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15, 2015

우리말, 온종일 2015-07-15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덥더니 온종일 더위가 이어지네요.

우리말에 '온종일'이 있습니다.
이름씨(명사)로 쓸 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동안"이라는 뜻이고,
어찌씨(부사)로 쓸 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라는 뜻입니다.

'온종일'은 '종일'에 "전부의, 모두의"라는 뜻의 관형사 '온'이 붙은 겁니다.
'온 세상', '온 국민', '온 집안'처럼 '온'을 띄어 쓰는 게 바르지만,
'온종일'은 한 낱말로 굳어져 사전에 올라 있으므로 붙여 쓰는 게 맞습니다.

'종일'을 강조하고자 '온'을 붙였지만,
이 '온'을 '왼'이나 '왠'으로 쓰면 안 됩니다.
'온종일'만 바르고, '왼종일'이나 '왠종일'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덥습니다.
온종일 땡볕에서 고생하시는 분들 생각하면서 조금씩만 참고 삽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나,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지나?]

안녕하세요.

그제 밤 12시 SBS에서 '문제를 맞춘다'고 했습니다.
맞추다가 아니라 맞히다입니다.
그제 밤에 써 놓은 쪽지를 오늘 아침에야 봤습니다.
저희 집에는 곳곳에 쪽지가 있거든요. ^^*

연말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서 훈훈한 소식이 많이 들리네요. 참 좋은 일입니다.
옛 속담에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죠?
왼손이 알건 오른손이 알건 간에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가만...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건가요,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건가요?
새우 싸움에 고래 등이 터지나요,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나요? ^^*

경전하사(鯨戰蝦死)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뜻으로 국어사전에도 있는 낱말입니다.
강한 자끼리 서로 싸우는 통에 아무 상관도 없는 약한 자가 해를 입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죠.

그러나 하전경사(蝦戰鯨死)라는 말은 없습니다.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진다는 속담은 없는 거죠.

그러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진다." 를 올리고
"아랫사람이 저지른 일로 인하여 윗사람에게 해가 미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풀어놨습니다.

제가 보기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건, 새우 싸움에 고래 등이 터지건 상황에 따라 쓸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 모르게 하라는 좀 다릅니다.
이는 마태복음 6장에 나오는 말인데,
좋은 일을 할 때 주위에 떠벌리지 말고 남모르게 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이를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 모르게 하라고 하면 안 됩니다.
전통적으로 서양문화에서 오른쪽은 좋고 착한 쪽, 왼쪽은 나쁜 쪽을 뜻합니다.
이런 전통에서 나온 속담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 모르게 하라는 겁니다.
따라서 이를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 모르게 하라고 하면 틀립니다.

속담은 그 유래와, 바탕 뜻 그리고 교훈적이고 비유적인 뜻을 아울러 밝혀야 맛이 난다고 봅니다.
속담의 뿌리는 민속적 배경, 속담이 나온 지역 등을 이해해야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나 더 궁금한 거...
얌전한 개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가 맞나요,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가 맞나요?
얌전한 강아지인가요? ^^*

참,
저 오늘 점심을 부뚜막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자는 뜻으로 식당에서 점심을 들지 않고 밖에 나가서 먹기로 했거든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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