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15, 2011

우리말, 바라겠습니다. 2011-06-16

따라서
바랍니다라고 쓰면 되지 바라겠습니다라고 쓰면 어색합니다. 뜻이 중복되는 것이죠.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날씨가 참 좋네요.
아침에 아들 녀석과 자전거 타고 일터에 나왔습니다. 이 좋은 기분이 오늘 온종일 갈 것 같습니다. ^^*

며칠 전에
송춘종 님께서 '바라겠습니다.'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짚어주셨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게요.

씨끝(어미) '-겠-'은 '미래시제'를 나타내는 데 쓰기도 하지만,
추측, 의지, 가능성, 능력, 완곡하게 말하는 태도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거기에 '바라다'는
생각이나 바람대로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루어지거나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다는 뜻이므로
이미 씨끝 '겠'이 들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바랍니다라고 쓰면 되지 바라겠습니다라고 쓰면 어색합니다. 뜻이 중복되는 것이죠.

다만 바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마치겠습니다처럼 완곡한 뜻을 나타낼 때는 문법으로 보면 써도 됩니다.

저는
바랍니다라고 쓰지 바라겠습니다라고는 쓰지 않습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제 뜻이므로
그것은 저의 의지이고 제 생각이고 제 바람입니다.
따라서 뭔가를 바랄 때 바라겠습니다라고 '겠'을 넣어 쓰지 않고,
바로 '바랍니다'로 써서 제 뜻을 나타냅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아니,
오늘도 자주 웃으시길 바랍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무쏘]

아침에 운전하고 출근하는데,
유달리 ‘무쏘’가 많이 보이더군요.
평소에 제가 무쏘에 불만이 많았기에... 오늘은 무쏘 이야기입니다.

무쏘는 ‘무소’라는 우리말을 뒤틀어놓은 겁니다.
달리 불만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말을 뒤틀어 놓은 게 싫은 거죠.

‘무소’는 ‘코뿔소’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자동차 회사는 코뿔소처럼 힘이 좋은 차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무쏘’라고 썼겠지만, 이유야 어찌되었건 한글을 파괴한 것은 비난받아야겠죠.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무쏘를 생산하지 않는다죠?
앞으로는 자동차 이름을 지을 때 고민 좀 하고 짓기를 바랍니다.
전국을 누비고 싸돌아다니라는 뜻의
‘누비라’ 같은 것은 참 좋잖아요.
참고로 저는 자동차 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한 10년쯤 전에 나온,
착한 여자에 대한 환상과
능력 있는 여자에 대한 편견을
무참하게 밟아버린 소설책이 있었죠?
그게 바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공지영 님의 소설입니다.
갑자기 그 책 생각이 나네요.

어제 어떤 분이
좋은 책을 몇 권 보내주셨는데,
그 고마움을 생각하면서,
주말에는 시원한 방바닥에 배 깔고 책이나 봐야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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