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18, 2014

우리말, 하룻강아지 2014-06-1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6. 18.(수요일)
흔히 장작을 '뽀개다'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빠개다'가 바른 말입니다.
장작을 빠개다, 머리가 빠개질 듯 아프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학술위원의 글을 함께 읽고자 합니다.


하룻강아지

흔히 사회적 경험이 적고 자신의 얕은 지식만을 가지고 덤벼드는 사람을 가리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한다. 이 속담에는 ‘하룻강아지’가 등장하는데, 언뜻 보면 태어난 지 하루밖에 안 된 강아지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속담이라도 그렇지, 갓 태어나서 눈도 못 뜨고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강아지가 범에게 덤빌 리는 만무하다. 이 ‘하룻강아지’의 ‘하룻’은 날짜를 헤아리는 그 ‘하루’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소나 말, 개 등과 같은 가축의 나이를 ‘하릅, 이듭, 사릅, 나릅, 다습, 여습’ 들처럼 세었다. 이때의 ‘하릅’은 한 살을 뜻하므로, 한 살 먹은 개를 ‘하릅강아지’라 하였고, 이 말이 오늘날 ‘하룻강아지’로 변하여 내려온 것이다. 그러므로 '하룻강아지'는 태어난 지 하루 되는 강아지가 아니라, 이미 한 살이 된 개를 일컫는 말인 셈이다. 개는 태어나서 일 년쯤 지나면 견문은 모자라지만 힘은 넘칠 때라, 범이 얼마나 무서운 줄도 모르고 천방지축 까부는 모습이 쉽게 그려진다.

송아지나 망아지도 나이가 한 살이 되면 각각 ‘하릅송아지’, ‘하릅망아지’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한해살이풀을 평안도에서는 아직도 ‘하릅나무’라고 하니, ‘하릅, 이듭(또는 ’두습‘), 사릅, 나릅, 다습, 여습’ 들과 같은 우리말들을 쉽게 잊을 일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우리가 지켜 나가야 할 문화재의 모두가 아니라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철들다]

안녕하세요.

어제저녁에 한 후배를 만났는데 참 좋은 이야기를 해 주더군요.
"오늘 아침 편지는 형답지 않았다. 차분하게 글을 써야 했는데, 감정이 들어간 것 같았다."라는 말이었습니다.
대 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나이 사십이 넘었으면 이제 철 좀 들어야 한다는 말 같았습니다.
부끄럽고 창피하더군요.

한 이십 년쯤 전에 있었던 유행어가 생각납니다.
"친구야, 너 포항제철에서 전화 왔더라."
"왜?"
"응, 너 철 좀 드라고..." ^^*
기억나시죠?

"친구야, 너 울릉도에서 전화 왔더라."
"왜?"
"응, 너 엿먹으라고..." ^^*
뭐 이런 거였습니다.

철은 쇠를 뜻하기도 하지만,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힘"을 뜻하기도 합니다.
철이 들다, 아이들이 철이 너무 없다처럼 씁니다.

어떤 분은 '철'을
"자연의 이치를 아는 힘"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후배 상봉아!
철들지 않고 지금처럼 물색없이 새롱거리면 안 된다고 충고해 준 사랑하는 후배야.
고맙다. ^^*

나이가 들수록 가는 세월의 속도가 빠른 것처럼 느낀다고 하죠?
벌써 올 1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무쪼록 좋은 일만 많이 생기시고,
웃고 까불 수 있는 재밌는 일만 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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