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30, 2015

우리말, 주둥이와 아가리 2015-07-30

안녕하세요.

오늘도 무척 덥다고 합니다.
건강 잘 챙깁시다.

오늘도 한글문화연대 성기지 님의 글을 함께 보겠습니다.

주둥이와 아가리-성기지 운영위원

사람의 입을 낮추어 말할 때 ‘주둥이’나 ‘아가리’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의 입을 빗대어 “주둥이를 내밀었다.”, “아가리를 벌렸다.”고 하면 상스러운 말(비속어)이 된다. 어느 방송사의 주말 연속극에서 “내 돈 받고도 떠들어대면 그 주둥이를 썰어버릴 것”이라는 대사가 방송되었다. 공공 방송에서 그와 같은 비속어를 쓰면 어찌 하는가 지적하니, 주둥이가 국어사전에 표준어로 올라 있다고 항변한다.

물론 ‘주둥이’와 ‘아가리’는 각각 고유한 뜻을 가지고 있는 표준어이기도 하다. 그 뜻을 살펴보면, ‘주둥이’는 일부 짐승이나 물고기 따위의 뾰족하게 나온 코나 입 주위의 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또, 그릇이나 병의 좁고 길쭉하게 나온 부분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강아지 주둥이’, ‘빈병 주둥이’라고 하면 일상적인 표준어가 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아가리’는 물건을 넣고 내고 하는, 병이나 그릇, 자루 따위의 구멍 어귀를 이르는 말이다. ‘물동이 아가리’라든가, ‘자루 아가리’처럼 쓴다. 또, 굴이나 천막, 하수구 따위의 드나드는 어귀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텐트를 칠 때, 사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한 쪽에 천을 말아 올려놓은 곳도 아가리이고, 맨홀 뚜껑으로 덮어놓은 하수도 입구도 아가리이다. 이와 같을 때에는 모두 표준어로 쓰이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사람의 입을 가리켜 ‘주둥이’, ‘아가리’라고 하면 그것은 비속어이다. 사람은 강아지나 빈병이 아니고, 물동이나 하수도도 될 수 없다. 하지만 때때로 하수도와 같이 지저분한 말을 일삼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그의 입을 ‘아가리’라 하는 것은 말릴 길이 없다. 이미 ‘사람의 입’으로 보이지 않는 데에야 어찌 할 것인가.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흥청거리다와 흔전거리다]

안녕하세요.

성탄절 잘 보내셨나요?
누구는 그러시데요. 날마다 송년회 하느라 바빴는데 어제 하루 집에서 쉬었다고...^^*

요즘 송년회 자주 하시죠?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술통 속에서 헤엄치는 일은 없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흥청거리다'는 말이 있습니다.
흥에 겨워서 마음껏 거드럭거리다, 재산이 넉넉하여 돈이나 물건 따위를 아끼지 아니하고 함부로 쓰다는 뜻입니다.
본디 흥청은 기생을 뜻합니다.
조선시대 때 여러 고을에 있는 노래 잘하고 악기 잘 다루는 기생 가운데서 뛰어난 기생을 뽑아 대궐로 보냈는데 그런 기생을 '흥청(興淸)'이라고 했다네요.
이 흥청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잔치를 벌이면 무척 시끄럽겠죠.
그래서 떠들썩한 잔치를 흥청거린다나 흥청댄다고 합니다.

흥청흥청, 흥청망청이라는 낱말도 있는데,
흥청망청의 망청은 별 뜻 없이 운율을 맞추는 대구 같습니다.
'흥청'은 이렇듯 썩 좋지만은 않은 뜻이 많습니다.

'흥청'과 소리가 비슷한 '흔전거리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생활이 넉넉하여 아쉬움이 없이 돈을 잘 쓰며 지내다."는 뜻입니다.
흥청거리다와는 달리 나쁘지 않은 뜻입니다.
젊어서 열심히 일하고, 나이들어 서는 식구와 함께 흔전거리며 살면 좋지 싶습니다.

요즘 경제가 무척 어렵다고 합니다.
조금씩 아끼며 어려울 때일수록 남과 나누는 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흥청대며 술집에 바치는 돈의 십분의 일만이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면,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따뜻해지리라 믿습니다.
저부터 그렇게 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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