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12, 2011

우리말, 헐수할수없다 2010-06-13

'헐수할수없다'라는 낱말입니다.
그림씨(형용사)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뜻으로
그는 결국 헐수할수없으니까 자기 자식만 데리고 야반도주를 해 버렸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입니다.

1.
오늘 아침 7:04에 KBS뉴스에서 "빨라야 이번주 주말부터..."라고 했습니다.
빠르다는 속도를 나타낼 때 쓰고,
시기를 나타낼 때는 '이르다'를 써야 바릅니다.
'일러야 이번 주말부터...'라고 써야 합니다.

2.
요즘 들판에는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지방에 따라서는 이미 모내기가 끝난 곳도 있고요.
저는 요즘 기획실에서 사느라 흙은 만지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
우리말에
"모를 옮겨 심은 지 4~5일쯤 지나서 모가 완전히 뿌리를 내려 파랗게 생기를 띠는 일. 또는 그런 상태."를 뜻하는 낱말이 있습니다.
바로 '사름'인데요.
식물을 옮겨심은 뒤 뿌리가 흙 맛을 보고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을 뜻합니다.
멋진말이죠? ^^*

3.
멋진 우리말 하나 더 알려 드리겠습니다.
'헐수할수없다'라는 낱말입니다.
그림씨(형용사)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뜻으로
그는 결국 헐수할수없으니까 자기 자식만 데리고 야반도주를 해 버렸다처럼 씁니다.
어찌씨(부사)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이."라는 뜻으로
사정이 그렇게 되자 그는 헐수할수없이 그 일을 포기하고 말았다, 며칠을 굶다가 헐수할수없이 검둥이의 미끼가 됐다처럼 씁니다.

월요일 아침에 직장에 나오는 것이
헐수할수없이 나오는 것이라면 일에 재미도 없고 흥이 나지도 않을 겁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기쁘게 나와야 일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좋아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좋은 일이 자주 생긴다고 합니다.
오늘도 자주 웃읍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호도과자]

어제 오후에는 익산에 다녀왔습니다.
장맛비가 그친 후에 내리쬐는 햇살 때문에 무척 후텁지근하더군요.
별 수 없이 휴게소마다 들러 쉬면서 다녀왔죠.

돌아오는 길에도 여기저기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한곳에서는 딸내미 좋아하는 호두과자도 사고...

근데 그 과자 상자에 보니,
‘호도과자’라고 인쇄되어 있더군요.

‘호두’는 본래
오랑캐 호(胡) 자와 복숭아나무 도(桃) 자를 쓰는데요.
원래는 ‘호도’였다가 지금은 ‘호두’가 표준어입니다.

우리말에는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모음조화 규칙이 있는데,
요즘은 이 규칙이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모음 ‘ㅗ’가 ‘ㅜ’로 변해버린 거죠.

이에 따라
호도(胡桃)가 호두가 되고,
장고(杖鼓)가 장구가 되며,
자도(紫桃)가 자두가 된 거죠.
이런 경우 혼란을 막기 위해 어느 한 말을 표준어로 정하고 있는데
모두 뒤에 오는 낱말을 표준어로 했습니다.
그래서 호두, 장구, 자두가 표준어 입니다.

어젯밤에 딸내미가 호두를 참 잘 먹더군요.

오늘도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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