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30, 2015

우리말, 줄다와 준 2015-07-29

안녕하세요.

여름휴가는 다녀오셨는지요.

일터에서 동료가 휴가를 가면 그 일을 맡아서 해야 하는 때가 잦습니다.
일은 돌아가야 하니까요.
그렇게 되면 일이 평소보다 좀 늘게 되죠. ^^*

오늘은 '늘다'와 '줄다'를 알아보겠습니다.
'늘다'와 '줄다'에 있는 'ㄹ'은 '-는, -ㄴ, -ㄹ, -ㅂ, -오, -ㅅ'로 된 어미 앞에서 떨어집니다.
곧, '줄다' 뒤에 '-ㄴ'이 붙으면 'ㄹ'이 탈락하여 '준'이 되는 거죠.
(참고로, 관형사형 어미 '-은'은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동사나 형용사 어간 뒤에 붙습니다.)
'늘다'도 위와 같은 까닭으로 '는'이 됩니다.

동료가 휴가를 떠나면
제 일은 준 게 아니라 는 게 되는 거죠. ^^*
누가 뭐래도 업무는 준 게 좋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8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내년과 이듬해]

안녕하세요.

오늘이 성탄절 하루 앞입니다. 저는 성탄절만 되면 그 해가 다 간 것처럼 느낍니다.
한 해 한 해 가는 게 왜 이리 두려운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해 놓은 게 없고 이룬 일이 없어서 그러겠죠.
가진 것도 없고, 해 놓은 일도 없고, 거기에 실력까지 없으니 두렵고 겁나는 게 마땅한지도 모릅니다.
올 초에 이런 저런 일을 해 보겠다고 다짐한 게 많았는데 지금 보면 이룬 것은 없고...
이러면서 또 내년을 기약해야겠죠?

오늘은 '내년'과 '이듬해'를 알아볼게요.
내년은 다가올 해로 "올해의 바로 다음해"를 뜻합니다.
이듬해는 "바로 다음의 해"라는 뜻입니다.
뜻이 같나요?
실은 조금 다릅니다.

'내년'은 말하는 해를 기준으로 그다음에 오는 해를 가리키고,
'이듬해'는 과거나 미래의 어느 해를 기준으로 해서 그다음에 오는 해를 뜻합니다.
따라서,
이듬해는 말하는 사람이 있는 해를 기준으로 그다음에 오는 해를 가리킬 수 없다는 것이 '내년'과 다릅니다.

보기를 들어보면,
홍길동은 1998년에 결혼했고 그 '이듬해'에 아이를 얻었다처럼 쓰고,
늦어도 '내년' 안으로는 도로가 뚫릴 것이다처럼 씁니다.

내일과 이튿날도 내년/이듬해와 같습니다.
내일은 오늘을 기준으로 다음날이고,
이튿날은 과거나 미래 어느 날을 기준으로 다음날입니다.

어찌 보면,
올해 못 한 일은 내년에 하면 되고,
그 해 못한 일은 이듬해에 하면 되니 딱히 조급하게 살 일도 아니지 싶지만...
그래도 가는 세월은 무섭네요. ^^*

가는 해를 아쉬워하며 오늘 저녁에는 존경하는 선배님 식구를 집에 모셔 함께할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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