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3, 2014

우리말, '가지다'와 '지니다'의 차이 2014-08-26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8. 25.(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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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예전에 어떤 방송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아내의 사진을 늘 지갑 속에 갖고 다닌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 사실의 진위 여부를 떠나, 말솜씨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늘 가지고 다닌다’는 표현이 알맞은 것일까?

‘가지다’는 말은 국어사전에 “무엇인가를 손이나 몸에 있게 하다.”라는 뜻과 “자기 것으로 하다.”는 뜻이 대표적으로 올라 있다. 이 가운데, “주운 돈을 가지다.”, “몇 십 년 만에 내 집을 가지다.”처럼 “자기 것으로 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가지다’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돈을 가지고 있다.”와 같이 “무엇인가를 손이나 몸에 있게 하다.”는 뜻으로 쓸 때에는 ‘지니다’는 말과 잘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지니다’는 “몸에 간직하여 가지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그는 친구가 준 목걸이를 늘 몸에 지니고 다닌다.”라고 할 때에는 ‘갖고 다닌다’가 아니라 ‘지니고 다닌다’라고 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앞서 말했던, “아내의 사진을 늘 지갑 속에 갖고 다닌다.”는 문장도 “아내의 사진을 늘 지갑 속에 지니고 다닌다.”로 고쳐서 말해야 정확한 표현이 된다.

다시 말하면, ‘가지다’는 ‘지니다’에 비해 일시적인 행위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일시적이 아니라, ‘늘 가지고 다니는 것’일 때에는 ‘지니다’가 알맞은 표현이라는 것이다. ‘지니다’에는 또 ‘바탕으로 갖추고 있다’, ‘본래의 모양을 그대로 간직하다’는 뜻도 있다. 가령, “착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라든지, “그는 어릴 때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라고 할 때에는 ‘가지다’를 쓸 수 없다. 곧 “착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면 잘못된 표현이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짓북새를 놓으며 짓먹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오랜만에 고향 선배님을 만났습니다.
십 년쯤 전에 중국에 잠시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났던 분입니다.
그 후 한두 번 더 봤고, 몇 년 동안 못 봤었는데 어제 만났습니다.
거의 칠팔 년 된 것 같네요.

오랜만에 좋은 사람을 만나서 그런지 많이 먹고 많이 마셨습니다.
자리와 분위기가 좋으면 많이 마셔도 별로 취하지 않잖아요. ^^*

'짓'이라는 앞가지(접두사)가 있습니다.
몇몇 이름씨(명사) 앞에 붙어 '심한'의 뜻을 더합니다.
짓고생, 짓망신, 짓북새, 짓먹다처럼 씁니다.

어제 제가 반가운 마음에 짓북새를 놓으며 짓먹었더니 속이 좀 거시기 하네요. ^^*

김형모 박사님, 어제 만남 참 좋았습니다.
다음 달 중순쯤 다시 만나 벚꽃 아래서 걸쭉한 막걸리나 한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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