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11, 2014

우리말, 문문하다 2014-06-1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4. 6. 11.(수요일)
(문문하다 : 어려움 없이 쉽게 다루거나 대할 만하다. 만만하다의 센소리)
안녕하세요.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로 우리말 편지를 갈음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초등학교 교육을 영어로 하겠다고요?]

안녕하세요.

인수위에서 어제 밝히기를
초등학교에서 영어가 아닌 다른 과목도 영어로 수업하도록 한다고 했죠?
이제 초등학교에서는 국어도 영어로 가르치고, 국사도 영어로 배우게 생겼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제가 알기에
초등학교는 기초지식을 배워 창의성을 키워가는 게 그 교육의 목표라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 얼과 넋을 커 나가는 애들에게 가르치는 게 초등학교 교육입니다.
그런데 그런 교육을 영어로 하겠다고요?
아직 우리나라 정체성이 여물지 않은 애들에게 영어로 가르치겠다고요?
이게 국가에서 할 짓인가요?

미국은 세 살배기 애들도 영어를 잘하고,
거지도 영어를 잘하며,
부랑자들도 영어를 유창하게 합니다.
설마 그게 부러워서 우리나라 애들을 그렇게 키우시려는 것은 아니죠?
영어를 잘 지껄이기만 하면 세계적인 인물이 저절로 되나요?

도대체 어쩌자고 이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을 섬기며 잘살게 만들겠다는 정부가,
국민을 문문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문문하다 : 어려움 없이 쉽게 다루거나 대할 만하다. 만만하다의 센소리)

이러다, 정말 이러다,
나중에는 영어 교육에 사교육비가 많이 드니,
사교육비를 줄이고자 우리나라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들어가야 한다고 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정권인수위원회는 붓날면 안 됩니다.
(붓날다 : 말이나 하는 짓 따위가 붓이 나는 것처럼 가볍게 들뜨다.)
새롱거려도 안 됩니다.
(새롱거리다 : 경솔하고 방정맞게 까불며 자꾸 지껄이다)
소락소락해도 안 됩니다.
(소락소락 : 말이나 행동이 요량 없이 경솔한 모양.)

지금 인수위를 보면 덜퍽부린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덜퍽부리다 : 고함을 지르면서 푸지게 심술을 부리다.)

이런 말씀드리고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디론가 끌려갈지 모르지만,
이건 분명합니다.
초등학교에서 영어가 아닌 다른 과목을 영어로 가르친다는 것은 미친 짓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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