다 보니 벌써 한가위네요.
일터에서는 기획실장으로 일하고 있고,
가정에서는 집을 지어 이사하느라 정말 바쁘게 살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런 제 삶이 좋습니다.
바쁘게 일할 수 있어서 좋은 거죠. ^^*


"일이 많거나 또는 서둘러서 해야 할 일로 인하여 딴 겨를이 없다"는 뜻을 지닌 그림씨(형용사)는 '바쁘다'입니다.
'바빠, 바쁘니'처럼 씁니다.
이를 '바뻐'라고 하면 틀립니다.
줄기(어간) 뒤에 오는 씨끝(어미)가 '아'인지 '어'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이는 줄기의 첫음절에 쓰인 모음을 따라갑니다.
담그다는 담가, 고프다는 고파, 아프다는 아파처럼 되는 것이죠.
좀 헷갈리나요? ^^*

오늘도 신문기사를 하나 같이 보겠습니다.
참으로 훌륭하신 분입니다.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8/16/2014081600043.html

촌스럽고 무식하다? 우리말만큼 섬세한 언어 없죠

"'짐벙지다'는 낱말을 아세요? '색깔이 보기에 멋들어지고 넉넉한 모습'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정겹고 입에 감기는 우리말인데도 아는 이가 없어 쓰이질 않아요. 보통 '화사(華奢)하다'는 한자어를 대신 쓰죠. 이렇게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한자어를 빌려 쓰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김두환(78)씨는 '순우리말 시인'이다. '하늘 길 새벽달 보인다/ 새살떨거나(차분하지 못하고 가벼워 수선 부리다) 덤벙거리지 말고 준비하란다…'(시 '어디쯤 가고 있는가'), '꽃나이(여성의 젊은 나이) 누나와 또래들 모처럼/ 눈빛 맞춰 몽그작대고(몸이나 신체 일부를 느리게 비비다) 있네…'(시 '산수유꽃')처럼 순수 우리말로만 시구(詩句)를 짓는다. 김씨는 최근 시집 '어디쯤 가고 있는가'(고요아침 펴냄)를 냈다. 그의 열 번째 작품집이다. 1987년 등단 이래 순우리말로만 시를 1500편 넘게 썼다.


 김두환씨는“우리말로 시를 쓰다 보니 주변에서‘우리말 겨루기 대회’에 도전해보라는데, 나이가 드니 순발력이 떨어져 그럴 자신은 없다”고 했다. /이경원 인턴기자(중부대 사진영상학과 3년) 김 시인은 '겨레의 넋을 지키고자' 토종어로 시를 쓴다고 했다. "당장엔 우리말이 낯설고 들온말(외래어)이 편할 수 있죠. 하지만 말이 먹히면 정신이 먹히고, 정신이 먹힌 민족은 바로설 수 없습니다. 결국은 강대국에 흡수당하는 문화 노예가 되는 거죠."

김 시인은 외국어나 외래어를 써야 '지식인'으로 봐주는 사회 풍조가 문제라고 했다. "대통령이나 장관 같은 지도층부터 순우리말을 거의 쓰지 않아요. 되레 영어나 한자어를 섞어 쓰려고 애쓰는 듯해요. 그들도 잘못이지만, 그래야 유식한 사람으로 보는 해묵은 국민 정서도 문제죠. 높은 분들이 '개간(開墾)' 대신 '무텅이'라 말하고, '담합(談合)' 대신 '짬짜미'라 하면 당장 '촌스럽다, 무식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우리말이 그런 취급을 받고 있어요."

그는 교육 문제도 지적했다. "학교부터 우리말에 무관심하니 청소년들이 순우리말에서 멀어지죠. 늘 쓰는 말인데도 우리말인지 남의 말에서 유래한 것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요. 가방(かばん·가방), 냄비(なべ·나베), 수염(鬚髥), 고무(gomme), 시소(seesaw) 같은 단어가 그런 예지요. 이런 걸 가르치는 선생님이 얼마나 있을까요?"

김 시인은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하고 36년간 약사로 활동하다가 일을 접고 2000년 본격적으로 우리말 시인으로 나섰다. "보잘것없는 글재주지만 순우리말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되고 싶었어요. 제 작품이 널리 읽히는 건 물론 아니죠. 하지만 시집으로 출간됐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은 수백, 수천년을 견디는 지식 창고예요. 조선시대 책을 통해 중세 한글이 후대까지 전해졌듯이 제 책도 먼 훗날까지 비바람을 견뎌준다면 후손에게 토종어를 알리는 귀한 도구로 쓰일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말만큼 섬세하고 풍부한 언어도 드물어요. 알래스카 이누이트족이 표현했던 눈(雪) 종류가 20개나 된다는 건 잘못 알려진 것이래요. 그런데 우리 한민족의 '눈'에 관한 단어는 함박눈, 싸라기눈, 진눈깨비, 가루눈, 자국눈, 소나기눈, 도둑눈 등 못해도 10개가 넘어요. 알래스카에 비하면 눈이 드문 환경인데도 말이죠. 그런 점만으로도 우리말은 가치 있는 인류 자산이죠. 우리가 애정을 더 쏟아 정성스럽게 가꿔가야 하지 않을까요?"

고맙습니다.

고향 잘 다녀오시고,
기분좋고 넉넉하게 한가위 보내시길 빕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꽃소식과 꽃소금]

안녕하세요.

오늘 우리나라도 우주인이 나오죠?
탈 없이 잘 다녀오길 빕니다.

오늘 아침 SBS 뉴스에서 "설레임과 흥분"이라고 하더군요.
'설레임'이 아니라 '설렘'입니다.

오늘도 꽃 이야기 몇 개 더 해 볼게요.

꽃이 피고 봄이 온 것을 '꽃소식'이라 하고,
요즘 같은 꽃 피는 철을 '꽃철'이라 하며,
그런 꽃을 찾아다니며 즐기는 놀이를 '꽃놀이'라고 합니다.
아름답게 핀 꽃을 보고 즐기는 것이야  '꽃구경'입니다.
진달래꽃이 필 때에, 그 꽃을 따서 전을 부치거나 떡에 넣어 여럿이 모여 먹는 놀이는 '꽃달임'이라고 합니다.
주로 음력 3월 3일에 하니 딱 오늘이네요. ^^*

식물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꽃도 있지만 꽃을 빗댄 것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빛을 띤 아름다운 구름을 '꽃구름'이라 하고,
술독에 지른 용수 안에 괸 술의 웃국은 '꽃국'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꽃에 처음이라는 뜻이 있나 봅니다.
그래서 신랑 신부의 첫날밤의 잠을 '꽃잠'이라고 한다는 말씀을 드렸었죠? ^^*

'꽃다지'는 오이, 가지, 참외, 호박 따위에서 맨 처음에 열린 열매고,
'꽃물'은 곰국, 설렁탕 따위의 고기를 삶아 내고 아직 맹물을 타지 아니한 진한 국물입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띄운 메주로 간장을 만드는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소금물에 메주를 넣고 둥둥 뜬 그 메주 위에 숯과 소금을 올려놓으셨습니다.
바로 그 소금이 '꽃소금'입니다.

옛 생각이 아련하네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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